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로스차일드 가문의 재력은 이미 외부인이 감히 가늠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수십 년 동안 그들은 수많은 산업 분야에 걸쳐 공개적, 비공개적으로 투자해왔다. 케이맨 제도와 버진 아일랜드에 등록된 오프쇼어 기업들은 상장되지 않은 이상 주주 정보를 공개할 필요가 없었고, 그 안에는 로스차일드 가문이 지분을 보유하거나 심지어 지배하고 있는 기업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다. 그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조차 정확히 파악할 방법은 없었다.설령 상장 기업이라 해도, 주식시장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매입한 지분을 전부 집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게다가 로스차일드 가문은 전 세계 곳곳에서 부동산, 에너지, 광산,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있었다. 말하자면 어떤 산업이든 한 번 ‘바람’을 타기만 하면, 그들은 반드시 그 흐름 속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식민지 시대, 대영제국이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 불렸던 이유는, 거의 모든 시간대에 식민지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태양이 비치는 곳마다 그들의 영토가 있었던 셈이다.그리고 로스차일드 가문은 경제 영역에서의 ‘해가 지지 않는 제국’과도 같았다. 전 세계에서 돈이 되는 산업이라면 거의 빠짐없이 그들의 영향력이 미쳐 있었고, 어디서든 기회가 생기면 반드시 그들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예를 들어 AI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그들은 엔비디아 지분만으로도 이미 최소 3,000억 달러 이상의 평가 이익을 거두고 있었다. 여기에 AI 산업 전반에 걸친 투자 가치를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이처럼 거대한 금융 제국의 자산을 만약 완전히 감사한다면, 총 규모는 10조 달러를 훌쩍 넘길 가능성도 충분했다.그래서 900억 달러의 현금 정도는, 하워드가 전화 한 통과 몇 마디 지시만으로도 조용히 노르웨이 왕실의 스위스 은행 계좌로 이체해버릴 수 있는 수준이었다.헬레나는 입금 완료 알림을 받은 뒤에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곧이어
양측이 합의에 이르자, 헬레나는 곧바로 펜을 꺼내 계약서의 세부 내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전 과정은 휴대전화로 촬영되고 있었고, 헬레나가 노르웨이 여왕이라는 신분에 더해 온라인상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었기에, 하워드 로스차일드가 약속을 뒤집을 가능성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양측이 조항을 모두 확인한 뒤, 하워드 로스차일드는 계약서에 서명을 했고, 서로 계약서를 교환하면서 계약은 정식으로 효력을 갖게 되었다.모든 절차가 끝나자, 헬레나는 계약서를 정리해 넣고 촬영을 종료한 뒤 말했다.“로스차일드 회장님, 협력하게 되어 기쁘군요!”하워드 로스차일드는 곧바로 물었다.“여왕 폐하… 이제… 약을 주실 수 있겠습니까?”“물론이죠.”헬레나는 망설임 없이 거풍환을 건네며 말했다.“노르웨이 왕실은 재산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지만, 약속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하워드 로스차일드는 떨리는 손으로 약을 받아 들었다. 복용 방법을 물어보려는 순간, 헬레나가 먼저 말했다.“그대로 삼키시면 됩니다.”그 말을 듣자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곧바로 약을 입에 넣었다.순식간에 알약은 입 안에서 녹으며 이전보다 훨씬 강한 열기를 내뿜었고, 위장으로 빠르게 흘러들어갔다. 그 열기는 순식간에 몸 안으로 퍼져나갔다.하워드 로스차일드는 마치 쪼그라든 풍선이 단숨에 공기를 채우는 것처럼, 온몸에 힘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이전에 침대에 반쯤 기대어 있던 그는, 몸에 힘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고 이전보다 더 강해진 것을 알아차렸다.하워드 로스차일드는 약간의 힘으로 그대로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몸에는 더 이상 떨림이나 경련이 전혀 없었다.흥분을 감추지 못한 그는 곧바로 침대에서 내려와 걸음을 옮겨보았다. 다리의 힘과 균형감은 기대 이상으로 안정되어 있었다.뇌졸중 이전에도 몸이 이미 꽤 쇠약해져 있었고, 지팡이를 짚지는 않았지만 걸음걸이는 비틀거리는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몇 걸음 걸어보니, 날아다
헬레나는 이어서 말했다.“회장님, 사실 엔비디아 주요 주주들 가운데 상당수가 로스차일드 가문과 연결되어 있죠. 기관 투자든 개인 투자든, 이미 깊이 관여하고 계시고요. 게다가 주식시장에서도 상당한 유통 주식을 보유하고 계시잖아요. 무엇보다 그 지분을 확보하신 시점이 매우 빨랐기 때문에, 단가도 낮았을 테고요.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지금처럼 1조 달러를 넘어서는 과정에서, 이미 충분히 큰 수익을 거두셨을 겁니다.”하워드 로스차일드는 방금 100억 달러를 양보 받은 덕분에 기분이 조금 누그러진 상태였지만, 자신의 내막을 꿰뚫는 말을 듣자 곧바로 변명했다.“그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투자로 번 돈과… 지금 이 거래는… 구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여왕 폐하…”“맞는 말이죠.”헬레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럽게 말했다.“하지만 제가 하드웨어 비용으로 100억 달러를 양보해드린 건, 바로 그 엔비디아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회장님께서는 엔비디아에서 해당 AI 모델의 장비를 대량 구매하셔야 할 텐데, 주주 입장에서 대규모 구매를 하신다는 건, 결국 내부적으로는 자금이 순환되는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죠.”“첫째, 외부 기준으로는 100억 달러라고 해도, 실제 구매 비용은 그보다 훨씬 낮을 가능성이 큽니다.”“둘째, 회장님은 주주이시니 해당 주문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일부를 다시 가져가시게 되죠.”“셋째로, 이번 주문은 분명 엔비디아의 판매량과 주가 상승을 끌어올릴 겁니다. 주가가 오르면, 당신들은 그 안에서 또 이익을 얻을 수 있죠. 기관을 통해 보유한 지분에서는 기업 가치 상승에 따른 평가 이익을 얻고, 주식시장에서 보유한 유통 주식에서는 직접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결국 미국 시장의 어느 단계에서든 당신들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계산해 보면, 실제로 부담하는 비용은 100억 달러의 10%도 채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헬레나는 말을 정리하며 말했다.“그래서 제 최종 조건은 이렇습니다. 현금
하워드 로스차일드가 점점 격앙되는 모습을 보이자, 헬레나는 전혀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회장님, 너무 성급하게 화내지 마세요. 아직 말씀드리지 않은 조건이 하나 더 있습니다.”잠시 말을 멈췄다가, 그녀는 다시 이어 말했다.“제가 해당 AI 모델을 요구하는 이유는 개인적인 용도 때문입니다. 상업적으로 사용할 생각은 전혀 없어요. 그러니까 기존 시장에는 어떤 영향도 주지 않죠. 단지 동일한 복제본을 하나 만들어 제 개인적으로 사용하겠다는 것뿐입니다. 회장님 입장에서는 복사본을 하나 제공하고, 장비 한 세트만 마련해주시고, 유지보수 비용을 20년 동안 부담해주시는 정도인데… 비용이 그렇게까지 크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요?”하워드 로스차일드는 냉정하게 되물었다.“어떻게 확신할 수 있지요… 그걸 상업적으로 사용하지 않을 거라는 걸… 내가 어떻게 믿을 수 있습니까?”헬레나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그래서 지금부터 말씀드릴 조건이 중요한 거죠. 회장님은 저에게 1,000억 달러를 지급 하시되, 그중 500억 달러는 향후 20년에 걸쳐 매년 25억 달러씩 로스차일드 가문에 반환한다는 조항이 포함한 계약을 체결하는 겁니다.”“만약 중간에 제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의 업데이트나 유지보수를 중단하신다면, 저 역시 즉시 반환을 중단할 겁니다.”“반대로 제가 AI 모델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경우, 회장님께서는 즉시 유지보수를 중단하실 수 있고, 노르웨이 왕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500억 달러 전액 반환을 요구하실 수 있습니다.”“모든 조건은 계약서에 명확히 기재되고, 법적으로 보호받게 될 겁니다.”하워드 로스차일드는 언짢은 기색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결국 내가 1,000억 달러를 주고, 여왕님은 그걸 신탁에 넣어 운용하시겠죠. 지금 미국 금융시장의 평균 수익률만 봐도, 매년 최소 수십억 달러의 이자가 발생할 텐데요!”“게다가 복리까지 계산하면 그건 정말 천문학적인 금액이 됩니다… 이건 결국 제 돈으로 수익을 만들어내는 거 아닙니
헬레나는 말을 마치고 덧붙였다.“사실 회장님께서 가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실 수 있다면, 이 돈은 아껴두시는 것도 방법이겠군요. 이 돈은 앞으로 가문의 발전에 더 큰 역할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어쩌면 훗날 후손들이 회장님을 기리는 기념비를 세울지도 모르겠네요.”하워드 로스차일드는 속이 쓰린 듯 복부를 움켜쥐며 손을 내저었다.“그… 그만하십시오… 거래라면… 가격을 제시하셨으니… 저도 흥정을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럼… 한 번에 결론을 낼 가격을 말씀드리겠습니다…”그는 손가락 다섯 개를 펼치며 단호하게 말했다.“500억 달러입니다! 이 이상은 절대 안 됩니다! 더 이상이면… 건강이 회복되더라도 마음이 무너질 겁니다… 수백억, 수천억 달러를 썼다는 생각에… 노후가 불행해질 것 같아서요…”수백억, 수천억 달러를 단 한 알의 약에 쓰는 일은 하워드 로스차일드로서는 도저히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어떤 사람은 돈이 없어도 통 크게 쓰기도 한다.반면 어떤 사람은 돈이 많을수록 더 인색해진다.누군가는 건강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말한다.또 누군가는 건강을 위해 치러야 하는 값이 너무 비싸지면 차라리 포기하겠다고 생각한다.하워드 로스차일드의 심리는 그 두 가지가 반쯤 섞인 상태였다.겉으로는 아닌 척했지만, 사실 그는 누구보다 건강을 되찾고 싶어 했다. 평생을 성공가도로 달려온 인생이, 뇌졸중 하나로 이렇게 무너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하지만 동시에 분명한 것은, 건강을 위해 1,000억 달러를 지불하는 것 역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이었다.‘망할 뇌졸중으로 당장 죽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누워 지내는 것과 건강하게 사는 것의 차이가 1,000억 달러라면 차라리 1,000억을 아끼는 쪽이 낫지 않나…’하워드 로스차일드의 머릿속에는 이런 계산이 끊임없이 맴돌고 있었다.물론 헬레나 역시 진심으로 그 정도 금액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시후가 생각한 기준으로는, 100억에서 200억 달러
하워드 로스차일드는 1억 달러면 이미 천문학적인 금액이라고 생각했다. 그 정도면 충분히 성의를 보인 것이라 여겼던 것이다. 하지만 헬레나는 그 금액을 듣고도 흥정조차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돌아서려 했다.조금 전 몸으로 직접 효과를 느낀 그는, 10분의 1만으로도 이 정도라면 한 알 전부를 복용하면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그러자 하워드 로스차일드는 다급하게 말했다.“여왕 폐하… 모든 건… 충분히 협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바로 돌아서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헬레나는 차분하게 말했다.“하워드 회장님, 저는 상황 판단이 안 되는 사람과는 거래하지 않습니다. 회장님께서 자신의 건강을 1억 달러로 평가하신다면, 저로서는 더 이상 이야기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죠. 저는 돈이 많지는 않지만, 제 건강이 그 정도 가치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하워드 로스차일드는 말문이 막혔다.그는 헬레나가 가격 문제를 이렇게까지 ‘가치’의 문제로 끌어올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이 말대로라면, 돈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는 뜻이 아닌가?자신은 조 단위 자산가였다. 이 상황에서 도대체 얼마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인가?그때 헬레나는 무언가 떠오른 듯 말했다.“아, 참. 오늘 이런 기사를 봤습니다. 한 레이싱 선수의 가족이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개인 차량을 경매에 내놓았다는 이야기였죠. 그 선수는 몇 년째 혼수상태에 있고, 가족들은 이미 수억 유로의 치료비를 지출했다고 하더군요. 적절한 비유는 아닐 수 있지만… 만약 회장님께서 그런 상태로 누워 계신다면, 가족들이 1억 달러만 쓰고 포기할까요? 아니면 회장님께서도 그 정도만 쓰길 바라시는지요?”“그건...”하워드 로스차일드의 얼굴이 붉어졌다.자신이 제시한 금액이 너무 인색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와 동시에 하워드 로스차일드는 헬레나의 직설적인 화법에 체면이 크게 구겨지고
시후는 릴리의 그런 반응에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지금 릴리의 맥을 짚는 건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 그녀의 두통은 병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영기로 인한 내상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직접 약간의 영기를 그녀의 머리로 흘려보내 손상된 부위를 회복시키는 것이었다.그러나 시후는 잠시 망설였다. 릴리의 정체가 평범하지 않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그 ‘골칫덩이 반지’만 봐도, 비록 영기를 다루지는 못한다 해도 영기가 어떤 것인지 정도는 알고 있을 터였다.예를
밤이 완전히 내려앉을 무렵, 거북등 산 중턱의 캠핑장은 모닥불과 숯불 화덕이 한꺼번에 타오르기 시작했다. 각자 준비해온 재료에 시후가 넉넉히 사온 고기와 술이 더해지며 저녁상은 아주 풍성 해졌다.그리고 시후가 술에 미세한 영기를 섞어둔 덕분에 사람들은 아무리 술을 마셔도 졸음이 오지 않았다.영기는 사람들의 체력이나 병을 고치진 못했지만, 오늘 밤만큼은 피로를 완전히 차단해주는 역할을 했다. 게다가 오시연도 절대 눈치챌 수 없는 정도의 양이었다.산은 원래 일교차가 큰데 여기에 산 중턱의 고도가 더해지니 밤이 되자 금세
이화룡이 들고 온 파편이 시후의 것이라는 말을 듣자, 제이크 한의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런 뒤 그는 중얼거렸다. “은 선생님의 물건이라고? 그럼... 심각한 위험에 처한 거잖아?!”그는 즉시 몸을 숙여 폭발 현장을 세밀하게 살폈다. 폭발의 충격파 방향을 확인하던 그는, 이어 땅 위에서 더 많은 조개 껍질 조각들을 발견했다. 그의 얼굴빛이 순식간에 잿빛으로 변했다. “물건이 폭발 중심에서 이렇게 가까웠다니... 그렇다면 폭발이 일어날 때 바로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은데요?!”이화룡의 동공이 흔들렸다. 이화룡은 눈
그러자 장호식은 속으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보아하니 골동품 장사를 완전히 접을 일은 아니네. 인생의 즐거움 절반은 여기서 나오거든... 나중에 이화룡 형님 쪽이 그리 바쁘지 않으면, 이따금씩 여기 와서 재미 좀 봐도 되겠어.’ 장 사장이 속으로 즐거운 셈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가움이 묻어나는 웃음과 함께였다. “어이쿠, 장 사장, 언제 다시 나와서 노점을 벌였나?” 장 사장이 고개를 들어 보니, 곧바로 공손한 기색이 얼굴에 떠올랐다. “아이구, 부회장님! 김상곤 부회장님, 정말 오래 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