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경찰은 "좋아. 그래 한 번 전화해봐!? 법무 집행 방해로 쳐 넣어 줄게!!” 그리고는 곧바로 호신용 봉을 꺼내 류진의 얼굴을 한 번 쳤다.류진은 순간 얼굴이 너무 아파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리고는 무의식 적으로 얼굴을 비비댔다. 그러자 이마의 큰 글자가 순식간에 드러났다."아오 씨…." 경찰 중 한 명이 "이 새끼 이마에 쓰인 글자 좀 봐!"라며 감탄했다."이거 무슨 타투야? 장난 아니네?!""하하하하, 어쩐지 이 새끼가 아까부터 가난한 놈이라고 욕을 해대니, 이마에 그 글자가 새겨져 있네!"류진은 이 말을 듣고 황급히 이마를 막으려 했으나, 너무 아파 막을 수가 없었다.곧이어 류진은 차에서 끌려 나와 바닥에 짓눌렸다.경찰은 즉시 두 손을 뒤로 젖히고 수갑을 거꾸로 채웠다. 이제 이마에 쓰인 큼지막한 글자를 가리는 것은 불가능했다.이어 경찰은 그와 성형녀를 도로변에 깔아뭉갠 다음, 대대에 전화를 걸어 조사하라고 시켰다.이곳은 도심으로, 사람이 가장 많이 다니는 길목이었다.이곳을 지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은 눈이 벌겋게 부어오른 청년이 길가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것을 보았는데, 더 무서운 것은 이마에 커다란 세 글자로 ‘거러지’라고 쓰인 글자였다.적지 않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자, 류진은 부끄러워 분개하여 그 자리에서 펄쩍 뛰어 몸을 돌렸고, 엉덩이를 행인에게 보였다.그러자 경찰은 "움직이지 마라!"라고 말했다.류진은 정말 죽고 싶었다...이럴 줄 알았으면 왜 그 승합차 운전사에게 시비를 걸었을까.바로 그때, 낡은 BMW가 길가에 멈추어 섰고, 차 안에서 한 청년이 내려와 달려왔다."아..아니.. 류진아! 왜 이래??? 아이고, 이마가 이게 뭐야?! 누가 너에게 이런 글자를 새겼어?"라고 물었다.죽을 힘을 다해 고개를 숙이고 있던 류진은 문득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더욱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필이면 날 알아보다니...이 순간, 그는 화가 나서 그를 죽여 버리고 싶었
김혜준은 걱정해주는 자신을 류진이 홀대하자 울화가 치밀었다.‘아.. 씨.. 이게 무슨 상황이지? 경찰이 길가에 수갑을 찬 류진을 보고 때리려 들어 인사나 하려는 김에 잠깐 안부를 물었더니, 욕지거리를 해대고 얼굴에 가래까지 뱉다니, 무슨 이런 거지 같은 일이 있어?!’그는 화가 나서 "류진아, 너 이거 너무 하는 거 아니야!? 그냥 친분 있는 사이에 관심을 가진 것뿐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라고 따졌다.류진은 "하! 참? 지랄하고 자빠졌네? 날 걱정한다고? 너 같은 거지가 나랑 말을 섞을 자격이 있어? 어디서 내 부유함에 올라타려고 해? 너랑 나는 급이 달라 급이!”"뭐...? 나는 그냥.." 김혜준은 이 상황이 너무나 억울했고 화도 났다. 하지만 그는 감히 류진과 정면으로 맞서지 못했다. 파산 직전의 WS 그룹보다 류진은 훨씬 더 잘 나가는 집안의 아들이었으니까.. 그래서 그는 옷소매로 얼굴의 가래를 닦고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야 류진 내가 괜한 걱정을 했다! 미안하다!!” 라며 얼른 차를 돌려서 가버렸다.‘저 새끼.. 진짜 뭐야? 빡치네 진짜?!’류진의 마음 역시 편한 것은 아니었다. 그 역시도 한숨을 쉬고 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지금 사거리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그를 계속 둘러대고 있었다. 사람들은 여기 저기서 카톡으로 이 소식을 퍼 날랐고, 유튜브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류진의 행적이 순식간에 온라인상에서 전국으로 퍼지고 있었다.......샹젤리 온천의 첫날 밤은 시후에게 엄청난 고통으로 다가왔다. 원래 그는 머릿속으로 아내 유나와 즐거운 밤을 보내는 장면을 그려왔는데 지금 와서 보니 유나는 여빈과 함께 한 침대에서 잔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시후는 여빈이 고의로 이렇게 정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베프끼리의 시간'이라며 유나를 끌고 가 버렸기에 시후는 혼자
그러자 유나는 "근데.. 너는 일 안 해도 돼?"라고 물었다.여빈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 "아.. 내가 맡은 일은 원래 출장이 많기도 하고.. 엠그란드 그룹에 들어와서 회장을 본 적도 없어! 그러니까 아마 회장님도 나를 나 몰라라 하실 테니까 사실 아무도 날 신경 안 쓸 거야. 그래서 아마..? 가끔은 출근을 안 해도 괜찮을 걸? 히히히.."그러자 여빈은 "하지만 너가 일이 있으니 내가 두 사람을 태워 줄게.”주차장에 도착한 시후는 뜻밖에도 이화룡이 여빈의 차 옆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어제 긁힌 차 뒷부분도 이미 수리해 놓은 것 같았다.이화룡은 시후가 오는 것을 보고 황급히 맞이하여 공손히 물었다. "선생님, 즐거운 시간 보내셨습니까?""아~ 네 뭐 그럭저럭이요.” 시후는 차 뒷부분을 몇 번 훑어보았는데, 수선한 것을 보니 마치 새것 같았다. "와.. 엄청 신경 많이 쓰셨네요?”"아.. 은 선생님, 바로 가까운 곳에 자동차 정비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하는 사람에게 공구를 빌려 달라고 해서 수리를 좀 하게 했지요. 이제 집에 돌아가시려는 겁니까? 모셔다 드릴까요?"시후는 손사래를 치며 "아~ 괜찮습니다.”라고 답했다."그럼, 전 돌아가보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저를 찾아주십시오~"라며 이화룡은 부하를 데리고 떠났다.이를 본 유나는 절로 고개를 저으며 시후에게 물었다. "여보.. 그런데 무슨 마가 끼었길래 당신을 저렇게 공경하는 거예요?"시후는 "나도 이제 능력이 있는 거겠죠?! 하하하!”라며 웃었다.유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힐끗 쳐다보며 "또 그 풍수랑 관련된 일 때문에 그렇죠?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믿을수록, 앞으로 당신에게 속았다는 걸 알게 되면 보복은 더 심해질 텐데.. 시후 씨, 이제 좀 조심하는 것이 어때요?”시후는 웃기만 할 뿐 따로 반박을 하지 않았다.그리고 세 사람은 차에 올라 시내로 향했다.가는 길에 여빈은 차를 몰면서 "유나야, 두 사람은 바
유나와 여빈은 곧 청년재 별장에서 함께 살기로 약속했다. 두 사람은 모두 즐거워하는데 유독 시후만 걱정이 되었다.유나는 정말 단순했다. 여빈이 자신의 남편에 대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 지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할까?그녀를 별장으로 초대하고 같이 살려고 하다니.. 바보.. 이건 늑대를 집에 들여보내는 거라고!!그러나 시후도 이 일을 확실히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그렇기에 마음에 안 드는 게 있어도 일단 속으로 감출 수밖에 없는 그였다.가장 기뻐한 사람은 바로 여빈이었다.왜냐하면 시후와 하루 종일 함께 지낼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자신과 시후는 더 가까워질 수 있게 될 것이므로..여빈의 차는 유나의 집 아래에 도착했고, 시후와 유나는 여빈과 인사를 한 후 차에서 내려 위층으로 올라갈 준비를 했다.그러자 한 노인이 두 사람이 내리는 것을 보고 황급히 발걸음을 내디뎠다.시후가 돌아보니 그는 바로 최 선생이었다.유나는 최 선생을 보자, 갑자기 몹시 흥분하여 급히 고개를 숙여 인사를 건넸다. "어머!! 최 선생님, 어떻게 오셨어요?!!! 지난 번에 저희 아버지를 구해주셨는데, 제가 제대로 감사할 겨를이 없었어요!! 죄송합니다!!!"최 선생은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아휴.. 사모님은 이렇게 인사하실 필요 없습니다. 지난 번 일은 감히 제 공이라고 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이번에 온 것은 은 선생님을 찾으러 온 것입니다..""그럼 위층으로 올라가실까요? 아버지께서 맛있는 차를 가지고 계세요.. 선생님께서 오셨으니 꼭 꺼내서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유나가 최 선생에게 말했다.최 선생은 웃으며 "저는 그냥 은 선생님께 몇 마디 말씀드리려고 온 것일 뿐인데, 이렇게 사모님과 장인 어른에게 폐를 끼치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라며 완곡하게 거절했다.시후는 두 사람이 격식을 차리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는 것을 보고 황급히 끼어들었다. "유나 씨 먼저 올라가요, 최 선생님과 이야기
다음 날 아침 일찍. 최 선생은 시후를 데리고 박람회로 향했다. 박람회는 삼성동의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었다.박람회장을 다시 찾게 되자, 지난 번 모빌리티 박람회에 갔을 때 건방지게 굴었던 장진환이 생각났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 장수원과 함께 벼락을 맞고 재가 되어 세상에 아무런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컨벤션 센터에 들어서자 시후는 홀 벽면에 장진환과 장수원의 사진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장진환의 집에서는 이미 현상금을 더 늘렸지만, 여전히 부자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아마 그들의 노력은 헛수고일 뿐일 것이다.시후가 최 선생과 함께 전시장으로 들어왔을 때, 진원호가 딸 설아와 함께 두 사람을 맞이했다.진 씨네 집안 자체가 약재 장사를 하기에 이런 한의학 박람회는, 그들도 판매처로 참가하는 것이므로 일찌감치 이곳에 와 준비를 하고 있었다.시후를 보자 진원호는 감격에 겨워 고개를 숙이고 깍듯이 "은 선생님 오셨네요?!"라고 인사를 건넸다.옆에 있던 설아는 걱정거리가 있는 듯 얼굴이 초췌해 보였다. 그러나, 설아는 시후를 보자 수줍게 걸어와서 "은 선생님 안녕하세요?"라며 인사했다.시후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으나, 설아를 잠시 바라보다가 그녀가 속에 뭔가 숨기고 있다는 것을 알아 차렸지만 묻기 싫어서 "설아 씨, 안색이 안 좋은데.. 좀 쉬어요."라고 말했다.진설아는 이 말을 듣자, 갑자기 두 뺨이 붉어졌다. 시후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다니.. 그녀는 행복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옆에 있던 진원호는 "은 선생님, 이번에 300년 된 일품 산삼을 보기 위해서 이렇게 오신 겁니까?”라고 물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네.. 맞습니다. 혹시 구체적인 소식은 없나요?"라고 물었다.진원호는 "이 300년 된 산삼은 ‘천종산삼’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지리산 쪽에 사는 한 심마니가 캤다고 하더라고요? 듣기로는 이번 경매 시작 가격이 8억이라고 하던데.. 가격만 보면 낮지 않고 게다가 이번에 찾은 건 한 뿌리가 아니라 무더기로
"형님, 걱정 마십시오! 이번에 300년 된 천종산삼을 따내면 아마 이번에 약을 만들 때 필요한 모든 약재를 다 갖추게 되는 것이거든요! 그러니 약이 만들어 지게 되면, 형님의 병은 틀림없이 나을 겁니다!"말한 사람은 바로 이장명.. 며칠 전 빈까사노 클럽의 하 실장에게 화장실 바닥을 핥으라고 강요당한 그였다.그러자 김익수가 입을 열었다."아이고, 그건 정말 자네에게 미리 감사해야 할 일이야.. 만약 내 병이 낫기만 한다면 내가 꼭 자네 제약회사와 협력 관계를 훨씬 더 강화할 거라고 자신할 수 있어.. 그 때가 되면 나를 비롯한 우리 가족들 모두가 자네 집안을 도울 수 있는 자원을 제공하도록 하겠어. 그러면 우리 두 집안은 마치 하나처럼 될 것이고 우리의 우정은 영원하게 될 거야!”그러자 이장명은 신이 나 말했다. "하하하!! 그럼 나도 형님에게 미리 감사를 전해야겠습니다?”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려 시후는 뒤를 돌아보았다. 저 멀리서부터 이장명과 김익수가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몇 발자국 뒤에서 김혜빈이 그들을 따르고 있었다.김혜빈은 그날 화장실 바닥을 핥을 때 드러났던 비굴함과 절망스러움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오늘 한 손에는 에르메스 한정판 백을 들고 한 손에는 이장명의 팔짱을 낀 채 부잣집 사모님의 자태로 나타났다.세 사람 뒤에는 이장명과 생김새가 비슷한 또 한 사람이 뒤따르고 있었다. 시후는 그를 처음 봤는데, 그는 바로 이장명의 이복 동생 이학수였다.시후가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들 역시 시후를 발견했다.김익수, 이장명, 그리고 김혜빈 세 사람 모두는 시후 때문에 만신창이가 된 적이 있었기에 뼈에 사무치도록 혐오하고 원망하고 있었는데, 그를 보자마자 갑자기 눈에 가득 독기가 가득 찼다. 그리고 그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그를 본 이장명은 화가 치밀어 올랐고, 순간 화장실 바닥의 지독한 메스꺼움을 느꼈다. 김혜빈 역시 한바탕 헛구역질을 참지 못하고 ‘웩웩’하며 구역질을 해
"야 건방지게 굴지 말라고 했지?!"김익수는 이를 악물고 "조만간 내가 회복될 날이 올 테니 딱 기다리고 있어라! 내가 지금까지 격은 일을 절대!! 그냥 용서하지 않을 거니까!"라고 욕을 해댔다.그 때 갑자기 옆에서 최 선생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익수! 내가 이미 여러 차례 은 선생님에게 예의를 갖추라고 경고했는데!! 만약 네가 은 선생님에게 다시 헛짓거리를 하면, 내가 바로 널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김익수는 최제천이 오히려 시후를 위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자 화가 나서 머리가 지끈대는 것 같았다.자신의 어머니는 지난 번 최제천과 빨리 관계를 회복하라고 재촉하며 그녀의 생일 축하 잔치에 초대하라고 했다.그러나, 아무리 봐도 최 선생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을 것 같지 않았다. 그의 성격은 완고하고 융통성이 없기 때문이다.게다가 하루 종일 은시후 놈과 같이 다니다니, 대체 무엇을 노리고 있는 것일까?김익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최제천의 말을 거역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그저 짜증을 내며 말했다. "형님! 제발 정신 좀 차리고 눈 좀 제대로 뜨세요, 요즘 사기꾼이 얼마나 많은 지 모르시죠? 이런 자식들은 모두 사회의 악입니다!! 어떤 놈들은 심지어 가짜 물건들을 사게 하고, 만병 통치약이라면서 가짜 약들을 팔아 댄다고요!! 아니 왜 사기꾼 놈에게 속아서 그렇게 바보처럼 행동하시는 거예요?"옆에 있던 이장명도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저런 병신 같은 사기꾼의 말을 듣다니.. 서울처럼 이렇게 큰 곳에서 얼마 동안이나 버틸 수 있겠어? 그냥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들이야 저런 놈에게 속아 넘어가는 거지?!”그러자 시후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하하.. 지난 번 화장실 바닥으로는 좀 자기 반성이 부족했나 보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입을 함부로 놀리는 걸 보니.. 아마도 이 코엑스는 화장실도 훨씬 더 넓고 바닥도 더 많을 텐데.. 한 번 더 즐거운 시간 보내 볼까?"그러자 이장명은 극도로 표정이 어두
발에 차인 이학수는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고, 배를 움켜쥐고 뒹굴었다. 굉장한 고통이 온 몸에 전해지는 듯했지만 그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소리를 지르지 않으려는 듯 꾹 참았고, 그 때문에 얼굴이 새빨개졌다.조금 뒤 이학수는 감히 아무 말도 못하고 조용히 일어나 다시 이장명의 뒤에 섰고,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시후는 이학수를 보면서 그의 모습에서 자신의 옛 모습을 떠올렸다.멸시당하고 심지어 굴욕을 당하지만, 그저 참고 몸을 숨기면서 언젠가 잡을 기회를 묵묵하게 기다는 것이다.이 때 김혜빈은 이장명에게 "자기야, 저런 쓰레기나 멍청이에게 화내지 말고 어서 들어가요."라고 말했다.이장명은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란 쓰레기도, 이학수란 잡종도 이장명의 눈에는 모두 천박한 쓰레기와 마찬가지였다. 자신은 화장실 바닥을 핥는 큰 치욕을 한 번 당해 봤지만 그는 여전히 은시후가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대신 그는 그저 시후에게 복수하여 한을 풀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사실 시후도 이장명 패거리들과 말 다툼하며 에너지를 쏟는 것이 너무나 귀찮았다. 자신이 박람회에 온 것은 그저 300년 된 최상급 천종산삼 때문이었기에..물론 김익수와 이장명이 계속해서 자신에게 시비를 걸어온다면, 자신도 그들을 조금씩 천천히 정리할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세 사람이 그 자리를 떴기에 당장 손을 쓸 필요는 없어 보였다. 최 선생은 고개를 가로 저으며 "저 김익수 녀석.. 정말 죽고 싶어서 저러는 거지?!”진원호는 "은 선생님, 최 선생님, 저희도 한 번 둘러보시지요! 저 소인들 때문에 마음 흔들리지 마시고요!”시후는 "저런 광대 놀음에 놀아나지는 않습니다. 하하..”라며 웃음 지었다.시후를 포함한 세 사람이 전시장 중앙으로 들어서자, 전시장 내부는 이미 각종 한의약재의 부스로 가득 차 있었다. 부스마다 각양각색의 약재들과 전국에서 몸에 좋다는 식품들이 가득 전시되어 있었다.진원호는 먼저 시후를 자신의 부스에 초청하여 한 차례 시찰하도록 했는데
안산의 갑작스러운 분노 섞인 외침에 Samson 그룹 삼형제는 일제히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비록 모두가 이미 같은 결론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아버지인 안산이 직접 그렇게 말하자, 그들은 등골이 오싹해졌다.안태풍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는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저 자들이 우리와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기에, 20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우리를 노린 거죠?”안재남도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집안이 자산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큰 잘못을 저지른 일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우리 집안의 자산 대부분은 당시 엔젤투자에서 비롯됐고, 게다가 누나는 실리콘밸리의 절반을 떠받치고 있던 인물이었어요. 그런데 누가 우리와 그렇게 원한 관계에 있다는 거죠?”안충주는 얼굴을 굳히고 말했다. “어쩌면, 그들은 우리에게서 뭔가를 얻어내고자 하는 걸 수도 있지.”안재남이 물었다. “형 말은... 돈을 노린 다는 거야?”“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안충주가 말했다. “하지만 저들이 이토록 정교하고 집요하게 움직이는 걸 보면, 단순한 증오심이나 원한 때문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그러자 안산 역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만약 돈이 목적이라면, 굳이 우리 전부를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니? 요즘은 대부분 자산을 디지털 형식으로 가지고 있기에 은행 계좌나 증권 계좌, 신탁 계좌에 숫자로만 남아 있다. 그러니 우리를 죽인다고 해도 그 자산이 그들 손에 들어가는 건 아닐 것 아니냐!”안충주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게 바로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네 사람은 곧 깊은 침묵에 빠졌다.그때, 막내딸 안유진이 문을 두드리며 밖에서 말했다. “아버지, 배유현 회장이 조금 뒤에 찾아 뵙고 싶다고 전화가 왔는데요.”“배유현...?” 안산은 인상을 찌푸리며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배유현 회장이 누구냐?”안충주가 얼른 말했다. “아버지, 또 잊으신 거 아니죠? 아침에 말씀드렸잖아요. 우리가 사건을
그 순간, 안태풍, 안충주, 그리고 안산 모두의 얼굴이 일제히 굳어졌다.안태풍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큰 누나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후, 너는 권아현을 만났고... 권아현은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네 곁에서 무려 19년 동안 숨어 지냈어... 우리를 죽이려 한 자들과 누나가 그 해에 죽었던 일은 분명 관련이 있는 거야!”안산은 경악하며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놈들은 예선이와 은 서방을 죽이고도 모자라, 재남이 곁에 무려 19년이나 묵혀 놓은 시한폭탄을 이번에 터뜨린 셈이군... 대체 이 놈들은 뭘 노리고 있는 거지?! 만약 우리 집안을 없애는 게 목적이라면, 왜 지금까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린 거냐고?”“그러게 말입니다...” 장남 안충주 역시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뭔가 깊은 원한을 품고 있을 때 진작에 손을 썼겠죠.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을 텐데...”안산이 말했다. “나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이 자들이 우리에게 대체 얼마나 큰 복수심을 품고 있길래, 이렇게까지 큰 판을 벌이는 건지 말이야...”안재남은 참다 못해 말했다. “아버지, 형님들... 꼭 제 아내를 19년 전에 그 조직에서 일부러 저에게 심어놓은 인물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잖아요? 중간에 회유되었거나, 협박을 받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그럴 리 없어.” 안충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만약 네 아내가 중간에 회유된 것이라면, 그 집안 가족들 역시 그때 함께 배신했겠지. 그런데 그 집안의 일련의 행동들은 그런 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잖아. 그러니 나는 오히려 권아현과 그 일가 전체가 애초부터 철저하게 설계된 함정이라고 판단한다.”안태풍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이어서 안재남을 바라보며 물었다. “재남아, 너와 권아현이 처음 만났을 때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릴 수 있겠어?”안재남은 말했다. “그 당시 내가 석사 2학년이 막 시작되었을 때였는데, 아내는 막 석사에 입학했었지. 신입
유럽과 미국에서는 가족 신탁 상품이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자산 보호 방식으로 여겨진다.한국에는 ‘부자는 삼대를 넘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부모 세대가 어렵게 일군 부를 자손 세대가 사치스러워 함부로 낭비하고, 눈은 높지만 능력은 부족하여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은 쉽게 가족의 파산으로 이어지고, 하룻밤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이것은 자손 세대의 능력과 인품이 통제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일단 능력이나 인격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문의 몰락은 피할 수 없는데, 하물며 인재 외에도 천재지변 같은 변수도 존재한다.그러나 가족 신탁은 이러한 인재와 천재지변의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먼저 자신의 자산을 신탁에 넣는 순간, 겉으로 보기에는 본인조차 해당 자산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권을 포기하게 된다. 이후 자산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었을 때에만 자녀나 지정된 상속인이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훗날 중대한 문제가 생겨 가문이 빚더미에 앉게 되거나 파산을 하게 되더라도, 이 가족 신탁은 정부나 채권자에 의해 임의로 처분될 수 없다. 이것은 바로 유럽과 미국에 있는 유서 깊은 가문들이 여러 세대, 심지어는 수십 세대에 걸쳐 부를 유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것이다.비록 권아현 집안 식구들은 현재 모두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의 자산은 이미 모두 가족 신탁으로 옮겨졌다. 이는 더없이 안전한 보관 방식으로, 권아현의 집안 식구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더라도 기업 운영에는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으며,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거나 예기치 않은 상황이 생길 걱정도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돈은 신탁에 들어가 있는 이상 줄어들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 정부조차 이 자산에는 손을 대지 못할 것이다.이런 행동은 곧 권아현 집안 식구들, 혹은 그들 뒤에 있는 그 미스터리한 조직의 입장을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들의 입장은 바로 잠적하는 것은 단지 일시적인 전략적 후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날 밤 외가 식구들은 나를 만났고, 내가 부른 사람들이 당신을 데려갔다는 건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당신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러니 당신과 외가 식구들이 다시 만났을 때, 어떤 정체불명의 인물이 알약 하나를 먹인 뒤 당신을 구했다고만 알려주고, 이후 배유현 양에게 당신을 그들에게 데려다 주라고 했다고 말하세요. 그리고 정체불명의 인물이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하시고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살린 사람과 자신들을 살린 사람을 연결 지으려 할 거고, 그 뒤는 외가 식구들이 스스로 추측하게 내버려 두면 됩니다.”“알겠습니다, 도련님!” 제이크 한은 진지하게 말했다. “기억해 두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을 열고 배유현을 불러들였다. “배유현 씨, 헬기를 좀 준비해주시고, 제이크 한 경감을 맨해튼의 AB 빌딩까지 모셔다 드리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먼저 내 외삼촌께 연락을 드려 방문 의사를 전해주시고요. 그 날 그들을 구한 후 현장을 수습한 사람은 배유현 씨이기 때문에, 그들은 당신에 대해서는 크게 경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배유현은 공손히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은 선생님. 바로 Samson 그룹 측에 연락하겠습니다.”......같은 시각, 맨해튼 AB 빌딩.Samson 그룹은 함께 모여 회의를 열고는 최근 각종 정세를 종합하여 토론하고 있었다. 안산은 최근 알츠하이머 증상이 계속 악화되고 있었기에, 아침에 눈을 뜨면 아내와 자식들은 그에게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오랫동안 설명해주곤 했다. 다행히도 안산은 수많은 풍파를 겪어온 인물이라, 그날 어떤 사건들이 일어났는지 직접적으로 기억하지는 못하더라도 자식들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현재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그 날 암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 Samson 그룹 사람들은 줄곧 뉴욕을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가족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다시 손을 대기 시작했지만,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안산은 당분간 가족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매우 놀라 그 자리에서 얼어붙은 듯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는 이전의 경력 때문에 블랙 드래곤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는 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영구 거점을 건설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용병 조직에게 있어 영구 거점을 보유한다는 것은, 단번에 다른 용병 조직들에 비해 훨씬 앞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병이라는 존재는, 이화룡이 거느리는 조폭들에 비해 각국 사법기관이 훨씬 더 경계하는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부분의 용병 조직은 세계 각국에서 길거리의 쥐와 같은 존재로 비밀리에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 그들은 오직 정부와 깊이 협력하는 조직이 아니라면 절대로 대놓고 간판을 걸고 활동하지 못한다.물론 미국에도 용병 조직이 많이 있기는 하지만, 백악관과 협력하며 그들의 총알받이 노릇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대부분 은밀히 활동할 수밖에 없다. 용병 조직의 대다수는 미국 퇴역 군인 출신으로, 본국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개개인으로 위장 생활을 하다가 해외에서 임무를 수행하곤 한다. 예를 들어, 한 용병 조직은 100명 남짓한 구성원들에 불과한데 그들은 평소 각자 합법적인 직업과 신분으로 위장하여 일반 시민처럼 지내다가 임무가 떨어지면 관광객을 가장해 출국을 한다. 비록 이들이 본국에서 불법적인 일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무장 전투 요원이기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용병 조직의 성장이 제한되는 것이다.하지만 용병 조직이 대놓고 합법적인 영구 거점을 보유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블랙 드래곤이 시리아와 협력했을 당시 미국 CIA는 그 이유를 조사했는데, 조직이 시리아에서 너무 빨리 성장하는 걸 우려해 개입까지 시도했었다. 하지만 시리아는 블랙 드래곤과의 협력을 고수했고, 그 뒤에는 시리아 내 영향력 있는 반정부 인사 하미드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
시후가 말했다. “예전에 아버지 측근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부모님께서 돌아가신 것이 바로 이런 암살자들의 습격 때문이었다고요. 그들은 임무를 마치자마자 입 안의 독약을 깨물고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들었는데... 이번 사건에서 만난 자들과 방식이 동일했습니다. 비록 두 사건 모두 20년 전 일이긴 하지만, 상대가 수백 년 동안 존재했던 조직이라면, 같은 무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제이크 한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습니다. “시후 도련님, 그렇다면 조직이 이미 수백 년이나 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습니까?”시후는 대답했다. “내가 한 명을 생포한 한 명에게서 죽음의 전사들이라는 암살자에 대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리곤 당시 ‘547’이라는 자로부터 들었던 내용을 모두 제이크 한에게 이야기해 주었다.그 이야기를 들은 제이크 한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세상에 많은 나라들이 사라졌고, 수많은 전쟁과 재난을 겪었습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과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유럽은 수많은 전쟁을 치렀으며, 아시아 역시 아편 전쟁, 러일 전쟁 등을 겪었고, 미국은 남북전쟁까지 겪었죠. 지난 2~300년 동안 이 세계는 혼돈 그 자체였는데, 그런 와중에도 비밀 조직이 존재해 왔다니, 대체 어떻게 그들이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도 그게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그 조직은 단지 살아남은 게 아니라 수세기 동안 세력을 키워온 것 같더군요. 말씀하신 그 모든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와는 무관하게요. 난 그게 오히려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곤 시후는 제이크 한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물론 당신의 상황은 조금 특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그 조직에서 당신을 본 사람은 내가 일부러 생포했던 그 한 명 외에는 모두 죽었고, 당신이 그날 현장에 나타난 것도 계획된 게 아니라 우연이었으니, 그 조직은 당신을 주목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리고 당신은 오랜
제이크 한도 자신이 이렇게 물이 빠진 수조에 그냥 앉아 있는 모습이 아무래도 뭔가 창피한 일이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그는 난처한 듯 물었다. "그... 갈아입을 옷이 좀 있을까요...?"시후는 옆에 있는 배유현을 바라보며 말했다. "배유현 씨, 제이크 한 경감의 옷 좀 챙겨 주시겠어요?"배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재빨리 말했다. "이곳에는 연구원들의 작업복이 많이 있습니다. 하나 가져다 드릴게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요. 고맙습니다."배유현은 곧장 돌아가 작업복 한 벌을 들고 돌아왔고, 제이크 한은 옷을 걸친 후 시후와 함께 옆쪽에 마련된 휴게실로 이동했다.시후가 제이크 한에게 물 한 병을 건네자, 그는 받자마자 단숨에 물을 다 마시고는 입가를 닦으며 결심한 듯 말했다. "시... 시후 도련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런 말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는 한지만, 제 목숨을 살려주신 이상 앞으로 시후 도련님께서 저를 필요로 하신다면, 무슨 일이든 목숨 걸고 따르겠습니다!"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를 갖춰 답했다. "마침 잘 됐네요. 내가 부탁할 일이 몇 가지 있어서..."제이크 한은 공손히 손을 모으며 말했다.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손가락 두 개를 펴며 담담히 말했다. "그럼 내가 요청하고 싶은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당신이 여기서 나간 이후엔, 나를 봤다는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서는 안 됩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Samson 그룹 사람들이 묻는다면, 당신은 이 상황에 대해서 잘 모르고, 그냥 페이셔스 그룹의 냉동센터에서 깨어난 뒤 나왔다고만 하세요."제이크 한은 놀라며 물었다. "시후 도련님, Samson 그룹 식구들을 구해 주셨는데 왜 아직 서로 만나려고 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러자 시후는 담담히 말했다. "그건 내가 곧 말하려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 있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제이크 한은 고개를 끄덕였고, 곧 이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런데 만약 Sams
시후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오호, 당신도 회춘단 얘기를 들은 적 있군? 내 큰 외삼촌에게 들은 거지?”“큰 외삼촌...” 제이크 한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곧 시후가 자신이 막 깨어났을 때 그가 안충주의 조카라고 소개했던 걸 떠올리며, 갑자기 깨달은 듯 말했다. “그래, 충주가 분명 내게 얘기했었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외삼촌이 회춘단 얘기까지 꺼냈다면, 경매장에서 쫓겨난 얘기도 같이 했을 텐데?”제이크 한은 눈이 휘둥그레지며 깜짝 놀라 말했다. “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모를 수 있겠어. 회춘단도, 지금 얘기한 중소단도 다 내가 소유자니까. 그 경매도 내가 주최한 것이고, 당시 그 자리에서 내가 직접 외삼촌을 쫓아내기도 했거든.”제이크 한은 경악하며 물었다. “그 사람이 네 외삼촌인 걸 알면서도 쫓아낸 거라고?!”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쫓아낼 땐, 외삼촌의 정체를 내가 몰랐어. 그땐 외삼촌이 가명을 쓰셨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말했다. “하지만, 설령 내가 외삼촌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해도, 역시 쫓아냈을 거야. 왜냐하면 외삼촌은 내가 정한 규칙을 어기려 했기 때문이야. 경매 시작 전에 분명히 말했지. 회춘단은 누구든 낙찰 받으면 현장에서 즉시 복용해야 하며, 절대 외부 반출이 안 된다고. 그런데 외삼촌은 돈으로 그 규칙을 깨려고 했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를 내쫓은 거지.”제이크 한은 조용히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다면... 난 정말 안 죽은 거란 말인가...?” 그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있다. 네가 정말 안예선의 아들이라면, 자신의 출신을 알고 있으면서, 왜 이토록 오랜 세월 동안 외가 쪽 가족들과 만나지 않은 거야?”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왜? 당신은 지금도 내 정체를 의심하는 건가?”제이크 한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의심이라기보다... 난 그냥 이 모든 게 너무 이상해 보이
시후의 말은 제이크 한을 한순간 혼란에 빠뜨렸다. 그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두 가지 가설이, 지금 이 순간 서로 모순된다는 걸 깨달았다. 우선, 만약 지금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면, 총에 맞아 벌집이 됐던 자신의 몸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약 지금 이 모든 게 단지 의식 속에 있던 환상이라면, 또 하나의 의문이 남게 된다.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뇌가 어떻게 뇌사 판정을 받지 않고 살아남았는가...?인간의 몸은 일정 시간 동안 혈액 공급을 받지 않았을 때, 대뇌는 최대 5분 밖에 버티지 못하는데, 그 당시 상황으로 판단하기에 자신이 의식을 보존할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런데 지금 이것은 대체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시후는 제이크 한이 계속 고민에 빠진 모습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내가 말해주지, 당신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는 이렇게 말한 뒤 잠시 멈추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날 당신이 총을 맞았을 때, 나는 내 방식으로 당신이 뇌사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막아 두었어. 그래서 이곳까지 무사히 옮겨 냉동할 수 있었지.”제이크 한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당신 방식? 무슨 방식을 쓴 거야?”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건 당신이 굳이 알 필요는 없고.”제이크 한은 다시 물었다. “그럼 내가 입은 부상들은? 설령 네가 내 뇌를 살렸다고 쳐도, 내 몸은 어떻게 된 거야?”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건 중소단 덕분이지. 이 약의 약효는 매우 간단해. 당신의 신체가 어떠한 손상을 입었든 간에, 완전히 재구성, 즉 회복하게 해준다는 거야.” 그리고 덧붙였다. “당신이 직접 확인해 봐. 몸에 상처 자국이 하나라도 남아 있는지.”제이크 한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저온 보호복을 찢고, 고개를 숙여 가슴을 들여다봤다. 그런 그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가슴에는 상처는커녕 흉터 하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소리쳤다.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