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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Author: 모소치
“왜냐면 절 해치는 편이 쉽기 때문이죠, 절 속이는 쪽이 쉬우니까요.”

“미래의 제 행복을 위해 천 냥이란 거금을 써 가며, 장정 둘을 고용해 제 정절을 더럽히고자 했다는 건데, 본인이 생각해도 웃기지 않으세요?”

“임학, 토 나올 것 같은 표정 집어치워요. 당신은 애초에 저따위한테 관심조차 없었으니까. 그저 제가 당신보다 높은 자리에 서는 게 싫었던 거잖아요! 조금도 저를 위한 게 아니라, 제가 잘 되는 꼴이 못마땅했던 거죠!”

가볍게 몇 마디 던지는 것에 불과했지만, 임학의 마음 속 가장 추악학 구석을 들춰냈다.

임학은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네가 잘 되는 걸 내가 못마땅해할 이유가 어딨어? 명정 대군께 시집가는 게 좋은 일인 것 같아? 그리고 네가 정절 좀 잃는 게 뭐? 우리 집안이 너 하나 시집보내는 거 못 받쳐줄까봐 겁나?”

말이 떨어지자 대청 안은 한동안 침묵에 잠겨, 임원이 훌쩍이는 소리 외에 모두 숨소리도 내지 않는 듯했다.

김단의 주변을 쭉 둘러보고 임씨 부인에게 눈길을 주고, 다시 진산군을 쳐다보고 마지막으로 암학을 향해 낮은 소리로 비웃었다.

“이제야 알겠습니다. 진산군 마님과 정부인께서는 아슬아슬 위태롭던 지위에서 진산군 가문을 지키기 위해, 제 치마폭을 선택하셨던 것이로군요.”

살랑살랑 나부끼는 한마디 말이, 모든 임씨 가문 사람의 얼굴을 후려쳤다.

김단의 비아냥거리는 눈빛이 한층 심해졌다.

“당신처럼 머리에 든 게 없는 아들을 뒀으니, 진산군 가문이 자산몰수와 멸문을 당하는 것도 시간문제겠군요.”

“김단 너 지금 뭐라는 거야!”

김단이 진산군 집안을 저주하고 있다고 생각해 임학은 분노했다.

그런데 오히려 진산군이 자신을 꾸짖을 줄 생각도 못했다.

“이 짐승만도 못한 놈, 닥치지 못할까! 그런 짓을 저지르고도 아직도 네 동생에게 가타부타할 낯짝이 있어? 네 동생이 죄를 묻지 않기로 했으니 망정이지, 넌 벌써 감옥에 끌려가고도 남았어!”

‘응?’

거참 이상하기 짝이 없는 소리였다.

임학은 진산군의 꾸중에 입을 다물고 가슴을 움켜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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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세아
모르면 모를까 혼자 죽긴 억울하지 이왕 죽는거 모두 같이 죽어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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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784화

    윤귀는 그대로 갇혔다. 그는 축골역형을 부릴 수 있었기에, 평범한 쇠사슬로는 그를 전혀 가둘 수 없었다. 그래서 최지습은 특별히 쇠심줄 밧줄을 구해와 그를 오랏줄로 꽁꽁 묶어 두었다.이토록 처량한 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도, 김단은 조금의 연민도 느끼지 않았다. “일이 이렇게 되었거늘, 차라리 네 뒤의 배후가 누구인지 나에게 말해주는 것이 어떠하냐?”윤귀는 피식 웃었다. “청우루의 그 자가 뒤에서 나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묻는 것이오?”김단은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네가 정말로 그 자의 사람이라면, 어찌 이 시점에 그를 ‘그 자’라고 묘사할 수 있겠느냐?”그 말을 들은 윤귀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이때 김단이 물었다. “도대체 누가 너를 보내 나를 시험하려 한 것이냐? 예전에 중전이 반역을 꾀했던 것도 혹시 너와 관련이 있는 것이냐?”그러나 김단의 질문을 듣고 윤귀는 마치 깊은 명상에 잠긴 늙은 승려처럼 숨소리조차 일부러 길게 늘여 뜨렸다. 오직 이마에 미세하게 솟아오른 푸른 혈관만이 그가 아무런 반응이 없지 않음을 드러냈다.그가 이토록 완고한 것을 본 영칠은 소리 없이 앞으로 나섰다. 손에는 고춧물에 적신 채찍을 들고 있었다. 분명 윤귀에게 고문을 가하려는 셈이었다.그러나 그가 움직이기도 전에 김단이 말려 세웠다.“소용없습니다.” 그녀의 시선은 윤귀의 변형된 손에 닿았다. “이 무공이 어떻게 단련된 것인지 잊으신 겁니까?”어린 시절부터 그토록 잔인한 훈련을 거쳤으니, 아마 그의 몸은 이미 고통에 적응했을 것이다.그에게 고문을 가하는 것은 헛수고일 뿐이다.이 말을 들은 영칠은 그제야 손에 든 채찍을 내려놓고 어둠 속으로 물러섰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칼날과 같았고, 계속해서 윤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김단은 단지 ‘그를 잘 감시하고, 죽지 않도록 하라’는 말만 남기고 표정이 굳어진 최지습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다음날 아침이 되어서야 김단은 다시 윤귀를 보러 왔다.그런데 뜻밖에도 윤귀의 상황은 그녀의 예상보다 훨씬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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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78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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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781화

    숙희가 앞으로 나가 문을 열자 최지습과 영칠이 함께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최지습이 말했다. “사람들은 이미 돌려보냈소. 낭자, 알아낸 것이 있소?”김단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눈빛은 여전히 싸늘했다. “청우루 총수 뒤에 있던 그 자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최지습이 미간을 찌푸렸다. “청우루? 그 자는 체구가 매우 건장했는데, 착각한 것은 아니오?”“체구가 하늘과 땅 차였던 것은 확실합니다.” 김단은 손가락 끝으로 탁자를 가볍게 두드렸고, 규칙적인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마디가 유난히 굵은 그 손은 절대 착각할 수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최지습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문득 무언가를 떠올린 듯했다.그러나 영칠이 한 발 앞서 입을 열었다. “강호에는 오래전에 사라진 사악한 공법이 하나 있는데, 그 이름이 바로 ‘축골역형결(縮骨易形訣)’입니다.”김단과 최지습의 시선이 순식간에 그에게 집중되었다.영칠은 계속해서 말했다. “이 공법은 독특한 운용과 외부의 힘을 이용한 자극을 통해 일정 시간 내에 온몸의 뼈와 관절을 강제로 수축시키거나 늘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근육 조절을 더하여, 키, 몸, 심지어 어깨너비까지 바꾸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니 숙련자라면 건장한 체구와 다부지고 작은 체구 를 오갈 수 있지요.”최지습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예전에 나도 들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저 헛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설마 이 세상에 정말로 그 공법이 있었단 말이냐?”영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고, 묘하게 냉랭한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이 기술을 숙련하기 위해선 어린 시절 뼈가 자리 잡기 전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일정 기간마다 고수가 독특한 방법으로 온몸의 주요 관절을 강제로 비틀어 분리시키고, 다시 내력과 비약을 보조하여 재구성하고 늘여야 합니다. 그 과정은 마치 온몸의 뼈를 수도 없이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것과 같아, 도저히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고통입니다. 열 사람이 수련에 나서면 대개 아홉은 불구가 되거나 극심한 고통으로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780화

    당당한 청우루의 루주가, 하필 이런 때에 제자를 돌아보다니. 김단이 보기에는, 청우루 루주는 분명 뒤에 서 있는 제자에게 지금 자신이 말한 증상이 들어맞는지 눈으로 물은 것이었다. 다만 그 제자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 얼굴은 똑바로 보이지 않았으나 어깨가 넓고 등이 두텁고, 근육이 울퉁불퉁했다. 그날의 가녀린 시녀의 체형과는 전혀 달랐다.김단의 마음속에 막 의심이 피어올랐다. 혹시, 자신이 잘못 짚은 것인가. 그렇게 생각한 김단은 옆에 서 있던 숙희를 바라보았다. 숙희는 곧 눈치를 채고, 곧장 목소리를 높였다.“여러 분들의 염려에 감읍하여 약왕곡에서 특별히 약선을 달여 왔사옵니다. 부디 한 번씩 맛을 보시지요.”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바깥에서 심부름꾼 십여 명이 약선 그릇을 들고 줄지어 들어왔다. 그들 가운데에는 영칠도 있었다.약왕곡의 약선은 예로부터 이름이 높았다. 평범한 사람이 마시면 기력이 붙고, 무를 닦는 이가 마시면 내력이 오르는 데도 도움이 되었다. 평소에는 돈을 내고도 구해 마시기 어려운 물건이었다. 사람들은 김단이 이처럼 후하게 내놓을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 하나둘 얼굴에 진심 어린 미소가 번졌다.영칠은 들어오자마자 일부러 김단 쪽을 힐끗 보았다. 김단은 눈빛으로 슬쩍 신호를 보내 청우루 루주가 앉아 있는 쪽으로 가라 일렀다.약선 그릇이 상 위에 놓이려는 찰나, 영칠이 갑자기 손을 헛디뎠다. 펄펄 끓는 약선이 그대로 청우루 루주의 옷 위로 와르르 쏟아질 듯이 기울어졌다. 바로 그때, 그의 뒤에 서 있던 제자가 번개처럼 긴 소매를 휘둘러 약선의 대부분을 막아냈다. 남은 약선은 청우루 루주가 몸을 비켜 피해냈다.영칠은 일부러 허둥대는 기색을 보이며 서둘러 사과했다.“정말 죄송합니다, 루주님. 소인이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김단도 거들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어찌 그리 손이 서투르냐. 어서 다시 한 그릇 떠 오너라.”말을 마치고, 김단은 다시 청우루 루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폐를 끼쳐 참으로 송구합니다. 숙희야,

  •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제1779화

    등불 아래 드리운 백발이 더더욱 눈에 띄었다. 그 아래 선 김단의 얼굴은 종이처럼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입술에는 피기 하나 비치지 않았다. 걸음은 허공을 딛는 듯 위태로웠다. 몸무게 대부분을 숙희에게 기대다시피 해서야 상석까지 나아갈 수 있었다. 자리에 앉는 순간에도 낮게 억누른 기침이 잇따랐고, 숨결은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미약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저마다 서로 눈을 마주쳤다. 속으로는 모두가 생각했다. 김단이, 생각보다 훨씬 깊이 다쳤구나.잠시 후, 김단이 천천히 입술을 떼었다.“폐를… 끼쳤습니다. 오래… 기다리게 해 드렸군요.”목소리는 실오라기처럼 가늘고 군데군데 끊어졌다.“제가… 몸이 좋지 않아… 늦었습니다. 부디… 널리 용서해 주시기를.”말을 이은 뒤에도, 그는 가쁘게 숨을 고르며 언제라도 그대로 쓰러질 듯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김 낭자의 몸부터 챙기는 것이 우선이지요.”조석각의 각주가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온화해 보이는 눈매를 한 노부인이었으나, 그 시선은 가느다란 바늘처럼 김단의 얼굴을 샅샅이 훑고 지나갔다.“약왕곡의 주인이 자격을 받았다는 말만 들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상처가 깊을 줄은 몰랐습니다. 대체 누구에게 그런 상처를 입은 것이오?”김단은 느리게 고개를 저었다.“시녀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예종원군 관저의 명책 어디에서도 그 아이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지요. 어떤 무공인지는… 제가 강호 일에 밝지 못해, 어느 쪽 사람의 수법인지까지는 알지 못합니다.”그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김단이 갑자기 격렬하게 기침을 쏟아냈다. 숙희가 놀라 곧장 앞으로 다가와 손수건을 내밀었다. 김단은 그것을 받아 입을 가린 채 한참을 심하게 기침했다. 기침이 겨우 잦아들었을 때, 사람들의 시선이 동시에 그 손수건으로 쏠렸다. 희끗한 천 위에, 먹물 번진 듯 검은 피가 한 움큼 찍혀 있었다. 이 광경에 몇몇이 눈을 크게 뜨며 놀라 소리를 삼켰다.“약왕곡의 주인이… 독을 입은 것이오?”질문을 던진 사내를 향해 김단이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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