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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1화

Author: 십일
요양 빌라에서 이조화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때, 정은이 제일 먼저 이조화를 의심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후 정은의 모든 행동은 이조화를 겨냥했다.

만춘미는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속으로 수십 번이나 이조화를 욕했다.

‘멍청하긴. 일이 다 끝났는데, 뭐가 급하다고 굳이 그때 섬으로 기어들어 가서 의심만 키우냐.’

자신이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끝까지 연기를 해 내며, 오미선 교수가 완전히 죽은 걸 확인한 뒤, 애도하는 표정으로 장례식장에 나타났을 것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자신의 약물학적 걸작을 확인했을 것이다.

그 후 태연히 섬으로 돌아갔겠지.

그리고 물론 돌아가기 전에 반드시 주안나 간호사를 처리했을 것이다.

이조화처럼 몇 달이 지나 정은이 호주까지 나타난 뒤에야 허둥대며 허점을 메우려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비밀 훈련소를 번거롭게 끌어들여 마무리하는 실수를 범하지는 않았을 터였다.

문서 끝에 적힌 만춘미의 진술은 섬뜩할 정도로 뻔뻔했다.

후회도, 반성도 없었다.

반대로 이조화는 눈물로 용서를 빌며 모든 걸 털어놓았다.

그러나 그것으로 자신이 저지른 죄가 가벼워지지는 않았다.

감형 따윈 없었다.

만춘미와 이조화의 결말은 뻔했다.

두 사람에게는 다시는 감옥 문을 나서 바깥 공기를 마실 날이 없을 것이다.

...

정은은 이를 악물었다. 억눌러도 억눌러지지 않는 감정이 가슴 깊은 곳에서 솟구쳤다. 손끝은 종이를 움켜쥔 채 떨렸고, 보고서 위엔 깊은 자국이 남았다.

너무나 분하고 원통했다. 이조화와 만춘미의 잔혹함이 원망스럽고, 피도 눈물도 없는 비밀 훈련소의 냉혈함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왜 자신이 그때 오미선 교수를 끝까지 붙잡지 못했을까...

‘그때 내가 조금만 더 단호하게 했다면...’

‘목숨을 걸고라도 교수님을 말렸다면...’

‘교수님은 이런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

‘설령 교수님이 날 원망하고, 미워하더라도... 이렇게 교수님을 허망하게 보내버리는 것보다는 나았을 거야.’

정은의 어깨가 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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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9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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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91화

    “민슬아, 너 도대체 뭐가 그렇게 걱정되는 건데?”지훈의 시선은 날카로웠다.마치 슬아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려는 것처럼.“나 점 봤어. 우리 미래가... 별로 안 좋아.”“점?”지훈은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그래, 그럼 내가 물어볼게. 어젯밤에 있었던 일도 점으로 나왔어? 지금 이 순간, 내가 너한테 느끼는 이 반응도 다 봤고?”“못 봤지?”“그런데 말이야, 너 일단 옷 좀 입으면 안 돼? 나도 입어야 하고...”“안 돼! 너도 입지 마!”슬아는 말문이 막혔다.‘이 사람 진짜 무슨 병 있어?’말은 그렇게 해놓고, 결국 지훈은 가운을 걸쳤다.그리고 옷장으로 가서 잠옷 한 벌을 꺼내 직접 슬아에게 건넸다.“입어.”“너 뒤돌아 있어.”“어제 다 봐놓고 지금 와서 뭐가 부끄러워?”“뒤돌아!”“알았어, 알았어. 안 볼게. 어차피 어젯밤에 볼 건 다 봤으니까...”“너 진짜...!”...슬아는 결국 아침을 먹지 못했다.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배고픔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너무 화가 났다.옷을 입고 다시 대화를 해봤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지훈은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했고 다시 만나자고 했다.슬아는 솔직히 말하면, 마음이 안 흔들렸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하지만 그 작은 흔들림보다... 슬아를 더 괴롭히는 건... 고동건이 말했던 ‘미래’였다.‘나랑 조지훈이 같이 있으면, 좋은 결말은커녕... 괜히 주변까지 휘말리는 거 아닐까...’게다가 또 하나.‘조지훈이 정말 큰 운을 타고난 사람이 아니면, 내가 이 사람한테 인생을 걸어버리는 건... 결국 운명도 못 바꾸는 거잖아?’‘진짜 마지막에 잘못되면 어떡해...?’‘그런데 그렇다고 사귀자고 해놓고, 나중에 다른 남자 만나러 가는 것도 말이 안 되지. 그건 너무 쓰레기잖아...’‘...’슬아는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결국 홧김에 슬아는 ‘은리’에게 지훈을 내쫓게 했다.왜 직접 안 쫓았냐면... 슬아는 밀어낼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예전엔 몰랐는데,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790화

    다음 날, 이른 아침이었다.겨울치고는 드물게 햇살이 얼굴을 내밀었다.부드러운 빛이 유리창을 통과해 창가에 내려앉았다.마치 흩뿌려진 금박처럼 잘게 부서져 반짝이며, 따뜻하게 퍼졌다.슬아는 더위에 잠에서 깼다.팔을 조금 움직이며 몸을 돌리려고 하는데, 손끝에 닿은 건 따뜻한 체온의 가슴이었다.슬아는 번쩍 눈을 떴다.정신이 번쩍 들었다.옆에 누운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기억들이 역류하듯 한꺼번에 밀려들었다.‘어젯밤에... 조지훈이 왔고...’‘조지훈이 나를 부축했고... 나는... 조지훈 등 뒤에 토했고...’‘옷을 빨아주겠다고 하다가, 내가 셔츠를 찢어버렸고...’‘조지훈이 욕실에 들어갔다가, 가운 입고 나왔고... 그리고...’‘세상에!!!’어젯밤 슬아의 모든 기억이 떠올라 버렸다.그때, 남자의 팔이 자연스럽게 슬아의 허리를 감쌌다.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귀 옆에서 울렸다.“깼어?”“응. 그, 그런데... 손 좀 풀어줄 수 있어?”“왜?”“나...”슬아는 침을 한 번 삼켰다.“좀 더워.”“알겠어.”지훈은 순순히 팔을 거뒀다.슬아는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지훈이 이불 한쪽을 훌쩍 들춰 올렸다.“아! 너 뭐 해?!”슬아는 반사적으로 두 팔로 가슴을 감쌌다.“덥다며. 열어두면 바람 좀 통하잖아.”그 말을 하며 지훈은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그 바람에 이불 사이의 틈은 더 벌어졌고, 남자의 상반신이 그대로 슬아의 시야에 들어왔다.아무것도 가리지 않은 채로.슬아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왜? 부끄러워?”지훈이 가까이 다가왔다.숨결이 귀 옆에 멈췄다.웃는 것도, 아닌 것도 같은 목소리였다.친밀함과 장난기가 묘하게 섞여 있었다.슬아의 귀가 순식간에 붉어졌다.슬아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고개를 돌려 지훈의 눈을 정면으로 바라봤다.“어젯밤에...”“알아. 우리 잤어.”“나 술에 취해서...”지훈은 곧바로 말을 끊었다.“술김에 저질렀다는 말은 하지 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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