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남편과 다섯 상간녀가 한 침대에 뒤엉킨 밤, 아내는 죽는 대신 그들을 무너뜨리기로 했다. 산후우울증과 섭식장애로 무너진 한서윤은 재벌 남편의 잔혹한 배신과 시댁의 모욕 속에서 삶을 포기하려 한다. 하지만 딸의 울음에 살아남은 순간, 복수가 시작된다. 치료로 몸과 마음을 되찾고 자신의 브랜드를 성공시킨 서윤. 돈과 명성, 새로운 남자들의 구애까지 손에 넣자 남편은 뒤늦게 그녀에게 미쳐 집착한다. 그리고 그가 숨긴 치명적인 검사 결과가 드러난 날, 서윤은 완벽한 이혼을 준비한다.
View More강준혁은 내 몸 위에 있으면서도 나를 보지 않았다.
한 손에 든 휴대전화에서는 벗은 여자가 신음하고 있었고,
준혁의 눈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 여자에게 붙어 있었다.
“와, 저년 몸 봐라. 저 정도는 돼야 여자지.”
나는 천장을 봤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내 이름을 부르던 남자가 이제는 다른 여자를 보며 내 몸을 쓰고 있었다.“그거 좀 꺼.”
준혁이 피식 웃었다.
“왜? 네 얼굴 보고 하라고?”
“준혁아.” “아, 분위기 깨지게 이름 부르지 마. 집중 안 되잖아.”휴대전화에서 터지는 웃음과 신음이 우리 침실을 채웠다.
결혼사진이 걸린 벽 아래에서 내 남편은 다른 여자를 보며 나를 안고 있었다.눈물이 관자놀이를 타고 흘렀다.
그제야 준혁이 화면에서 시선을 뗐다.
“뭐야. 또 쳐울어?”
“그만해.” “뭘 그만해? 내가 때렸냐?” “지금 하고 있잖아.” “이게 폭력이야? 별 지랄을 다 한다.”준혁은 몸을 떼더니 이불을 발끝까지 걷어차 버렸다.
나는 황급히 팔로 배를 가렸다.그가 내 허벅지를 내려다보며 코웃음을 쳤다.
“야, 너 진짜 심각하다.”
“보지 마.” “남편한테도 못 보여줄 거면 대체 왜 처먹고 사냐?”내가 이불을 끌어당기자 준혁이 먼저 낚아챘다.
“가리지 마. 나도 좀 보자. 내가 요즘 왜 집에서 안 되는지 원인을 알아야 할 거 아니야.”
“미친 새끼야.”
내 입에서 처음으로 욕이 나왔다.
준혁의 얼굴이 잠깐 굳었다가 비웃음으로 바뀌었다.
“오, 이제 욕도 하네? 살은 못 빼도 성질은 살아 있네.”
“나가.” “어디서 명령질이야. 이 집 누가 돈 내는데?”그는 내 배를 손가락으로 툭 건드렸다.
“이거 봐. 배인지 쿠션인지. 허벅지는 붙어서 틈도 없고. 솔직히 네가 네 몸 내려다보면 뭐가 보이기는 하냐?”
“닥쳐.” “왜, 찔려? 아, 미안. 배 때문에 안 보이겠구나.”준혁이 혼자 웃었다.
나는 침대 옆 탁자의 물컵을 집어 던졌다.
컵이 벽에 부딪혀 깨지며 결혼사진 액자까지 넘어뜨렸다.“꺼지라고, 개새끼야!”
준혁이 웃음을 멈췄다.
“너 지금 나한테 컵 던졌냐?”
“그래. 한 번 더 입 놀려 봐.” “와, 이 아줌마 완전히 돌았네.”그가 바지를 집어 들며 혀를 찼다.
“좋아. 앞으로 먼저 하자고 징징대지 마. 살 빼기 전에는 나도 못 해. 아니, 안 해.”
“내가 언제 매달렸는데?” “지난주에 네가 먼저 손 잡았잖아.” “부부니까.” “그 말이 제일 역겨워. 부부면 아무 몸이나 안아줘야 하냐?”나는 준혁을 쳐다봤다.
“아무 몸?”
“그래. 거울 좀 봐. 밖에 나가면 관리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넌 애 낳았다는 핑계 하나로 몇 년째 이 모양이잖아. 그러면서 내가 밖에서 여자 보는 건 또 싫지?”
“그래서 밖에서 뭘 했는데?”
준혁의 눈동자가 아주 잠깐 흔들렸다.
“말 돌리지 마.”
“밖에서 뭘 했냐고.”
“또 피해망상 시작이네. 지긋지긋하다, 진짜.”
그 순간 알았다.
나는 살쪘다는 말을 수백 번 들었어도 준혁이 질문을 피할 때 어떤 얼굴을 하는지는 정확히 알고 있었다.말이 끝나자 내 손이 먼저 움직였다.
짝.
준혁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갔다.
내 손바닥이 얼얼했다.
그는 천천히 혀로 입술 안쪽을 훑었다.
“너 방금 나 쳤지?”
“그래.”
“잘했어.”
이상하게도 준혁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휴대전화를 집어 들더니 뭔가를 확인했다.그리고 웃었다.
“덕분에 나도 죄책감 좀 덜겠다.”
“무슨 소리야?”
그때 화면 상단에 메시지가 떴다.
[자기야, 오늘도 그 돼지랑 자야 돼?]
숨이 멎었다.
준혁이 황급히 화면을 끄려 했지만 늦었다.
보낸 사람 이름은 저장되어 있지 않았다.
대신 프로필 사진이 있었다.나는 그 얼굴을 알고 있었다.
매주 금요일 우리 집에 와서 나와 같이 밥을 먹고,
내 딸 하은에게 이모라고 불리던 여자.문세라.
지난달 내 생일에는 내 손을 잡고 말했다.
“언니, 형부 같은 남편 있어서 좋겠다. 요즘 이런 남자 없어.”
그날 세라가 사 온 케이크를 준혁이 직접 잘랐다.
둘이 눈을 마주치며 웃었고, 나는 그게 친해서 그런 줄 알았다.“이거 뭐야?”
준혁의 표정이 처음으로 굳었다.
나는 그의 휴대전화를 낚아챘다.
잠금 화면이 풀려 있었다.메시지 창 맨 위에는 세라가 보낸 사진 한 장이 떠 있었다.
호텔 침대 위에서 준혁의 셔츠를 입고 웃는 사진.그 아래에는 지난주 대화가 줄줄이 남아 있었다.
[언니 아직도 아무것도 몰라?]
[몰라. 지가 살쪄서 내가 싫어진 줄 알아.] [나쁜 새끼ㅋㅋ] [그래도 넌 좋잖아.] [응. 그래서 더 미쳐.]손끝이 차가워졌다.
그런데 더 아래에 한 줄이 있었다.
[이번엔 피하지 마.
나 진짜 네 애 갖고 싶어.]내가 화면을 올려다보자 준혁이 이를 악물었다.
“서윤아. 폰 내려놔.”
나는 울다가 웃었다.
“살 빼면 해준다며?”
준혁이 한 걸음 다가왔다.
나는 휴대전화를 가슴에 끌어안았다.
그때 문세라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준혁이 손을 뻗었다.
나는 먼저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에서 세라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오빠, 그 돼지년 이제 잤어?”
준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나는 입술을 깨물고 웃었다.
“아니.”
그리고 또박또박 말했다.
“그 돼지년이 받았어, 이 미친년아.”
준혁은 한강변을 오래 걸었다.어디로 갈 생각은 없었다.주머니에는 현금 몇 장이 있었고, 손에는 병원에서 받은 약 봉투가 들려 있었다.약은 아직 남아 있었다.진료실에서 들었던 말도 기억났다.꾸준히 치료받으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그러니 병이 준혁을 여기까지 데려온 건 아니었다.준혁은 벤치에 앉았다.구겨진 서류를 꺼냈다.이혼 판결문이었다.원고와 피고는 이혼한다.몇 번을 읽어도 문장은 변하지 않았다.서윤은 이제 자신의 아내가 아니었다.옆 주머니에서는 반으로 찢어진 종이가 나왔다.문세라의 청첩장이었다.언제부터 가지고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세라는 다른 남자와 결혼했고, 해외로 나갔으며, 마지막 연락까지 법무팀을 통해 막았다.준혁은 청첩장을 다시 접으려 했다.이미 찢어진 종이는 맞물리지 않았다.휴대전화를 켰다.아버지.연결되지 않았다.어머니.받지 않았다.미선.차단.세라.차단.채린.유진.라희.지아.어느 이름을 눌러도 결과는 비슷했다.한때는 연락처가 너무 많아 여자 이름을 헷갈린다고 웃었다.열 명이 넘어서 다섯 명으로 줄였다고 자랑하기도 했다.그때는 누군가가 자신을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돈을 주면 남았고.선물을 사주면 다시 연락했고.화를 내다가도 호텔을 잡으면 왔다.서윤은 더 쉬웠다.십 년을 만났으니까.결혼했으니까.아이까지 있었으니까.무슨 짓을 해도 결국 집에 있을 사람이라고 믿었다.준혁은 연락처 맨 아래까지 내려갔다.한서윤.번호는 이미 여러 차례 차단돼 있었다.그래도 전화를 눌렀다.연결되지 않았다.다른 번호를 만들 수도 있었다.또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었다.하지만 그마저도 이제 법적 문제가 될 수 있었다.준혁은 통화 화면을 닫았다.뉴스 알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리본베이비.해외 계약.상장 추진.대표 한서윤.사진 속 서윤은 자신이 알던 얼굴과 같으면서도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준혁은 기사를 끝까지 읽지 못했다.“나 없는데도 잘 사네.”
새 본사 출입문에는 아직 보호필름이 붙어 있었다.나는 한쪽 끝을 잡아 천천히 떼었다.유리문 가운데 새 로고가 드러났다.RIBBON BABY.뒤에서 직원들이 박수를 쳤다.“대표님, 축하드립니다.”나는 웃으며 문을 열었다.“들어가요. 오늘부터 여기서 일하는 거예요.”하은이 가장 먼저 뛰어 들어갔다.“엄마 회사 진짜 커졌다.”“뛰지 마.”“나 안 뛰었는데?”이미 복도 끝까지 가놓고 하는 말이었다.직원들이 웃었다.나는 품에 안고 있던 둘째를 조금 고쳐 안았다.아이는 사람들이 많아도 잘 잤다.하은은 다시 돌아와 동생 얼굴을 들여다봤다.“얘도 여기 직원이야?”“아니.”“그럼 나도 아니지?”“너도 아니야.”“그럼 왜 데려왔어?”나는 사무실 안을 둘러봤다.처음 리본베이비를 시작했을 때는 직원도 없었다.하은을 재우고 식탁에 앉아 주문서를 뽑았고, 포장 박스가 거실을 차지했다.준혁은 그걸 보면서 언제까지 애 엄마들 물건 팔 거냐고 했다.이제 그 물건을 파는 회사에 수십 명이 출근하고 있었다.“엄마가 어디서 일하는지 보여주려고.”하은은 고개를 끄덕였다.“나 알아. 엄마 사장님이잖아.”옆에 있던 직원이 말했다.“대표님보다 따님이 더 잘 아시네요.”“그러게요.”새 사무실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직원들은 하은에게 자기 자리와 맡은 일을 설명해줬다.하은은 디자인팀 모니터 앞에서 가장 오래 멈췄다.“이거 아기들 쓰는 거예요?”“응. 새로 나올 제품이야.”“엄마도 봤어?”“대표님이 제일 먼저 보시지.”하은이 나를 돌아봤다.“엄마 진짜 사장 맞네.”“이제 믿어?”“조금.”그때 비서가 다가왔다.“대표님.”그녀의 시선이 로비 쪽으로 갔다.대형 화환 하나가 들어오고 있었다.나는 리본에 적힌 이름부터 봤다.강준혁 모친 박옥자.걸음을 멈췄다.비서가 물었다.“어떻게 할까요?”리본 아래 문구는 더 길었다.새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하은 할머니가.나는 한참 보지 않았다.“돌려보내세요.”“보낸 쪽에서 다시
준혁은 가족사진을 지갑에 넣다가 손을 멈췄다.서윤에게 연락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정확히는 할 수 없었다.전화번호를 바꿔가며 연락해도 차단됐고, 변호사를 통해 사적인 연락을 중단하라는 통보까지 받은 뒤였다.하은에게도 마음대로 연락할 수 없었다.부모는 전화를 받지 않았고 미선은 돈 얘기로 다시 전화하면 받지 않겠다고 했다.남은 이름은 하나였다.문세라.준혁은 휴대전화에서 세라의 대화창을 열었다.마지막 대화가 몇 달 전이었다.다시는 연락하지 마.그 아래 자신이 보낸 메시지가 여러 개 남아 있었다.잠깐만 만나자.설명할 게 있어.전화 한 번만 받아.전부 답이 없었다.준혁은 해외에 있는 세라의 현재 번호를 알고 있었다.예전에 비서에게 알아보라고 했고, 연락처를 삭제하지 않은 채 따로 저장해뒀다.새 메시지를 썼다.세라야. 나야.한참 기다렸다.전송 표시가 바뀌지 않았다.다시 보냈다.나 진짜 마지막으로 부탁할 게 있어.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준혁은 전화 버튼을 눌렀다.연결되지 않았다.다른 메신저를 열었다.검색창에 세라 이름을 넣자 프로필은 떴지만 메시지를 보낼 수 없었다.“씨발.”휴대전화를 내려놨다가 다시 집었다.메일 주소가 떠올랐다.누아벨 대표 메일.개인 메일.해외 법인에서 사용한다던 주소까지.준혁은 세 곳에 같은 내용을 보냈다.나 지금 상황이 안 좋아.큰돈 바라는 거 아니야.잠깐만 도와줘.나중에 반드시 갚을게.보내고 나니 자존심이 상했다.몇 년 전만 해도 세라에게 돈을 썼다.호텔비를 내고, 선물을 사고, 회사 인맥을 연결해줬다.세라가 갖고 싶다고 한 게 있으면 가격부터 묻지 않았다.이제는 자신이 돈을 부탁하고 있었다.준혁은 마지막 문장을 하나 더 붙였다.내가 너한테 해준 것도 있잖아.전송.십 분.삼십 분.한 시간이 지나도 답이 없었다.그는 세라의 SNS를 열었다.해외 호텔 테라스 사진이 올라와 있었다.사진 한쪽에는 남자의 손이 보였다.한태경이었다.준혁은 화면을 확대했다.손목시
병원비를 결제하지 못한 준혁은 결국 지갑 속 현금으로 일부를 냈다.영수증을 받아 들고 나오자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가 찍혀 있었다.은행이었다.다시 걸자 담당자가 곧바로 본인 확인부터 했다.“강준혁 고객님, 담보대출 관련해서 안내드릴 사항이 있습니다.”준혁은 병원 건물 앞에 멈췄다.“무슨 안내요.”“담보로 설정된 주식 관련 추가 조치가 예정돼 있습니다.”“내 주식 마음대로 건드리지 마세요.”“계약상 조건에 따라 진행되는 부분입니다.”“그거 팔면 갚으면 되잖아요.”상대는 숫자를 차례대로 설명했다.남은 원금.이자.담보 가치.처분 후에도 남을 수 있는 채무.준혁은 중간부터 듣지 않았다.“그래서 내 손에 얼마 남는데요.”전화기 너머에서 잠깐 침묵이 흘렀다.“현재로서는 잔여금이 발생한다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준혁이 웃었다.“말을 왜 그렇게 복잡하게 해.”“추가 채무가 남을 가능성도 있습니다.”준혁의 웃음이 멎었다.“내가 강림 주주였어요.”“현재 담보 설정된 지분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는 겁니다.”통화를 끊자 다른 알림이 들어왔다.퇴직금 관련 계좌였다.회사 손해배상 청구와 채권 절차 때문에 가용 금액이 제한됐다는 안내였다.준혁은 바로 강림 재무팀에 전화했다.받지 않았다.인사팀.연결되지 않았다.예전에 한마디면 회의실을 비우고 기다리던 사람들이 이제는 전화 한 통 받지 않았다.그는 태문에게 걸었다.한 번.두 번.세 번째에 통화가 연결되는가 싶더니 곧 끊겼다.잠시 후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회사 관련 연락은 법무팀을 통해라.준혁이 바로 답장했다.아버지, 나 지금 돈이 없습니다.읽음 표시가 떴다.답은 오지 않았다.대출만 좀 막아주세요.다시 읽음.없었다.준혁은 그대로 전화를 걸었다.이번에는 연결되지 않았다.“씨발.”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지만 계기판을 보다가 손이 멈췄다.이 차도 곧 가져가기로 돼 있었다.리스 정산과 미납 비용 때문에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었다.준혁은 핸들을 잡은 채 한
re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