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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작가: 손이영
말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급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염지훈이 눈을 가늘게 뜨더니 손을 뻗어 빗장을 당기려고 했다.

온다연은 체념한 듯 조용히 눈을 감았고 머릿속엔 온통 잠시 후에 벌어질 처참한 사태와 피투성이인 두 사람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뚝 그쳤고 곧이어 계단을 내려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염지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온다연, 오늘 이후 나에게 합리적인 설명을 하는 게 좋을 거야.”

온다연은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발소리가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을 듣고 긴장 때문에 팽팽했던 신경이 단번에 홀가분해졌다. 그녀는 염지훈을 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훈 씨, 미안해요. 그리고 어젯밤에 같이 있어 줘서 고마웠고, 제가 신세 진 셈 쳐요.”

부드러운 목소리 속에는 약간의 불안감도 있는 듯했다.

염지훈은 조금 겁먹은 그녀의 모습이 마치 잘못을 저질러 선생님에게 혼난 초등학생 같아 마음이 약해졌다.

“온다연, 넌 열 살도 열다섯 살도 아닌 스무 살이야, 너에겐 연애할 권리가 있어, 네 아저씨는 널 평생 신경 쓸 수 없잖아.”

온다연은 눈을 내리깔고 가볍게 “네”라고 대답했다.

염지훈은 지금 그녀의 얌전한 모습이 어젯밤에 같이 술을 마신 온다연과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였고, 잠시 생각해 보아도 어느 때가 진짜 온다연의 본모습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모습이든 다 사람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그는 ‘쯧’하고는 어두운 눈매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리 와.”

온다연은 그를 쳐다만 보다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몰라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염지훈은 앞으로 몇 발짝 나아가 그녀를 살포시 안아주며 낮은 목소리로 귓가에 말했다.

“기억해 둬, 네가 나에게 얼마나 많은 신세를 졌는지. 첫째, 나는 살면서 지금까지 어제처럼 아무 이유 없이 누구와 시간을 함께한 적이 없었고, 둘째, 나는 이렇게 누군가를 피해 다니며 지낸 적이 없어.”

온다연은 그를 밀어내고 걱정스러운 듯 문 쪽을 바라보았다.

“어서 가봐요. 그는 이따가 꼭 다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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