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13화

Author: 금추
그는 눈을 감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하지만 목구멍이 메이는 것 같은 감각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한참 후 그는 차를 몰고 있는 간미연을 쳐다보았다. 두 눈은 빨갛게 달아올랐고 목소리는 엄청 낮았다.

"너, 푸른 독수리야?"

앞쪽만 주시하고 있는 간미연의 얼굴색은 무서울 정도로 차가웠다. 장명원의 물음에 묵인했다.

장명원이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

"왜 전에 나에게 말하지 않았어?"

간미연이 듣더니 차갑게 그를 흘겨보았다.

"우리 셋 맹세한 적이 있어, 그 누구든 신분을 절대 폭로하지 않겠다고. 나와 보스는 서로 공개한적도 없어, 다만 서로를 묵인했을뿐.”

장명원이 자조하듯 냉소했다.

"역시 나만 바보였어."

"너 바보 맞아."

간미연이 인정사정 없이 장명원을 욕했다. 그러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

"그 주시후, 수상해."

그건 장명원도 이젠 눈치챈 일이다.

주시후가 불곰을 찾는다는 이유로 그를 끌어들였던 건 사실 소희를 쳐내고 싶어서였겠지.

나중에 밀수에서 만난 그 사람도 주시후 쪽 사람일 것이고. 고의로 그를 기절시켜 묶어둔 후 소희를 협박하려고.

그는 정말 어리석었다. 구은서를 믿었기 때문에 주시후도 아무런 의심없이 믿었는데, 주시후가 소희를 상대할 때 쓰이게 될 미끼로 되다니.

간미연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주시후가 수상하다는 걸 눈치챘으면, 구은서도 배후 주모자일거라는 건 생각해 본 적 있어?"

장명원의 눈빛이 순간 어두워졌다.

구은서가 그를 주시후에게 추천했고, 주시후는 소희를 죽이려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더는 구은서가 주시후의 계획을 모를 거라며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

주시후와 소희 사이에는 원한이 없다. 소희와 원한이 있는 사람은 구은서다.

그럼 나중에 그를 납치한 일은?

구은서가 알까?

만약 알고 있었다면, 그가 자칫하면 불곰에게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는 건?

장명원의 마음에 순간 한기가 돌았다. 이때서야 그는 자신이 완전히 구은서에게 이용당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연히 그의 신분을 알게 되었고, 또 주시후를 통해 소희에 관한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914화

    시언이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두 사람, 매곡리 쪽 사람인가? 줄곧 소희의 위치를 추적하고 있던 것도 그쪽이고?""네. 중간에 오해가 좀 있긴 했지만, 하얀 독수리는 절대 고의로 보스를 해치려고 했던 건 아닙니다. 이미 잘못을 뉘우치고 있기도 하고."간미연이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장명원은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시언에게 잡혀있는 그는 전혀 반항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장명원을 풀어준 시언의 눈빛에는 차가운 빛이 번쩍였다. 그러더니 부하를 향해 말했다."서희한테 보내줘.""감사합니다, 진언님!"간미연이 듣더니 바로 감사를 표했다.소희는 양지바른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상처가 전부 봉합 처리된 소희는 하얀 잠옷을 입고 조용히 침대에 누워 있었다.잠든 것처럼 보이지만 얼굴색은 무서울 정도로 창백했다.옆에는 하녀 한 명이 멍들고 부어오른 주사바늘 자국을 따뜻하게 찜질하고 있었다. 그러다 누군가 들어온 걸 보고 소리 없이 물러났다.침대에 누워있는 소희를 보면서 장명원은 후회와 자책하는 심정이 점점 용솟음쳤다. 그리고 그 심정에 손가락마저 떨렸고 콧등과 목구멍도 시큰시큰해 났다. 결국 두 무릎이 나른해지더니 한쪽 무릎을 꿇었다.그는 정말 세상 멍청이었다.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더라도, 무고한 소녀일 뿐인데.왜 그녀를 겨냥하고, 왜 구은서를 도와 그녀를 해치려한 거냐고!그가 그녀에게 그렇게 많은 어리석은 짓을 했는데, 그녀는 지금까지 한 번도 그를 탓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위급한 순간에도 그녀는 그를 먼저 보호했었다.그 때문에 그녀는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지금 돌이켜보면, 바보같은 짓들을 너무 많이 한 것 같았다.그는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떨고 있었다. 후회되기 그지없었다.간미연은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굳이 말리지 않았다. 침대 옆으로 가서 조용히 소희를 바라보았다.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고개를 돌려 장명원에게 말했다."소희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다행으로 여겨."그래, 그녀는 아직 살아있어. 모든 잘못을 만회할 수 있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915화

    구은서가 장명원에게 물 한 병을 가져다 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명원아, 뭐 오해하고 있는 거 아니야? 물 좀 마시고, 앉아서 천천히 말해 봐."장명원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구은서, 넌 줄곧 나를 이용하여 소희를 상대하고 있었어. 우리 어릴 때부터 알면서 쌓아온 의리를 이용하고 있었다고, 네가! 난 너를 친누나로 생각해서 망설임 없이 네 편에 섰어! 하지만 넌? 나의 손을 빌어 소희를 죽일 생각만 하고 있었어! 임구택 때문에 소희를 죽이려 한 것도 모자라 심지어 나까지 죽이려 했다고, 너! 구은서, 너 어떻게 이렇게 끔찍할 수가 있어?"한 사람과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더라도 그 사람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은 게 정상이었던 것이다.적어도 이 일이 있기 전에는 그는 구은서가 이렇게 위선적이고 독한 여자라는 걸 절대 믿지 않았다.구은서의 얼굴색이 많이 덤덤해졌다. 그러고는 여전히 무고한 눈빛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명원아, 너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소희가 어떻게 됐다는 거야? 넌 뭘 또 내가 너를 죽인다고 그러는 거야, 무섭게."장명원의 빨갛게 달아오른 눈에는 실망과 침통함으로 가득했다. 그는 구은서를 바라보며 말했다."아직도 모르는 척할 거야? 좋아, 모르는 척해도 되고, 모든 것을 네 사촌 오빠 주시후에게 떠넘겨도 돼. 주시후는 이미 밤새 외국으로 도망쳤고, 아무도 너와 대치할 수 없을 거니까, 계속 그렇게 모른 척하고 있으라고!"임구택마저도 단서라고는 Maduro밖에 없었고, 아무것도 물어내지 못했다.Maduro도 중간에서 커미션만 받고 일을 처리했을 뿐, 구체적인 상황은 너무 상세하게 알고 있는 건 아니라서.지금은 불곰이 죽고 주시후도 온데간데없이 달아났으니, 아무도 더 이상 진상을 알지 못할 것이다.구은서는 냉담하게 장명원을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든, 난 아무것도 몰라.""승인 안 해도 돼. 너 내가 너를 어떻게 할 수 없을 거라는 걸 이미 예상하고 있었잖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916화

    3일이 지나서야 소식을 전해 들은 성연희와 서인은 곧장 차를 몰고 교외의 장원으로 갔다.차에서 내린 성연희는 두 다리가 나른해져 하마터면 땅에 주저앉을 뻔했다. 그러는 그녀를 서인이 신속히 부축했다.성연희는 얼굴색이 창백해진 채 천천히 몸을 곧게 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나 괜찮아."하인이 두 사람을 방으로 안내했고, 방에 들어서 침대에 누워 있는 소희를 보자마자 성연희는 울음을 터뜨렸다.계속 걱정하고 있던 서인이 그녀의 갑작스러운 울음소리에 깜짝 놀랐다. 그녀의 울음소리에서 그녀가 진짜 무서워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소희는 어젯밤에 이미 깨어났다. 다만 움직이지도 못하고 혼미하게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러다 성연희의 울음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그녀는 눈을 뜨고 입구 쪽을 ‘바라보며’ 살짝 웃었다."나 죽지도 않았는데, 왜 울어?"목소리가 쉬어 있었다.소녀의 초점을 잃은 두 눈을 보며 성연희는 마음이 아파 아무 말도 못하고 오로지 울기만 했다. 마치 어린애 같았다."서인아, 너도 거기 있어? 네가 좀 말려줘."소희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얘 울음소리에 머리가 아파."적의 손에서도 살아 남은 소희는 성연희의 울음소리에 목숨을 잃을 것 같았다.성연희가 듣더니 애써 슬픔을 숨기고 침대 옆으로 다가가 소희의 손을 잡았다. 그러고는 흐느끼며 말했다."서인한테 부탁해도 소용없어. 서인은 오는 길 내내 얼굴색이 파랗게 질려 있었다고. 서인을 어떻게 위로할지나 생각해 봐."소희는 서인이 어디에 있는지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눈을 드리우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서인아, 앞으로 우리 모두 발 뻗고 살 수 있을 거야."서인은 갑자기 눈이 뻑뻑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며 입술을 굳게 오므린 채 말을 하지 않았다."너희 둘이 이야기해, 나 나가 있을게."남자는 한마디만 하고 돌아섰다.성연희는 남자의 뒷모습을 보며 일부러 콧방귀를 뀌었다."봐, 내가 서인이 무조건 화를 낼 거라고 말했잖아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917화

    그러다 갑자기 말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먼 곳을 바라보며 신속히 눈가를 닦았다.시언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요 몇 년 동안 난 줄곧 서희를 삼각주에 관한 일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고, 불곰을 찾아가 복수하는 것도 제지했지만 서희는 항상 내 쪽 사람의 눈을 피해 불곰을 죽어라 물고 놓지 않았지. 이번에 만약 내 쪽 사람이 서희의 수하가 서희에게 보낸 메시지를 알아내지 못했다면, 서희는 이미 불곰과 함께 죽었을 거야."서인이 듣더니 자조하듯 웃었다."서희가 만약 이대로 백양 만나러 갔다면, 저도 따라갔을 겁니다. 마침 다 같이 모일 수도 있고."그의 말에 시언이 그를 노려보았다."너희들은 정말 같은 고집불통이야."서인이 입꼬리를 헤벌리며 말했다."어쩔 수 없죠. 같은 상사의 손에서 나온 병사이니 성격도 같아진 거겠죠."시언이 웃으며 서인의 어깨를 세게 두드렸다."그 당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백양과 홍복 그들이 목숨으로 바꿔줬기 때문이야. 그러니 열심히 살아. 서희의 눈은 내가 반드시 치료해 낼 거야."서인은 눈빛이 순간 굳건해져 대답했다."그럴 겁니다."그러다 잠시 침묵하더니 다시 말했다."서희와 임구택이 헤어졌습니다.""알아."시언은 얼굴색이 어두워져서 말했다."서희와 임구택 사이의 일은 아마 서희 자신만이 가장 잘 알고있을 거야.”예전에 소희가 갑자기 임구택에게 시집가겠다고 했을 때 그는 수상쩍어 몰래 임구택을 조사했었다. 그리고 그제야 모든 걸 눈치챈 그는 동의하고 싶지 않았지만 별로 막지도 않았다."밀수 사건, 임구택도 참여했다죠?"서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사람은 그가 들여보낸 게 맞지만, 그도 포위된 사람이 서희라는 걸 몰랐어."시언이 대답했다.서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임구택이 진심으로 소희를 좋아한다는 것을 진작에 눈치챘었다. 그러니 설사 두 사람이 이미 헤어졌다 하더라도 임구택이 그렇게 모질게 소희를 대하지는 않을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임구택이 자신이 하마터면 소희를 죽일 뻔했다는 걸 알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918화

    구 부인이 휠체어에 앉아 있는 구성봉을 밀고 회의실로 들어왔다. 그러고는 그의 곁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부드럽게 말했다."성봉 씨, 다 도착했어요. 다들 당신을 그리워하고 있었어요.""회장님!"그룹의 몇몇 원로들이 구성봉의 모습을 보더니 참지 못하고 일어났다.구성봉은 말을 할 수가 없어 충성심이 지극한 그룹 원로들을 복잡하고 또 처량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몇몇 원로들은 감개무량하기도 하고 마음이 무겁기도한 채 그의 뜻에 따라 다시 앉았다.구은서가 구성봉 앞에 가서 그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아빠, 제가 그룹을 인수한 후에 반드시 그룹을 더 크고 강대하게 만들 겁니다. 절대 아빠를 실망시키지 않을 거니까 아빠는 엄마와 함께 집에서 만년을 누리세요."구성봉은 눈빛이 혼탁하고 흐리멍덩해진 채 구은서의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구은서는 구 부인과 눈을 한번 마주치고는 일어서서 함께 온 변호사에게 말했다."아빠의 지분 이양 협의서를 읽어주세요. 아빠께서 고개를 끄덕이시면 서명하신 걸로 하죠."구성봉은 서명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고개만 끄덕이면 동의한 셈 치고 다른 사람이 그의 손을 들고 협의서에 서명할 수 있었다.변호사는 큰 소리로 협의서를 한 번 읽은 후 구성봉에게 물었다."구 선생님, 이 협의서는 선생님께서 깨어나 있고, 자주적인 사고를 할 수있는 상황하에서 작성된 거 맞으신가요?”구성봉은 여전히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지도 않고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주주와 그룹 고위직 직원들은 이미 소곤소곤 속삭이기 시작했다. 눈살을 찌푸린 채 구성봉을 쳐다보고 있는 그들은 구성봉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하에서 강요당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었다.구은서가 구 부인에게 눈짓을 했다.구 부인이 즉시 허리를 굽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성봉 씨, 어서 고개를 끄덕여요. 집에서 이미 상의가 다 끝난 일이잖아요."그러고는 또 목소리를 낮추어 남자의 귓가에 대고 한마디 했다.구성봉은 그제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919화

    서인의 출현은 구씨 모녀의 계획을 완전히 망쳐 놓았다. 지분 이양 협의도 그 자리에서 폐기되었다.회의가 끝난 후 서인은 구성봉을 밀고 떠났다. 그러다 구은서의 곁을 지날 때 발걸음을 멈추고 차가운 입을 열었다."알아? 사실 난 돌아오고 싶지 않았어. 만약 네가 조용하게 살았다면, 가문을 너에게 준다해도 난 상관없었거든. 하지만 소희만은 건들지 말았어야지. 네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고."구은서는 눈을 크게 뜨고 멍하니 서인을 바라보았다.그러다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뭐야, 알고 보니 네가 돌아온 게 아버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소희를 위해서였네?"서인의 눈빛이 차가웠다."아버지는 너희 모녀를 선택하고 내 어머니를 포기했을 때 이미 오늘에 벌어질 일들을 생각했어야 했어. 모든게 그 자신의 선택인데 내가 왜 그를 동정해야 하지?"구성봉도 그의 말을 듣더니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다.서인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구성봉을 밀고 성큼성큼 떠났다.구은서의 상기된 얼굴은 파랗게 질려있었다. 주먹을 너무 꽉 쥐는 바람에 방금 한 네일이 손바닥 살을 파고 찔러들었다.구 부인이 놀라서 구은서에게 물었다."구운정이 한 말이 무슨 뜻이야? 소희는 또 누구고?""엄마는 알 필요없어!"마음속의 원한이 극에 달한 구은서는 차갑게 한마디 내던지고 빠른 걸음으로 회의실을 떠났다.*이틀 뒤면 강성에서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아문영화제가 열리게 된다.구은서는 전에 찍은 한 편의 영화로 상대 배우들을 제치고 최여우주연상을 받게 되었다.하지만 그녀가 무대에 올라 상을 받고 막 수상 소감을 발표하려던 찰나, 갑자기 일렬로 늘어선 경호원들이 몰려들어 통로를 전부 봉쇄했다.객석에 앉은 배우들이 경악하는 표정을 지었다."무슨 일이야?""저 사람들은 누구야?""장내 경비원들은?"......다들 수군거리고 있을 때, 성연희가 계단에서 내려왔다. 붉은색 긴 치마를 입은 그녀는 차가우면서도 요염한 기풍을 발산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한 걸음 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920화

    "성연희, 너 미쳤구나. 여기 이렇게 많은 기자들이 있는데 감히 날 때려? 나 네 가산이 바닥나도록 고소할 거야!"대중 앞에서 뺨을 맞은 구은서는 화가 나서 더는 평소의 단정함과 온아함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성연희가 냉소하며 기자와 영화제에 참가한 모든 스타 배우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구은서 씨는 매번 여 배우분과 합작할 때면 무조건 실검을 사서 애매한 사진과 자신의 외모, 연기가 상대 여 배우분보다 못하다는 등의 글들을 올리군 하죠. 그럼 그럴 때마다 그녀에게 속은 그녀의 팬들은 경력이 그녀보다 못한 상대 여배우가 군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실검을 사서 일을 꾸미고 있다고 여기고 블로그에 가서 상대 여 배우를 공격하여 그 여 배우로 하여금 더 많은 욕을 먹거나 심지어 매장당하게 만들죠. 그러다 상대 여 배우가 공격을 실컷 받고나면 구은서 씨가 나서서 듣기 좋은 말들만 골라해 팬들은 또 구은서 씨가 정말 너그럽다고 칭찬하고, 다른 대중들도 그녀의 행동에 호감을 가지게 되고요."배우석에서 한 바탕 소동과 탄식 소리가 들려왔다. 어쩐지 항상 구은서한테서만 그런 뉴스가 난다했더니. 전에는 그녀가 너무 핫해 상대 배우가 그녀 덕을 좀 보려고 그러는 줄 알았다.그런데 전부 구은서의 자작극이었다니.그녀에게 이용당했던 그 신인 배우들이 순간 비참해보였다.죽을 때까지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고.구은서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성연희, 너 허튼소리 하지 마. 그건 전부 다 사실무근의 모함이라고. 나 너를 고소할 거야. 반드시 고소할 거야!"그러자 기세등등한 성연희가 말했다."계속 이렇게 나오시겠다? 그럼 오늘 제대로 보내줄게."그러면서 그녀는 핸드폰에서 동영상 하나를 찾아 대형 스크린에 전송했다.영상속에는 마스크와 안경을 쓴 남자가 손에 사원증을 든 채 입을 열었다."저는 베유 엔터테인먼트의 기자입니다. 이건 저의 사원증이고요. 전에 은서 배우님의 매니저가 저를 찾아와 저더러 통고를 쓰서 서씨 성을 가진 배우님과 이씨 성을 가진 배우님을 칭찬하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921화

    그러나 불가피하게 구은서의 평판은 곤두박질쳤다. 광고를 여러개나 잃어버린 건 말할 것도 없고, 전에 그녀와 합작하려고 했던 감독들도 잇달아 그녀와 손절했다.주 감독님의 영화는 아직 개봉되지 않았지만, 혹시라도 피해를 받을까 봐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소식을 알아보고 있었다.......밤, 케이슬에서,조백림 등은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고 임구택은 혼자 옆 홀에서 당구를 치고 있었다.그는 허리를 굽혀 스틱을 따라 다음에 칠 녹색 공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날 고무밭에서 본 희미하고 혼란스러운 모습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났다.진언은 일찍 그곳을 떠나 그는 결국 만나지 못했다. Maduro는 명경에게 고문을 받았지만, 불곰이 그에게 돈을 주고 임구택을 찾아오라고만 했다고 토했다.불곰 쪽 살아남은 자들은 전부 진언에게 끌려가 명경 쪽 사람이 숲에 도착했을 땐, 입을 열 수 있는 산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게다가 포위 공격을 당한 자의 신분을 포함하여 다른 소식들은 전부 진언에 의해 봉쇄되어 그는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하지만 그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장시원이 들어와 비스듬히 문틀에 기대어 생각에 잠긴 임구택을 보며 담담하게 물었다."무슨 일이라도 생겼어? 너 밀수에서 돌아온 이후로 이상해. 대체 밀수에 가서 뭐 했어?"임구택은 어두운 얼굴로 공만 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장시원은 그가 말하고 싶지 않아 한다는 걸 눈치채고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러고는 "은서의 일은 이미 조용하게 끝났어. 성연희가 그 정도로 모질 줄은 몰랐는데. 아마도 소희를 위해 복수하려고 그런 걸 거 같은데."라고 덧붙였다."그 여인이랑 무슨 상관인데?"임구택은 긴 눈동자를 드리우고 무심한 말투로 물었다. 이미 소희의 일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듯."성연희와 소희가 친구잖아. 그러니 분명 네가 구은서 때문에 소희와 헤어졌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그래서 고의로 운서에게 복수한 걸 거고."장시원이 추측했다.임구택은 계속 열심히 공을 쳤다. 손놀림은 정확하고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6화

    “그날 밤 전화했을 때 말이야.”유진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그게 바로 그날이었어요?”“그래.”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그는 서선영이 무슨 짓을 꾸미는지 몰랐다. 혹시 다시는 유진을 볼 수 없게 될까 두려워, 마지막으로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걸었다.사실은 유진에게 자기 집으로 와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끝내 그 말이 목구멍에서 나오지 않았다.유진은 자책하듯 말했다.“나도 그때 뭔가 이상하단 걸 느꼈어. 근데 안 찾아갔어요.”은정은 유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말했다.“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그때는 이미 깊은 밤이었고, 유진은 단지 모호한 한 통의 전화로 구씨 저택까지 달려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유진의 마음속은 여전히 무겁고 미안했다.“내가 갔더라면, 그 여자의 계략이 통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요.”“유진아, 우리 이제 과거에 대해 그만 후회하자. 응?”은정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며 말하자,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중요한 건, 서선영 모녀의 거짓말을 어떻게 밝혀낼지였다.“그 여자가 떠나라고 하니까, 진짜 떠나려던 거예요? 도대체 언제부터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됐어?”유진이 화가 난 듯 말하자, 은정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가운 듯 부드러운 눈빛으로 대답했다.“내 명예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어. 네가 그 일 알고 나서 날 더 미워할까 봐, 그게 무서웠지.”호텔에서 유진이 여씨 집안 가족 모임에 참석한 걸 봤을 때, 그는 마음이 무너졌다.자신은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앞으로도 더러운 과거 때문에 손가락질받을 인생인데, 그런 자신의 곁에 유진을 두는 게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유진은 따뜻하면서도 가슴 아픈 눈빛으로 은정을 바라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유진은 두 손으로 은정의 얼굴을 감싸 안았다. 안개 낀 듯한 눈동자가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은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밀어내고 그 마음속까지 빛으로 채우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이번에는 유진이 먼저 입을 맞췄는데, 그 키스는 애틋하고 따스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5화

    “정말 못됐어요. 그런데도 난, 이렇게 좋아하니까.”유진은 코끝을 훌쩍이며 속삭이듯 말하자, 은정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고, 유진을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유진은 흐느낌 속에 물었다.“그래도 또 떠날 거예요?”“안 떠나.”은정은 마치 유진의 몸이 자기의 일부라도 된 것처럼 꼭 끌어안았다.유진은 입술을 꾹 다물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도 입가엔 참을 수 없이 번지는 미소가 피어올랐다.멀찍이서 둘을 바라보던 소희는 마침내 안도한 듯 미소를 지었고, 잠시 바라보다 조용히 돌아섰다.은정은 티켓 환불을 마치고, 유진의 손을 꼭 잡고 공항 로비를 빠져나왔다.그때 소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유진이는 맡길게. 잘 달래줘. 난 먼저 갈게.]은정은 묵직한 음성으로 대답했다.“소희, 정말 고마워.”[혹시 집안 문제,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은정은 원래의 냉정한 눈빛을 되찾으며, 대답했다.“아니, 내 일은 내가 해결할게.”[그래.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해. 임씨 집안 쪽 설득도 내가 도와줄 수 있어.]은정은 낮게 웃었다.“혼자 힘으로 안 되면 그때 부탁할게.”전화를 끊은 뒤, 유진이 옆에서 물었다.“소희, 갔어요?”“응. 우리 집에 가자.”은정은 다시 유진의 손을 꼭 잡았다.유진은 그날 회사에 가지 않고, 전화를 걸어 휴가를 냈다. 이경 아파트로 돌아오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선 은정은 유진을 번쩍 안아 들고 그대로 입을 맞췄다.유진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고, 두 다리로 그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세게 은정을 끌어안고 입맞춤에 응했다.유진의 반응은 은정을 더욱 자극했고, 입술은 불꽃처럼 뜨거웠다. 은정은 강렬함과 부드러움을 오가며 끊임없이 유진의 반응을 확인했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얻었을 때에야 숨을 고르며 입술을 떼었다.유진은 숨을 헐떡이며 눈을 반쯤 감고 있었다.“언제 기억난 거야?”은정은 유진의 입술 위에서 낮게 물었다.유진의 커다란 눈동자엔 얇은 안개 같은 물기가 맺혀 있었고, 눈가엔 눈물 자국이 남아 붉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4화

    “나쁜 놈!”유진은 이를 악물고 욕설을 내뱉으며, 손등으로 눈물을 거칠게 닦고는 그대로 뛰쳐나갔다.허둥지둥 엘리베이터를 내려가던 중, 예상치 못하게 1층 현관 앞에서 막 차에서 내리는 소희와 마주쳤다.유진은 달려가 소희를 끌어안으며, 눈물로 목소리가 떨렸다.“소희야. 그 사람, 갔어.”소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진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침착하게 말했다.“지금쯤 공항 도착했을 거야. 얼른 차 타. 우리가 가서 막자.”유진은 울먹이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응.”차에 올라탄 후, 소희는 아침 출근길 교통체증을 피해 가능한 한 빠른 길로 달렸다. 조수석에 앉은 유진은 여전히 망연자실한 얼굴이었다.소희는 유진을 스치듯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두려워하지 마. 이번엔, 걔가 지구 반대편까지 도망친다 해도 내가 꼭 데려올게.”유진은 이를 악물며 눈물 맺힌 눈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응.”공항에 도착하자, 소희는 시계를 확인했다.“지금쯤이면 막 보안 검색대 들어갔을 거야. 넌 안으로 들어가. 난 밖에서 기다릴게.”유진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사람들이 북적이는 공항 안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탑승 게이트 앞, 마침내 수많은 인파 속에서 그토록 익숙하고, 아프도록 그리운 구은정의 뒷모습을 발견했다.너무 긴장한 탓일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은정이 거의 들어가려던 순간, 유진은 겨우 목을 눌러 뜨거운 한마디를 토해냈다.“서인!”이에 은정의 발걸음이 멈췄고, 순간 고개를 홱 돌렸다. 사람들 사이 너머로, 유진이 서 있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친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지나가는 사람들, 소음, 움직임. 모든 게 멀어지고, 과거와 현재가 한꺼번에 겹쳤다.처음 만났던 순간.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 건네주던 은정의 등.“정말 대단해.”감탄하던 유진의 눈빛. 차가웠던 은정의 반응.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은정이 궁금했고, 따랐고, 그렇게 샤브샤브집에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유진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3화

    방연하는 어이없다는 듯 여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지금 진심이에요? 머리 괜찮아?”여진구는 연하를 째려보았다. 연하는 주변의 예쁘게 꾸며진 꽃길과 풍선을 둘러보며 부러움 섞인 말투로 말했다.“이거 진짜 예쁘네요. 나도 나중에 이런 대접 한번 받아볼 수 있을까요?”“너한테 고백할 남자가 이런 것도 못 하면, 내가 대신 해줄게.”진구는 시원하게 말하자, 연하는 헛웃음을 지으며 받아쳤다.“미리 감사 인사드릴게요, 여진구 사장님.”그 시각, 유진은 집에 돌아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뒤숭숭했고, 계속 뭔가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그날 밤은 뒤척이기만 하다가, 새벽이 되자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아침 7시가 되자, 임유민이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문에 기대선 그는 느슨하게 말했다.“누나, 이번 주 금요일 우리 학교 축구 경기 있어. 내가 수비수로 나가는데, 학교에서 가족 참관 받는대. 올래?”유진은 고개를 들어 한 박자 늦게 대답했다.“좋지. 꼭 응원하러 갈게.”유민은 그녀가 짐을 싸는 걸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근데 누나, 짐은 왜 싸?”유진은 노트북을 가방에 넣으며 말했다.“이젠 다시 이경 아파트로 돌아가려고.”유민은 조금 놀랐다.“안 돌아가겠다고 하지 않았어?”유진은 눈을 내리깔며 담담하게 대답했다.“가고 싶어졌어.”유민은 문에 기댄 채 웃으며 중얼거렸다.“역시 내 예상이 맞았네. 근데 이번에는 그렇게 바보처럼 굴지 마.”유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뭐라고?”이에 유민은 씩 웃었다.“엄마는 아침 일찍 나갔고, 할머니한테는 꼭 인사하고 가. 안 그러면 또 가출했다고 난리 나실걸.”유진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집에 없을 땐, 네가 좀 더 착하게 굴어. 할머니 기분 잘 맞춰 드리고.”유민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말했다.“그건 숙모한테나 하라고.”유진은 참지 못하고 푸흐 웃음을 터뜨렸다. 짐을 정리한 후, 운전기사에게 짐을 차에 실어달라 부탁하고 자신은 할머니에게 인사드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2화

    유진은 은정이 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서야 다시 호텔 위층으로 돌아갔다. 혹시나 여씨 집안 사람들이 경찰에 신고할까 봐 대비해야 했다.라운지에 있던 사람들은 이미 흩어졌고, 유진이 그 안으로 들어섰을 때, 여씨 집안의 두 명의 며느리가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셋째네는 평소에 그렇게 거칠게 굴더니, 오늘 자기 아들이 그렇게 당했는데도 조용하네?”다른 여성이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들었는데 인후가 아가씨를 모욕해서 그렇게 된 거라더라고요. 이 일, 임씨 쪽이 알게 되면 여인후 가만두지 않을걸요?”“그래서였구나! 근데 때린 사람이 누군데?”“그건 잘 모르겠어요.”유진은 고개를 돌려 벽에 기대었다. 그 순간, 조금 전 은정의 어두운 눈빛과 먹먹한 표정이 머릿속을 스쳤고, 가슴이 다시 시리게 아파왔다.그때 여진구가 메시지를 보내오자, 유진은 핸드백을 챙겨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유진아!”호텔 정원에서 진구가 유진을 발견하고는 반갑게 다가왔다. 그는 손에 들고 있던 꽃다발을 꺼내려 했지만 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선배!”이에 진구는 웃으며 말했다.“먼저 말해봐.”유진은 진지한 표정으로 진구를 바라보며 말했다.“선배, 전 늘 당신을 선배로, 좋은 친구로 생각했어요. 그 이상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어요.”“오늘 가족 모임에 참석하면서 다들 뭔가 오해한 것 같은데, 부디 오해가 더 커지지 않도록, 할아버지랑 어른들께는 확실히 말씀드려 주세요.”진구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아직 아무 말도 꺼내지도 않았는데, 유진은 이미 자신의 마음을 간파하고,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선을 그어버린 것이다.유진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표정엔 피곤함이 묻어났다.“조금 피곤해서 먼저 갈게요. 할아버지께는 대신 인사 부탁드려요.”유진은 말을 마치고 돌아섰다.몇 걸음만 걸었을까? 그 순간, 뒤쪽 정원에 불이 환하게 밝혀졌다. 형형색색의 하트 모양 꽃장식이 환하게 빛났고, 수많은 풍선과 조명이 하늘로 떠올랐다. 몽환적이고 낭만적인 풍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1화

    “여진구 제대로야. 임씨 집안 딸이랑 결혼하면 우리 집안의 공신 되는 거지. 할아버지도 계속 웃고만 계시잖아. 아이, 우린 왜 그런 복이 없을까.”“네가 저 아가씨랑 결혼했으면, 진구 대신 네가 후계자 됐겠지.”누군가 농담을 건네자. 여인후는 코웃음을 치며 비꼬듯 말했다.“너희는 저 여자가 뭐 대단한 줄 아는 모양인데, 내 눈엔 그냥 싸구려야. 한쪽으론 우리 집안 며느리 노릇하려 들고, 한쪽으론 구씨그룹 사장한테 붙어먹고 있다니까?”순간 주변이 조용해졌고, 다른 한 명이 조심스레 물었다.“그거 어떻게 알아?”“내가 봤다니까, 거짓말일 것 같아? 할아버지 생신 잔치 때, 임유진이 구은정이랑 서로 잡고 끌고 하는 장면 내가 직접 목격했어.”인후는 비웃듯 말했다.“진구는 그걸 모르고 좋아 죽고 있겠지. 이미 유진한테 다른 남자가 생긴 줄도 모르고.”이에 사람들 사이에선 탄식이 터져 나왔다.“저 아가씨는 겉으론 참 청순해 보였는데, 의외네.”인후는 유진이 자신을 무시했던 걸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고, 진구에 대한 질투도 더해져 그의 말은 점점 도를 넘었다.“겉으로 고상하고 순해 보이는 애들이, 뒤로는 더 음란한 거 몰라? 저런 여자가 제일 문란하게 노는 법이지.”“쾅!”갑작스레 문이 거칠게 열렸고, 인후는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지만, 상대의 얼굴을 확인하기도 전에 강한 주먹이 얼굴을 가격했다.그 한 방에 코뼈가 부러지고, 머릿속은 울려댔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아찔했다.문 안으로 들어온 남자는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살기 서린 기운을 뿜어내며, 냉혹한 기세로 여인후를 주먹질하고 발길질했다.순식간에 그 자리에 있던 몇몇 여씨 집안 사촌 형제들도 함께 맞았다. 차례차례 쓰러져 바닥을 뒹굴었다.유진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옆방에서 들려온 날카로운 비명과 고통스러운 신음을 듣고 깜짝 놀라 즉시 방향을 틀어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러고는 멍하니 굳어버렸다.바닥엔 네댓 명이 쓰러져 있었고, 은정은 여인후의 머리채를 붙잡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40화

    그날 밤, 여씨 집안의 한 어르신이 귀국해, 강성의 모 유명 5성급 호텔에서 가족 만찬이 열렸다.임유진은 여진구와 함께 도착했다. 메인 테이블은 여씨 직계 가족들로만 채워져 있었고, 무려 30명 가까이 앉을 수 있는 커다란 원탁이었다.진구의 할아버지 옆자리에 앉아 있던 백발의 노인은 그의 큰할아버지였다. 회장님의 친형으로, Y국에서 거주하다 이번에 가족을 데리고 일시 귀국한 것이다. 그만큼 이번 가족 모임은 여씨 집안에서 굉장히 중요한 자리였다.유진은 처음에는 단순히 가족들끼리 조용히 저녁식사를 하는 줄 알고 있었다. 자신을 초대한 것도 분위기만 맞춰주면 될 줄 알았다.하지만 파티장에 들어서자, 진구는 유진을 이끌고 바로 메인 테이블로 향해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렸다.한혜란 여사와 여순호도 유진을 보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고 따뜻하게 인사를 건넸다.여순호는 직접 자신의 큰형에게 유진을 소개하며 자애로운 웃음을 지었다.“우리 진구가 신뢰하는 아가씨야.”그러고는 자기 옆자리에 의자를 추가해 유진이 외부인임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에 앉게 했다.물론 유진은 임씨 집안의 딸이라는 명확한 신분이 있긴 하지만, 이토록 특별하게 대우하는 것을 보며, 진구와 유진의 관계는 이미 대부분의 사람 머릿속에서 확정된 분위기가 되었다.순식간에 파티장 안은 칭찬과 축하, 아첨의 말들로 가득 찼고, 진구와 동년배의 친척 중 몇몇은 눈에 띄게 부러움과 질투를 숨기지 못하며 억지로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유진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자리는 단순한 가족 식사가 아니었다. 이에 유진은 재빨리 핸드백을 챙겨 나갈 구실을 찾고 파티장을 빠져나왔다.호텔 복도 쪽으로 나와서야 숨을 돌린 유진은 진구에게 따졌다.“선배 왜 말 안 했어요? 오늘 선배 큰할아버지 귀국한 날이고, 집안 전체가 다 모이는 행사였다는 걸요. 처음부터 알았으면 나 안 왔을 거예요.”“할아버지가 꼭 널 데려오라고 했어. 부탁이라기보단 명령이었지.”진구는 웃으며 말했으나, 유진은 고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9화

    정현준은 업무 능력은 있었지만, 결국 남녀 문제로 스스로 무너졌다. 임유진과 관련된 일이 정리되자 여진구는 한결 가벼운 표정으로 말했다.“오늘 저녁, 우리 집에서 가족 모임 있어. 같이 가자.”그러자 유진은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가족 모임에 내가 왜 가요?”이에 진구는 반짝이는 눈으로 말했다.“우리 할아버지가 널 보고 싶대. 지난번 생신 때는 제대로 인사도 못 했다면서, 꼭 데리고 오라고 하셨어. 그리고 나도 할 말이 있어.”사실 진구는 오늘 저녁, 유진에게 고백할 계획이었다. 유진은 진구의 할아버지가 보고 싶어 한다는 말에 더는 거절하지 않았다.“몇 시에 가면 돼요?”“저녁 7시쯤. 내가 호텔로 데려다줄게.”“그래요.”진구는 미리 소혜와 시양의 해고를 결정해 두었기에, 두 사람의 자리를 대신할 인력을 미리 배치해 두었고, 업무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유진이 사무실로 돌아오자, 마케팅 부서 직원들이 하나둘 들어와 그녀에게 사과를 전했다.“팀장님, 저희가 소혜 씨한테 휘둘려서 그랬어요. 정말 죄송해요.”“앞으론 함부로 휩쓸리지 않을게요. 이번 일로 크게 깨달았어요.”“눈으로 본 게 다가 아니더라고요. 그깟 사진 몇 장으로 괜한 오해 했네요.”...유진은 담담하게 모두의 사과를 받아주며 말했다.“괜찮아요. 이미 지난 일이고, 전 이 일로 누구 미워하지 않아요. 앞으로 일에만 집중하죠.”유진의 대인배적인 반응에 부서 내에서의 평판은 확 올라갔다. 유진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신뢰와 존재감을 동시에 확보했다.더 이상 누구도 진구 라인이라는 말로 그녀의 실력을 깎아내리려 하지 않았다. 어쩌면 현준이 사직과 업무 인수인계를 하러 다시 회사에 오게 된다면, 자신이 예전에 소혜에게 했던 말을 떠올릴지도 모른다.타협이 안 되면, 뿌리째 잘라낸다는 그 말, 소혜는 그 말을 흘려들었다. 그리고 현준도 이와 얽히고설켜 끝내 유진이 베어내야 할 대상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업무를 마치기 전, 진구는 방연하에게 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338화

    곽시양은 임유진의 사무실에서 30분 넘게 있다가 나왔다. 복도로 나서자 동료들의 시선이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졌다.시양은 다들 자신이 승진한 걸로 수군대는 줄 알고 웃으며 지나치려 했지만,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료 한 명이 다급하게 말했다.“시양 씨, 얼른 회사 이메일 확인해 봐요.”시양은 곧장 사내 메일함을 열어봤고, 그 내용을 확인한 뒤 3분 넘게 멍하니 서 있었다.그러고는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눈에 잡히는 물건을 움켜쥐고 그대로 진소혜를 향해 달려들며 집어던졌다.소혜도 가만히 있지 않았고, 두 사람은 한순간에 몸싸움으로 번졌다. 동료들이 달려와 가까스로 둘을 떼어놓자, 시양은 눈에 광기를 담고 소리쳤다.“진소혜, 이 악랄한 년! 팀장님도 모함하고, 나도 똑같은 수법으로 뒤통수 쳐? 너 같은 건 세상에서 그냥 사라져버려야 해!”소혜도 물러서지 않았다.“미쳤어? 그게 왜 내 탓인데? 그딴 더러운 짓을 해놓고 몰래 찍혔다고 나한테 화를 내?”“너야! 너밖에 없잖아!”시양은 미친 사람처럼 소혜에게 다시 달려들려 했다. 이때, 현준이 달려 나와 그녀를 막으며 말했다.“진정 좀 해!”“꺼져!”시양은 손을 뻗어 정현준의 뺨을 그대로 후려쳤고,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당신이 날 찍었지! 그리고 진소혜한테 넘겼지! 둘 다 정말 비열해!”현준도 결국 폭발했다.“유혹한 건 당신이 먼저였잖아!”시양은 그대로 와락 울음을 터뜨렸다.“아악!”유진은 사무실 문 앞에 서서 이 난장판을 조용히 지켜봤다. 몇 마디 오가는 대화를 듣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어찌 돌아간 건지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시양은 입사 이후 내내 소혜에게 눌려 지냈다. 겉으론 아첨하며 따라다녔지만, 소혜가 자신을 무시하고 조롱하듯 대하던 걸 속으로는 원망하고 있었다.시양은 현준이 소혜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회사에서도 소혜에게 특혜를 줬던 그를 시양은 일부러 유혹했다. 현준을 차지해 소혜를 공격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현준은 시양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