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테일러 스위프트가 마침내 공연을 계속하겠다고 하자, 옆에 있던 미쓰이 요시타카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성격을 잘 알기에 오늘 그녀가 갑자기 모든 걸 다 내팽개치고 공연을 하지 않겠다고 나올까 봐 걱정하던 참이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한번 제대로 화가 나면 유니버설의 회장조차 안중에도 없을 사람이었다. 이미 벌어 놓은 돈도 충분했고 영향력도 막강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심기를 건드리면 정면으로 맞서지는 못하더라도, 한동안 일을 놓고 버티면 그만이었다.더구나 팬들에게 음반사가 하기 싫은 일을 강요해서 활동을 쉬는 거라고 한마디만 하면, 음반사는 팬들의 비난에 파묻힐 게 뻔했다.그러니 미쓰이 요시타카조차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억지로 공연을 강요할 엄두는 내지 못했다.그런데 시후가 강경하게 나가자 오히려 그녀가 곧바로 고개를 숙일 줄이야……그때 시후가 입을 열었다.“스위프트 씨가 예정대로 공연하기로 했으니, 여기서 더 시간을 낭비하지 맙시다. 스위프트 씨와 케네디 씨는 먼저 파티장으로 돌아가세요.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우면 손님들이 이상하게 여길 수 있으니까요. 아까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으면 비밀 유지 계약 때문에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하시면 됩니다.”테일러 스위프트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걱정스레 물었다.“그런데 사람들이 언론에 알리면 어떡하죠?”시후가 미쓰이 요시타카를 한 번 바라보더니 미소를 지었다.“잊으셨나 본데, 오늘 파티를 주최한 분은 미쓰이 회장님입니다. 여기 온 손님들도 전부 미쓰이 회장님의 지인이거나 그 지인들이 데려온 사람들이고요. 미쓰이 회장님의 능력과 지위라면 손님들 입단속쯤은 충분히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본 것도 못 본 걸로, 들은 것도 못 들은 걸로, 아는 것도 모르는 걸로 하게 만드실 수 있겠죠.”그 말을 들은 미쓰이 요시타카는 욕이 튀어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원래 손님들이 무슨 말을 하든 그건 각자의 일이었다. 그중에는 남 얘기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서, 흥미로
첫째, 당신을 도우려고 한 일이 아니니 혼자 착각하지 말 것.둘째, 일본에서 아무리 대단한 능력과 높은 지위를 가졌든, 내 눈에는 당신 따위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미쓰이 요시타카도 무척 난처했다. 시후가 대체 어떤 인물인지는 몰라도, 자신을 눈곱만큼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예전에는 누군가 자신을 도와주면 “이 일은 기억해 두겠네”라는 한마디면 충분했다. 그러면 상대는 황송해하며 고마워했기 때문이다. 도움을 받은 쪽이 자신이 아니라 상대인 것처럼 말이다.하지만 시후는 달랐다.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자신을 무시하고 얕잡아 보는 기색이 역력했다. 문제는 자신이 실제로도 한심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었다. 이번에 속아 넘어간 일은 시후와 배유현 앞에서 거하게 똥을 싸지른 것이나 다름없었다.결국 그는 멋쩍게 웃으며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은 선생님 말씀이 맞습니다. 앞으로는 반드시 고치겠습니다. 기억력도 좀 더 키우도록 하겠습니다……”시후는 그에게 대꾸하지 않고 테일러 스위프트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내가 아내와 함께 당신 공연을 보려고 여기까지 온 건 일단 제쳐 두고, 내가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당신을 구한 줄 압니까? 우린 아무 사이도 아니고, 당신은 내게 한 푼도 준 적이 없어요. 게다가 당신이 평소 내세우는 입장에도 나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당신과 나는 애초에 상종할 부류가 아니라는 겁니다. 내가 당신을 구한 건 정의감이 넘쳐서가 아니라 내 아내 때문이에요. 아내가 당신 공연을 보겠다고 먼 길을 왔는데, 공연이 시작되기도 전에 당신이 갑자기 죽어 버리면 기분이 상할까 봐 두 사람을 구한 겁니다!”잠시 말을 멈춘 시후가 다시 입을 열었다.“더 노골적으로 말해 드릴까요? 오늘 공연을 끝까지 하게 만들려고 당신을 구한 겁니다. 그래서 난 내일 또 누가 당신을 죽이려 든다면, 그때는 돕기는커녕 쳐다보지도 않을 수 있어요. 이제 알아듣겠습니까?”테일러 스위프트의 눈에서 서러
미쓰이 요시타카는 시후가 이토록 강경하게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공연을 강요할 줄은 몰랐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저런 톱스타들은 하나같이 성질이 보통이 아닌데, 달래기는커녕 협박까지 해? 1년에 수억 달러를 가볍게 버는 사람이야. 거대 재벌가들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것 같아도, 먹여 살려야 할 가문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혼자서 1년에 수억 달러를 벌어 부모님께 용돈이나 조금 드리고 나면 나머지는 전부 마음대로 쓸 수 있으니, 세상에 그보다 더 편한 팔자가 어디 있겠어? 콘서트 한 번 취소해 봤자 1천만 달러쯤 덜 버는 게 다인데, 성질이 나면 말을 들을 리가 있나!’테일러 스위프트 역시 시후의 강압적인 말투에 불쾌함을 감추지 못했다.오랫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켜 온 그녀는 어디를 가든 사람들에게 떠받들어졌다. 빌 게이츠조차 그녀 앞에서는 팬을 자처할 정도였는데, 시후 앞에서 그녀는 마치 직원이라도 된 듯 이리저리 불려 다니며 명령을 들어야 하는 처지가 되어 있었다. 어떻게 이런 대우를 참을 수 있겠는가?그러자 그녀는 톱스타로서의 자존심과 제멋대로인 ‘디바’ 기질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결국 그녀는 분을 참지 못하고 따져 물었다.“왜요?! 제가 이렇게 끔찍한 일을 겪었는데, 왜 당신 말대로 공연까지 해야 하죠? 난 안 할 거예요!”테일러 스위프트가 시후에게 날을 세우자 옆에 있던 트레버가 서둘러 그녀의 팔을 붙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자기야, 은 선생님은 우리 목숨을 구해 주신 분이야!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예의를 갖춰야 해. 리스펙트, 유 노우?”테일러 스위프트가 화가 나 발을 동동 굴렀다.“그래도 저 사람은 날 협박하잖아! 무슨 권리로 나한테 공연을 하라 마라 하는데?”시후가 차갑게 받아쳤다.“무슨 권리냐고요? 나는 오늘 공연 표를 샀으니까!”테일러 스위프트는 말문이 막혔고 뭐라고 받아쳐야 할지 알 수 없었다.그때 옆에 있던 미쓰이 코코미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저…… 은 선생님…… 외람되지만 한
미쓰이 요시타카도 수많은 사람을 죽인 잔혹한 살인자들을 만나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흉악해도 시후처럼 짙은 살기를 내뿜지는 못했던 것 같았다.대체 이 젊은이는 어떤 사람일까? 그는 시후가 궁금해졌다. 어째서 이토록 무시무시한 살기를 품고 있는지, 배유현마저 그에게 깍듯이 예의를 갖추는 이유는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시후의 기세에 완전히 압도된 그는 공손히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은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이미 약속드렸으니 반드시 지키겠습니다.”“좋습니다.”시후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뒤 피터 로저를 바라봤다.“지금부터는 미쓰이 회장님이 여러분의 안전과 숙식을 책임질 겁니다. 당신들 배후에 누가 있는지는 관심 없으니 굳이 말할 필요도 없고. 그저 잘 살아 있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우리 사이의 약속은 지킨 걸로 하죠.”피터 로저는 이제 진심으로 시후를 존경하고 있었다. 그가 서둘러 감사 인사를 건넸다.“감사합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시후가 다시 미쓰이 요시타카에게 시선을 돌렸다.“제가 부탁한 건 이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오늘 있었던 일을 비밀에 부치라는 것뿐입니다. 그러니 이들을 괴롭히거나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을 억지로 털어놓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귀한 손님처럼 대접하세요. 아시겠습니까?”미쓰이 요시타카는 속이 갑갑했다. 자칫하면 자신에게 엄청난 망신을 안길 뻔한 놈들이었다. 그런 놈들을 귀한 손님처럼 대접하라니, 내킬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후의 위압적인 기세에 눌려 감히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었다. 그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안심하십시오, 은 선생님. 말씀하신 대로 철저히 따르겠습니다.”시후가 짧게 답하고는 말을 이었다.“안에 다친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 죽은 사람은 없습니다. 부상자들은 책임지고 치료해 주세요. 장애가 생긴 사람들은 식사부터 일상생활까지 돌봐 줄 사람을 붙여 주시고요.”“알겠습니다!”앞서 충분히 마음의 준비를 한 덕분인지, 미쓰이 요
그때, 도요타 버스가 가장 먼저 돔구장으로 돌아왔다.입구의 경호원들은 여전히 흰 장갑을 낀 채 가지런히 줄을 서서 허리를 숙였다. 운전기사는 그대로 버스를 돔구장 안으로 몰았고, 뒤따르던 차량들도 줄줄이 들어왔다.돌아온 차량 행렬을 바라보던 미쓰이 요시타카는 온몸이 떨리는 것을 억누를 수 없었다. 뒤늦게 밀려오는 두려움 때문이기도 했지만, 치밀어 오르는 분노 때문이기도 했다. 감히 자신의 눈앞에서 사람을 속여 데려간 뒤 죽이려 하다니! 이건 호랑이 수염을 건드리는 것도 모자라 머리 꼭대기에 구덩이를 파고 똥까지 싸지른 격이었다. 이보다 더한 모욕이 어디 있겠는가!차량이 미쓰이 요시타카와 배유현 앞에 멈춰 서자 문이 열렸다. 출입문 안쪽에 서 있던 시후가 뒤를 돌아 테일러 스위프트와 트레버에게 말했다.“두 사람부터 내리시죠.”두 사람은 지체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도망치듯 황급히 차에서 뛰어내렸다. 얼굴에는 아직 공포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두 사람의 목에는 피가 배어 나오는 끔찍한 구멍이 하나씩 뚫려 있었고, 상처 주변은 벌써 검붉게 변해 보기만 해도 섬뜩했다.미쓰이 코코미가 다급히 외쳤다.“테일러! 두 사람 다 괜찮아요?”미쓰이 코코미를 보자마자 달려가 품에 안긴 테일러 스위프트가 오열했다.“코코미, 나 정말 다시는 못 볼 뻔했어……”미쓰이 요시타카도 서둘러 트레버에게 다가가 물었다.“케네디 씨, 다친 데는 없으십니까?”트레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지만,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은…… 은 선생님 덕분입니다.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저희는 벌써 죽었을 겁니다……”그때 시후도 피터 로저와 운전기사를 데리고 차에서 내렸다.시후를 본 미쓰이 요시타카는 마치 오랫동안 헤어져 있던 아버지를 만난 아이처럼 격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는 시후의 손을 덥석 붙잡고 목이 멘 채 말했다.“은 선생님…… 선생님께서…… 제 목숨을 구해 주셨습니다!”시후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미쓰이 회장님, 이 사람을 잠시 맡아
미쓰이 요시타카는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었다. 다만 처음부터 잘못된 판단을 내렸고, 그 뒤의 모든 사고가 자신도 모르게 그 잘못된 판단을 토대로 뻗어 나갔을 뿐이었다.그래서 딸 미쓰이 코코미가 의문을 제기했을 때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뿐만 아니라, 본능적으로 딸의 의견을 반박하기까지 했다.하지만 배유현에게 진상을 듣는 순간 모든 것을 깨달았다. 그제야 자신이 이번에 얼마나 어리석은 실수를 저질렀는지 알게 됐다.이해관계를 파악한 미쓰이 요시타카의 등에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배유현의 말은 조금도 과장되지 않았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정말로 이 일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면 미쓰이 그룹의 명성은 완전히 땅에 떨어질 것이다. 자신도 책임을 지고 총수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국민에게 최소한의 해명이라도 할 수 있을 터였다.일본 사회는 겉과 속이 다른 면이 강했지만, 모든 질서는 어두운 이면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유지됐다. 그 이면의 위선과 추악함이 세상에 공개되는 순간 당사자는 곧바로 사회에서 버림받았다. 사회 전체의 지탄을 받고 철저히 배척당하는 것이다.그래서 일본에서는 한 기업과 경영자가 수십 년 동안 아무렇지 않게 제품을 속여 만들고 판매하는 일도 종종 벌어졌다. 경영자는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벌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사실이 폭로돼 사회 전체의 지탄을 받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그러다 보니 일본 사회에는 일종의 암묵적인 인식까지 생겨났다. 누군가 큰 잘못을 저지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죄하면 최소한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으로 여겼고, 여론도 더는 가혹하게 몰아붙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 그 사건도 자연스럽게 마무리됐다.반대로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으면서도 목숨을 끊어 사죄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그를 죄인일 뿐만 아니라 뻔뻔하기까지 한 죄인으로 여겼다. 오히려 사회 전체로부터 더 심한 멸시와 배척을 받았다.결국 큰 잘못을 저지르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은 사회
은 회장의 포효는 입을 열려고 하던 모든 사람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시후의 손에 맡길 수는 없었지만, 은 회장에게 아직 탈출구의 열쇠가 쥐어져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때 그들이 가장하면 안 되는 것은 바로 공개적으로 은 회장과 척을 지는 일일 것이다. 만약 은 회장이 정말로 상대방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돈을 써서 이 난리에서 벗어나기라도 한다면, 나중에 일이 처리된 후 대놓고 자신에게 등을 돌린 사람들을 찾아내어 정리할 것이다.그러자 은정공은 아버지의 말에 반기를 드는 것을 포기하고 앞장서서
스티브 로스차일드는 급히 말했다.“사방보당은 본래 한국의 물건입니다. 그러니 한국으로 돌아가는 게 당연히 가장 바람직하지 않겠습니까…”시후는 다시 물었다.“당신 아버지는 꿈에서도 사방보당이 로스차일드 가문으로 돌아오길 바랄 텐데... 그런데 당신은 왜 같은 생각이 아니지?”스티브 로스차일드는 시후가 자신의 입장을 시험한다고 여겼다. 그래서 그는 즉시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선생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 아버지는 아직도 구시대적 제국주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한 번 빼앗았으면 자기 것이라는 식이지요.
그 때 릴리의 모든 시선은 눈 앞의 어린 묘목에 쏠려 있었다. 땅에 무릎을 꿇고 묘목을 유심히 바라보는 릴리의 얼굴에는 감격이 가득했다.반면 옆에 서 있는 시후는 싱그러운 초록빛 새싹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시후는 그 옆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그토록 쏟아졌던 비의 흔적이,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12년 간의 의무교육이 시후에 머릿속에 남긴 것은 단 한 줄의 문장이었다.‘이건 비과학적이야.’아니면 이렇게 요약할 수도 있었다.‘이건 정말 말도 안 돼.’시후는 자신의 몸을 머리에
정오 무렵, 시후가 혼자 한인타운의 한 분식점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이민국 소속 차량 두 대가 사이렌 없이 경광등만 조용히 번쩍이며 갑자기 식당 앞에 멈춰 섰다.시후는 그 장면을 지켜보았지만 아무 일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고 계속 식사를 했다.그때 경찰관 몇 명이 빠르게 식당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들은 사진 한 장을 들고 손님들 얼굴을 하나하나 대조하다가, 갑자기 시후 앞에 멈춰 서서 큰 소리로 물었다.“말레이시아에서 불법 입국한 SIHU AN이 맞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들고 무고한 표정으로 천천히 고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