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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1화

Author: 고능비
이경혜가 우빈을 맡아주기로 하니 성씨 가문을 나서는 순간 하예진과 노동명의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막 결혼한 신부와 신랑만이 지을 수 있는 빛이 흘렀다.

노동명은 늘 곁을 지키던 두 명의 경호원에게 퇴근해도 좋다고 말했다.

오늘은 두 사람의 첫날밤이었다. 우빈마저 성씨 가문에 남겨두었으니 굳이 차가운 시선들을 끌고 하예진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운전대는 하예진이 잡았다. 다리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남편을 위해 그녀가 나선 것이다.

가끔 남편을 훔쳐보던 하예진은 피식 웃으며 물었다.

“오늘 밤 내내 저만 보시는데 지겹지 않아요? 처음 보는 사람도 아닌데 뭐가 그리 신기하다고.”

노동명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

“좋아서 그래. 내 눈에는 네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야. 아니, 김태희보다도 더 아름다워.”

오늘 밤 그의 입에서는 마치 달콤한 꿀을 머금은 듯 쉴 틈 없이 사랑의 말을 쏟아냈다.

“봐도봐도 자꾸 보고 싶어. 이모 댁에서는 괜히 놀림 받을까 봐 참았는데 지금은 우리 둘뿐이잖아. 난 이렇게 너만 보고 있을 거야.”

하예진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오늘 처음 알았네요. 당신 입이 이렇게 달콤한 줄은.”

“꾸며내는 게 아니라 진심이 흘러나온 거지.”

노동명은 진지하게 말했다.

하예진도 알고 있었다. 그의 성격상 억지로 달콤한 말을 꺼내는 사람은 아니란 것을.

윤미라가 예전에 노동명과 손은경을 엮어주려 했지만 그는 끝내 한 마디 달콤한 말도 꺼내지 못했다. 어린 시절부터 안면이 있던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 까닭은 단순했다. 그는 손은경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손은경이 능력이 있고 조건이 좋다 한들 사랑 없는 인연은 결코 그를 흔들 수 없었다. 그의 마음은 이미 오래전부터 하예진에게로 향해 있었다.

그는 하예진이 예전의 뚱뚱한 여자에서 당당하고 빛나는 날씬한 여인으로 변하는 과정, 그리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 지금처럼 세련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되는 것을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하지만 사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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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891화

    이경혜가 우빈을 맡아주기로 하니 성씨 가문을 나서는 순간 하예진과 노동명의 마음은 한결 가벼웠다. 두 사람의 얼굴에는 막 결혼한 신부와 신랑만이 지을 수 있는 빛이 흘렀다.노동명은 늘 곁을 지키던 두 명의 경호원에게 퇴근해도 좋다고 말했다.오늘은 두 사람의 첫날밤이었다. 우빈마저 성씨 가문에 남겨두었으니 굳이 차가운 시선들을 끌고 하예진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운전대는 하예진이 잡았다. 다리를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남편을 위해 그녀가 나선 것이다.가끔 남편을 훔쳐보던 하예진은 피식 웃으며 물었다.“오늘 밤 내내 저만 보시는데 지겹지 않아요? 처음 보는 사람도 아닌데 뭐가 그리 신기하다고.”노동명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좋아서 그래. 내 눈에는 네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이야. 아니, 김태희보다도 더 아름다워.”오늘 밤 그의 입에서는 마치 달콤한 꿀을 머금은 듯 쉴 틈 없이 사랑의 말을 쏟아냈다.“봐도봐도 자꾸 보고 싶어. 이모 댁에서는 괜히 놀림 받을까 봐 참았는데 지금은 우리 둘뿐이잖아. 난 이렇게 너만 보고 있을 거야.”하예진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오늘 처음 알았네요. 당신 입이 이렇게 달콤한 줄은.”“꾸며내는 게 아니라 진심이 흘러나온 거지.”노동명은 진지하게 말했다.하예진도 알고 있었다. 그의 성격상 억지로 달콤한 말을 꺼내는 사람은 아니란 것을.윤미라가 예전에 노동명과 손은경을 엮어주려 했지만 그는 끝내 한 마디 달콤한 말도 꺼내지 못했다. 어린 시절부터 안면이 있던 사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그 까닭은 단순했다. 그는 손은경을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아무리 손은경이 능력이 있고 조건이 좋다 한들 사랑 없는 인연은 결코 그를 흔들 수 없었다. 그의 마음은 이미 오래전부터 하예진에게로 향해 있었다.그는 하예진이 예전의 뚱뚱한 여자에서 당당하고 빛나는 날씬한 여인으로 변하는 과정, 그리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 지금처럼 세련되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되는 것을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하지만 사실 그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890화

    우빈은 하예진을 올려다보며 물었다.“엄마, 그래도 돼요? 오늘 밤 여기에서 자고 싶어요. 내일 엄마가 여기로 와서 저를 아빠 집으로 데려다주시면 안 돼요?”하예진은 전 시어머니에게서 전화 받은 뒤 우빈의 생각을 먼저 물었다. 우빈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며칠 동안 주씨 집안에 가서 할아버지와 할머니 곁에 있어 드리고 싶다고 했다. 하여 내일 아들을 그 집안에 보낼 계획이었다.하예진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래, 오늘은 여기에서 자. 내일 엄마가 데리러 올게. 그리고 아빠 집까지 데려다줄게.”그녀는 조금 뒤 주형인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아침 일찍 보내는 것이 아니라고 알리기로 마음먹었다. 주씨 집안 사람들이 새벽부터 기다리지 않게 하려는 배려였다.엄마의 허락을 받자 우빈은 기쁜 듯 팔짝 뛰며 이경혜에게 달려갔다.“엄마가 허락하셨어요! 저 오늘 밤 여기에서 잘래요. 동생이랑 같이 놀 거예요!”말을 마치자 우빈은 신나게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요즘 작은 동생은 나날이 귀여워지고 있었다. 우빈이가 무슨 말을 하면 동생도 옹알옹알 대답하듯 반응해 주니 그 모습이 매우 재미있었다.하예진은 웃으며 말했다.“이모, 그럼 우빈을 잘 부탁드려요. 하루만 신세 질게요.”그녀는 이경혜가 자신과 노동명을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주려는 의도를 알고 있었다. 오늘은 두 사람이 합법적으로 맺어진 첫날 밤이었다.우빈과 함께 있으면 그저 눈빛만 주고받으며 참아야 했을 터였다.오늘 우빈은 유난히도 신나 보였다. 이렇게 흥분한 날에는 잠들기까지 시간이 한참 걸려 어쩔 수 없이 품에 안아 오랫동안 재워주어야 했다.하여 우빈을 집으로 데려가지 않으면 그들도 숨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작은 방해꾼이 불쑥 튀어나오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합법적인 부부가 된 이상 당연히 아이 앞에서는 차마 할 수 없는 일들도 이제 자연스럽게 할 수 있게 되었다.이경혜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우빈이가 집에 있으면 우리가 더 기뻐. 너의 비서 할아버지도 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889화

    서현주가 입을 열었다.“눈이 그렇게 부은 건 예진 씨가 다시 결혼해서예요? 이제는 예진이와 재혼할 기회가 완전히 사라졌으니까?”주형인은 서둘러 고개를 저으며 변명했다.“현주야, 난 한 번도 예진과 재혼할 생각을 해본 적 없어. 그건 불가능한 일이야. 난 오직 너만 기다릴 거야. 네가 몇 년이 걸려 나오든, 언제 나오든 나는 널 기다릴 거야.”그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덧붙였다.“예진이가 다시 시집가는 걸 보면 정말 힘들어. 더군다나 내 아들을 데리고 시집을 갔으니까. 앞으로 내 아들이 다른 남자를 아빠라고 부르겠지. 나랑은 자주 함께 있지도 못하는데 우빈이가 점점 그 사람만 따르고 날 멀리할까 봐 두려워.”서현주는 잠시 주형인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렇다면 당신은 시간이 날 때마다 더 자주 우빈의 곁에 있어야죠. 친부자 관계라도 정은 쌓아야 유지되는 건데... 예진은 누구한테 시집간 거예요? 노동명 씨한테요?”“그 사람 말고 누가 있겠어? 늘 예진이를 독차지하려고 했는데. 예진의 곁에 다른 남자만 오면 어떻게든 쫓아내어 지금 곁에 남은 사람은 그 사람뿐이야. 이제야 겨우 원하는 대로 됐네. 결국 예진을 끝까지 지켰지.”서현주의 입술이 가볍게 떨렸다.“예진이가 드디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네요. 노동명 씨는 믿고 의지할 만한 남자예요. 예진은 저보다 훨씬 더 복이 많은 여자예요. 예진의 선택은 결코 틀리지 않았어요. 잘못된 건 오히려 저였어요.”그 말을 끝으로 서현주는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형인을 돌아보지도 않고 떠나버렸다.주형인은 그녀의 등을 바라보다가 황급히 일어나며 이름을 불렀지만 서현주는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서현주! 난 널 기다릴 거야. 나에게는 이제 너뿐이야. 끝까지 널 기다릴 거야.”서현주는 교도관에게 이끌려 사라졌고 그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들었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듣지 못했다 해도 역시 달라질 건 없었다. 이미 그녀의 마음은 산산이 부서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888화

    ‘왜 눈물이 나지?’주형인은 스스로 잘 알면서도 그 이유를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결국 그는 이마를 운전대에 붙인 채 슬프게 눈물을 쏟아냈다.그리고 기분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나서야 겨우 운전대를 잡고 주민센터 앞을 떠나 교도소로 향했다.그가 면회를 청하자 서현주는 유리창 너머로 다가왔다.주형인의 두 눈이 붉게 부어 있는 걸 본 순간 서현주는 깜짝 놀라 수화기를 움켜쥐었다.“왜 그래요? 울었어요? 설마... 부모님한테 무슨 일 생긴 건 아니죠?”서현주의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김은희와 주서인에 대한 원망이 깊게 자리하고 있었다. 심지어 속으로 그 모녀가 차라리 사고라도 당해버렸으면 하는 생각까지 했었다.김은희가 저승사자에게 끌려가면 얼마나 속이 시원할까.애당초 칼로 주형인을 찔렀을 때 주서인이 동생을 구하려 달려들었을 적에 그대로 찔러 죽여야 했다.모든 화근은 주서인에게서 비롯되었다. 늘 시비를 걸고 이간질을 일삼던 주서인 탓에 서현주와 주형인이 결국 이런 지경까지 내몰린 것이다.오늘의 이 파국, 그 뿌리에는 김은희 모녀가 있었다.서현주는 지금도 굳게 믿고 있었다. 그 두 여자 때문에 자신과 주형인이 이렇게까지 처참한 지옥에 내던져진 것이라고.“아니야. 다들 멀쩡해.”주형인도 잘 알고 있었다. 서현주가 세상 모든 걸 다 내려놓을 수 있을지언정 그의 어머니와 누나에 대한 원망만큼은 내려놓지 못한다는 것을.그녀들이 과거에 얼마나 지나치게 행동했는지 알기에 주형인은 감히 그녀들 편을 들 수도 없었다.“그럼 대체 왜 울었어요? 울다 울다 눈이 이렇게 붓도록... 저의 부모님께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죠?”서현주는 다시 다급하게 물었다.그녀의 부모 역시 나이가 들어가고 있었다. 딸의 일로 고향 사람들의 비난을 받으면서도 오랫동안 교도소로 찾아와 주었지만 어느 순간 발길이 뚝 끊겼다.대신 가끔 누군가를 시켜 음식이나 옷 같은 것을 건네면서 전하고 싶었던 말을 함께 전하곤 했다.그것도 서현주의 오빠와 새언니가 그녀를 부끄럽게 여기며 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887화

    하예진은 경호원들에게 남편 휠체어를 밀어 달라고 하지 않고 직접 밀고 갔다. 그리고 차 앞으로 데려가서야 경호원 한 명이 그를 부축해 차에 태웠다.곧 세 식구를 태운 검은색 고급 차가 주민센터를 빠져나와 도로의 차들 속으로 스며들며 멀리 사라졌다.그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주민센터의 맞은편에 조용히 세워져 있던 한 대의 차가 천천히 움직였다. 운전석에는 주형인이 앉아 있었다.그는 하예진과 노동명이 혼인 신고하는 것을 막을 생각도, 막을 자격도 없었다.심심했던 주형인은 차를 몰며 시간을 보내려 했다. 요즘은 손님도 없었기에 목적지도 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새 주민센터 앞에 와 있었던 것이다. 그의 차는 꽤 멀리 주차되어 있었고 주민센터 입구에는 차량이 많이 주차되어 있었다.이혼 후 하예진은 전남편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주형인의 차가 이미 그곳에 주차된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주형인 본인조차 왜 이곳에 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서현주를 보러 가겠다고 김은희에게 말해 놓고서는 정작 발길은 주민센터 앞으로 향했다.그리고 반 시간 넘게 차 안에서 기다려서야 하예진과 노동명이 나타났다.오늘의 하예진은 단정한 옷차림에 날씬한 몸매로 우아하면서도 또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결혼 전에 회사에서 당당하게 일하던 그 모습이 그대로 되살아난 듯했다.사실 주형인은 늘 속으로 그녀를 질투했다. 회사에서 누구보다 빛나던 그녀가 자신보다 잘 나가는 것이 못마땅했다.하여 결혼한 뒤로 하예진을 달래어 직장을 그만두게 했다. 그리고 임신을 권하고 아이를 낳게 하여 집에 묶어 두면서 사회에서 멀어지게 만들고 전업주부로 살아가게 했다.주형인은 내심 통쾌했다.임신과 출산으로 관리할 틈이 없던 하예진은 살이 쪄서 예전의 날씬함을 잃었고 수입도 끊기면서 생활비를 달라고 하면서 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매달 돈을 받아 쓰는 모습에서 그는 우월감을 느꼈다. 그러다가 그 우월감은 금세 불만으로 바뀌었고 결국 외도로 이어졌다. 수년간의 사랑과 결혼은 그렇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886화

    하예진은 이제 노동명의 아내로 되었다.우빈은 처음부터 끝까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그는 하예진과 함께 노동명을 따라 주민센터에 들어왔는데 안에 있던 아저씨들과 아주머니들이 모두 환하게 웃으며 하예진 커플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지만 정작 그에게는 아무도 축하하지 않았다.우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엄마, 아저씨는 왜 그렇게 신나게 웃으세요? 종이 안에 뭐가 들어있어요? 저도 좀 보여주세요.”우빈은 고개를 들어 하예진을 바라보며 물었다. 노동명은 서류를 들여다보며 입이 귀에 걸릴 만큼 활짝 웃고 있었는데 아이 눈에는 그 모습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다.하예진은 노동명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동명 씨, 입꼬리가 귀에 닿겠어요.”“행복해서 그래. 정말 너무 행복해.”노동명의 웃음은 더욱 환해졌다.그날은 흐린 날씨였지만 간혹 햇살이 스며드는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그 어떤 햇살도 노동명의 미소만큼 빛나지는 못했다.하예진은 혼인관계증명서를 아들에게 건넸다.“자, 이건 엄마랑 아저씨의 혼인관계증명서란다.”우빈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그것을 받아서 보았다. 몇몇 글자는 알아볼 수 있었지만 전체적인 뜻은 이해하지 못했다.“엄마, 저도 있는데 사람들은 왜 저에게는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지 않아요?”“그건 말이지, 우빈아. 이건 엄마랑 아저씨가 혼인 신고를 해서 그래. 이제 엄마랑 아저씨가 부부관계거든.”하예진은 부드럽게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아들을 품에 안아 작은 얼굴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우빈아, 오늘부터는 우리 셋은 한 가족이야. 엄마랑 아저씨, 그리고 우빈은 이제 진짜 한 집 식구로 된 거야. 좋지? 이제 아저씨를 아빠라고 불러도 된단다.”우빈은 노동명의 얼굴을 한참 바라봤다.종일 웃는 바보 같은 모습의 노동명을 보면서 우빈은 입술만 달싹일 뿐 끝내 아빠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그에겐 이미 아빠가 있었으니까.늘 불러왔던 그 호칭이 입에 익숙했고 하예진 역시 주형인이 그의 친아빠라고 말해주었으니 더욱 그랬다.우빈은 노동명이 하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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