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AI가 정리해 낸 단서들을 종합해 보면, 켄세일 오일은 10여 년 전 단위 전력 소비량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나이지리아 전력공사로부터 징벌적인 전력 공급 제한 조치를 받은 것이 거의 확실해 보였다.당시에는 국가 전체적으로 전력 부족이 심각했던 만큼, 켄세일 오일의 과도한 전력 사용이 나이지리아 전력공사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었을 것이다.그런데 켄세일 오일은 바로 그 시점부터 겉으로는 용도를 알 수 없는 건물을 짓기 시작했고, 그 건물에는 비밀리에 송유관까지 연결했다. 이후부터는 단위 전력 소비량이 업계 평균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이 모든 정황을 종합해 보면 AI의 분석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다. 그 건물은 소형 석유 발전소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발전소라고는 하지만 실제 내부에는 가스터빈 몇 기만 설치되어 있을 가능성이 컸다. 켄세일 오일의 전력 부족분 자체가 아주 큰 규모는 아니었고, 지하 벙커의 전력만 자급자족할 수 있으면 충분했기 때문이다.제이크 한은 AI의 활약에 크게 만족했다. 그는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다.“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많은 유용한 정보를 찾아낸다는 게 정말 놀랍군요. 마치 사건을 수사할 때 미국 전역의 경찰과 FBI가 모두 나 혼자만을 위해 움직여 주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대응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네요.”시후도 감탄하며 말했다.“제이크 한 경감님께서 조금만 더 훈련시켜 준다면 앞으로 발전할 여지가 훨씬 더 클 것 같습니다.”제이크 한이 고개를 끄덕였다.“훈련도 중요하지만,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스카이라인이 수년간 축적해 온 위성 데이터가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켄세일 오일까지 특정하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사실 AI가 켄세일 오일을 특정하기 전까지는 저는 라파엘 오일이 가장 유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7개 유전의 자본 구조와 주주 정보를 보면 서구권 자본이 지배하는 기업이 네 곳, 나이지리아
AI는 말을 이어갔다.제이크 한 경감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AI는 곧바로 대답했다.AI는 화면에 여러 장의 위성사진을 띄웠다. 첫 번째 사진에는 차량과 장비가 군데군데 놓여 있는 야외 공터만 보였다. 두 번째 사진에서는 이미 기초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벽체가 올라가기 시작한 모습이
제이크 한 경감은 눈에 띄게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다. AI가 이제는 결론을 내리기 전에 먼저 자신의 결론을 스스로 검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금 전처럼 곧바로 답만 내놓던 것보다 훨씬 성숙한 모습이었다.직원을 교육해 이런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몇 년이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게다가 이해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평생을 가르쳐도 이런 사고방식으로 바뀌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AI에게는 고작 몇 번의 대화만으로 가능한 변화였다.AI를 어떻게 훈련시키느냐가 중요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최고 수준의 형사가 AI를 훈련시킨다면, AI 역시 매우 치밀한 논리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제이크 한 경감도 무척 만족스러운 듯 다소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AI 모델이 대답했다.제이크 한은 시후를 바라보며 물었다.“시후 도련님, 죽음의 전사 주둔지에서 수천 명이 사용할 전력을 추가로 공급하려면 그 부족분이 상당하겠지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였다.“엄청나더군요. 게다가 그 전력은 단순히 수천 명의 생활용 전기만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저는 키프로스의 구리 광산에 있는 시설에 직접 가본 적이 있었어요. 그곳에서는 수천 명이 지하 벙커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벙커 규모가 엄청났죠. 수천 명의 일상생활은 물론 죽음의 전사부대의 훈련까지 모두 감당해야 했으니 사실상 하나의 지하 도시나 다름없었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거대한 벙커는 24시간 환기를 해야 하고, 지하수를 쉬지 않고 배수해야 합니다. 또 그들의 시간 감각을 흐리게 만들기 위해 조명도 하루 24시간 내내 대낮처럼 밝혀 놓습니다.”“그뿐만이 아닙니다. 폴른 오더의 죽음의 전사 주둔지는 단순한 수용소
제이크 한의 말에 AI는 무려 1분 동안 침묵에 빠졌다.1분이 지난 뒤, AI가 다시 입을 열었다.이어 AI가 말했다.제이크 한이 다시 질문했다.몇 초 뒤 AI가 답했다.제 판단으로는 KS 오일에 정말 문제가 있다면, 단위 전력 소비량처럼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허점을 그대로 남겨 두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큰 범죄를 저지를 때는 다른 작은 실수는 최대한 피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가 이렇게
이어서 제이크 한은 범위를 좁혀 놓은 일곱 개 유전의 이름을 AI 모델에 입력했다.AI는 곧바로 자체적인 분석과 연산을 시작했다. 7개 유전에 관한 각종 정보를 수집한 뒤 데이터를 비교·분석했고, 몇 초 후 답을 내놓았다.제이크 한이 다시 질문했다.몇 초 뒤 AI가 답했다.제이크 한은 모두를 바라보며 말했다.“AI의 실행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런 자료를 사람이 직접 수집하려면 공식적인 협조가 없는 이상 엄청난 시간과 인력, 비용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AI에게는 고작 몇 초면 끝나는 일이죠.”그는 다시 AI에게 물었다.몇 초 뒤 AI가 다시 답했다.조금 전 나이지리아 전력 당국 홈페이지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해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했고, 7개 기업의 월별 전력 사용량을 확보했습니다. 이어 나이지리아 석유부와 국세청 데이터베이스
제이크 한의 말에 모두의 눈빛이 달라졌다.릴리 역시 앳된 얼굴에 기대감이 번지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제이크 한 경감님 말씀이 맞아요. 어쨌든 놈들의 위치부터 찾아내야 해요. 그러면 시후 오빠가 언젠가는 반드시 그들을 처리할 테니까요.”제이크 한은 미소를 지은 뒤 시후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도련님, AI 모델을 가동하기 전에 이 문제에 대해 한 번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제 생각은 우선 폴른 오더의 오방대에 대한 정보를 찾아내는 것입니다. 거점 위치는 물론이고 조직 구조, 특히 다섯 명의 대도독이 대체 어떤 인물들인지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그는 말을 이어갔다.“도련님께서 전에 입수하신 정보에 따르면 아프리카를 담당하는 곳은 좌위대가 맞지요?”시후가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좌위대입니다.”제이크 한이 말했다.“그렇다면 나이지리아 거점을 찾아내는 건 첫 단계에 불과합니다. 그 사병 양성 거점이 좌위대 소속이라면, 반드시 좌위대와 연결되어 있을 겁니다. AI 모델에 스카이라인의 데이터베이스를 결합하면 좌위대와 관련된 단서를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운이 좋다면 좌위대의 본거지까지 찾아내 일거에 무너뜨릴 수도 있겠죠. 그렇게만 된다면 폴른 오더에는 엄청난 타격이 될 겁니다.”시후의 눈이 번쩍 빛났다.“경감님께 구체적인 계획이 있습니까?”제이크 한이 대답했다.“폴른 오더는 도련님을 유인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거점의 범위를 일곱, 여덟 곳의 유전으로 좁혀 놓았습니다. 하지만 그중 정확히 어느 곳인지를 알아내려면 원래는 직접 나이지리아에 가서 놈들이 몰래 운반하는 화물을 추적해야 합니다. 화물의 종류와 운송 경로를 하나씩 따라가야 그 화물이 어느 유전으로 들어가는지 밝혀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호랑이가 있는 줄 알면서도 호랑이 굴로 들어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제 생각은, 이제 우리에게 AI 모델도 있고 스카이라인의 데이터도 있으니 AI에게 분석을 맡겨 보는 겁니다. 목표를 특정해 낼 수 있는지 시험해 보
무대 아래 두 무리의 사람들은 서로 다른 속내를 품고 있었지만, 모두가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수건을 들고 있는 중앙대장의 이름은 메이슨으로, 그와 뜻을 함께 하기로 한 동료들은, 손에 쥐고 있는 수건을 마치 부귀영화로 가는 열차의 티켓이라도 되는 양 무의식적으로 꽉 쥐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의 곁에 있는, 수건을 들지 않은 특수부대 대원들이 이미 곁눈질로 그들을 예의주시하고 있었고, 언제든지 공격을 개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단상 위의 시후는 미소를
시후가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은 소이연은 가장 먼저 자신의 부모님과 외조부 하성호에게 알렸다.진주 하 씨 사람들은 몹시 흥분하여, 온 가족들을 정원에 불러내 시후를 맞이할 준비를 했다. 시후가 진주 하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 진주 하씨 집안 사람들은 이미 양옆에 줄을 맞추어 그를 기다리고 있었고, 한층 더 생기 있는 모습의 소수도 역시 환영 대열에 있었다.시후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하성호의 지휘 아래 진주 하 씨 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고 정중하게 외쳤다. “은 선생님 안녕하십니까!”소수도 역시 진주 하씨 사람들이 모
“좋습니다.”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물었다. “타고 갈 쾌속정은 준비됐습니까?”“준비됐습니다.” 성도민이 대답했다. “선생님의 요청대로, 머큐리 선외기 여섯 대가 장착된 쾌속정을 준비했습니다. 최고 속도는 시속 120킬로미터까지 낼 수 있습니다.”“좋습니다. 그럼 지금 당장 데려다 주시죠!”성도민은 시후를 데리고 무인 해안으로 향했다. 그곳의 모래사장에는 개조된 대형 픽업트럭이 세워져 있었고, 트럭의 뒤에는 바다 방향으로 후진 주차된 채, 검은색 방수천으로 감싼 6~7미터 길이의 무언가가 트레일러에 실려 있
이때 이중열이 요리 두 접시를 들고 올라왔다. 하나는 간판 메뉴인 삼겹살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의 특기인 양념 목살 구이였다. 그는 음식을 시후와 고은서 앞에 놓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은서 아가씨, 가게에 단골손님이 한 분 오셨는데, 유명한 경감 제이크 한도 함께 왔더군요. 두 분은 당분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시후가 급히 물었다. "삼촌, 제이크 한이 아저씨를 알아보지는 않았나요?""아니요." 이중열이 말했다. "그날 제 모습은 평소와 달라서 기억하기 어려울 겁니다. 게다가 그 날은 딱 한 번 스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