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선 위.그들이 탑승한 비행선은 사방에 무섭게 휘몰아치는 광풍을 꿰뚫고 끊임없이 빠른 속도로 구름을 스치며 그들이 익숙했던 땅을 뒤로하고 무항성은 대지 위의 작은 점으로 되어 이태호 등 사람들 시선 속에서 사라졌다.앞쪽에서 비행을 조종하던 나봉은 껄껄하고 큰소리로 웃으며 모두에게 말했다.“안심하지. 이 비행선에는 외부 공기를 차단할 수 있는 보호 캡이 있어 떨어질 염려가 없다네.”나봉의 야유 소리를 듣고 모두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무항성에서 성호로 떠나는 사람은 그들 14명뿐이었는데 조구윤의 딸, 조민서만 제외하고는 모두 서로 잘 알고 있었다.자연히 얼마 지나지 않아 비행선 안은 시끌벅적해졌다.정신 집중하여 비행선을 조종하고 있는 나봉을 지켜보던 이태호는 일단 나봉으로부터 성호에 관해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성호에 들어서서까지도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면 말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생각을 마친 후 이태호는 나봉을 향해 공손히 인사드리고는 물었다.“나 장로님, 이번에 성호에 들어갈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물어도 되겠습니까?”나봉은 듣더니 왼손을 등지고 오른손으로 턱의 희끗희끗한 수염을 만지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많지는 않아, 천남 전체에선 아마 수만 명의 수사들이 있을 것이다.”옆에서 소식을 들은 남두식 등은 놀란 나머지 아연실색하였다.“수만 명?!”과연 어떤 대단한 곳이기에 수만 명의 9급 존왕들이 함께 존황을 돌파하러 온다는 것인가?이태호는 이처럼 속으로 감탄을 자아낸 후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나봉을 향해 물었다.“나 장로님, 이 성호가 다른 곳과 무엇이 다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이태호의 호기심 어린 모습에 나봉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너희들도 이젠 존왕과 존황의 차이를 알고 있을 것이다. 존황이 그렇게 강한 이유는 존황 수사들이 원신을 제련하여 무혼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이태호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었다. 존황은 영혼을 원신으로 응집시켜 체질을 강화하였고 원신이 탄생했기 때문에 이 경지의 내공은 무
“심상한 공간에도 천지의 힘이 존재하지만, 존황이라도 이를 쉽게 포착할 수 없기 때문에 존황으로 돌파하려면 반드시 성호에 들어가 수련을 완성해야 한단다.”나봉은 입을 열어 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손바닥 위의 그 머리털과도 같은 무명한 빛을 입으로 삼켰다.“성호는 전체 천남에서 단 하나뿐인 천지의 힘이 짙고 그윽하게 깃든 곳이자 이 또한 우리 태일종과 청허파 등 4대 종문의 소유이다.”나봉의 해석을 들은 이태호는 비로소 성호의 특별한 곳을 깨닫게 되었다. 존왕을 돌파하려면 천지의 힘을 몸소 느끼고 정신력을 가다듬어 원신을 탄생시켜야 하는 것이었구나!그리고 성호는 태일종이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4대 종문의 공동 소유인데 태일종의 실력이 그중에서 가장 강하기 때문에 더 많은 자리를 차지했을 뿐이었다.이 많은 소식을 알게 된 이태호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가 말하려고 할 때 나봉은 마침 다시 입을 열어 계속해서 말했다.“참, 이번 성호가 열릴 때쯤 4대 종문에서도 마침 제자를 받는 날 일 거다. 만약 너희들이 성공적으로 존황을 돌파하고 또 마침 운이 좋아 어떠한 영맥을 각성하거나 무혼이 출중하면 4대 종문에 들어갈 기회가 있을 것이다.”이 말을 듣자, 이태호는 몸이 움찔했다. 그는 현재 나봉이 자기들한테 이런 말을 해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러므로 그는 얼른 답례의 인사를 올리었다.“나 장로께서 우리에게 이런 귀중한 정보를 알려주시다니 정말 감사드립니다!”이태호의 고마움에 나봉은 손을 내저으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허허, 아직 나한테 고마워할 필요 없어. 종문에 들어갈 수 있는지 없는지는 너희들의 자질이 어떠한가에 달렸다네.”이태호는 머리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했다.그전까지 이태호는 존황을 돌파한 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었는데 나봉의 한 마디가 그를 단번에 깨우쳤다.비록 그는 존황을 돌파한 후 남두식과 십여 명의 대장로들과 함께 아무 곳이나 찾아 자유로운 개인 수련을 할 수 있었지만, 수행계
비행선 위의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햇빛 아래서 반짝반짝 아름답게 빛나는 수십 리 넓이의 잔잔한 호수를 바라보며 사람들은 마치 인간계의 선경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을 느꼈다.“헐... 이곳의 천지 기운은 바깥세상의 백배보다 더 많아!”“공기 속의 천지의 힘의 농도는 바깥세상과 비교조차 할 수 없어!”“이게 바로 전설의 성호란 말이야? 뭐가 이렇게 커?”“하하, 드디어 성호에 도착했어! 난 반드시 이곳에서 존황을 돌파하고야 말겠어!”“...”뱃머리에 서서 비행선을 몰던 나봉은 가볍게 웃기만 했다.그는 성호 지계에 들어서자마자 보물의 비행 속도를 빨리하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 상공에 다다랐다.이 떠 있는 섬 상공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돼 이태호가 먼 하늘가를 바라보자 여러 개의 흐름 빛이 하늘에 줄을 그으며 스쳐 갔다.이 흐름 빛들 가운데는 거대한 비검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마치 산처럼 생긴 구리 방울과 천 척이나 되는 한 마리의 교용이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것 위에 사람들이 가득 서 있다는 것은 틀림없었다.이태호는 아마 이번에 성호에 들어오게 된 다른 사람들이라고 예상했다.아니나 다를까, 그 거대한 비검이 섬 상공에 이르자, 우렁차고 기세가 넘치는 목소리가 즉시 사람들의 귓전에 울렸다.“너희들 어서 내려가 성호의 부공섬에서 수행을 완성하도록 해라. 성호는 석 달 후에 닫힐 것이다!”비행선을 몰던 나봉도 이때 잠시 뒤돌아서서 사람들에게 말했다.“너희들도 가봐,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는 걸 잊지 말거라. 3개월밖에 안 돼. 3개월이 지나면 돌파를 못 했더라도 꼭 당장 나와야 한다.”“또한 너희들은 자신의 옥패에 새겨진 이름을 따라 각자의 동부를 찾아야 한단다. 만약 싸움이 벌어지기라도 하면 내가 직접 그 사람을 여기로부터 쫓아낼 것이다.”나봉은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성호의 기본 규칙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나봉의 훈계에 사람들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감히
이때 또 다른 백발노인이 나봉을 보며 말했다.“참, 나봉 영감, 이번에 당신 휘하의 무항성에서 천재가 한 명 나왔다는 게 사실인가? 신소문의 조헌과 청허파의 검도 천재 연장안을 이기다니!”4대 종문중 하나인 묘음문에서 온 장로 한 명이 호기심에 가득 찬 얼굴로 물었다.“어? 그 조헌과 연장안 모두 소문난 천재잖아. 신소문의 맹우신이 연장안을 매우 아낀다고 하던데, 게다가 앞으로 성자도 될 수 있을 거라고 했잖아. 그런 사람을 이긴다니, 누가?”그 신소문과 청허파의 두 사람은 남에게 상처를 들키자 모두 분노한 표정으로 나봉을 한 눈 바라보았다.하지만 나봉은 껄껄 웃으며 대답하였다.“그럼, 사실이지!”묘음문 출신인 그 여성 장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이런 천재가 다 있다니! 그가 이번에 존황을 돌파하고 어떤 이상 현상을 보여줄지 모르겠네요.”과거의 치욕적인 흉터가 들통난 신소문 장로, 그 중년 남성은 냉담하게 말했다.“흥! 천재가 흔한 줄 알아? 그렇게 쉬운 게 어디 있어?”이태호가 젊은 나이에 검도의 참뜻을 깨닫는 데 성공하고 전투력도 흠집 잡을 데 없이 강하며 이와 같은 사람은 9급 존왕 중의 나봉도 보기 드물었다. 이러한 것을 떠올리며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아직은 몰라.”...같은 시간.폐관하여 수련하고 있던 이태호는 문득 눈을 뜨더니 감개무량하게 말을 꺼냈다.“그렇구나... 천지의 힘을 단련하면 정신력을 제련하여 원신에게 주고 다음 천지의 힘의 운행 방식에 따라 무기를 융합하는 것이 바로 무혼의 참뜻이다!”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는 공법을 운행하여 사방 수백 리 범위 내의 모든 천지의 힘을 광풍처럼 끌어모아 흡수하였다!천지의 힘은 들끓는 파도처럼 끊임없이 그의 몸 안에 흘러들었다. 이태호는 점점 더 많은 천지의 힘이 흘러듦에 따라 자신의 몸속에 무언가가 폭발할 것처럼 그의 몸을 뚫고 밖으로 나오려는 것을 알아차렸다.‘혹시 내가 어떤 특이체질이나 혈맥을 각성하였나?’이태호는 마음속으로 이 한
같은 시간에.이때 부공섬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는 곳에 있는 나봉 등 사람들도 하늘을 치솟은 천지의 이상 현상을 발견하고 다들 놀랐다. “이번에 성호 안에서 천교가 나타났군!”“이 천지의 이상 현상을 보니 적어도 보체(寶體)를 각성시켰을 거야!”“이 늙은이가 보기엔 적어도 신체(神體)와 같은 특수한 천부여야만 이런 무서운 천지의 이상 현상을 일으킬 수 있네!”“…”현장에 있는 존황 경지, 성자 경지의 수위를 가진 4대 종문의 장로들이 보기엔, 적어도 신체를 각성시킨 천교만이 이런 공포스러운 이상 현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창란 세계에서 상고 혈통, 선인 후예 등 특수한 체질과 천부를 가진 수사들은 하늘의 별처럼 많았다. 어쨌든 대체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바로 영체(靈體), 보체, 신체이다.일반적으로 영체는 드물지 않다. 예를 들어, 구양영체 등 특수 체질은 체질과 같은 속성의 공법을 수련하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치 9급 존왕의 수위에 검의 경지를 깨달은 연장안처럼 그는 검체를 가지고 있는데, 이 검체는 영체에서 가장 강한 특수 체질 천부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그는 젊은 나이에 검도에서 강한 천부적 재능을 드러냈고 검의 경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영체는 일반 수사들에서 드물지는 않게 볼 수 있다. 수만 명에서 한 명이 바로 영체이다. 그 위의 등급인 보체는 이보다 퍽 드물다. 천난 4대 종문 내의 진전제자는 모두 보체 소유자였다. 중도에 요절하지 않으면 적어도 훗날에는 성왕 경지의 거물이나 교주 등급의 대능자로 될 것이다.무항시에서 조헌이 가진 뇌령지체가 바로 보체 등급의 특수 체질이다. 그래서 그는 신소문에서 꽤 유명한 천재로 된 것이다.신소문의 어떤 장로가 그는 훗날에 성왕으로 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 말은 결코 헛소리가 아니었다. 신체를 놓고 말하면 온 천남에서도 몇 명 밖에 없었다. 모두 천남 최정상의 천교들이 아닌가!신체를 가진 자는 죽지 않는 한 성황급의 강자로 되는 건 시간문제이다. 심지어 선
이 말을 들은 맹우신은 화를 내지 않고 되레 웃으면서 말하였다.“그럴 리가 없소!”“이건 신체를 각성시켜야 나타날 수 있는 천지의 이상 현상이오. 보잘것없는 곳에서 나온 천재 따위가 가능하겠소?”그 청허파 장로가 말대꾸를 받자,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발작하려다 옆에 있는 나봉에게 제지당했다. 나봉도 아직 이 신체를 각성시키는 자가 누군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됐소. 우리 현광경을 통해서 보면 알게 아니오?”그러고 나서 나봉은 바로 현광경 법술을 시전하였다. 순식간에 한 빛무리가 거울처럼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났다. 현광경이 나타나면서 거울 속에 사람의 그림자가 차츰 나타났다. 그 그림자는 바로 경지를 돌파하고 있는 이태호였다. 이태호의 호흡에 따라서 주변에 신비스러운 빛이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찬란한 빛이 그의 온몸을 뒤덮은 것이 마치 선인처럼 보였다.이에 청허파 출신의 장로는 참지 못하여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내가 뭐라고 했소? 그자가 맞구려!”그는 말을 마치고 나서 시비를 거는 듯이 옆에 있는 맹우신을 바라보았다.맹우신의 안색은 숯처럼 검고 칙칙해 보였다.체면이 너무 빨리 구겨진 게 아닌가?시비를 거는 듯한 청허파 장로 박기택을 보며 맹우신은 콧방귀를 뀌었다.두 사람의 갈등에 대해 나봉은 이미 익숙해져서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그는 현광경 내의 화면을 보면서 흥분을 금치 못했다. 나봉은 신체를 각성한 자가 이태호라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이런 천부를 갖고 있다면 죽지 않는 한 성황으로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선인으로 될 가망도 없는 것은 아니다.이태호를 태일종에 들이면 적어도 태일종을 수천 년 동안 더 번성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을 한 나봉은 얼굴에 흥분된 기색이 역력하였다.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즉시 현광경의 법술을 멈추고 몰래 종문과 연결하는 옥패를 활성화해서 이 소식을 현 태일종의 종주에게 알렸다. 나봉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정신을 차린 후에 잇따라 이 소식을 종문에게 전했다.신체!창
부공섬에서 수련 중인 이태호는 아직 자기가 천남 수행계에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켰는지 모르고 있다.이태호는 동부 내에서 미동도 하지 않고 앉아 있었다. 그의 몸에서는 영기가 빛나고 있고 검은 머리카락은 반짝거리고 있으며 은은한 신비스러운 빛을 내뿜고 있다. 그리고 온몸에 한 층의 얇은 노을빛이 뒤덮어 있는 듯하여 마치 속세에 내려온 선인과도 같았다.이때 이태호는 두 눈을 꼭 감고 호흡도 부드럽고 길게 내쉬고 있으며 코 밑에는 두 갈래의 흰룡과 같은 안개가 왔다 갔다 날아다녔다.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사이에 이태호는 수많은 천지의 힘을 흡수하고 단련시켰다.점점 많은 천지의 힘이 체내에 들어오자 온통 성스러운 빛을 반짝이는 육체가 이제야 차츰 가라앉았다.이와 동시에 그의 머릿속에도 갑자기 자기의 몸과 관련된 정보들이 떠올랐다. 혼돈신체는 최정상의 근골을 가지고 있어서 신체의 서열 10위에 있다. 이는 수많은 수사가 꿈에서도 갖고 싶은 신체였다. 이 체질을 가진 수사는 뛰어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고 신체가 대성되면 진선까지 처치할 수 있다. 자기가 각성한 특수 체질의 이름과 특성을 터득한 이태호는 눈썹을 올리고 기쁜 표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무항시 주씨 가문에서 한 달 이상 있으면서 그는 창란 세계에 대해 점점 많이 알게 되었고 이 세계의 수사들은 어떤 특수 체질이 있는 것도 알게 되었다.성호에서 존황 경지로 돌파할 때 수많은 천지의 힘을 흡수해야만 각성할 수 있다.수행계에서 대부분 수사는 모두 일반 체질이고 자질에 한계가 있어서 높은 성취를 취득하기가 힘들다. 만 명중에 한 명이 영체를 가진 자가 있다.이런 천교는 수행하기 시작하면 일사천리의 속도로 빠르게 진행되며 이해력도 남달랐다. 영체 위의 보체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는 극히 보기 드문 체질이었다.이런 수사는 모두 최정상 종문의 천재였다.이태호가 각성한 신체는 더더욱 적어서 천남 역사상 몇 명 밖에 없었다. 이때의 이태호는 자신이 혼돈신체를 각성한 후 몸에서
며칠 후 그는 이어서 2급 존황의 경지로 돌파했다.몸에서 뿜어 나오는 기운에 주변의 공간은 압박을 당해서 불안에 흔들거렸다.하지만 이태호는 수련을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그가 신체를 각성한 후부터 육신이 매우 강해졌기에 그는 계속 돌파할 수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역시 예상했던 대로다.또 한 달이 지나자, 거대한 영기 소용돌이가 이태호의 몸을 감돌면서 그의 기운이 돌연히 3급 존황의 경지로 올라갔다.그제야 이태호의 기운이 가라앉게 되었다. 그는 두 눈을 천천히 떴다. 쾅!두 갈래의 굵은 황금색 빛기둥이 그의 두 눈에서 뿜어 나와 바로 하늘로 치솟았다. 이에 공간마저 뒤흔들었다.그의 체내에서 깜빡이는 심오한 이치와 진리가 모든 뼈마디에 나타났고 공포스러운 위세로 가득 찼으며 온몸의 균형 잡힌 근육에는 폭발적인 힘이 깃들어 있다. 이태호는 지금 자신이 마음대로 휘두른 한 주먹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예측했다.육신의 힘으로만 연기 경지의 내공을 완성한 수사, 심지어 신해 경지의 수사까지 죽일 수 있을 것이다.그는 일어서서 기지개를 켰다.다음 순간, 온몸의 골격에서 우뚝뚝 콩 볶는 듯한 소리가 났다.“시원하다!”실력이 높아진 느낌에 이태호는 기분이 매우 좋았다.지금 그는 단숨에 9급 존왕에서 3급 존황으로 돌파한 것이다.이런 수행 속도는 온 천남의 수행계에서도 빠른 축에 속할 것이다.4대 종문에서도 정예제자만 3급 존황의 경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태호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기쁜 심정을 가라앉힌 후 신식을 펼쳐서 옆에 있는 남두식 등을 살펴보러 갔다.지난 두 달 동안 남두식과 대장로 등도 돌파해서 존황 경지의 수사로 되었다. 신수민과 백지연 등 여인들도 그 뒤를 따라서 존황으로 돌파했다.이태호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남두식 등 몇몇도 자기처럼 특수한 체질을 각성한 것이다.그가 신식으로 살펴본 결과 신수민 등 여인들도 모두 영체를 각성하였다.그러나 남두식과 대장로는 보체를 각성하였다.비록 그들이 일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