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보물지도는 알 수 없는 짐승 가죽으로 제작한 것이었다. 세월이 너무 오래된 탓에 이미 누른 얼룩이 생겼다.이태호는 채유정이 던진 지도를 받고 자세히 보기 시작했다.정면에는 성공 전장 노선도라고 적혀 있고 빛을 발하는 별의 옆에 최종지점으로 표기했다.뒷면에는 ‘명이경’란 자가 남긴 글이 적혀 있다. 이자가 수백 년 전에 뜻밖에 선공 전장의 깊숙한 곳에서 유리선금(琉璃仙金)을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다.당시 유리선금이 세상에 나왔을 때 온 성공 전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성공 전장에 들어온 모든 천교가 유리선금을 쟁탈하는 싸움에 참여했다.이 보물지도의 주인은 실력이 한 수 위라서 유리선금을 가지고 수많은 천교의 손에서 벗어났지만 너무 심한 상처를 입은 탓에 결국은 한 별에서 좌화하였다.좌화하기 전에 그는 유리선금이 있는 곳을 표기하였고 동시에 누가 지도를 건드리면 바로 성공 전장에 들어온 명씨 가문의 수사에게 알릴 수 있는 금제를 설치했다.잠깐 동안 이 보물지도 위의 내용을 다 본 후 이태호는 다시 고개를 들자 옆에서 아직 화가 나서 씩씩거리는 채유정을 놀라운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이태호의 놀라운 표정을 본 채유정은 불쾌하게 콧방귀를 뀌면서 바로 고개를 돌렸다.그녀의 화난 표정을 본 이태호는 속으로 웃고 싶었다.보물지도 위에 표기한 물건이 진정한 보물이 있는 곳이니 보물지도를 내놓기 싫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이 보물은 영약이 아니고 별하늘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성신신철이 아닌 유리선금이었다.유리선금은 10대 선금 중의 하나로서 호도신병을 제작할 수 있는 특별한 보물이었다.성왕급 수사일지라도 가지고 싶은 보물이었다.온 창란 세계에서 각 종문 성지, 동황 세가, 대리황조 등만 호도신병을 가질 수 있는 세력이었다.한 호도신병을 가지고 있다면, 종문이 멸문지화를 당할 때 위급한 국면을 만회할 수 있었다.그러니 명씨 가문의 수사들이 끝까지 채유정을 뒤쫓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 보물지도를 조심스레 접은 후, 이태호는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
이태호와 채유정은 하늘로 솟아올라 흐르는 빛으로 되어 제자리에서 사라졌다.그들이 떠난 지 얼마 후에 허공 틈새가 남아 있는 전장에서 갑자기 명씨 가문의 의복을 입은 사람들이 나타났다.10며 명의 수사들이었는데, 대체로 웅장한 산처럼 팽배한 기운을 내뿜은 3급이나 4급 성자급 수사였다.그중에서 앞장선 청년은 더욱 강한 기운을 내뿜었는데 내공을 완성한 5급 성자 경지의 위압은 전장 주변의 남아 있는 지수풍화를 한순간에 붕괴시켰다.이 청년은 화려한 검은 장포를 입었고 장포에 금색 실로 구름 모양의 문양을 수놓았으며 자금(紫金)색 장화를 신고 있었다. 그리고 준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평소에 보면 분명 기품 있는 귀공자로 착각할 수 있으나 지금은 음침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었다.명씨 가문의 수사들이 전장의 부근에 도착한 후, 시신 절반이 남아 있는 명세정과 명서현을 보자 청년 명해성의 얼굴이 굳어졌고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도망쳤어?...”명해성의 말투는 마치 빙원에서 불어온 차가운 바람처럼 냉랭했고 사람의 피부와 뼈를 긁은 칼처럼 섬뜩했다.그의 뒤에 있는 명씨 가문의 제자들은 현장에 남아 있는 두 사람의 시신을 본 후 일제히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어느 놈이야!”“감히 우리 명씨 가문의 제자를 참살하다니!”“대체 어느 놈인지 간덩이가 부었구나!”“우리 명씨 가문을 물로 본 거냐!”“...” 명씨 가문의 수사들은 명서현이 죽기 전에 보낸 구원 요청 신호를 받은 후 곧장 달려왔지만 명서현과 명세정의 시신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두 사람의 시신 잔해를 보니 그들이 어찌 격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게다가 곧 손에 들어올 보물지도가 또 날아갔다.동문 제자가 처참하게 살해당했지만 그들은 아직 범인이 누구인지 몰랐다.격노에 찬 가문 사람들을 보면서 명해성의 눈에서 서늘한 빛을 내뿜었다.그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채유정은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라 절대로 명서현과 명세정 두 사람의 상대가 아니었다.분명 다른 사람이 관여해서 명서현과 명
성공 전장의 깊숙한 곳. 두 줄기의 빛이 스쳐 지나가는 별똥별처럼 하늘가를 가르면서 날아가고 있었다.주변은 조용하고 소리 없는 별하늘이고 수많은 별들이 밝은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지금 이태호와 채유정은 그 전장에서 떠난 지 반 시진이나 되었다.그동안 두 사람은 전력을 다해 수천 리 이상의 거리를 비행했다.드디어 앞에서 엄청나게 눈부신 큰 별이 나타났다.이 반짝이는 별을 보고 이태호는 보물지도를 꺼내서 자세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그는 만면에 희색을 띠고 채유정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보물지도에 표기한 곳이 바로 여기일 겁니다.”이에 채유정은 기쁘면서도 은근히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결국, 그녀는 보물지도를 이태호에게 넘겼고 그와 합작해서 이 기연을 공유하기로 하였다.유리선금은 귀하지만 목숨은 하나밖에 없으니까.뒤에서 명씨 가문의 수사들이 아직 뒤쫓고 있고 어쩌면 곧 따라잡힐지도 모른다.채유정이 이 보물지도에 따라 선금을 찾았어도 사용하기 전에 죽을 수도 있었다.명씨 가문이 그녀를 오랫동안 추적한 것도 유리선금의 종적을 찾기 위해서 아닌가!지금 이태호와 공유하게 되었지만 두 사람이 합작한 상황이기에 그녀는 선금을 가질 기회가 있었다.유리선금이 많으면 다소라도 가질 수 있겠지?비록 아직 이태호와 공유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고 마음이 아프지만 묵묵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채유정의 표정을 다 읽은 이태호는 웃으면서 말했다.“갑시다. 명씨 가문의 사람들이 찾아오기 전에 우린 이 기연을 가져가야 합니다.”명씨 가문이 끈질기게 채유정을 뒤쫓고 있고 이대로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그들이 여기에 도착하기 전에 보물을 빨리 가져가는 것이 급선무였다.지금 이태호의 전투력으로 5급 성자급 수사를 격살할 수 있고 지난번에 그에게 시비를 걸었던 황천 성지의 진전 제자 주용수는 신혼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의 손에 죽었다.하지만 성공 전장에 들어온 후 그는 선후로 심씨 가문, 황천성지의 제자와 원수를 맺었고 지금 또 명씨 가문의 미움을 받았으니
잠시 후에, 이태호와 채유정은 그 협곡의 상공에 도착했다.지금 그들 앞에 드러난 것은 작은 산만 한 동굴인데 동굴의 겉에는 짙은 파란색 물결 같은 것이 일렁거리면서 이태호의 신식이 계속 탐색하는 것을 차단했다.금제에서 발산한 기운을 통해 그는 당시 이 금제를 설치한 명씨 가문 수사의 내공이 8급 성자 경지를 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8급 성자 경지의 수사는 이미 초보적으로 천지를 깨달을 수 있고 공간의 규칙을 파악했다. 물론 성왕급 대능력자처럼 수시로 허공을 찢고 공간 난류에서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없지만 8급 성자 경지의 수사가 공간 규칙을 조금 깨달았어도 금제나 신통의 위력이 많이 강했다.이태호는 이 금제를 강제로 해제하는 것 외에 별다른 좋은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채유정에게 말했다.“저는 이 금제를 해제할 테니, 채 도우는 주변을 살펴 주세요.”채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말고, 금제를 해제하는 데 집중하세요.”자신의 실력으로 금제를 어쩔 수 없기에 이태호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이태호는 채유정이 주제넘게 행동하지 않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었다. 다음 순간, 그가 체내의 영기를 폭발적으로 발산하자 별의 상공에 있는 구름까지 꿰뚫었다.곧이어 그의 주먹이 태양처럼 반짝였고 공포스러운 기운이 주먹에 응집되었으며 마치 떠오르는 태양처럼 보였다. 대일진권은 기세등등하게 동굴 앞에 설치한 금제를 향해 거세게 내리쳤다.“펑!”하늘까지 뒤흔든 폭발음과 함께 짙은 파란색 금제가 끝내 대일진권의 공포스러운 위력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금제가 해제되자 이태호와 채유정은 만면에 희색을 띠고 막 동굴로 들어가려고 했다.그러나 이때, 갑자기 금빛 기둥이 동굴에서 하늘로 치솟아 오르더니 성스러운 빛으로 변해서 주변 수천 리의 별하늘을 비췄다.별하늘에서 이 별이 가장 밝게 빛나게 되었다.이런 성스러운 빛이 별하늘의 상공에서 서로 엉키고 부딪히면서 하
같은 시각에 별하늘에서 이태호와 채유정의 기운을 따라 그들을 추적하고 있던 명씨 가문의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천지의 이상 현상을 보고 어안이 벙벙해졌다. 그들은 선금이 세상에 나타난 것을 알아챘다.특히 앞장선 명해성은 얼굴에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이태호와 채유정 둘이 선수를 쳐서 초조한 것이 아니라, 이런 천지의 이상 현상이 다른 천교들의 주의를 끌까 봐 걱정했다.예전에 명씨 가문의 제자도 다른 천교들과 선금을 놓고 다투다가 결국은 중상을 입고 좌화되었다. 이런 생각에 그는 큰 소리를 외쳤다.“서둘러! 다른 사람이 반응하기 전에 반드시 선금을 가져야 한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명씨 가문의 수사들은 체내의 영력을 미친 듯이 발산하면서 지극히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협곡 내에서.이태호가 금제 구역으로 들어간 후 대형 동굴이 시야에 들어왔다.이 동굴은 인공으로 만든 것 같았고 안에는 돌로 만든 의자와 탁자가 있었다.동굴의 면적이 그다지 크지 않았고 중간에 금제 진법에 가려진 곳이 몇 군데 있는데 보물들이 둥둥 떠 있었다.첫 번째 금제 진법 내에는 아기의 주먹만 한 크기와 호두 크기의 금속 덩어리가 황금빛으로 번쩍거리면서 팽배한 기운을 발산하였고 마치 천지의 규칙이 그것들을 에워싸서 운행하는 것처럼 보였다.이태호의 뒤를 따라 들어온 채유정은 금제 진법 내에서 떠 있는 두 금속 덩어리를 보자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유리선금!!”식견이 풍부한 이태호라도 이 유리선금을 보았을 때 깊은 충격을 받았다.두 선금은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았다. 하지만 그것들이 발산한 팽배한 기운과 그것들을 감싼 도운은 그가 그동안 봤던 모든 천재지보를 훨씬 능가했다.외부 세계에서 비교적 귀한 성신신철은 유리선금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었다.이태호는 마음속의 기쁨을 억누르고 시선을 유리선금에서 옆에 있는 물건에 옮겼다.유리선금 옆에 있는 높은 축대 위에 온통 붉은 색의 묘목 한 그루가 떠 있었다.이 묘목은 낮은 관목처럼 생겼고 꼭대기에 주홍
8급 영약은 성왕급 수사가 복용한 8급 단약을 정제하는 보물이었다.그러니 채유정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 세 개의 작은 주과를 복용하면 약효의 힘에 이태호는 아무런 후유증 없이 바로 4급, 심지어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이것으로 단약을 만들면 파성단(破聖丹)을 정제할 수 있다. 파성단은 9급 성자급 수사가 성왕으로 돌파할 때 복용하는 보조성 단약으로 성공률을 3할 정도 높일 수 있다고 한다.3할의 성공률을 절대로 얕잡아 보면 안 된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9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수사는 모두 타고난 천부적 재능을 가지지 않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9급 성자 경지의 수사는 성왕 경지의 장벽을 허물지 못하고 평생 수련만 하다가 좌화하고 말았다.그러니 성왕 경지로 돌파할 성공률을 3할 정도 증가할 수 있다고 해도 엄청나게 대단한 보물이 아닐 수 없다.아무리 견문이 많은 이태호일지라도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러고 나서 그는 마지막 높은 축대를 바라보았다.그 축대 위에 은색 장궁(長弓)이 놓여 있는데 성신신철로 만들어진 것 같고 일말의 최상급 영보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그러나 이 장궁의 상태가 좀 특이한데 자세히 보면 상급 영보와 최상급 영보의 중간에 있는 듯하였다.이태호는 당시 이것을 제조한 사람이 성신신철정(星辰神鐵精)이 없었을 거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영보 중에서 이 장궁은 여전히 최정상 수준이었고 성신신철을 충분히 첨가하기만 하면 진정한 최상급 영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이 동굴 내에 모두 이 세 가지 보물이 놓여있다.시선을 거둔 이태호는 손을 들어 손가락을 오므리자 가장 가까이 있는 유리선금의 금제를 해제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크고 작은 두 유리선금을 손바닥으로 끌어당겼다.그는 호두만 한 유리선금을 채유정에게 주면서 말했다.“작은 것을 채 도우에게 드릴 테니 괜찮죠?”이에 채유정은 연신 고개를 흔들었다.“네, 작은 것으로 충분해요.”그녀는 이태호가 없으면 자신이 유리선금을 얻었어도 무사히 보
채유정이 기쁜 마음으로 영보를 가져간 것을 보자 이태호도 사양하지 않고 만년주과 세 개를 옥함에 넣고 보관하였다. 옥함을 사물 반지에 넣었을 때, 그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성공 전장에 들어와서 그는 성신신철을 얻었고 또 태음월화로를 흡수하여 지금은 내공을 완성한 3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후에 8급 영약 은월초를 얻었고 지금은 또 주먹만 한 유리선금, 8급 영약에 해당한 만년주과를 얻었다.현재 가지고 있는 두 가지 8급 영약을 잘 사용한다면, 그는 5년 이내에 성왕의 경지로 돌파할 자신이 있었다.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주먹만 한 유리선금이었다. 이것을 현황봉에 첨가하면 이 최상급 영보를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고 심지어 호도신병 등급의 병기로 진화될지도 모른다.호도신병은 창란 세계의 최정상 세력의 진파 신병으로 지극히 희소하였고 성황급 거물이나 종문이 생사존망의 위기에 처한 결정적인 순간 외에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지금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공을 높이고 이번 성공 전장을 통해 미리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해서 중주의 태일성지에 가는 것임을 이태호도 잘 알고 있었다. 천남은 작은 호수와 같아서 ‘진룡’을 키우기엔 역부족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주과와 유리선금을 잘 보관한 후 고개를 돌려 미소를 머금고 있는 채유정에게 말했다.“어서 떠납시다. 지금 천지의 이상 현상으로 수많은 사람을 이곳으로 끌어들였을 것입니다.”그의 말을 들은 채유정은 문득 제정신으로 돌아왔고, 아직 기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 보물은 얻는 것보다 무사히 들고 떠날 수 있는 것이 중요했다. 아직 다른 천교들이 미처 반응도 하기 전에 빨리 떠나야 했다.채유정은 신중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말했다. “이 도우, 그럼 어서 떠납시다.”그녀는 말하고 나서 바로 빛으로 변해서 빠르게 동굴 밖으로 날아갔다.이를 본 이태호도 주저하지 않고 바로 하늘로 솟아올랐다. 두 사람이 막 별을 떠날 때 채유정이 배치한 진법이 드디어 천지의 이상 현상이 일으
“죽어라!”채유정은 채색 띠를 조종하면서 자신과 가장 가까운 명씨 가문의 제자를 향해 내던졌다.순식간에, 그 띠는 비단처럼 날아가면서 수많은 지수풍화가 쏟아져 나왔다.“펑펑펑!”두 사람이 빠르게 공격하여 다가온 명씨 가문의 사람들 몇 명을 눈 깜짝할 사이에 격살했다.하지만 바로 이때, 그들은 잇달아 다가온 명씨 가문 수사들에 의해 포위되었다.앞장선 명해성은 음침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물건을 내놓지 않으면 죽일 것이다!”이태호는 명씨 가문의 수사들이 모든 퇴로를 막은 것을 보자 한 손에 적소검을 들고 한 손에 청광순을 들고, 또 체내에 있는 필살기인 혼돈 검영과 청련 신통을 동시에 발동시키면서 천천히 말했다.“꺼지지 않으면 모두 죽여버린다!”명해성은 이태호의 말을 듣고 눈빛이 분노로 이글이글 타올랐다.당당한 명씨 가문의 제자, 동황 8대 세가 중의 천교인 그를 만나면 누구나 예를 다하고 공손히 대하였다. 그는 종래로 이런 수모를 당한 적이 없었다.자기보고 꺼지라고?명해성의 안색이 너무나도 어두워졌다.지금은 더 이상 입싸움을 할 필요 없고 바로 빼앗는 수밖에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명해성은 말없이 손을 오므리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 다음 순간, 허공에 작은 산만 한 손자국이 나타났다.이 손자국에서 발산한 공포스러운 기운에 3급 성자 경지인 채유정마저 어떤 무서운 위압을 받은 것처럼 간담이 서늘해졌다.반대로 이태호는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허공에서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그는 명해성이 허공에 남긴 손자국을 본 후 몸에서 갑자기 강렬한 검의를 발산했다.이 검의는 그의 몸을 맴돌다가 신속하게 적소검과 융합해서 적소검 위의 붉은 빛이 점점 강렬해지게 하였다.엄청나게 무거운 현황의 힘이 뿜어져 나오면서 허공을 붕괴시켰고 주변의 별하늘을 뒤흔들었다.“대현황경금 검기, 참하라!”그는 대갈일성하면서 적소검을 거세게 휘둘렀다.이어서 적소검에서 붉은색 검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내리찍었다.만 장이나 높은 검빛은 세상을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