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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2화

Author: 고능비
전씨 할머니는 자신과 남편이 키워낸 손자들에게 큰 자부심을 가지고 계셨다.

그녀의 손자들은 결코 속이 좁은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 형제는 모두 마음이 넓고 포부가 크며 아량이 넓고 너그러운 사람들이다.

마음이 넓으면 복도 따라오고 도량이 크면 인생이 밝아지는 법이다.

그러니 전씨 할머니의 손자들은 모두 복 많은 사람이다.

“오후에 과자를 만들어 선우민아 씨에게 갖다주는데 할머니의 얘기가 나왔어요. 그래서 문득 할머니가 생각났답니다.”

전씨 할머니는 행복한 웃음 지으며 말했다.

“그랬구나. 그런데 왜 지금에서야 할머니에게 전화하는 거야? 할머니 생각나면 바로 전화해야지. 어쩐지 오후에 자꾸 재채기가 나더라. 난 감기인가 싶어 생강차라도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창빈이가 할머니를 생각했구나.”

할머니 말투에 익숙한 전창빈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러고 나서 두 처남을 데리고 쇼핑하러 갔는데 너무 잘 돌아다녀서 애들은 하나도 안 힘들어하는데 저만 완전히 지쳤어요. 물건도 많이 사서 크고 작은 가방들을 전부 제가 들고 두 아이도 데리고 길 걸으니까 사람들이 다 쳐다보더라고요. 다들 저를 젊은 아빠인 줄 알았나 봐요.”

전씨 할머니가 흐뭇하게 웃었다.

“나도 젊은 증조할머니가 되어서 길 걸을 때 사람들이 날 쳐다보게 해주렴. 아이들을 잘 돌보는 건 너의 점수를 올리는 일이야. 민아 씨에게 잘 보이려면 민아 씨만 널 좋아해서는 안 되는 거야. 선우씨 가족과 친구들까지 네가 훌륭하고 민아 씨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게 해야 해.”

“저는 저희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전창빈은 뻔뻔하게 자랑했다.

손자의 자신감과 자부심에 전씨 할머니는 매우 익숙한 모양이다.

그녀의 손자 중에 자신 없고 소심한 아이가 어디 있겠는가.

아직 어린 막내 전지율조차도 그런 특성이 있었다.

아마 할머니를 닮은 것일지도 모른다.

전씨 할머니도 매우 당당하고 자부심이 강한 분이시다.

할머니가 이토록 훌륭하시니 손자들도 그렇게 자란 것이다.

어쨌든 전씨 할머니는 아홉 손자가 모두 대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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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우민수가 선우민아와 선우정아에게 사준 옷들도 사이즈가 틀리지 않을 것이다.기타 선우씨 가문의 따님들을 자주 만나지 못했던 전창빈이었기에 그녀들의 옷 사이즈를 알 턱이 없었다. 결국 두 아이가 알아서 사게 했다.그리고 그녀들이 선우민기 형제가 선물한 옷을 받고 맞지 않는다면 다시 가게에 가서 교환할 수 있도록 처리했다.“민기 도련님은 매우 똑똑하고 기억력도 좋아요.”선우민아가 말을 이었다.“똑똑한 녀석이죠. 하지만 너무 놀기 좋아해요.”그녀는 잠시 멈칫하다가 다시 말했다.“이제 일곱 살밖에 안 됐는데 이 나이의 아이들은 모두 놀기를 좋아하나 봐요.”“놀음에 탐하는 것은 아이들의 천성이에요. 도련님은 아직 어리니까 너무 많은 짐을 질 필요가 없어요. 놀 때는 마음껏 놀게 하고 학교에 다닐 때는 열심히 하게 하면 돼요. 그리고 학업이 도련님의 어린 시절을 모두 차지하게 해서도 안 돼요. 어린 시절에는 어린 시절의 즐거움이 있어야 하거든요.”선우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도 동생을 가르칠 때 이런 식이었다.놀 때는 마음껏 신나게 놀게 하고 공부할 때는 열심히 학업에 임하게 했다.“지금 조금 드시고 밖에 나가서 산책도 좀 하시면서 소화한 다음에 방에 들어가 쉬는 건 어때요?”전창빈이 그녀를 걱정하며 물었다.선우민아는 연회에서 요리를 잘 먹지 않았다.술도 적게 마셨고 심지어 안 마실 때도 있었다.그녀가 말할 때 전창빈은 술 냄새도 맡지 못했다.오늘은 술을 마시지 않은 듯했다.선우민아는 경계심이 매우 강한 여자였다. 그녀는 젊고 예쁘고 또 한 가문의 리더로서 그녀를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연회에서 조금만 방심하면 쉽게 사람들의 계략에 빠질 수 있기에 그녀는 자신에게 그런 뜻밖의 일이 일어나게 하지 않았다.오직 연회의 요리들을 먹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는 것뿐이었다.선우민아의 지위와 신분으로 그녀가 술을 마시고 싶지 않아도 그녀에게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A시의 모든 사람이 그녀가 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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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저는 서 있을게요.”전창빈이 주눅 들어서라서가 아니라 지금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선우민아가 아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이상, 선우씨 가문에서 그의 신분이 바뀌기 전까지는 그녀의 앞에서 신중하게 행동하고 싶었고 자신의 이미지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앉아요. 그렇게 꼿꼿이 서 있으면 창빈 씨랑 이야기할 때마다 머리를 들어야 해서 목이 아파요.”그녀가 그렇게 말하자 전창빈은 즉시 자리를 찾아 똑바로 앉았다.선우민아가 그를 잠깐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자세가 군인 같네요.”어린 초등학생처럼 선생님께 혼나지 않으려고 똑바로 앉아 있는 모습이기도 했다.전창빈은 대꾸하지 않았다.“애들이 저한테 사준 옷이랑 선물들은 전부 마음에 들어요. 창빈 씨가 오후 내내 두 아이를 데리고 쇼핑하느라 꽤 힘들었겠어요. 얼마나 썼는지 알려주시면 제가 갚아드릴게요.”전창빈이 말했다.“민기 도련님이랑 민수 도련님은 쇼핑을 정말 잘하더라고요. 도련님들이 힘들었는지는 몰라도 사실 저는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도 도련님들을 데리고 쇼핑하는 것이 좋았어요. 도련님들이 행복해하면 저도 행복하니까요. 예전에는 저도 쇼핑을 별로 안 했거든요.”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집사에게 말하면 알아서 준비해 주었고 다른 사람에게 줄 선물을 준비할 때만 직접 고를 뿐이었다.쇼핑은 그의 엄마나 숙모들이나 좋아하는 일이었지 어른이 된 후로 전창빈은 그의 엄마가 불러도 함께 쇼핑하는 것을 극히 꺼렸다.“평소에 하루 종일 요리만 하고 계셨겠죠.”전창빈이 웃었다.정말 그랬다.“어디에 맛있는 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거나 어떤 레스토랑의 특별 메뉴가 유명하다고 하면 꼭 찾아가서 먹어보곤 했죠. 그런데 대부분 제가 만든 것보다 못하더라고요.”선우민아가 웃으며 말했다.“타고난 요리사군요. 찬빈 씨 나이에 이렇게 실력이 뛰어난 건 정말 드문 일이에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창빈 씨가 만든 음식이 질리지 않으니까요.”전창빈이 부드럽게 말했다.“저는 큰아가씨의 평생 요리사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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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모여 춤을 추는 사람들은 모두 노동자들의 가족들이었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가족을 이해해 주었고 또 모두 리조트 아래에 살고 있어 이웃이자 동료 사이였다. 평소 자주 마주치는 사이기 때문에 너무 떠든다고 싸울 필요가 없었다.전창빈은 웃으며 말했다.“분위기도 좋고 시간 보내기도 좋네요.”할머니가 늘 가만히 있지 못하는 장난꾸러기 어른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전에는 할머니가 그들의 혼사로 바쁘게 지내셨는데 지금은 전창빈도 따라가야 할 목표가 생겼다.일곱 번째 동생 전유하와 여덟 번째 동생 전유림은 비록 성인은 되었지만 아직 젊고 사회에 나온 지 겨우 2년밖에 안 되었기에 전씨 할머니는 그들의 결혼 문제를 서두르지 않으셨다.아홉 번째 동생 전지율은 더 말할 필요도 없이 아직도 힘든 수능을 위해 공부하고 있었다.할 일이 없고 또 해가 가까워지니 전씨 할머니는 함부로 돌아다니지도 못해 늙은 자매들과 함께 수다를 떨고 집안 이야기를 하거나 지금처럼 같이 모여 춤을 추곤 했다.“그럼. 네 조카가 아직 태어나기 전에 내가 먼저 즐겁게 놀아야지. 아기가 태어나면 아기를 봐야 해서 즐겁게 놀 시간이 없거든.”전창빈은 어이없어 웃으며 말했다.“할머니가 아기를 봐주실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집에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아이 봐줄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거예요. 할머니는 그냥 구경만 하셔도 돼요. 할머니는 이제 우리 큰형수님 뱃속의 아기가 손녀라고 말하지 않으시네요?”할머니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할머니가 손녀라고 해봤자야. 우빈도 자기 이모 뱃속에 있는 건 여동생이 아니라 남동생이라고 하더구나. 우리 가문은 말이야. 남자들만 북적이는 곳이야. 나는 딸도 없고 손녀도 바라지 못했어. 이제 증손자 대에 가서 나오길 바라야지. 너에게 좋은 소식은 있어? 설날에 못 돌아오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설날인데. 네가 설날에 안 돌아오면 할머니가 네 부모님과 함께 너한테 찾아갈까? 겸사겸사 미래의 사돈에게도 인사할 겸.”전씨 할머니는 일부러 이렇게 말하셨다.전창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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