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까만 눈으로 조수아를 바라보던 차서윤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정말 수아라고 부르고 말도 편하게 해도 돼?”“당연하죠. 촌수로 따지면 오빠의 아내인데 나이는 중요하지 않죠. 나중에 우리 같이 애들 데리고 놀러도 가고,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래요. 친구 한 명 더 생겨서 좋네요.”차서윤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고마워. 이런 가족이 생겨서 나도 너무 좋아.”몇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천우가 아림의 손을 잡고 유치원 안에서 걸어 나왔다.조수아가 차서윤의 손을 잡은 것을 본 천우는 반짝이는 큰 눈
송학진의 말에 아림은 까맣고 반짝이는 눈을 휘둥그레 뜨며 믿기 어렵다는 듯 송학진을 보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아저씨, 우리 엄마를 좋아하게 되셨어요? 엄마랑 결혼해서 내 아빠가 되어주겠다는 거예요?”아림의 눈이 놀람과 기쁨으로 반짝이는 것을 보자 송학진은 마음이 아파 아림의 볼을 쓰다듬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아림아, 난 네 친아빠야. 천우 오빠와 문주 아저씨의 관계처럼 우리도 피를 나눈 그런 사이야.”아림은 송학진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듯 머루알같이 큰 눈을 천천히 깜박이며 송학진을 빤히 쳐다봤다.‘천우 오빠와
“나도 앞으로 아빠와 엄마가 있는 사람이라 너무 행복해요.”송학진은 웃으며 아림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아림의 눈에 비친 기쁨을 보자 송학진은 갑자기 찾아온 행복에 마음이 벅차올랐다.송학진은 지금까지 아림에게 못 해준 것들을 전부 다 해주고 싶었다.예쁜 치마도 사주고 함께 세계 여행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싶었다.송학진은 웃음을 머금은 채 아림을 바라보며 앞으로의 계획들을 반복해서 이야기했고 아림은 기분이 좋아져 그를 보고 활짝 웃고 있었다.거실에서 웃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던 차서
송학진의 이런 모습이 낯설면서도 익숙했던 차서윤은 몸을 피하려 했지만, 자신의 팔을 꽉 껴안고 있는 송학진을 당해낼 힘이 없어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차서윤은 치아가 벌어졌고 송학진은 마치 오래 굶은 늑대처럼 탐욕스럽게 키스를 퍼부었다.차서윤은 정신이 까마득해 낫고 숨을 쉬기 힘들었다.천우와 통화를 하고 있던 아림은 갑자기 주방에서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조용히 문 쪽으로 달려가 고개만 살짝 내밀고 안을 들여다보았다.눈 앞에 펼쳐진 장면에 아림은 깜짝 놀랐다.텔레비전에서 본 것처럼 아빠가 미친 듯
천우가 내려오자 육상근은 손짓하며 말했다.“천우야, 이쪽에 와서 앉아. 몇 시간 동안이나 널 못 봤어.”천우는 짧은 다리로 달려가 육상근의 품에 안겨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할아버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어떤 것부터 들으실 거예요?”육상근은 웃으며 천우의 볼에 입을 맞추고 말했다.“좋은 소식부터 들어보자꾸나.”“좋은 소식은 외삼촌께서 아내를 찾았다는 거예요. 딸도 있어요. 놀랍죠?”이 소식에 육상근과 박주영은 놀란 듯 되물었다.“정말 좋은 일이구나. 외할아버지께서 알고 정말 기뻐하지 않으시던?”“외할
육상근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맞아. 우리 천우 정말 사랑스럽고 예쁘지. 보는 사람마다 이뻐 하잖아. 할아버지가 널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단다.”천우는 웃으며 음료수가 들어있는 잔을 들고 말했다.“자, 제가 한잔 올릴게요. 우리 외삼촌의 솔로 탈출과 저한테 아내가 생긴 것을 축하하며 건배해요.”육문주는 웃으며 천우의 머리를 한 대 가볍게 때리며 말했다.“어린놈이 벌써 아내를 입에 달고 살아? 나도 너처럼 이러지는 않았어.”천우는 육문주를 슬쩍 흘겨보며 말했다.“외삼촌이 그러는데 엄마가 외할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그날 송진 그룹 송년회에 참석했던 차서윤은 어머니로부터 급한 일이 있으니 집에 빨리 돌아오라는 전화를 받았다.차서윤은 즉시 송학진에게 휴가를 신청하고 집으로 향했다.송학진은 그 당시 술을 좀 많이 마셔 의식이 흐리멍덩한 상태였고 차서윤은 집으로 떠나기 직전 송학진에게 몸 상하니 과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차서윤이 막 표를 사고 차에 오르자 동료한테서 전화가 걸려와 송학진이 단순히 술을 많이 마셔서 취한 것 같지가 않고 어딘가 이상하다고 했다.송학진 같은 부잣집 도련님은 줄곧 많은 여자가 갖고 싶어 하는 대상이었다.만약 누군가
송학진의 말에 볼이 뜨겁게 달아오른 차서윤은 감출 수 없는 뜨거운 눈빛으로 낮은 소리로 말했다.“학진 씨.”차서윤의 정서가 느껴지자 송학진은 끝내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을 놓아 버린 채 고개를 숙여 부드러운 차서윤의 살결을 깨물었다.강렬한 자극이 느껴지자 차서윤은 참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내며 두 손으로 송학진의 머리를 꼭 껴안고 그가 주는 사랑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잠옷이 천천히 그녀의 몸에서 흘러내리자 차서윤은 긴장한 마음에 눈을 감았다. 이미 이성과 자제력을 잃은 송학진은 차서윤의 온몸 구석구석에 입을 맞추었고 그녀
차유라와 말다툼이 벌어지려는 찰나 지켜보던 경호원이 다가가 제지하며 말했다.“고의로 대표님 약혼자의 헛소문을 퍼뜨리고 헐뜯는 당신들은 육엔 그룹에서 출근할 자격이 없습니다. 당장 이곳에서 나가세요.”쫓겨나는 여자들을 지켜보던 차유라는 그제야 뭔가를 깨달았다.사실 육천우는 그녀를 용서하는척하면서 이 모든 걸 직접 보면서 마음을 접기를 바란 거였다.차유라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문 채 강당 위에서 다정한 눈빛으로 허나연에게 목걸이를 걸어주는 육천우를 노려보았다.간간이 들리는 축복의 소리에 이가 부서지도록 악물고 있는데 차 교수의
내연녀라는 말에도 허나연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말했다.“차유라 씨, 이 시점에도 그런 말을 하는 거 보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요?”“허나연 씨, 저의 아빠가 천우의 스승이라는 걸 잊었어요? 천우가 배은망덕한 사람도 아니고 날 뭐 어떻게 할 거로 생각하는 거예요? 천우야, 안 그래?”차유라는 육천우한테 눈길을 돌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육천우는 침대에서 내려오더니 허나연의 곁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자기야, 우리 일단 연회에 먼저 참가하고 차유라는 연회
육천우는 손님들 접대하느라 한 바퀴 돌고 나니 머리가 좀 어지러워지자 자리를 찾아 앉아 휴식을 취했다.혼자 앉아 있는 육천우를 발견한 차유라는 바로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천우야, 왜 그래? 술 많이 마신 거야?”육천우는 반쯤 감은 눈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머리가 좀 어지럽네.”“내가 부축할게. 위층에 올라가 좀 셔.”차유라는 복무원을 불러 함께 육천우를 부축해 위층 방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육천우는 침대에 쓰러져 꼼짝하지 못했고 차유라는 그런 육천우에게 다가가며 불렀다.“천우야, 천우야.”아무리 불러
허나연은 그들의 말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어머니의 명성을 희롱하는 소리를 듣고 더는 억제 할 수 없어서 홧김에 달려 나가 그 여자의 뺨을 후려쳤다.“누가 감히 뒤에서 우리 엄마를 희롱하고 있어?”“허나연, 내가 틀린 말 했어? 차유라 씨랑 육 대표님이 서로 좋아하는 사이인 걸 알면서 매일 대표님 사무실에 드나들더니 내연녀가 아니면 뭔데?”허나연은 그들을 비웃으면서 말했다.“차유라가 당신들한테 그렇게 말한 거야?”“차유라 씨가 말해줄 필요가 있겠어? 회사 사람들 전부 그렇게 알고 있는데. 해외에 있는 3년 동안 차유라
육천우는 대중들의 환호 속에서 허나연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 주고는 몸을 일으켜 허나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나연아, 나 이제 키스해도 돼?”이 말은 분명 물음형이었지만 허나연이 대답도 하기 전에 커다란 손은 이미 그녀의 머리를 감싸 쥐고 촉촉한 입술로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있었다.현장에서는 축하의 환호성이 울려 퍼졌고 허나연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지만 육천우의 애틋한 마음에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둘은 얼마 동안 키스를 했는지도 모르고 서아의 목소리가 들릴 때 대서야 키스를 멈췄다.“아빠, 삼촌이랑 이모가 뽀뽀하
육천우의 말을 듣던 허나연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며 코를 훌쩍거리며 말했다.“왜 나한테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거야? 조금이라도 나쁘게 대했어도 내가 이 정도로 슬프진 않았을 거잖아.”육천우는 허나연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달래며 말했다.“애기야, 울지마. 오빠한테 이거 하나만 대답해 줄래?”허나연은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가 묻고 싶은 게 뭔지 나도 알아. 천우 오빠, 나 어릴 적부터 오빠랑 붙어 있는 걸 좋아했고 커서도 항상 오빠 옆에만 있었고 후에 사춘기가 되니까 오빠가 너무 간섭해서 자유가 없는 것이 싫
허나연은 의아해하며 고개 들어 까맣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육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떤 이벤트길래 이렇게 비밀스럽게 행동하는 거야?”허나연은 겉으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수도 없이 긴장해 하고 있었고 머릿속에 한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기대하면서도 긴장한 듯 하였다.육천우는 허나연의 눈을 막고 지하실에 있는 극장 쪽으로 향했고 따라가는 허나연의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갔다.“육천우, 대체 어딜 데리고 가는 거야?”육천우는 극장의 문을 열고 허나연의 눈을 가린 커다란 손을 내리며 사랑이 가득 담긴 목
“오빠 이제 다신 어딜 안 갈 거야. 알았지?”허나연은 붉어진 눈으로 입을 삐쭉 내밀면서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3년 전에 떠나면서 매일 연락한다고 해놓고 가서는 내 연락도 다 무시해 버렸으면서. 나 밤마다 오빠 전화 기다리다 잠들었단 말이야.”허나연은 술땜에 말투가 흐트러졌지만 육천우는 다 알아들을 수 있었고 듣고 나서 그의 마음은 칼로 베는 듯 아팠다.여태껏 육천우는 허나연이 자신을 귀찮아한다고만 생각했고 서로 성장 공간을 가져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해외에 나간 건데 허나연이 이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줄은
허나연은 입을 쀼죽하게 내밀고 육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뭔 생각했다고 그래. 나 혼자서 얼마나 자유스러웠는데.”허나연은 사실 자유스러웠던 건 맞지만 마음은 많은 공허함을 느꼈다.육천우가 항상 옆에서 이것저것 참견하여 허나연은 귀찮게만 느꼈었지만, 그가 해외로 떠나고 나서야 그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허나연은 사람들이 없을 때면 항상 조용하게 혼자 육천우랑 함께했던 나날들을 회상했었고, 커플들끼리 꽁냥 거리는것을 볼 때면 항상 옆에 있어 줬던 육천우를 생각했다.이 말을 들은 육천우는 웃으면서 허나연의 머리를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