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도의 말을 듣고 윤우선은 갑자기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ATM은 일반인을 위한 것이군! 일반인들은 가난한 사람이지 않은가? 역시 이동도의 말이 맞다. 자신과 같이 700억 자산가인 귀한 몸이 현금자동입출금기 그 망할 물건 앞에서 어떻게 서성이겠는가? 그러자 윤우선은 기분 좋게 기지개를 켜며 이동도에게 말했다. "좋아요! 지점장님 마음에 들어요! 당신은 앞으로 잘 나가시겠어요!"“하하하!! 천만에요, 과찬이십니다!” 지점장은 공손히 말했다. “그렇다면 회계 업무는 제가 직접 도와 드릴 수 있습니다." 말을 마친 그는 곧바로 윤우선의 맞은편에 앉아 VIP실 전용 컴퓨터를 켰다.컴퓨터를 켠 후 그는 윤우선에게 물었다. "여사님, 그럼 어느 계좌로 이체하실 건가요? 그리고 금액은 어떻게 되십니까?”그러자 윤우선은 카드를 꺼내 건네주며 입을 열었다. "이 카드에 700억 정도 있는데, 이걸 여기 카드로 옮겨주세요!”이동도는 놀라서 소변을 지릴 뻔했다. "여사님.. 음 한 번에 700억을 이체하신다고요?!"윤우선은 고개를 끄덕이며, 짜증스럽게 말했다: "그래요, 못 알아들어요? 빨리 해줘요! 안 그럼 이 은행을 파산시켜 버릴 거예요!"이동도는 침을 삼키고 무의식적으로 블랙카드를 받아 카드 리더기에 꽂았다. 그리고는 윤우선에게 비밀번호를 입력해 달라고 했다.윤우선은 손을 들어 암호 키보드에 시후의 음력 생일을 입력했다. 비밀번호는 정확했다. 이어 이동도는 계좌 잔액을 확인했는데, 정말 715억 정도의 금액이 들어 있었다. 그의 마음은 놀라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중년 여인이 블랙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그 안에 700억이 넘는 돈이 있다니.. 얼마나 대단한가?! 하지만 그는 작은 은행의 지점장에 불과했고, 그는 블랙 카드의 주인을 알아볼 수 없었다. 그럴 권한이 없었기 때문이다!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누군가가 블랙 카드를 가지고 있는 한, 카드 주인의 정체를 찾을 수 없었다! 돈을 찾거나, 은행에서 얼마를 입금하든 상관할 필
이동도는 "저희 지점에서 돈이 빠져나갔다고 안내를 보냈습니다."라고 말했다.윤우선은 황급히 핸드폰을 켜고 자신의 폰 뱅킹을 열어보더니 의아해했다. "돈은 왜 안 들어왔죠?"그러자 이동도는 다급하게 말했다. "조급해하지 마세요, 700억 아닙니까? 이렇게 큰 금액은, 일단 시스템을 확인하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본사에 신고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기다린 뒤에 입금됩니다!” 다급해진 윤우선은 소리쳤다. "지금 나랑 장난쳐? 또 기다리라고? 얼마나 더 기다리라는 거야?!”그러자 이동도는 그녀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빠르면 수십 분이고, 늦으면 최대 1영업일이 걸립니다!""왜 이렇게 오래 걸려?! 빨리 처리해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들 다 해고해 버릴 거야!!”이동도는 쩔쩔매며 말했다. "아효.. 제가 이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법원에 가서 저를 고소하신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어요! 시스템이 이렇다니까요…."윤우선은 이동도가 영향을 줄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진작에 알아봤었어야 했어!! 이렇게 느릴 것 같으면, 먼저 돈을 좀 인출하고 나머지를 나중에 넣었을 텐데! 짜증 나 죽겠네!!”라며 말했다."그럼 여기서 잠시 기다려 보십시오!" 이동도가 다급하게 말했다.그녀는 이미 속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700억이다!’ 1초라도 늦어지면, 그녀는 괴로워질 것이다! 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으니 지금은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럼 전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가서 커피 한 잔 따라와요! 제일 좋은 걸로!"이동도는 다급하게 "예, 알겠습니다! 제가 가서 따라 드릴게요!"라고 말했다.......지금 이 순간.시후가 부엌을 치우고 나오자, 김상곤은 그를 향해 손짓하며 웃으며 "우리 사위!! 어서 앉아서 차 한 잔 마시자~"라고 말했다."네.” 집에 다른 사람이 없었기에 시후도 사양하지 않고, 바로 그의 앞에 앉았다.김상곤은 급히 차 한 잔을 따라주며 말했다. “아이고, 다 네 덕분이야. 이 별장에 앉아 차를
줄곧 담담했던 시후는, 이 문자를 보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자신의 블랙 카드에는 총 700억이 조금 넘는 예금이 있었다. 그중 박상철이 처음에 카드를 보냈을 때, 안에는 이 정도의 금액이 들어있지 않았다. 자신이 고바야시 제약을 두 번이나 속여 돈을 얻게 되었고, 며칠 전 송 회장이 자신에게 카드를 주었기에 돈을 더 벌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딱히 이 돈들을 처리할 곳이 없어 바로 이 카드에 모두 이체해 두었다. 하지만 지금 모아두었던 돈들이 한꺼번에 빠져 나가다니.. 대체 누가 이런 짓을..?!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바로 LCS였다. 자기가 이렇게 오랫동안 LCS 그룹에 가기 싫어하니 그룹이 카드에 있는 돈을 모두 이체해버린 것이 아닐까? 하지만.. 생각해보니 LCS 그룹이 이런 짓을 할 가능성은 낮았다. 그럼.. 도둑 맞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블랙 카드는 암호화가 잘 되어 있어서 위조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하니, 아무래도 카드를 도난당한 것 같다!이 생각을 하자마자 그는 즉시 찻잔을 내려놓고 2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러자 장인 김상곤이 물었다. “좋은 차인데, 다 안 마시고 가?"시후는 손을 내저었다. "아버님, 제가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 다음에 진짜 좋은 찻잎 제가 구해다 드릴게요." 말을 마치자 그는 이미 계단을 뛰어 올라가버렸다.김상곤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아이고, 이런 좋은 차는 못 마셔, 어디서 이런 걸 얻을 수 있다는 거야?!”시후는 이때 방으로 달려가 제일 먼저 외투 속에 있던 자신의 블랙 카드를 찾았다. 역시나! 자신의 외투에 있던 카드가 사라졌다! 이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이 지역의 치안이 이렇게나 좋은데, 감히 누가 자신의 카드를 훔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카드를 훔쳐가도 비밀번호를 모를 텐데! 비밀번호는 자신의 생일이기에, 자신을 아는 사람이라야 시험해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 순간! 갑자기 그의 머리 속에서 낯익은 얼굴이 튀어나왔다.윤우선! 무조건 이 인간
"네, 알겠어요." 이제서야 시후도 조금 마음을 놓았다. 막 전화를 끊은 지 2분도 안 되었는데, 시후의 휴대폰에 문자가 하나 더 왔다. 돈이 돌아오자, 시후는 한숨 돌릴 수 있었다.하지만, 아직 심각한 문제가 하나 남아 있었다. 바로 윤우선이 자신의 카드를 훔쳤고, 자신의 비밀번호를 알아 냈다는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카드에 있는 잔액도 모두 보았다. 이 일을 만약 유나가 알게 된다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그 생각을 하니 시후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윤우선.. 난 당신이 유나의 어머니라는 것 때문에 이렇게 오래 참았어. 하지만 당신은 오늘 너무 선을 많이 넘었어.. 오늘 나는 당신을 절대 쉽게 놓아줄 수 없어!’ 그래서 그는 즉시 안세진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수화기 너머로 안세진의 목소리가 공손하게 울려퍼졌다. “네 도련님,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시후는 "내 장모가 죽고 싶은 게 분명한 것 같은데.. 내 블랙 카드를 훔쳐서 700억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더라고요? 아무래도 큰 교훈을 좀 심어 줘야 할 것 같은데.. 부장님이 저 대신 연락을 좀 하셔서 관계 부처에서 협조해 달라고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그러자 안세진은 "네 도련님, 알겠습니다.”시후는 즉시 안세진에게 이렇게 분부하였다. "부장님께서는 반드시 제 신분을 노출시키시면 안 됩니다. 아시겠죠?”"네, 알겠습니다, 도련님!"......그 시각. ST 은행 귀빈실.윤우선은 계속해서 자신의 모바일 뱅킹을 새로 고침 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바일 뱅킹에는 딱 3천만 원 밖에 없었다. 그녀는 온통 자신이 그 700억을 빨리 꿀꺽 하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되기만 한다면, 자신은 한순간에 인생의 정상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꿈과는 다르게 한참이 지났는데도, 아직 돈이 입금되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짜증이 나서 이동도에게
이동도는 윤우선의 협박 때문에 공포에 질려 어쩔 수 없이 말했다. "그럼 일단 저희 지점 쪽 진행 상황을 알아 봐드리겠습니다. 저희는 이미 본사에 보고했기 때문에 남은 진행 상황은 제가 알아낼 수 있는 게 아닙니다!!”하지만 윤우선은 조급해하면서 커피를 그의 얼굴에 뿌려 버렸다. "빨리 하라고 했지!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야?! 내가 아주 급해 죽겠다고!" 그리고 그녀는 이동도에게 욕을 퍼부었다.이동도 지점장은 뜨거운 커피에 데일까 놀라 소리를 질렀지만 다행히 이 커피는 그다지 뜨겁지 않았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자신의 피부를 모두 망가뜨렸을 것이다! 그는 마음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이런 거물들을 감히 건드리지 못해 비굴하게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었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당신을 도와 은행의 진행 상황을 확인해 드리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시스템에 들어가 보더니 "어?! 이 돈은 본사에서 다시 돌려받은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했다."뭐야? 어디로 갔는데요?" "당신의 블랙 카드로 다시 돌려드렸고, 이미 입금되었습니다.""뭐라고?" 윤우선은 이동도에게 뺨을 때리며 소리쳤다. "너 이 나쁜 새끼 뭐야? 내 돈을 왜 다시 넣었어?!"이동도는 억울하여 눈물을 흘렸다. "여사님, 저는 정말 몰랐습니다. 이건 본사 쪽에서 돌려받은 것이지, 제가 돌려보내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꺼져!” 윤우선은 책상을 치며 소리쳤다. "그럼 다시 보내!!" 윤우선은 이미 그 돈을 빨리 손에 넣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 잡혔기에 거침없이 행동했다. 그런데 이 돈이 곧 자신의 통장에 입금될 줄 알았는데, 본사에서 또 돈을 가져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건 뭐야? 바로 그때, 바깥에서 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곧이어 누군가 사무실 문을 걷어차고 뒤이어 총을 든 경찰들이 재빨리 달려들어 소리쳤다. "조금 전 누가 블랙 카드의 돈을 이체했습니까?"이동도는 깜짝 놀라 윤우선을 가리키며 벌벌 떨었다. "여기에 계신 여사님입니다. 무슨 문제라
윤우선은 "이 카드는 내 것이 아니다. 이 카드는 내 사위의 거예요. 내 사위의 이름은 은시후예요!! 오해하신 것 아니에요??"라고 물었다.류 경위는 "이 카드는 해외 범죄조직이 위조한 것입니다. 은행의 거액을 횡령하기 위해 쓰는 것이죠! 이 사건은 지금 23개국의 인터폴과 연합하여 2년 동안 추적해왔는데, 이제 드디어 당신 같은 범죄자가 드러날 때까지 기다린 겁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물적 증거가 있는데도 감히 변명하시는 겁니까?"라고 물었다.윤우선은 갑자기 멘붕에 빠졌다! ‘그 카드가 위조된 거라고?! 그러니까! 은시후 이 망할 놈이, 어떻게 700억이나 되는 이렇게 많은 돈이 있을 수 있겠어! 역시, 알고 보니 다 거짓말이었구나! 중요한 건, 경찰의 말을 들으니 이 카드가 다국적 사건에 연루되어 있는 것 같은데.. 23개국 인터폴 공동추적? 만약 그들이 정말로 자기들 짓이라고 생각한다면, 나 총살되는 거 아니야?!!’그러자 윤우선은 땅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떨며 울면서 소리쳤다. "경찰 선생님!! 정말 난 억울해요!! 나는 그냥 일반 시민이라고요!! 이 카드는 내 망할 사위가 준 거예요!! 내 사위는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여기저기서 사기를 치고 있으니, 그 놈을 체포해야 한다고요!!” 그리고 나서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제 사위는 지금 청년재 별장에 있어요! 빨리 그 놈을 잡아가세요, 무기징역을 선고하면 제일 좋고요! 내 평생 이 개자식을 보기도 싫어요!!”그러자 경찰관은 이렇게 말했다. "발뺌은 뭐 이렇게 빨리 해? 우리는 무슨 은서후인가 하는 그런 양반은 모르겠고, 단지 이 카드를 당신이 꺼내 쓴 것만 알고 있어. 당신은 이 카드로 ST 700억을 횡령하려고 했지만 다행히 우리가 일찍 발견해서 제때 이체를 차단했다고.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당신에게 돈을 다 털렸겠지! 이번에 제대로 감옥살이나 해!!”윤우선은 완전히 무너져 주저앉아 울먹였다. "선생님, 전 정말 결백해요! 억울합니다!" 마침 말을 하고 있는데, 차 한 잔이 갑
마포 경찰서.윤우선은 도착하자마자 바로 강력반에 넘겨져 심문을 당했다. 그녀는 강력반이라는 세 글자를 듣고 놀라서 온몸을 떨었다. 가는 길에 경찰서 취조실로 끌려간 윤우선은 이미 당황해서 싸움에 진 수탉처럼 기운을 잃었다. 심문실의 등불이 윤우선의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맞은편에 앉아 있는 사람은 강력계 형사였다. 그 중 한 명은 윤우선에게 차갑게 말했다. “용의자 윤우선, 당신은 지금 해외 범죄 조직 1위의 유일한 용의자입니다. 당신의 범행 과정을 사실대로 진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정의의 심판일 것입니다."윤우선은 금세 울부짖으며 일어나 소리쳤다. "저기 선생님들!! 당신들은 사람을 잘못 잡았어요!! 내 사위 은시후야말로 범죄 용의자입니다! 아니, 그는 범죄자이고 나는 법을 준수하는 착한 시민이라고요!! 그 카드는 내가 그의 주머니에서 훔친 것이지 내가 만든 것이 아니에요!!""당신이 돈을 이체했는데 사위 것이라고 하면 우리가 믿겠어? 당신이 그걸 가지고 있었잖아! 은행에 가서 돈을 찾은 것도 당신인데, 당신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야!" 그러자 옆에 있던 또 다른 경찰관이 냉소적으로 말했다. "내가 보기에 윤우선 네가 사실이 탄로나는 것을 막으려고 사위를 끌어 들이려 한 거지? 그렇지?" 말을 마치자, 그는 윤우선을 노려보며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정신 나간 짓도 할 수 있다니, 너무 비인간적이다 그렇지?"윤우선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말이에요!! 내 사위는 정말 사기꾼이라고요!! 속임수를 가장 잘 쓰는 놈이에요!!”그 경관은 책상을 탕탕 치며, 화가 나서 소리쳤다. "내가 보기에 너야말로 범죄자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관대하게 처리하고, 거짓말 치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거야!!""난 이미 사실을 말했는데.. 만약 내가 말한 게 거짓이라면.. 벼락을 맞아 죽을게요!""여기는 경찰서야!! 여기가 무슨 절인 줄 알아? 내가 말해줄게! 빨리 한패에게 말해서 조직의 범인을 잡
그 중에서도 WS 그룹 가족들은 지난 번 경찰들에 잡혀간 후 두 개의 구치소로 보내졌다. 신 회장과 혜빈은 여자 구치소에, 김창곤과 김혜준은 남자 구치소로 보내졌다. 처음 감방에 들어갔을 때, 신 회장은 적응이 안 되었다. 그녀는 구치소에 갇힌 후, 누추한 침대 위에 앉아 그동안의 일을 회상했다. 얼마 전까지 신 회장과 WS 그룹은 그야말로 가장 비참한 상황에 처해있었다. 신 회장의 평생 심혈을 기울여 보관했던 골동품들은 모두 법원에서 압수했고, 친아들은 자신을 부양할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를 해서 감옥에 가두기까지 하다니.. 이 일련의 일들을 생각하면 할 수록 화가 나는 그녀였다... 간이 침대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괴로운 것들을 떠올리며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는 침대를 두드리며 말했다. "대체 내가 무슨 죄를 지었어? 집도 망했고 아들 농사도 마찬가지야1! 나를 부양하는 것이 아니라 며느리와 연대해 날 구치소에 보내다니!! 이 망할 불효자 같은 놈! 내가 구치소에서 죽으란 말이냐!!!"혜빈은 옆에 앉아서 함께 화를 내며 슬퍼 울었다. "할머니, 작은 아버지께서는 예전엔 그러지 않으셨잖아요. 그는 예전에 할머니의 계략에 속아 넘어 갔고, 감히 반항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모질게 굴죠?”신 회장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윤우선 그 년 때문이겠지! 그 년이 우리 그룹에 시집온 이후로 줄곧 마음에 안 들었는데, 이번에 그년이 아니었다면 네 작은 아버지가 우릴 들여보내겠다고 약속했을 거다!" 그러자 신 회장은 다시 슬픔에 겨워 눈물을 닦고 말했다. "내 팔자는 정말 고달파.. 나중에 영감을 만나면 며느리한테 죽임을 당했다고 얼마나 아껴줄런지..”신 회장과 혜빈은 감방에서 서로를 감싸 안고 울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나이가 너무 많아서, 같은 감방에 있는 수감자들이 왜 이 나이에도 구치소에 들어왔냐고 호기심에 가득 차서 물어보았다. 그중 키가 크고 건장한 중년 여인이 있었는데, 그녀는 벌써 석 달째 이 감방에 쭈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
말을 마친 뒤, 시후가 대답하기도 전에, 제이크 한은 화를 내며 말했다. “그거야 당연히 내가 억울해서 그런 것 아니겠어?! 나는 그 때 내 딸이 임신했다는 걸 막 알게 되었다고! 이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가족들을 보러 가려던 참이었어! 그런데 그곳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하고 죽임을 당했다고! 네가 나라면, 억울하지 않겠어?”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내가 당신에게 보여주고 싶은 건, 당신의 몸이 벌집처럼 총알에 뚫렸지만, 다행히도 머리는 맞지 않았다는 거야. 만약 그때 당신의 정수리에 총알이 한 발이라도 박혀서 뇌가 터졌다면, 당신은 진짜 완전히 사망했을 테니까.”제이크 한은 의아한 얼굴로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시후는 옆에 서 있는 거대한 냉동 캡슐들을 가리키며 평온하게 말했다. “당신 옆에 있는 이 스테인리스 캡슐들 잘 봐. 이건 전부 인체 냉동 보관을 위한 특수 장비들이야. 특히 저기 있는 ‘7번 캡슐’을 잘 보도록 해. 당신이 깨어나기 전까지 당신은 계속 저 탱크의 안에 냉동되어 있었던 거든.”제이크 한은 눈앞에 늘어선 스테인리스 캡슐들에 압도되어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냉동? 그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우선 당신은 정말 운이 좋았어. 습격을 당할 때, 그렇게 많은 무장 대원들 중 아무도 당신의 머리를 총으로 겨누지 않았거든. 그래서 당신의 뇌는 살아남았지.” 그는 자기 뒤에 있는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을 가리키며 덧붙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배유현 회장에게 감사해야 할 거야. 그녀가 당신을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 센터로 옮겨 냉동시키지 않았다면, 당신의 시체는 이미 썩어 문드러졌을 거거든.”제이크 한은 그제서야 시후의 뒤에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 중의 한 명은 바로 페이셔스 그룹의 배유현 회장이었다!“허억......” 제이크 한은 갑자기 숨을 들이켰고, 입을 떡 벌린 채 시
“뭐라고?! 네가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그게... 그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시후의 자기소개를 들은 제이크 한은 즉시 극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얼마 전 나누었던 안충주와의 대화를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당시 Samson 그룹의 회장 안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안충주는 자신의 누이인 안예선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생사불명 상태인 그의 외조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그는 Samson 그룹 전체가 그 외조카를 찾기 위해 거의 전 세계를 뒤졌다고 했으며 어떤 방법을 써도 그의 행방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은 그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단지 시신을 못 찾았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Samson 그룹 사람들은 여전히 외조카가 분명히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 있다고 믿었고, 단지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제이크 한은 자신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된 인물이, 안예선의 아들이라고 자처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경찰 출신인 제이크 한은 첫 번째로 이 사실에 대해 의심부터 들었다. 그래서 그는 차분히 진정한 후에 이 일에 대해 분석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분명히 이미 죽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당시 엘리베이터 문이 막 열렸고, 한 무리의 검은 옷을 입고 무장한 조직들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나에게 총을 쐈어... 그 놈들의 화력은 엄청났고, 거의 망설임 없이 나를 향해 총을 쏴댔지. 내가 의식을 잃기 전에, 최소 20~30발 이상은 맞은 걸로 기억하는데... 그렇다면 난 이미 완전히 죽은 거야... 아무리 대단한 신이라고 해도 날 살릴 순 없을 거야...!” 그래서 제이크 한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이런 젠장, 이거 혹시 사후 세계인 건가?!” 그는 생각하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원래 사람이 죽으면 이런 상태가 되는 거야... 계속 꿈을 꾸고, 온갖 이상한 곳을 떠도는 거지... 그 다음
바로 이렇게 무한히 늘어난 타임라인 때문에, 제이크 한 경감은 지금 이 순간 눈은 떠 있지만, 여전히 끝없는 꿈속에 있는 듯한 혼미한 경지에 다다랐다. 그러던 중, 제이크 한에게 갑자기 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이크 한 경감, 지금 나를 볼 수 있겠습니까?”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제이크 한의 마음속은 요동쳤다. 참으로 이상했다. 지금까지 그렇게 오랜 꿈속에 있으면서, 단 한 번도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가끔 아내와 딸을 보기도 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기도 했지만, 그 장면들은 마치 초창기 무성 영화와 같이 소리 없이 흘러가는 영상 같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처음으로, 실제처럼 생생한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제이크 한에게 매우 낯설었다. 더 이상한 것은, 분명히 처음 듣는 목소리인데, 낯섦 속에 묘한 익숙함이 섞여 있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분명히... 어딘가에서... 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 다만...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서... 지금 당장은 떠오르지 않아...’바로 그때, 그의 시각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제이크 한은 눈앞이 새하얗게 밝지만은 않았다. 이제 그의 시야로 주변에 우뚝 솟아 있는 스테인리스 강철 탱크들이 들어왔다. 이 풍경은 음산하고 기이하게 느껴졌다. 그 후로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졌고, 마치 김이 서린 욕실 유리창에 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이 불어 시야가 맑아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욕조보다 약간 큰 물탱크에 누워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리고 물탱크 옆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그 사람을 바라보다가, 너무 두려워 그 자리에서 온몸을 떨기 시작했다! 바로 그 순간, 그의 기억은 마치 빛의 속도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바로 경기장을 나와 아내와 딸을 만나러 가려던 그 순간이었다. 그 때 자신은 엘리베이터 앞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공격을 당했
중소단이 제이크 한의 입안에 들어간 순간, 시후는 그의 몸이 짙은 영기로 감싸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곧이어 이 영기는 제이크 한의 몸을 재구성하기 시작했다. 제이크 한은 특수 냉동복을 입고 있어서 외부에서는 그의 신체 변화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후는 그의 만신창이가 된 몸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재구성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일단 가장 먼저 회복된 장기는 심장이었는데, 거의 산산조각 난 그 심장은 이미 완전히 건강한 상태로 복원되었으며, 바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혈관에는 이미 혈액이 없었고 대신 극저온 보호액이 채워져 있었다. 하지만 중소단의 효과로 그의 조혈 기관들은 하나씩 단계적으로 회복되었고, 곧 대량의 신선한 혈액이 끊임없이 생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원래 그의 혈관을 채우고 있던 보호액들은 새로운 혈액의 압력으로 인해 자연히 체외로 밀려났다.이후 그의 체온은 점차 본래의 온도로 돌아왔고, 전신의 외부 상처들 또한 가장 빠른 속도로 치유되기 시작했다. 다른 이들은 제이크 한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고 그저 그의 피부색이 창백함에서 약간 혈색을 띄기 시작했다는 정도만 인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후는 제이크 한의 모든 변화를 똑똑히 보고 있었고,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중소단은 역시 재구성하는 약효가 뛰어나다는 말이 맞군... 마치 높은 곳에서 떨어져 산산조각 난 유리컵을, 단순히 조각들을 다시 붙이는 게 아니라, 흠집 하나 없이 완벽히 복원하는 것과 같아... 부서진 부분은 고쳐주고, 잃어버린 부분은 새로 자라나게 하니, 이 약은 정말 무지막지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이때 제이크 한의 신체 장기, 사지, 심지어 혈액까지... 그의 몸은 이미 완전히 건강했던 시절의 상태로 회복되었고, 혈액이 충분히 보충되며 그의 심장 박동도 점점 강해졌다. 동시에 그는 점차 자발적인 호흡 기능도 되찾기 시작했다. 이제 다른 사람들도 눈으로 그의 가슴이 들썩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배유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