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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김서윤은 허민서를 한바탕 비웃은 후 다시 임서우 곁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손 내밀어 임서우의 팔짱을 끼면서 나지막이 물었다.

“더 킹, 나 표현 괜찮죠?”

임서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와 함께 벤츠 G63쪽으로 걸어갔다.

허민서는 줄곧 임서우가 운전할 줄 모른다고 여겼는데 이제야 깨달았다. 그는 운전할 줄 알뿐만 아니라 운전실력이 아주 뛰어났다.

그녀는 임서우가 초호화 벤츠 SUV를 몰고 멀어져가는 엔진 소리를 들으며 제자리에 서서 한참 동안 멍하니 넋 놓고 있었다.

이때 불쑥 그녀는 옆에서 똑같이 넋 놓고 있는 박건우에게 물었다.

“건우 씨, 서우 쟤 지금 연기하는 거 맞죠? 분명 전 재산을 날리고 미녀 단역배우를 찾아서 차까지 빌리며 내 앞에서 연기한 걸 거예요. 이렇게 해서라도 내 마음을 되돌리고 다시 제 옆으로 돌아가게 하고 싶었나 보죠. 안 그래요?”

박건우도 임서우의 한바탕 쇼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허민서의 분석을 들은 그는 순식간이 머리가 맑아졌다.

“그래, 민서야, 바로 그거야. 내 기억에 어느 한 국산 차 브랜드에서 만든 SUV가 벤츠 지바겐이랑 너무 비슷해서 로고만 바꾸면 아예 구분을 못 한다고 했어. 그리고 방금 그 명품 백이라고 하는 것들도 우리가 단지 포장만 봤을 뿐인데 그 여자가 바로 불태워버렸어. 어쩌면 안에 고철이나 쓰레기가 담겨있을지도 몰라!”

허민서와 박건우는 서로 맞장구를 쳤고 그녀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건우 씨 말이 맞아요. 그 가방들 전부 가짜일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왜 그렇게 빨리 태웠겠어요. 내가 명품 매장을 자주 다녀서 그 가방들이 정품인지 짝퉁인지 바로 보아낼 수 있어요. 그 여자는 내가 이 가방들이 가짜인 걸 알아챌까 봐 내 앞에서 일부러 불태운 거예요.”

두 사람은 좀 전에 김서윤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주눅 들었는데 지금은 정작 그녀가 임서우의 초대를 받고 온 단역배우라고 여겼다.

허민서는 임서우의 작은 꼼수를 바로 알아채고 속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까 임서우와 재결합하려던 걸 겨우 참고 그의 꾀에 넘어가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었다.

김서윤이 극도로 허민서를 비난하고 멸시할 때 허민서는 하마터면 임서우의 품에 안겨 그와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할 뻔했다.

지금 이 순간, 허민서는 박건우의 팔짱을 끼고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자신의 밝은 미래가 눈앞에 훤히 보이고 이제 곧 상류 사회의 삶을 지내게 된다.

외출할 때마다 스포츠카로 픽업하고 옷장에는 명품 백과 명품 옷이 셀 수 없이 꽉 들어차 있을 것이다.

한편 박건우는 애지중지하던 차가 폐기물이 돼버려 기분이 잡쳤다.

임서우는 자기 회사 아래로 차를 몰고 온 뒤 김서윤에게 운전석을 건네며 직접 몰고 가라고 했다.

김서윤은 차 안에서 임서우에게 변경 지역에서 이웃 나라 세력들이 꿈틀거리고 있다고 보고했다.

임서우가 말했다.

“걱정 마. 지난번 대전으로 다들 원기가 많이 상해서 아직 전투력을 회복하지 못했을 거야. 애들더러 잘 감시하라고 해. 긴급상황이 생기면 바로 나한테 보고하고.”

그는 오늘 회사로 돌아가 사직서를 낼 생각이었다. 무릇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니까.

수년간 변방에서 전장을 누비고 살육을 하던 임서우는 어느덧 차가 붐비고 왁자지껄한 도시 생활을 연연하게 되었다.

게다가 회사 여대표가 평소 그에게 나름 잘해주는 편이다.

그는 원래 허민서와 함께 손잡고 이 화려한 세상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다.

다만 인제 이런 일이 벌어졌고 그와 허민서, 그리고 박건우까지 전부 한 회사 동료이니 더는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심지어 그의 신분으로 회사에서 머리를 파묻고 열심히 일할 필요도 없다.

임서우가 막 회사 대문으로 들어가려 할 때 그의 동료 김도현이 다가오며 물었다.

“어머? 서우 씨 오늘 휴가 낸 거 아니었어요? 왜 지금 또 돌아온 거죠?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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