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31화

나석진이 수술실에서 나와 VIP병실로 옮겨졌다.

병실에는 커다란 유리창이 있었는데 서지현이 유리창 밖에 조용히 앉아 병상에 누워있는 나석진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에 참담함이 드리웠다.

그녀는 사람이 너무 아프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걸 지금 알게 되었다. 울지도 웃지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않은 채 그러 나무처럼 그자리에서 그를 바라보기만 할뿐이었다.

일분일초라도 더 보기 위해서.

머리속에서 나석진이 쓰러지는 장면이 계속 재생되었다.

그때 그는 피범벅이 된 채로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있었는데 품에서 힘들게 꺼낸 다이다몬드 반지를 그녀에게 줬다.

“청혼... 하는 거야.”

그가 피가 낭자한 입을 열어 불분명한 발음으로 말했다.

“지현아, 무서워하지마. 나는 꼭 살아서... 너랑 결혼 할 거니까.”

그의 말이 그녀의 마음 깊이 박혔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피가 말라붙어 굳어진 자신의 손을 들여다 보았다.

이렇게 많은 피를 흘렸었나!

서지현이 입술을 깨물며 울지도 어쩌지도 못하고는 다시 한번 병실에 있는 나석진을 보았다.

그러다가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했다.

“아저씨, 배우니까, 연기 잘 하잖아요.”

“그러니까 지금 연기하는 거죠? 맞죠?”

옆에 있던 강서연이 눈물을 흘렸다. 다른 사람들도 서지현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수술은 윤찬의 집도하에 진행되었고 순조롭게 총알을 빼냈지만 나석진은 이미 피를 많이 흘렸기에 아무리 지금 수혈을 한다고 해도 깨어나기까지 시간이 좀 필요했다.

하지만 깨어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점점 더 위험해졌다.

윤찬이 그들에게 다가와 낮은 한숨과 함께 말을 했다.

“다들 가서 쉬세요. 저희 쪽에서 석진형님을 극진히 모시겠습니다.”

최연준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그럼 언제 깨어나는 거야?”

윤찬이 고개를 숙였다.

“저도 몰라요...”

“네가 어떻게 몰라!”

윤정재가 버럭 화를 냈다.

“이렇게 간단한 수술도 제대로 못하고, 우리 윤씨 가문의 망신을 네가 다 하는 구나.”

“아버지!”

윤찬이 억울한 듯 말했다.

“아버지는 한의학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