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타라 발몽은 남편의 배신을 알게 된 순간, 모든 것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믿어 왔던 모든 것이 결국 자신을 속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녀의 가슴을 가장 깊이 후벼 팠다. 그리고 가장 큰 배신은 바로 그녀의 남편, 애드리언 애시본에게서 비롯되었다. 타라는 이 일에 얽힌 모든 사람이 반드시 합당한 대가를 치르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필요하다면 미친 짓이라 불릴 방법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심지어 자신이 남편이라 믿었던 남자의 아버지, 빅터 애시본의 제안까지 진지하게 고려할 정도였다. “지금 자네에게 가장 어울리는 자리가 어디인지 아나?” 빅터가 타라와 사업 이야기를 나누던 중, 태연한 어조로 물었다. 타라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어딘데요, 아버님?” “내 아내가 되는 거지.”
View More“음... 천천히, 애드리언.”
그 목소리에 남편의 서재로 향하던 타라의 걸음이 멈춰 섰다. 너무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설마, 잘못 들은 걸까?
“너랑 함께 있는데 어떻게 천천히 할 수 있겠어.”
그 순간, 타라의 심장이 멎는 듯했다. 방금 그 목소리는... 애드리언?
언제부터인지 그녀의 숨은 짧고 거칠게 끊어지고 있었다. 타라는 급히 몸을 지탱할 무언가를 찾았다. 손끝이 애드리언의 서재 문 옆에 놓인 작은 탁자의 가장자리에 닿았고, 그녀는 그것을 있는 힘껏 움켜쥐었다. 마치 손을 놓는 순간, 자신의 몸도 그대로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았다.
그녀는 거의 발소리도 내지 않은 채 문 앞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이 납덩이처럼 무거웠다. 다리는 떨렸고 머릿속은 웅웅 울렸다. 그럼에도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너무도 선명해 외면할 수 없었다.
억눌린 신음이 새어 나왔고, 이어진 나지막한 웃음소리에 타라의 피가 차갑게 식어 갔다.
“애드리언.”
여자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애교가 넘쳤다. 그리고 너무나도 익숙했다.
“정말 참을성이 없네.”
타라는 잠시 눈을 감았다.
아니.
그럴 리 없어.
“내 사랑 카라와 함께 있는데 내가 어떻게 태연할 수 있겠어?”
애드리언이 웃으며 말했다.
카라.
그 이름이 인정사정없이 타라를 후려쳤다. 그녀는 탁자를 움켜쥔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손톱이 나무 표면을 파고들어 하얗게 질렸지만, 아무런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미 온몸의 감각이 마비된 뒤였다.
“타라가 알게 되면 말이야.”
카라는 낮게 웃으며, 단순한 대화 이상의 무언가를 즐기고 있다는 듯 말했다.
“그때 표정이 어떨 것 같아?”
애드리언도 아무런 죄책감도 없는 사람처럼 함께 웃었다.
“걘 절대 모를 거야. 내가 자기를 정말 사랑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거든.”
애드리언은 가볍게 말을 이었다.
“그러니까 모든 게 훨씬 쉬운 거지.”
타라는 숨이 점점 더 막혀 왔다.
“가끔은 정말 신기하다니까.”
카라가 다시 입을 열었다.
“어떻게 저 사람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는 걸까? 우리가 그렇게 많은 일을 했는데도 말이야.”
여자는 다시 낮게 신음했다.
“그 사람은 한 번도 진실을 제대로 본 적이 없으니까.”
애드리언이 대답했다.
“우리가 보여 주는 것만 그대로 받아들이고 믿을 뿐이야, 자기.”
타라는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아주 작은 소리조차 새어 나오지 않도록 애썼다. 당장이라도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가능한 한 멀리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다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마치 이 자리에서 끝까지 모든 것을 듣고 가라고 붙잡는 것만 같았다.
“그러고 보니.”
카라가 신음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생각할수록 웃기지 않아? 매년 자기 ‘결혼기념일’을 그렇게 성대하게 챙기면서도, 정작 혼인신고는 자기 이름으로 되어 있지도 않잖아.”
타라의 심장이 그대로 멎는 것 같았다.
“가끔 걱정되기도 해. 언젠가 저 사람이 가족관계등록부를 확인하면 말이야. 등록된 이름이 내 이름이라는 걸 알게 되면 놀랄까, 아니면 완전히 무너질까?”
타라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녀는 탁자 가장자리를 더욱 세게 움켜쥐었다. 시야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거기까지 확인할 일은 없을 거야.”
애드리언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설령 확인한다고 해도, 그땐 이미 아무 의미도 없을 테니까.”
“게다가.”
애드리언의 목소리가 다시 차갑게 가라앉았다.
“우린 네오 그룹 프로젝트만 끝나길 기다리면 돼.”
네오 그룹.
애드리언이 현재 진행 중인 대형 프로젝트. 그리고 그 모든 실무를 관리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타라였다.
“대부분의 고객은 타라만 믿고 거래를 이어 가고 있어.”
그가 다시 말했다.
“그 여자의 평판이 모든 고객을 붙잡아 두고 있는 거야. 아직은 그 여자가 필요해.”
“그리고 그다음은?”
카라가 조용히 물었다.
“없애 버릴 거야.”
그 말은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내뱉어졌다. 감정도, 망설임도 전혀 없었다. 마치 타라는 아무 의미 없는 존재인 것처럼.
마치 지난 5년이 단 한순간도 가치 있었던 적이 없다는 듯이.
타라의 세상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만 같았다. 탁자를 붙잡고 있던 손에도 점점 힘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녀는 이를 악물고 억지로 몸을 지탱했다.
지금 쓰러지면 안 돼, 타라. 강해져야 해.
그녀는 속으로 되뇌었다.
“좋아.”
카라가 가볍게 말했다.
“나도 이제는 계속 연기하는 게 지겨웠거든.”
그녀의 목소리는 한없이 태평했다.
“그럼 이번 우리 다섯 번째 결혼기념일은 성대하게 치르자. 이제야 우리의 진짜 신분에 걸맞게 말이야. 어떻게 생각해, 자기?”
“물론이지.”
애드리언이 대답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
하지만 그 문밖에서, 타라의 마음속 무언가는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곧 다가올 결혼기념일도.
애드리언과 함께 지켜 왔다고 믿었던 결혼도.
결국... 그 어느 것도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타라의 숨결이 떨렸다. 그녀는 천천히 탁자에서 손을 떼었다. 몸은 간신히 서 있었지만, 마음은 이미 텅 비어 있었다.
가족관계등록기관.
문득 그곳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가야 해...”
그녀가 낮게 중얼거렸다.
“이 모든 거짓을 직접 확인해야 해.”
얼마 지나지 않아 타라는 자신의 혼인신고가 등록되어 있다고 믿었던 가족관계등록기관에 도착했다.
“발몽 씨.”
직원이 시스템을 확인한 뒤 말했다.
“혼인신고 기록에 고객님의 이름은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럴 리 없어요.”
타라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리며 반박했다.
“부탁이에요. 한 번만... 한 번만 더 확인해 주세요.”
직원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지만, 결국 다시 한번 시스템을 조회했다.
“벌써 세 번째 확인입니다, 발몽 씨. 하지만 타라 엘리스 발몽이라는 이름은 어떤 혼인신고 기록에도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럴 리 없어요! 저는 애드리언 애시본과 5년 동안 결혼 생활을 했어요!”
타라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외쳤다. 애드리언의 서재 문 너머에서 들었던 모든 말이 다시 귓가에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그렇다면 그동안...
“아시다시피 여러 번 확인해 봤습니다.”
행정 직원이 차분하게 말했다.
“다만 가족분 중 한 분의 기록은 있습니다. 카라 에반젤린 발몽 씨께서 2022년 4월 22일에 애드리언 루시엔 애시본 씨와 혼인신고를 하셨습니다.”
타라의 세상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직원 한 사람이 급히 부축해 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을 것이다.
“이... 이게 사실이 아닐 거죠?”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 그녀의 뺨을 이미 눈물이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전부 거짓말이잖아요!”
“사본을 발급해 드릴까요?”
직원은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타라는 아까부터 자신의 이름이 혼인신고 기록에 있는지 없는지만 집요하게 확인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받을... 받을 수 있나요?”
잠시 후, 혼인신고서 사본 한 장이 타라의 손에 쥐어졌다.
그와 동시에 휴대전화가 울렸다.
“타라, 나 빅터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에 타라는 잠시 말을 잃었다.
“빅터... 님?”
“이런, 타라.”
수화기 너머에서 빅터가 웃음을 터뜨렸다.
“설마 장인을 잊은 건 아니겠지?”
타라가 빅터 애시본을 잊을 리 없었다.
하지만... 왜 그가 자신에게 전화를 한 걸까?
“네, 빅터—”
“아빠라고 불러, 타라.”
빅터가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
“왜 아직도 그렇게 딱딱하게 구는 거지? 넌 내 며느리잖아.”
타라는 긴장한 듯 침을 삼키고는 말을 고쳐 했다.
“네, 아버님. 무슨 일이세요?”
간신히 마음을 추스른 뒤 그녀가 물었다.
“두 시간 후 공항으로 나를 데리러 와라. 지금 홀랜드 시로 가는 중이다.”
빅터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내가 왔다는 사실은 애드리언에게 말하지 마. 할 수 있겠지?”
아드리안 애시본.법정 전체가 곧바로 들끓었다.기자들은 거의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카메라 플래시가 법정 안을 가득 채웠고, 방청객들의 속삭임은 점점 통제하기 어려운 대화로 변해갔다. 이 사건이 단 한 사람만 연루된 사건이라는 추측이 그들의 눈앞에서 서서히 무너지고 있었다."이의 있습니다, 재판장님!"아드리안의 변호인이 이전보다 훨씬 긴장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해당 보고서는 저희 의뢰인이 받은 자금이 범죄 행위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전혀 입증하지 못합니다. 자금이 이동했다는 사실만으로 수령인이 범죄자이거나 범죄 수익을 향유한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마커스는 여전히 침착했고, 끼어들거나 반박하려는 기색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오히려 재판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해당 자금이 적법하게 취득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겁니까?""맞습니다, 재판장님."재판장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 그렇다면 재판부에 그
붉은 선들이 여러 방향으로 길게 뻗어나가며 수십 건의 거래로 갈라졌고, 각각의 금액은 훨씬 작아져 있었다. 얼핏 보면 그 자금 이동은 무작위적이고 서로 아무런 관련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그 이면에 숨겨진 패턴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키스 설리번이 자리에서 일어나 화면 근처에 놓인 포인터를 집어 들었다. 그는 차분한 움직임으로 재판부 앞에 펼쳐진 각각의 경로를 따라갔다."이 과정을 레이어링이라고 합니다."그의 마지막 한마디가 법정의 분위기를 단숨에 바꾸었다.방청석을 다시 속삭임이 가득 채웠다. 처음에는 그저 화면만 바라보던 몇몇 기자들도 다시 빠르게 타이핑하기 시작했고, 판사들의 시선은 눈앞에 계속 펼쳐지는 흐름도에 온전히 집중되었다. 이제 누구도 그 자금 이동을 단순한 거래의 연속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조금씩, 모두가 따로 떨어져 보였던 각각의 가지가 사실은 하나의 동일한 목적지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마커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마치 이제 자신의 역할은 증거가 말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것뿐이라는 듯했다. 그는 키스를 짧게 바라보며 포렌식 감사관에게 설명을 계속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재판장이 증거 조사가 끝났다고 선언한 뒤, 몇 초 동안 침묵이 흘렀다. 법정 전체가 마치 안도의 한숨을 내쉰 듯했다. 기자들은 자신들의 메모 일부를 정리하기 시작했고, 몇몇 방청객들은 서로 속삭였다. 증거 제시는 정말로 끝났으며, 이제 판결이 내려지기 전 최종 변론 단계만 남았다고 생각하는 듯했다.피고 측 테이블에서 아드리안은 마침내 의자에 몸을 기댔다. 조금 전 재판부의 엄중한 경고로 여전히 얼굴이 굳어 있었지만, 적어도 한 가지 부담은 어깨에서 조금 덜어진 듯했다.마커스가 제시한 증거들은 분명 거래 승인과 자신을 연결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순간까지도 프로젝트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뒤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실제로 보여주는 증거는 단 하나도 없었다.카라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아직 기회는 있어."레너드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최종 수령인이 누구인지 입증하지 못하는 한, 전부 추측에 불과해."헬레나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재판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그녀의 얼굴에 서려 있던 긴장이 조금 풀렸다.원고 측 테이블은 달랐다.마커스는 전혀 서류를 정
마커스는 검은 서류철 안에서 USB를 하나 꺼내 법원 직원에게 건넸다."재판장님, 다음 증거는 애시본 그룹의 거래 승인 서버를 대상으로 실시한 디지털 포렌식 분석 결과입니다."얼마 지나지 않아 대형 화면이 다시 켜졌다.하지만 이번에 화면에 나타난 것은 더 이상 자금 흐름도가 아니었다. 애시본 그룹의 내부 시스템 화면이었다.수십 줄의 데이터가 곧바로 법정의 대형 화면을 가득 채웠다. 거래 날짜와 승인 시간, 거래 번호, IP 주소, 기기 번호, 사용자 신원까지 애시본 그룹의 로그 시스템에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마커스의 요청에 따라 키스 설리번은 해당 데이터 전체가 디지털 포렌식 감사를 통해 검증된 회사 주 서버의 동일한 복사본이라고 설명했다.키스는 손에 든 포인터를 이용해 설명했다. 애시본 그룹의 내부 시스템에서는 일정 금액 이상의 대규모 거래를 임의로 처리할 수 없었다. 시스템은 사용자의 모든 활동을 자동으로 기록했으며, 접속 시간과 사용 기기, IP 주소는 물론 승인 계정에 연결된 디지털 인증서까지 모두 남겼다.몇몇 거래가 차례대로 화면에서 확대되었다. 거래 금액은 수천만 달러에 달했고 날짜와 프로젝트도 각각 달랐다. 그러나 그 모든 차이 뒤에는 언제나 동일한 패턴이 존재했다. 모든 승인이 아드리안 애시본의 업무용 노트북으로 등록된 기기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기록되어 있었다.법정 안의 분위기는 서서히 조용해졌다. 판사들은 화면을 더욱 주의 깊게 바라보기 시작했고, 기자들도 잠시 타이핑을 멈췄다. 더 많은 데이터가 표시될수록 형성되는 패턴은 더욱 분명해졌다. 그 중요한 거래들은 단 한 건의 예외도 없이 언제나 같은 기기에서 시작되었다.아드리안의 변호인이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이의 있습니다, 재판장님."판사가 고개를 돌렸다."말씀하십시오.""해당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은 사용된 기기일 뿐, 그 기기를 실제로 조작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닙니다." 그는 재판부를 향해 몸을 돌렸다. "노트북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