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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ผู้เขียน: 백인수
김도현이 살짝 뜸 들이다가 일부러 큰소리로 외쳤다.

“설마 점심밥 먹을 돈을 아끼려고 일부러 회사 나와서 점심을 해결하려는 건 아니죠? 대단하네요. 매일 그렇게 바삐 돌아치고 배달일까지 병행하는데 점심 먹을 돈이 없다고요?”

김도현의 말에 주위 동료들이 배를 끌어안고 폭소를 터트렸다.

이 회사에서 임서우를 깔보지 않는 사람이 얼마 없다. 왜냐하면 다들 배달원과 같은 라인인 것을 수치스러워하니까.

이 건물의 다른 회사 직원들도 휴식 타임에 자주 모여 하는 말이 귀사가 택배회사냐고, 왜 배달원까지 모집하냐고 묻는 말뿐이다.

하여 다들 임서우와 같은 회사라는 게 너무 창피했다.

그들은 고고한 사무직 직원이라 임서우와 같은 가난뱅이와 함께 있는 걸 꺼렸다.

뭇사람들은 임서우가 배달을 하는 것이 회사 이미지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다들 회사에서 임서우를 볼 때마다 일부러 그에게 맹비난을 해대는데 목적은 바로 그를 회사에서 내쫓기 위함이다.

오늘 이 동료들은 드디어 꿈을 이루었다.

임서우가 자신의 책상 위의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도현은 계속 그를 난처하게 굴었다.

“서우 씨, 회사 관두는 거예요? 설마 택배 배달로 부자 되셨나요?”

김도현은 옆에 있던 동료들에게도 말했다.

“다들 여기 좀 보세요. 내가 말했잖아요, 배달 일이 아무리 힘들고 종일 땀 냄새가 진동해도 이거 분명 돈 버는 일이라니까요! 서우 씨가 전형적인 예잖아요! 택배 배달로 돈 벌어서 이제 곧 회사를 관두고 우리 드래곤 네이션의 부자 차트에 진격하나 봐요!”

뭇사람들은 김도현의 야유에 배를 끌어안고 웃어댔다.

일개 배달원이 드래곤 네이션 부자 차트에 진격하다니, 이는 올해 사무실에서 가장 웃긴 에피소드로 남을 것이다.

이때 남 비웃는 게 취미인 한 동료가 한술 더 뜨면서 임서우 앞으로 다가와 심심한 경례를 올리며 키득거렸다.

“임 대표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성공하시거든 저희 이 옛 동료들을 잊지 말아 주세요. 여유 되시면 저에게 새 자전거를 선물해주시죠. 제가 대표님이 가시는 길을 따라 드래곤 네이션 부자 차트에 진격해 우리 드래곤 네이션 수입의 제5천만 번 째는 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순간 사무실 안에 웃음소리가 줄줄이 이어지고 떠들썩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문밖을 지나가던 다른 회사 직원들은 안을 두리번거리며 이 회사가 연말 보너스를 앞당겨 지급한 줄 알았다.

임서우는 그들의 비난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와 함께 1년 가까이 일한 동료들은 아무 말도 없었다.

임서우는 드래곤 네이션의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드래곤 킹이다. 그는 신나게 비아냥거리는 이 벼룩들을 묵묵히 바라보며 화를 내지 않았다.

자신의 가치를 깎아내리며 한 무리 벼룩과 얼굴을 붉힐 필요가 없으니까.

하여 그는 줄곧 차분하게 본인의 책상만 정리했고 이제 곧 대표님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러 가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바로 이때 오피스 구역 안에서 누군가가 포트폴리오로 책상을 두드렸다.

소리가 크지 않고 요란하지도 않지만 사무실 안의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가라앉히기엔 충분했다.

이어서 오피스 구역에 검은색 정장 차림의 품위 있는 미녀가 나타났다.

그녀는 검은색 하이힐을 신고 있었고 늘씬하고 곧은 다리가 검은색 스타킹에 단단히 쌓여 있었다.

그녀는 오피스 구역에 서서 차갑게 쏘아붙였다.

“다들 무척 한가한가 봐? 이렇게 신나게 떠들어대는 걸 보니. 여기 있는 임서우 씨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오늘 오전 급여를 전부 삭감할 거야. 나중에 여러분한테 삭감한 급여로 저녁 수다 모임을 만들 테니 다 함께 식사하면서 실컷 얘기 나눠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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