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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00화

Author: 금추
전시회가 끝난 뒤 곧바로 새해를 맞이했다.

유정과 조백림은 새해 연휴를 맞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출발일은 12월 31일, 첫 번째 목적지는 NY 시였다.

다들 타임스퀘어 한복판에서 수많은 인파와 함께 새해 카운트다운을 외쳤고, 귀청이 터질 듯한 환호 속에서 마지막 1초가 지나갔다.

이때 폭죽이 밤하늘을 찢으며 터졌고, 백림은 고개를 숙여 유정의 입술에 깁게 입을 맞췄다.

유정의 눈동자에는 흥분이 머물러 있다가, 이내 놀라움으로 바뀌었고, 곧 그 맑은 눈에 펼쳐지는 불꽃들이 반사되어 온 세상이 반짝였다.

두 번째 목적지는 FL 국이었다. 헬싱키의 템프리아키온 성당을 지나던 중, 그들은 우연히 한 성대한 결혼식과 마주쳤다.

두 사람은 가만히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 구경할 겸 맨 뒤 자리에 앉았다.

하얗고 웅장한 기둥, 고풍스럽고 절제된 인테리어가 자연스레 사람의 마음을 경건하게 만들었다.

신부가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그렇겠다고 말하던 순간, 유정은 왠지 모르게 울컥했다. 눈가에는 이내 뜨거운 눈물이 맺혔다.

‘결혼이란, 사랑의 완성이자 또 다른 시작일 수도 있겠지.’

‘친구가 되어도, 가족이 되어도, 그저 평생 손을 놓지 않고 함께 있어 줄 사람. 그것이면 충분해.’

그때 백림이 유정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눈은 정면을 향하고 있었지만, 그 따뜻한 손바닥과 고동치는 맥박은 조용히 말해주고 있었다.

지금, 백림이 마음속에 생각하는 사람은 오직 유정뿐이라는 것을.

결혼식이 끝나고, 신부가 부케를 던지는 순간, 백림은 유정의 손을 붙잡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나 낯선 사람인데! 부케까지 받으면 민폐 아냐? 조백림, 미쳤어?!”

유정이 낮게 외쳤지만, 백림은 이미 분위기에 푹 빠져 있었다. 더 어이없는 건 진짜로 백림이 부케를 받아버린 것이다.

유정은 깜짝 놀라 달아났고, 백림은 한 손에 부케를 들고 헐떡이며 뒤따라갔다.

“자기야!”

둘의 주변엔 어느새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결혼하라거나 키스를 하라는 사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자 유정은 난감한 듯 웃으며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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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07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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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07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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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072화

    연하는 배달을 기다리면서 음식이 도착하기 전, 아침부터 정리해 둔 자료의 문제점들을 다시 꼼꼼히 훑었다. 그리고 배달이 도착하자 이번에는 제대로 점심을 먹었다.진구에게 시켜준 건 5성급 호텔 레스토랑의 고급 메뉴였다. 자신이 먹은 것보다 몇 단계는 높은 수준이었는데 후추 스테이크에 송이버섯 닭고기 수프까지 곁들이자 그제야 속이 풀렸다.식사를 마친 후 다시 일에 몰두했다. 오후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점심 무렵 진구가 자신의 도시락을 빼앗아 간 일 말고는 두 사람 모두 별 탈 없이 하루를 보냈다.퇴근 시간이 되어 연하는 서류를 정리하고, 진구에게 인사하러 사장실을 찾았다.노크하고 들어가니, 창가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는 진구의 모습이 보였다.지는 노을이 희미하게 진구를 감싸고, 옅은 담배 연기가 안개처럼 맴돌았다. 그 순간만큼은 성숙한 사장의 얼굴이 아니라 쓸쓸하고 우울한 청년 같았다.이에 연하는 무심코 물었다.“언제부터 담배를 피웠어요?”진구는 눈길을 돌려 연하를 흘겨보며 반문했다.“이번에 돌아온 뒤로는 담배 안 피우네?”연하는 담담히 대답했다.“끊었어요.”진구는 씁쓸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쟤는 끊었는데, 내가 중독됐네. 참 아이러니하고 우스운 일이군.’연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했다.“담배는 몸에 안 좋으니까 줄이세요.”그 말을 하고서야 연하는 문득 깨달았다. 그 말은 과거에 진구가 늘 자신에게 하던 말이었다.이에 진구는 연기를 내뿜고는 시선을 떨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수십 년 된 흡연자라도 담배를 끊으면 검게 변해버린 폐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더라고요. 그러니까 언제든 늦지 않게 멈추는 게 중요하죠. 내 말 맞죠?”연하는 대답하지 않았다.넓은 방 안에 적막이 흘렀고 잠시 후, 진구가 고개를 들어 물었다.“무슨 일 있어 왔죠?”연하는 간단히 말했다.“퇴근하려고요.”이에 진구는 무심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가봐요.”연하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망설임 없이 걸어 나갔다.곧 추석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071화

    “사장님, 도착했어요.”연하가 안으로 들어가며 말하자 진구는 책상 뒤에 앉아 서류를 검토하다가 고개를 들어 여자를 바라봤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라 그런지 꽤 사무적인 말투였으나 입가에 비죽 웃음이 걸려 있었다.“주말에까지 출근하느라 고생이 많네요.”진구의 의도적인 태도에 연하는 얄팍하고 유치하다는 생각만 들었다.“추가 수당만 확실하면 힘든 것도 당연히 감수할 수 있죠.”“방 비서는 늘 현실에 충실하네요. 실망시키는 법이 없이요.”진구가 반쯤 비꼬듯 말하며 옆에 놓아둔 자료 뭉치를 꺼내 연하 앞에 올려두었다.“이건 월요일 회의에서 다룰 안건이에요. 미리 검토하세요. 이해 안 되는 부분은 나한테 물어보면 되고요.”일 얘기가 나오자 방연하의 표정은 단번에 달라졌다.“네, 사장님은 계속 업무 보시고, 저는 제 자리에서 볼게요.”이에 진구가 물었다.“자리 위치는 알고 있습니까?”“찾을 수 있어요.”“좋아요. 우선 사무실 분위기 익혀두세요. 탕비실에 아침도 준비되어 있으니, 아직 못 먹었으면 챙겨 먹고요.”연하는 가볍게 대답하고 자료를 챙겨 나갔다.진구는 한참이나 연하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겨우 시선을 돌려 다시 서류를 보았으나 생각보다 쉽게 집중되지 않았다.연하는 곧바로 자신의 자리에서 자료를 펼쳤고 일할 때만큼은 진지함 그 자체였다.안쪽 사무실의 진구와 바깥 사무 공간의 연하가 각자 묵묵히 자기 일에 집중했다.오전 시간이 조용히 흘러갔다.진구는 몇 번째인지 모르게 시계를 확인하고, 문 쪽을 바라보다가 눈살을 찌푸렸다.‘질문 하나 없이 일을 보고 있다고?’결국 진구는 책상 위 전화를 집어 들었다.“지금 점심시간이에요.”[네.]그 뜻을 몰라 연하는 짧게 대답했다.“내 말은 밥 먹을 시간이란 뜻이죠.”[저는 이미 배달 음식 시켜놨어요.]예상외의 대답에 진구는 코웃음을 쳤다.“그러면 나는요?”잠시 침묵 후 연하는 조심스레 물었다.[제가 사장님 식사까지 챙겨야 하는 건가요?]이에 진구는 깊은숨을 내쉬었다. 사실은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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