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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7장

Auteur: 로드 리프
하지만 제임스는 이런 요청을 직접적으로 할 수 없었다. 배호영에게 제임스는 단순히 더럽고 힘든 일을 대신해서 처리해주는 사람에 불과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배호영은 평소 그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다행히도 배호영은 현재 혜리를 손에 넣는 일에만 온 정신이 팔려 있었고, 제임스가 뉴욕에 온다는 말을 듣자마자 자연스럽게 그를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하려고 했다. 두 사람이 함께 이 일을 제대로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었다.

이에 제임스는 별다른 생각 없이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준비해서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배호영도 친절하게 말했다. "출발하기 전에 알려줘. 내가 비서에게 공항으로 데리러 가라고 할게."

"알겠습니다, 도련님.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임스는 감사의 인사를 한 후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즉시 자신의 비서를 불러 말했다. "비행 준비를 하라고 알려. 뉴욕에 가야 해."

그러자 비서는 조심스럽게 제임스의 동생 제이콥의 시체를 가리키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큰 도련님, 지금 뉴욕에 가시면.. 셋째 도련님의 장례는 어떻게 할까요?"

제임스는 단호히 말했다. "제이콥의 시신은 우선 장례식장에 안치해 두고, 사건은 철저히 비밀에 부치도록 해. 아무도 이 사실을 몰라야 해. 내가 뉴욕으로 떠나면, 네가 선원들의 가족들을 찾아가서 위로를 해주고. 요트가 사고를 당해서 제이콥이 실종됐다고 말해. 그들에게 보상금을 주고 입을 다물게 하도록."

비서는 다시 물었다. "큰 도련님, 아버님과 어머님께는 어떻게 말씀드릴까요? 보고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당분간은 알리지 마." 제임스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부모님은 잘 모르셔. 이번 일에 부모님을 끌어들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제이콥의 일도 잠시 비밀로 하고.. 만약 부모님께서 물어보시면 제이콥이 나에게 돈을 받아서 여자들 몇 명을 데리고 파리로 휴가 갔으니, 심하게 걱정하거나 방해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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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44장

    시후와 유나가 귀국한 첫날, 두 사람은 고단한 시간을 보냈다.오랫동안 상처를 받아온 김상곤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는데, 정곡을 찌르는 시후의 한마디에 그 상처가 더 깊어진 듯했다. 그는 밤새도록 거실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한편, 윤우선은 밤 12시까지 홍라연의 라이브 방송을 보았고, 그 뒤로는 내내 휴대폰을 붙잡고 홍라연을 어떻게든 망가뜨릴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윤우선은 대략 20%의 커미션 비율과, 홍라연의 라이브방송 내 판매 수치를 토대로 그녀의 하루 방송 수익을 계산해보았고, 그 결과에 그녀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홍라연의 라이브방송에서는 총 10개의 상품이 소개되었고, 전체 판매량은 약 2억가량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단순 계산해 보면, 커미션은 약 4천만 원 수준. 설령 일부는 ‘페이크 주문’이거나 환불까지 가만한다고 해도, 최소 2천만 원 이상은 벌었을 거라는 계산이 나왔다. 소득세까지 제하더라도, 홍라연은 하루에 3800만 원 정도는 손쉽게 벌 수 있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냥 대충 보고 넘겼다면 몰라도, 이걸 꼼꼼히 계산해버린 윤우선은 기가 막혀 간까지 아픈 기분이 들 정도로 분통을 터뜨렸다.사실 윤우선은 평생 질투해 온 인물이 단 한 명 뿐이었다. 그건 학벌도 뛰어나고, 외모도 출중했던 한미정이라는 여성이었다. 하지만 이제, 홍라연은 그 두 번째 인물로 자리잡았다.윤우선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만약 하루에 자신이 3800만 원 정도를 벌 수 있다면, 그 돈을 어떻게 써야 할지조차 감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벤츠 G500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며, 한 달에 한 대씩 새 차를 사도 될 판이었다.다음 날 아침.시후는 일어나자마자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이따가 인터넷으로 청소 업체 몇 군데를 불러서 집을 좀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어때요. 난 오늘 클라우디아의 학교와 관련해서 좀 일이 바쁠 것 같아요. 개학이 늦어지지 않도록 방학 중에 일을 마무리해야 개학에 지장이 없을 거예요.”“그래요, 알겠어요.”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43장

    잠시 생각에 잠긴 유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가끔은 아빠랑 엄마가 정말 하나도 안 어울리시는 것 같다가도, 또 어떨 땐 두 분이 천생연분처럼 느껴져요. 아빠가 어서 마음고생을 잘 이겨내시고, 두 분 다 평안하게 잘 지내시면 좋겠어요...”...이 시각, 말레이시아.릴리는 이미 ‘임소영’이라는 이름으로 된 신분증, 출생 증명서,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기록이 담긴 문서를 모두 손에 넣었다.서류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지만, 말레이시아 정부의 공식 시스템에서 이 자료들을 완벽하게 반영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구영산은 이 모든 걸 손쉽게 해냈다. 게다가 모든 것이 빈틈없이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먼 친척에게 ‘임소영’과 관련된 스토리 전부를 통째로 외우게 했고, 자료상에 나오는 임소영이 다녔다고 기록한 모든 학교의 교사들과 교장들까지도 이 내용을 완벽히 숙지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임소영과 관련된 문서 기록에 나오는 모든 학급과 학교 졸업사진 역시도 전문가가 세밀하게 수정하여, 그녀의 이름과 얼굴이 자연스럽게 추가되었으며, 운동회나 인생샷 같은 것들에도 전혀 이질감 없이 그녀의 모습이 삽입되었고 인위적으로 수정한 흔적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아마 당시 같은 반이었던 학생들이 이런 기록을 본다면, “이런 친구가 있었던가?” 하고 스스로 기억을 의심하게 될 것이다.하지만 조작된 자료들은 철저히 보안처리가 되었기 때문에, 실제 동창생들이 이런 자료를 접할 일은 없을 것이었다. 그만큼 임소영이라는 신분의 안전성은 더더욱 철저히 보장받고 있었다.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한 건 동남아에서 막강한 사회적 지위와 뿌리 깊은 인맥을 가진 구영산 덕분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못할 일이 없었다.사실 릴리가 이런 가짜 신분을 요청한 건 전적으로 한 사람, 바로 시후를 위한 것이었다.그녀는 알고 있었다. 시후를 다시 만나면 그는 반드시 자신의 정체를 의심할 것이고, 당연히 자신에 대해 조사할 것이며, 그렇기에 아무런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42장

    더 나아가, 진짜 부잣집 자식이 아닌데도, 인터넷 방송 기획사에서 짜낸 각본으로 만들진 인물들도 있었다.시후는 영상 플랫폼의 사장으로서, 비록 홍라연 같은 사람이 하는 짓이나 스타일이 상당히 저급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시후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시장의 방향이며, 비즈니스의 논리라는 것을 말이다.결국 대다수의 사람들은 월급쟁이이거나 평범한 시민이다. 그리고 그들이야말로 지금 모든 기업이 집중하는 틈새 대중 시장일 것이다. 이러한 서민층은 바로 수많은 인터넷 셀럽들이 파고드는 주된 대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자기가 운영하는 플랫폼에서 이런 사람들을 내쫓기라도 하면, 그 사람들은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 똑같은 이야기를 또 만들어낼 것이다. 그 결과는? 자신의 플랫폼이 다른 경쟁 플랫폼에 밀려 유저와 트래픽을 뺏기고, 결국 무너지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예전에 수많은 유명 인터넷 기업들이 그렇게 한 수 잘못 둔 탓에 전멸하지 않았던가.그래서 시후는 더 이상 윤우선을 말리지 않기로 했다. 그는 대신 유나에게 조용히 말했다. “여보, 그럼 우리는 그냥 나가요. 장모님께서 혼자 좀 진정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보여요.”유나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윤우선에게 말했다. “엄마, 우리 잠깐 나갔다 올게요. 엄마는 혼자 좀 마음 추스리세요.”윤우선은 두 사람 말에는 반응도 하지 않고, 침대에 엎드린 채 계속 훌쩍이며 울고만 있었다.한편, 아래층의 김상곤 역시 상태가 비슷했다. 그는 시후가 했던 정곡을 찌르는 말들에 멘탈이 터져버렸고 담배를 입에 문 채, 소파 앞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계속 울고 또 울었다. 시후는 이런 두 사람의 상태에 속으로 한숨만 쉴 뿐이었다. 그런 뒤 그는 유나에게 말했다. “여보, 그냥 우리 둘 다 두 분에게서 신경을 끄는 걸로 해요. 본인들이 알아서 좀 정리하게 두는 게 좋겠어요.”유나는 시후에게 물었다. “우리 아빠 상태는 어때요?”시후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계속 울고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41장

    홍라연이 돈을 버는 속도는 윤우선에게 극도의 분노와 질투를 불러일으켰다. 그제야 그녀는 마음속으로 진정 깨달았다. 홍라연은 완전히 인생 역전에 성공했고, 그 반전은 정말 빠르고도 극적이라는 것을 말이다.하루에 저렇게 1천만 원 정도를 버는 속도라면, 한 달이면 최소 3억은 족히 벌 수 있을 것이다. 겉보기엔 윤우선이 수십 억짜리 고급 저택에 살고 있지만, 사실 그 집도 자신이 직접 돈을 벌어서 산 건 아니고, 자신이 직접 그 정도 돈을 벌라고 해도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는 없을 것이었다. 인터넷을 잘 모르는 윤우선조차도, 이제는 흐름을 어느 정도 깨닫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 이를 갈며 말했다. “홍라연은 황금알 낳는 암탉을 하나 키운 거야... 그리고 이대로 라면, 그 닭이 낳는 알은 점점 더 커지고 많아질 거야... 지금은 하루에 천만 원이지만, 머지않아 하루에 억 단위를 벌고, 연간 10억도 가능하겠네...” 이 말을 하며 윤우선은 갑자기 엉엉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고, 소리쳐 외쳤다. “하늘이시여! 어떻게 홍라연 저 개 같은 게 인생을 역전하게 두실 수 있어요?! 차라리 개를 역전시키는 게 낫지, 저 인간은 안 됩니다! 절대 안 돼요!!”유나는 도저히 보다 못해 얼른 어머니를 달래려 했다. “엄마, 우리만 잘 살면 됐지, 남 사는 거까지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괜히 남 일에 감정 소모하지 말고요.”그러자 윤우선은 울면서 외쳤다. “넌 뭘 안다고 그래! 나는 지금 홍라연이 돈 버는 걸 보는 게, 내 돈 잃는 것보다 더 마음 아프다니까! 하늘이 허락만 한다면, 난 내 다리를 하나 더 내주고서라도, 저 인간을 완전히 망하게 만들고 싶어! 아예 바닥까지 끌어내려서 다시는 못 일어나게!”유나는 어이없다는 듯 물었다. “엄마... 그게 무슨 소리예요...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하세요...”윤우선은 고개를 푹 숙이고 침대에 엎드려 통곡했다. “넌 몰라... 내 인생에서 날 가장 비참하게 만든 두 사람이 있어. 하나는 신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40장

    이때, 홍라연은 라이브 방송에서 또 다른 핸드폰을 집어 들고 말했다. “가족 여러분, 이제 구매 링크 열게요! 필요하신 분들 어서 장바구니 넣으세요~ 3, 2, 1! 올라갑니다!”윤우선은 중얼거리며 투덜거렸다. “브랜드도 없는 싸구려 수건이 다섯 장에 만 팔천 원? 요즘 최고급 수건도 그 정도면 사겠다! 이걸 사는 놈들은 진짜 바보지!” 그러더니 또 혼잣말을 했다. “한 번 보자, 네가 이딴 걸 얼마나 팔 수 있나.” 그러면서 윤우선은 손가락으로 홍라연이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의 장바구니 아이콘을 눌렀다. 링크 맨 위에 걸려 있는 상품은 역시나 수건 세트였다. 3장 사면 2장을 더 주는 구성, 만 팔천 원 무료배송. 실시간 판매 수량은 이미 1,800세트를 넘어서고 있었다.윤우선은 놀라 입을 벌리고 외쳤다. “망할! 진짜 사는 사람이 있네?! 벌써 1,800세트가 넘었다고?! 한 세트에 400원을 번다고 쳐도, 지금 이 몇 분 사이에 약 100만 원을 벌어들였단 말이야?!”그런 뒤 윤우선은 시후에게 물었다. “은 서방, 홍라연이 수건 한 세트 팔아서 만 팔천 원 중에 400원 밖에 안 남는다는데, 그거 거짓말이지? 내가 보기에 적어도 900원, 천 원은 벌겠더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장모님, 그건 너무 적게 본 거예요. 제가 보기에, 이 한 세트를 팔아서 최소 3800원은 벌 겁니다.”“뭐?!” 윤우선은 충격에 휩싸였다. “한 세트에 그럼 4천 원 정도를 번다고?! 그럼 1,800세트 팔았으면 벌써 700만 원을 번 거라는 거야?”“거의 그렇지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 일부는 구매 대행일 수도 있고, 중간에 취소나 반품도 있겠지만, 아무리 적게 봐도 최소 200~300만 원 정도는 확실히 벌었을 겁니다.”윤우선은 거의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이를 갈며 욕을 내뱉었다. “아이 씨... 홍라연 저 더러운 게, 저 돈 가지고 뭘 제대로 하긴 하겠어?!”시후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장모님, 큰 어머님께서는 벌써

  • 나는 재벌가 사위다   5139장

    윤우선의 홍라연에 대한 묘사는 시후에게 꽤 충격적이었다. 시후는 진심으로 놀랐다. 홍라연이 요즘 인터넷에서 가장 뜨거운 트렌드인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 줄은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이다.더 놀라운 건, 홍라연이 단순히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캐릭터까지 만들었다는 점이었다. 라이브 방송을 하는 사람은 수없이 많지만, 스스로 설정을 만들고 그 설정을 잘 유지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어떤 사람은 자신을 성공학 멘토라는 말로 포장해 하루 종일 인터넷에서 라든가, 이라는 말로 자신을 떠벌리지만, 정작 본인은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예전에 길거리에서 장사를 하다가 위생허가증 없이 단속에 걸려 쫓겨났을 가능성이 컸다. 그러다 갑자기 숏츠 콘텐츠 붐이 오자, 스스로를 수십억 자산의 스타 CEO로 재포장했다.또 어떤 사람들은 기괴한 말버릇이나 몸짓을 반복해 중독성 있는 릴스를 만들고, 어떤 사람은 부잣집 자식인 척 ‘재벌 2세’ 콘셉트를 밀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자기가 책을 수만 권 읽은 인문학자라고 주장하며 지식인을 자처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일부는 불쌍한 삶을 팔아 동정심을 얻고 자신의 상품을 파는 유형도 있었다.홍라연은 그 중에서도 마지막 유형이었다. 그녀는 ‘불쌍하지만 꿋꿋한 여성’이라는 설정을 내세워 수많은 팬들의 동정과 존경을 동시에 얻었고, 그들을 상대로 남편과 아들의 치료비를 벌어야 한다며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한 것이다.이때 윤우선은 유나의 휴대폰으로 플랫폼을 열어 홍라연의 방송을 검색했다. 방송을 켜보니 동시 시청자 수는 이미 만 오천 명을 넘은 뒤였다.홍라연은 남편 김창곤의 침대 머리맡에 앉아, 얼굴을 닦아주며 카메라를 향해 말했다. “여러분, 제가 들고 있는 이 수건은 100% 천연 순면으로 만들어져서 흡수력이 정말 좋아요. 몸을 닦을 때도 엄청 부드럽답니다! 제 남편처럼 침대에 누워 지내는 사람은 매일 깨끗하게 닦아줘야 해요. 땀이 차서 욕창이라도 생기면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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