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7년 동안 **제인 블랙우드(제인 블랙우드)**의 그림자 같은 여자이자 침대를 함께하는 상대였던 **엠마 페넬로프 리드(엠마 페넬로프 리드)**는 마침내 인내의 끝에 다다른다. 프러포즈를 간절히 기다리던 바로 그날 밤, 바람둥이 배우 제인은 그녀를 다른 여자 때문에 차버리고, 그녀를 그저 '장난감'에 불과한 존재라고 매정하게 깎아내린다. 절망과 분노에 휩싸인 엠마는 계약결혼을 위해 스피드 맞선에 신청한다. 그녀는 제인에게 마지막으로 한 달의 시간을 주지만, 자신과 맞선이 잡힌 낯선 남자가 바로 **루카스 모우라 블랙우드(루카스 모우라 블랙우드)**라는 사실은 꿈에도 알지 못한 채.
View More제1장: 7년 동안 기다린 프러포즈
“오늘 밤에도 제인이 끝내 프러포즈하지 않는다면, 아마 나는…….”
엠마 페넬로프 리드는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식이 열리고 있는 특급 호텔 화장실 안에서 주문처럼 그 말을 되뇌었다. 떨리는 손끝이 핸드백 속 작은 벨벳 상자를 더듬었다.
그 안에는 남자가 그녀에게 건네줄 약혼반지가 들어 있지 않았다.
대신 그녀가 직접 모은 돈으로 산 소박한 은반지 한 쌍이 들어 있었다.
오늘은 엠마가 제인 블랙우드의 그림자 같은 여자로 살아온 지 정확히 7년이 되는 날이었다.
엠마가 화장실을 나와 다시 연회장으로 들어서자, 그녀와 제인의 관계를 알고 있는 몇몇 오랜 친구들이 곧바로 팔꿈치로 그녀를 툭 건드렸다.
“엠마! 너희는 언제 결혼할 거야? 사귄 지도 벌써 7년이나 됐는데, 오늘 밤 제인이 깜짝 이벤트라도 준비한 거 아니야?”
한 친구가 장난스럽게 물었다.
엠마는 그저 옅게 미소 지을 뿐이었다.
가슴속은 거센 파도로 요동치고 있었지만.
7년.
비밀 연애라고 하기엔 너무도 긴 시간이었다.
그녀의 시선이 VIP 구역 한쪽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맞춤 턱시도를 입은 제인이 서 있었다.
마치 그리스 신을 현실로 옮겨 놓은 듯 완벽한 모습이었다.
뚜렷한 턱선, 탄탄한 체격, 그리고 수많은 여성을 무장해제시키는 미소.
엠마는 그 몸의 모든 부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 사실을 떠올리자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저려 왔다.
침대 위의 제인은 놀라울 정도로 완벽한 남자였다.
주도적이고 강인했으며, 엠마를 만족시키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엠마에게 자신의 곁에 있어 달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관계는 언제나 뜨겁고 서로를 필요로 하는 듯했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홀로 살아가던 엠마는 한때 사채업자들에게 쫓기며 인생이 무너질 뻔했다.
그때 그녀를 구해 준 사람이 바로 제인이었다.
그래서 엠마에게 제인의 품과 체온은 세상에 남은 유일한 안식처나 다름없었다.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제인은 무명 단역 배우였다.
엠마는 그의 개인 비서가 되어 스케줄 관리부터 요리, 세탁, 며칠씩 이어지는 촬영 현장 동행까지 모든 것을 책임졌다.
그리고 지금.
제인은 정상급 배우로 성공해 정상에 올라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비밀이었다.
“신사숙녀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모든 커플을 무대로 모시겠습니다!”
MC의 목소리가 엠마의 상념을 깨뜨렸다.
주변 친구들은 신이 난 듯 제인에게 엠마의 손을 잡고 올라가라고 부추겼다.
엠마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인이 그녀에게 다가와 손을 잡는 순간.
엠마는 감격에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드디어……?’
‘정말 오늘인 걸까?’
‘제인이 마침내 세상 앞에서 내 존재를 인정해 주는 걸까?’
하지만 두 사람이 무대 계단으로 향하려던 바로 그 순간.
제인의 턱시도 주머니 안에서 휴대전화가 강하게 진동했다.
제인은 곧바로 휴대전화를 꺼냈다.
바로 옆에 서 있던 엠마는 화면에 뜬 이름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Baby
그 이름은 마치 칼날처럼 그녀의 눈을 찔렀다.
순간 제인의 얼굴에 떠 있던 온기가 사라졌다.
그가 잡고 있던 손도 아무렇지 않게 놓여 버렸다.
“가봐야 해.”
제인이 차갑게 말했다.
엠마의 눈은 한 번도 바라보지 않은 채.
“제인? 하지만…….”
“긴급한 일이야, 엠마. 어린애처럼 굴지 마.”
제인은 그녀의 말을 날카롭게 끊어 버렸다.
설명도 없었다.
미안하다는 말도 없었다.
그는 그대로 몸을 돌려 빠르게 연회장을 떠나 버렸다.
강한 조명 아래 홀로 남겨진 엠마는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주변에서는 동정 어린 속삭임이 조용히 번져 나갔다.
엠마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심장을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한 시간 후.
엠마는 호텔에서 멀지 않은 시끄러운 나이트클럽 바 구석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두 사람이 함께 사는 아파트로 돌아가지 않았다.
지금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세 번째 술잔이 비워졌다.
알코올이 머리를 어지럽게 만들기 시작했지만, 가슴의 통증은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
그때 휴대전화가 진동했다.
엠마는 제인의 사과 전화이길 바라며 황급히 화면을 확인했다.
하지만 화면에 떠 있는 것은 한 통의 메시지가 아니었다.
방금 올라온 연예 뉴스 속보였다.
[HOT NEWS] 미남 배우 제인 블랙우드, 행사장을 떠난 직후 신인 여배우와 특급 호텔 출입 장면 포착!
사진 속 제인은 금발의 젊은 여배우를 보호하듯 품에 안고 있었다.
조금 전 결혼식장에서 그에게 연락했던 바로 그 여자였다.
“7년…….”
엠마가 허탈하게 웃었다.
눈물이 흘러내려 술잔 속으로 떨어졌다.
“7년 동안 널 기다렸어, 제인.”
“그런데 나는 결국 네가 원할 때마다 안을 수 있는 비서일 뿐이었네.”
술기운과 절망 속에서 정신이 점점 흐려졌다.
엠마는 떨리는 손으로 메신저를 열었다.
[제인…… 나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해? 난 이제 스물여섯이야. 나도 제대로 된 관계를 원해. 결혼하고 싶어.]
답장은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짧고, 단호했고, 그녀의 마지막 희망마저 완전히 짓밟아 버렸다.
[또 시작하지 마, 엠마. 처음부터 말했잖아. 난 아직 결혼할 준비가 안 됐어. 지쳤다면 굳이 버틸 필요 없어.]
‘굳이 버틸 필요 없어.’
제인은 엠마가 결혼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늘 같은 말을 했다.
그제야 엠마는 깨달았다.
제인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소중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저 그녀의 충성심을 이용했을 뿐이었다.
“개자식…….”
엠마가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번진 마스카라와 함께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알코올과 상처로 엉망이 된 정신은 점점 이성을 잃어 갔다.
복수하고 싶었다.
제인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
자신 역시 떠날 수 있다는 것을.
그의 장난감처럼 언제까지고 가지고 놀 수 있는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엠마는 휴대전화를 바 테이블 위로 던지듯 내려놓았다.
화면은 아직 켜져 있었다.
며칠 전 무심코 지나쳤던 구인 사이트와 기사 페이지가 떠 있었다.
그때.
화면에 뜬 팝업 광고 하나가 흐릿한 시야 속으로 들어왔다.
[Match-Prime] 장난 없는 진지한 만남. 안정된 배우자와의 초고속 결혼을 원하십니까? 오늘 밤, VIP 전용 맞선에 신청하세요.
술에 취한 엠마의 머리는 더 이상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분노.
짓밟힌 자존심.
그리고 결혼이라는 지위를 향한 갈망.
그 모든 것이 손가락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나와 결혼하기 싫다고?”
엠마가 쓰디쓴 미소를 지었다.
“좋아, 제인.”
“그럼 난 다른 남자와 결혼할 거야.”
“누구든 상관없어.”
“너만 아니라면.”
남아 있는 마지막 이성을 끌어모아 엠마는 가입 버튼을 눌렀다.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마지막 선택지에 체크했다.
[VIP 최상위 후보와 즉시 맞선 및 계약결혼 진행에 동의합니다.]
등록 완료.
엠마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대로 바 테이블 위에 머리를 떨구며 의식을 잃었다.
그녀는 알지 못했다.
방금 그 순간, 그 특별한 매칭 시스템이 그녀를 막강한 권력을 가진 한 성숙한 남자와 연결해 버렸다는 사실을.
포옹은 곧바로 풀리지 않았다. 얼어붙은 복도의 적막 속에서, 루카스 모라 블랙우드의 고른 숨결이 엠마의 정수리 위로 부드럽게 흩어졌다. 내일 구청에서의 혼인 신고 계획에 대해 방금 자신이 던진 날카로운 질문에 끝내 아무런 대답도 내놓지 않은 채, 그 중년 남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다른 행동을 취했다.별다른 예고도 없이 루카스의 단단한 손이 엠마의 무릎 아래로 파고들더니, 단호하고 힘찬 동작으로 그녀의 몸을 대리석 바닥에서 번쩍 들어 올렸다.엠마가 작은 숨을 내쉬며 깜짝 놀랐다. 반사적으로 두 손을 뻗어 루카스의 셔츠 깃을 움켜쥐며 균형을 잡았고, 그녀의 둥근 눈동자는 가까이에 있는 남자의 얼굴을 놀란 듯 바라보았다. 루카스의 입가에는 미소조차 없었다. 그저 단호하게 다물린 턱 선과 수많은 비밀을 품은 음흉한 검은 눈동자만이 빛나고 있었다. 넓고 늠름한 보폭으로, 루카스는 엠마를 품에 안은 채 가문 수장의 넓고 화려한 개인 침실이 있는 안쪽 복도를 향해 성성장걸음으로 걸어 나갔다.두꺼운 카펫이 깔린 바닥 위로 발걸음 소리가 규칙적인 울림을 남겼다. 하지만 하얀 대리석 기둥의 그림자 속에 숨어 있던 동쪽 복도의 모퉁이에서, 붉게 충혈된 한 쌍의 눈이 가슴이 찢어질 듯 들썩이며 그 광경을 노려보고 있었다.제인 랭커스터 블랙우드가 그 자리에 망부석처럼 굳어 서 있었다. 숨소리가 걷잡을 수 없이 가쁘게 흩어졌고, 주먹을 쥔 손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기둥 벽을 악에 받쳐 짓누르고 있었다. 자신의 친아버지인 그 남자가 엠마를 그토록 다정하고 독점욕 어린 눈빛으로 품에 안고 가는 광경은 마치 수천 개의 독 멩이를 박아 넣듯 그의 명치끝을 사정없이 짓이기고 있었다.아니…… 말도 안 돼! 제인의 머릿속에서 히스테릭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끓어오르는 피가 머릿속에 남은 마지막 이성마저 새까맣게 태워버리고 있었다. 뼛속까지 스며드는 질투심이 핏줄을 타고 흘러넘치며 그의 온몸을 잘게 떨리게 만들었다. 억울했다. 맹세코, 지난 7년 동안 자신의 여자였던 이, 바로 조금
제60장다락방 최상층의 공기는 순식간에 희박해져, 마치 모든 산소가 가슴을 짓눌러 오는 정적 속으로 빠져나가 버린 것만 같았다. 엠마의 입술에서 방금 막 튀어나온 단호한 한마디는 공중을 감돌며, 제인 랭커스터 블랙우드의 머릿속에서 그의 두골을 부수는 쇠망치질처럼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제인은 멍하니 서 있었다. 엠마를 잡으려 뻗었던 그의 두 손은 천천히 몸 옆으로 힘없이 늘어졌다. 그의 눈동자는 크게 확장된 채, 완벽한 파멸을 암시하는 멍한 눈빛으로 앞에 선 여자의 형상을 바라보았다.7년.그 여자가 그의 곁에 서서, 이 한계점에 다다르기 전 좁은 아파트에서 기대를 품고 기다림으로 가득 찬 나날들을 함께 보낸 세월이 무려 7년이었다. 그런데 지금, 블랙우드 저택에 발을 들인 지 불과 며칠 만에 엠마는 그 모든 추억을 단숨에 버리고 자신의 친아버지에게 마음을 돌렸다고 고백하고 있었다."그... 그렇게 빨리, 엠마?" 제인의 목소리가 목구멍에 막혀, 푹 쉬고 텅 빈 귓속말처럼 흘러나왔다. "우리가 함께한 7년... 우리가 보낸 수천 일이... 이렇게 쉽게 모든 걸 잊고 아버지한테 마음을 돌릴 만큼 쉬웠던 거야?"엠마는 전혀 돌아보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속에 죄책감이 싹트도록 조금의 여지도 주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은 여전히 차가웠고, 턱선은 경직되었으며, 가슴을 찢는 그 질문에 그 어떤 대답도 남기지 않은 채 몸을 돌렸다. 그녀는 어스름한 다락방 구석을 빠르게 벗어났고, 굽 낮은 구두 소리가 회전 계단을 따라 요란하게 울려 퍼지게 두었다.사랑하는 여자의 뒷모습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며, 제인의 마지막 방어선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청년의 무릎에서 힘이 빠지며, 몸을 받치던 모든 기력이 사라졌다."엠마!" 제인은 온힘을 다해 소리쳤다. 그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거세게 떨리며, 오래된 다락방의 콘크리트 벽면에 반사되어 울렸다.고통과 절망으로 가득 찬 그 비명은 그 어떤 응답도 받지 못한 채 공중으로 날아가 버렸다. 엠마는 단 1초도 뒤를 돌아
엠마의 발걸음이 루시 부인의 방 문턱을 벗어난 바로 그 순간, 옆에서 억센 손 하나가 불쑥 나타나 눈깜짝할 사이에 강한 힘으로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 엠마가 비명을 지르거나 이 무례한 짓을 저지른 범인이 누구인지 돌아볼 겨를도 없이, 그녀의 몸은 조용한 저택 복도를 따라 강제로 끌려갔다."놔! 날 어디로 데려가는 거야, 제인?!" 엠마는 억누른 소리로 항의하며 온힘을 다해 손목을 빼내려 몸부림쳤다.하지만 엠마를 거머쥔 제인의 악력은 마치 달궈진 철사처럼 그녀의 움직임을 완벽히 봉쇄했다. 그는 엠마의 욕설이나 몸부림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아래층으로 데려가는 대신, 숨겨진 비상 계단으로 끌고 올라갔다. 블랙우드 가문 저택의 최상층으로 바로 연결되는 오래된 회전 계단이었다.그층은 오랫동안 방치된 다락방으로, 고미술품 수납공간과 건물의 기계실이 있는 곳이었다. 어스름한 공기 속에는 바짝 마른 오래된 나무 냄새와 지붕의 작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 줄기 아래 날리는 고운 먼지, 그리고 아래층의 모든 소음으로부터 격리된 완벽한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청소하는 하인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하인도, 가족도 올라오지 않는 공간이었다.넓고 정적만이 가득한 공간의 끝에 다다르자, 제인은 엠마의 백부르트한 등 뒤가 차가운 붉은 벽돌 벽에 닿을 때까지 그녀를 천천히 밀어붙였다."너 정말 미쳤구나, 제인!" 엠마는 가쁜 숨을 내쉬며 쏘아붙였다. 어두운 감정에 사로잡힌 듯한 전방의 청년의 얼굴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 "도대체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어?!"제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눈빛은 분노와 절망, 그리고 분수를 넘어선 집착이 엉켜 거세게 타오르고 있었다. 엠마가 뺨을 때리거나 가슴을 밀쳐내기 위해 손을 올리기도 전에, 제인은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몸을 숙였다.그의 빈 손이 엠마의 목덜미를 움켜쥐어 고개를 돌리지 못하게 고정하더니, 이내 강요와 절박함이 가득 찬 키스로 엠마의 입술을 막아버렸다.엠마는
제58장뒷뜰의 공기가 순식간에 숨이 턱 막힐 만큼 무겁게 가라앉았다. 한낮의 눈부신 햇살조차 수영장 근처의 탁 트인 공간을 짓누르는 긴장감을 뚫지 못하는 듯했다.제인은 정원 돌길을 강하게 내딛으며 위협적인 발소리와 함께 빠르게 다가왔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에마에게서 겨우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바이올렛에게 고정되어 있었다."무슨 소릴 하는 거야, 바이올렛? 말을 왜 그따위로 해?" 정적을 깨뜨린 제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억눌린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에마 앞에서 거만한 미소를 지어 보이던 바이올렛은 제인의 눈에서 일렁이는 분노의 불길을 보자 순식간에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여자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서며 눈을 몇 번이고 깜빡였다."제인... 난... 난 그저 이 여자한테 사실을 말해준 것뿐이야." 바이올렛은 목소리가 떨려 오는 와중에도 변명하려 애쓰며 불안하게 대답했다. "우리가 그렇게 쉽게 끝날 리 없다는 걸 말했을 뿐이고—""누가 너더러 여기 오래, 어?!" 제인이 바이올렛의 말을 끊어버리며 고함을 질렀다. 그의 거친 목소리가 저택 뒷뜰의 정적을 깨부수며 울려 퍼졌다.에마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있었다. 옛 애인과 그 남자의 과거 여자가 벌이는 이 한심한 다툼에 끼어들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자신을 그저 '장난감'에 불과하다고 치부하던 조금 전 바이올렛의 말을 떠올리자, 에마의 가슴은 분노와 불쾌감으로 뒤엉켜 턱 막혀왔다. 바이올렛이 집 안까지 끌고 들어온 이 싸구려 드라마를 단 1초도 더 듣고 싶지 않았다.에마는 두 사람에게 한마디 말도 섞지 않은 채,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곧바로 몸을 돌렸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제인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뒷뜰을 벗어나 저택의 쪽문으로 향했다.제인은 눈꼬리로 에마가 떠나는 모습을 흘낏 보았지만, 이내 시선은 앞에 서 있는 여자에게로 돌아갔다."잘 들어, 바이올렛." 제인이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자를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차갑게 읊조렸다. "어제 밤 클럽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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