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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운기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다.

운기는 절대로 남에게 아첨하거나 치근덕대는 사람이 아니다. 때문에 학창 시절에 많은 괴롭힘을 당했지만 그는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았다.

운기는 남들처럼 권력이나 재력에 눈이 멀어 개처럼 꼬리를 흔드는 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생각보다 독특한 분이시네요. 하지만 임운기 씨 같은 사람은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드실 겁니다.”

수정이 말했다.

“남에게 아첨할 바엔 차라리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생각입니다. 제가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간다면 모두가 저한테 아첨하게 되어있죠.”

운기가 담담한 태도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수정은 운기가 다른 가문의 도련님들과 달리 큰 포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좋은 생각이긴 하지만 절대 불가능한 일입니다. 수원에서 의지할 만한 곳도 없으시면서 고작 백운각을 이겼다고 잘난척하시는 거예요?”

수정은 고개를 저으며 비웃었다. 그리고 잠시 멈추더니 계속 말했다.

“지금 사회는 싸움 잘한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니에요. 백운각은 말할 것도 없고 주씨 가문과 공손 가문이 임운기 씨를 없애려 한다면 지금 당장 수원에서 사라지실지도 모릅니다.”

운기가 웃으며 말했다.

“설마 저한테 경고하기 위해 이곳까지 찾으러 오신 거예요?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단도직입적으로 말씀하시죠.”

“제가 온 목적은 아주 간단해요. 저희 할아버지의 몸이 나아질 만한 방법이 따로 있는지 물어보기 위해서입니다.”

수정이 말했다.

“진씨 가문처럼 대단한 가문이 제대로 된 의사 하나 찾지 못해 절 찾으러 오신 건 가요? 보다시피 전 의사증조차 없는 사람이거든요.”

운기가 손을 벌리며 말했다.

“다른 의사가 치료할 수 있었다면 제가 굳이 임운기 씨를 찾으러 오지 않았겠죠. 묻는 말에나 대답해 주시죠.”

수정은 입을 삐죽거리며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진성훈은 나이가 많은 탓에 종종 질병에 시달려왔다. 이건 보통 의사가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아니다.

예전에 청했던 의사들은 확실히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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