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란 세계에서 동황 8대 세가는 일류 대세력에 속했다.상고시대부터 동황 8대 세가에 모두 신선으로 된 조상이 나타나서 창란 세계에서 이름을 날렸다.시간이 흐르면서 8대 세가의 후세 중에 더 이상 신선으로 비승한 자가 없었지만 가문의 내공이 깊어서 각 가문의 실력은 성지들에 비해 뒤지지 않았다.심씨 가문의 사람들이 도착하자 현장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헐. 동황 8대 세가의 심씨 가문이야.”“저 심씨 가문의 신자가 이미 체내에 있는 신선의 혈맥을 각성해서 심씨 가문에서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이래.”“심인경이 4급 성자 경지일 때 6급 성자급 수사를 처치할 수 있었는데 지금 실력이 더 강해졌을걸?”“지금 심씨 가문이 나타났으니 기타 성지들의 천교들도 곧 도착하겠지?”“마지막 영패가 도대체 누구의 손에 들어갈지 모르겠군.”“...”많은 사람은 심인경의 몸에서 내뿜은 공포스러운 기운을 느낀 후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낮은 소리로 수군거렸다.지금 동황의 전체적인 실력은 각 성지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창란 세계에서 정상급 세력에 속했다.심씨 가문은 8대 세가에서 기둥 역할을 하였고 심인경의 실력도 당연히 약하지 않았다.그가 내뿜은 7급 성자 경지의 위압에 이태호마저 약간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이태호가 심씨 가문의 사람들을 살펴보고 있을 때 심무영 등도 현장에 있는 수사들을 훑어보았다.심무영이 이태호를 발견한 후 속으로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지난번에 자신이 운석띠에서 대리의 구황자 강한남과 성신신철을 쟁탈하고 있을 때 이태호가 튀어나와서 가로채 간 것을 잊지 않았다.당시 이태호는 강력한 육신의 힘으로 그의 상급 영보를 깨뜨려서 그는 어쩔 수 없이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후에 그는 복수하기 위해 이태호가 최상급 영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퍼뜨렸는데 이태호는 황천성지 주용수의 표적이 되었다.처음에 심무영이 주용수가 이태호를 노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태호가 틀림없이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주용
심씨 가문의 사람들이 오자 주변에 있는 수사들에게 화젯거리를 제공하였다.이윽고 그들의 시선은 잇달아 도착한 다른 천교들에게 빼앗겼다.심인경 등이 큰 별의 근처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또 여러 줄기의 무지갯빛이 나타났다.이 무지갯빛들은 모두 팽배한 위세를 방출했고 날카로운 기운은 허공을 스쳐 지나가면서 내공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사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가장 먼저 사람들의 시야에 나타난 것은 은백색의 보물선이었다.크기가 작은 산만하고 온통 백옥으로 만들어졌으며 속도가 매우 빨라서 스쳐 지나갈 때 수많은 강풍을 휘몰아쳤고 주변의 모든 물질을 부숴버렸다.누가 이 보물선의 비행을 막는다면 아마 가루로 되어 사라졌을 것이다.보물선의 돛대에 커다란 ‘명’자가 걸려 있는데 찬란한 금빛을 발산하였고 대단한 기세를 뽐냈다.어떤 수사는 보물선에 있는 사람의 정체를 알아보고 비명을 질렀다.“어서 봐, 명씨 가문의 보물선이야!”“동황의 명씨 가문, 며칠 전에 그들의 소주 명해성이 이태호의 손에 죽었다는데.”“흥, 이번에 이태호도 있는데 잠시 후에 복수할지 모르겠네.”“명운택의 횡포한 성격으로 볼 때 이태호가 큰일 날 것 같아.”“듣자 하니 명운택은 7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고급 신체(神體)에 못지않은 구양선천골(九陽先天骨)을 가졌고 체내에서 선인의 혈맥과 융합되어 있대. 그래서 성황급 수사들마저 명운택이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어.”“지난번에 이태호가 죽인 명해성이 명운택의 동생이어서 완전 철천지원수겠네.”“...”명운택은 가부좌 자세로 보물선의 뱃머리에 앉아 있었다. 그의 눈빛은 횃불처럼 밝았고 마치 금색 불꽃이라고 튕겨 나올 듯하였으며 허공을 꿰뚫을 수 있듯이 날카로웠다.그가 보물선을 운행하면서 십여 명의 동문 자제들을 데리고 큰 별의 부근에 이른 후, 아직 사람이 없는 공터에 자리를 잡았다.그러고 나서 그는 일어서서 고개를 들고 현장을 둘러보다가 마지막에 시선을 이태호에게 고정했다.명해성이
성공 전장에 들어오기 전에 종주 선우정혁은 이태호에게 한 옥패를 주었다.이것은 진정한 비장의 무기로 성왕급 수사가 직접 만든 호신부이었다. 7급 성자급 수사가 온 힘을 다해 던진 일격을 막을 수 있었다.그래서 이태호가 이렇게 자신만만한 태도로 명운택을 마주 볼 수 있는 것이었다.이태호가 자신의 신분을 표명하자 명운택은 실소를 터뜨렸다.그의 미소는 매우 차가웠고 죽은 사람을 보는 듯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지금 이 순간, 그의 몸에서 지극히 날카로운 기운을 내뿜었고 먹장구름이 그의 뒤에서 피어올랐으며 붉은 번개가 별하늘에서 기승을 부렸다. 그의 난폭한 기운에 주변 백 리 내에 있는 내공이 낮은 수사들은 오금이 저렸고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살기등등한 기운은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고 넓은 공간을 산산조각으로 잘라냈다.일촉즉발한 위기에 큰 별 근처에 있는 수사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물론 강 건너 불구경하면서 속으로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심씨 가문의 구역 내에서 심무영은 명운택이 화를 낸 것을 보자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는 마치 이태호가 명운택의 손에 죽은 장면을 본 것 같았다.심무영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살기등등한 명운택을 보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이태호는 너무 건방져서 문제야. 오늘은 명씨 가문의 신자 손에 죽게 생겼군.” 그의 옆에 있는 심인경은 미간을 찌푸렸고 엄숙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담담한 말투로 명운택와 말할 때의 표정은 그가 명운택의 분노를 감당할 수 있는 자신이 있는 듯해 보였다. 심인경은 이런 이태호에 대해 의아해하면서 이태호에게 대단한 비장한 무기가 있는지 궁금해했다.북해 만족의 구역에서 소주 백가민은 무슨 생각한 듯이 이태호를 한참 바라보다가시선을 거두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그는 이태호의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이태호가 명운택의 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4급 성자급 수사가 내공을 완성한 6급 성자급 수사를 죽일 수 있겠지만 7급
길이가 백 장에 이른 금룡이 구름과 안개를 타고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큰 별의 근처에 떨어졌다.인간처럼 말한 금룡은 살기를 가득 품은 시선으로 이태호를 쏘아보았다.이 금룡이 바로 뇌택의 땅에 있는 요족 천교, 오조금룡(五爪金龍)의 혈맥을 각성한 오수혁이었다.그는 요족 수사들을 거느리고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영항 성역에서 달려왔다.그러나 이 부근에 도착하자마자 명운택과 전성민의 대화를 들었고 전성민이 이태호를 도와주려는 의도를 알아채고 바로 나섰다.태일성지는 확실히 강했지만 요족의 분노도 쉽게 평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지난번에 이태호가 오현을 죽여서 요족이 큰 망신을 당했고 용족 태자인 그의 체면도 완전히 구겨졌다.그 지도를 되찾고 성공 영패를 찾아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요족 천교가 목숨을 잃었다.그가 뇌택의 땅에 돌아가면 장로들에게 어떻게 해명하는 것도 큰 문제였다.그래서 명운택이 전성민의 앞에서 망설이고 있을 때 그가 한시라도 지체할세라 바로 말한 것이었다.주변의 사람들은 불쑥 나타난 오수혁을 보자 현장이 시끌벅적해졌다.“용족? 오수혁이야!”“오수혁도 도착했군.”“오늘은 이태호의 제삿날이겠는데.”“며칠 전에 용족의 천교 오현이 죽었잖아. 오수혁의 태도를 보면 이태호를 절대로 봐주지 않을 것 같아.”“쯧쯧... 7급 성자급 수사 두 명이 동시에 이태호를 공격해서 이태호가 죽게 되더라도 창란 세계에 이름을 남길 것이야.”“...”오수혁이 나타나면서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수군거렸다.이태호와 요족 사이의 원한 관계로 요족은 절대로 쉽게 이태호를 내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다들 잘 알고 있었다.다만 누구도 요족이 이렇게 빨리 복수할 줄은 몰랐고 명운택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는 전성민이 이태호를 적극 지지하는 모습을 보고 원래 이태호를 잠시 놔주고 나중에 이태호가 중주로 가면 복수하고자 하였다.그것은 태일성지 서열 제자인 전성민의 체면을 봐주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지금의 급선무는 곧 나타날 마지막 영패를 쟁탈
명운택이 갑자기 강경하게 나선 모습에 전성민은 눈살을 찌푸렸고 안색이 어두워졌다.특히 오수혁이 도착한 후 그의 마음속에 압력이 차올랐다.이에 전성민은 지금 이태호를 위해 억지로 나선다면 곧 치열한 대전을 피할 수 없다는 예감이 들었다.그러나 나서지 않는다면 방금 이태호가 태일성지의 제자라고 적극 지지했던 자기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난처함에 빠지게 된다.안색이 어두워진 전성민과 달리, 옆에 있는 이태호는 표정이 하나 변하지 않았고 차분해 보였다.오수혁이 나타날 때 그는 다소 놀라웠지만 의아한 표정을 숨겼고 억지로 침착한 척하였다.그는 암암리에 체내에 있는 이화 현황봉과 성왕 호신부를 운행하고 있었다.이 두 보물을 사용하면 잠시나마 버틸 수 있고 그가 두 사람의 포위망을 무사히 벗어나기에 충분했다.현장에 도착한 오수혁은 금룡의 모습에서 자금색 장포를 걸친 소년으로 변신했다.그는 기이한 눈동자로 이태호를 뚫어져라 노려보았고 내뿜은 살기는 칼날처럼 날카롭고 살벌했으며 웅장한 기운은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그 지도를 통해 얻은 영패와 보물을 내놓고 순순히 모가지를 내밀면 완전한 시신 정도는 남겨주지.”물밀듯이 밀려온 무시무시한 기운에 이태호는 강타를 당한 듯 호흡이 어려워졌다.7급 성자 경지의 위압은 마치 웅대한 천지가 진압해 온 것처럼 그의 단전에 있는 영기가 정체되어 운행하기 어려워졌다.그러나 바로 이때 옆에 있는 전성민이 움직였다.그가 가볍게 손을 흔들자 보이지 않는 힘은 봄바람이 스쳐 지나간 듯 그의 몸에 떨어진 위압을 모두 날려버렸다.그러고 나서 그는 고개를 들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오수혁과 명운택을 보면서 포권을 취했다.“허허. 내 체면을 봐서 성공 전장이 끝난 후에 다시 얘기하는 것이 어떻소?”지금 그는 아직 이태호와 협력 관계였고 이미 내뱉은 말을 철회할 수도 없었다.그래서 그는 이태호를 적극 지지해서 태일성지의 체면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오수혁은 피식 웃으면서 비아냥거렸다.“그렇다면 일단
“펑!”폭발 소리가 울리면서 세상을 파멸시키려는 듯한 충격파가 주변의 별하늘을 단번에 무너뜨렸다.맹렬하게 공격한 명운택을 보자 현장에 수사들은 무거운 망치에 맞은 것처럼 모두 아연실색했다.폭발 중심과 가까운 10리 내에 있는 내공의 경지가 낮은 수사들은 반응하기도 전에 바로 중상을 입고 쉴 새 없이 피를 토했다.조금 멀리 떨어진 수사들도 괴로움을 호소했고 온몸의 기운이 약해졌다.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충격파의 강타에 무너진 전장을 빠르게 벗어난 후, 많은 수사는 머리털이 곤두설 정도로 놀라워했고 떨리는 가슴을 안고 이태호를 바라보았다.바로 이때 작은 산만한 현황봉의 꼭대기에 태양처럼 눈부신 주먹의 빛이 나타났다.주먹의 빛은 파멸의 기운을 내뿜었고 공포스러운 힘을 지니고 천지를 전복하고 산을 붕괴시키는 듯한 기세로 별하늘을 휩쓸었다.현황봉을 조종하고 있는 이태호는 막강한 힘이 그의 몸을 세게 강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영보의 보호가 없고 혼돈신체가 대성을 이루지 못했다면 그는 벌써 중상을 입고 쓰러졌을 것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운택의 공격에 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입가에 피를 흘렸다.그는 전례 없는 위기감을 느꼈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으며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돌아온 것 같았다. 그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포효하자 체내에 있는 천지의 영기가 미친 듯이 머리 위에 있는 최상급 영보에 들어갔고 원래 주먹의 빛에 압제당했던 보호캡이 계속 버틸 수 있게 하였다.“펑, 펑, 펑...”몇 호흡 할 시간이 지나자, 공격을 연달아 받은 이태호는 숨을 크게 몰아쉬면서 흔들리고 있는 보호캡을 바라보았다.공격이 끝나자 머리 위에 있는 현황봉은 여전히 꿋꿋이 버텨 있어서 그는 드디어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이화 현황봉은 명운택의 공격을 막았지만 그 위에 발산한 현황색 빛이 점차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이는 영보가 손상되었다는 뜻이었다.그러나 최상급 영보는 무엇보다도 단단하고 막강해서 가까스로 명운택의 공격들을 막아냈다.이태호는 입가에
명운택과 같은 천교는 동일한 경지의 상대를 가볍게 억압할 수 있는 기세를 가졌다.고작 4급 성자급 수사 따위가 아무리 대단해도 7급 성자급 수사의 상대로 될 수 없고 짓밟힐 수밖에 없었다.심무영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옆에 있는 심인경은 오히려 사색에 잠겼다.심인경은 불꽃처럼 강렬한 눈빛으로 이태호의 머리 위에 있는 이화 현황봉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7급 성자 경지의 공격을 막아내면서 깨지지 않는 걸 보니 이 최상급 영보는 범상치 않은 것 같군.’같은 시각에 북해 만족의 구역 내에서 소주 백가민은 웃음을 머금고 전투 상황을 지켜보았다.북해의 만족은 중주 성지와 동황 세가 사이의 싸움에 개입한 적이 별로 없었다.그래서 그는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보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태호가 명운택의 공격을 막아낸 것을 보자 다소 의아해했다. 이 두 천교에 비해 주위에서 구경하고 있는 수사들의 마음속에 엄청난 파도를 일으켰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헐, 죽지 않았다니.”“4급 성자급 수사가 7급 성자급 수사의 신통 공격을 막아냈어. 맙소사, 창란 세계의 역사상 없었던 일이지?”“오현까지 죽였으니 이태호는 확실히 보통 사람이 아니야.”“...”다들 놀라워하고 있었지만 약속이라도 한 듯이 모두 이태호는 곧 죽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명운택과 오수혁의 협동 공격에 이태호가 전성민의 지지를 받았어도 마지막에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었다.왜냐하면 오수혁이 전성민의 앞을 막아서 전성민은 이태호를 거의 도와주지 못한 상황이었다.그리고 명운택은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다짐했기에 이태호가 최상급 영보를 갖고 있더라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최상급 영보는 모든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게 아니라 자기보다 내공이 훨씬 강한 천교와 맞서 싸운다면 언젠가 깨지게 될 것이었다.게다가 명운택과 같은 천교는 어찌 최상급 영보가 없을 수 있겠는가?명운택은 고개를 들고 이화 현황봉을 바라보자 그도 현황봉에서 발산한 빛이 방금보다 많이 어두워졌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는 냉소
다음 순간, 성왕급 강자의 기운이 이태호의 몸에서 솟아올랐다.팽배한 기운과 빛기둥은 순식간에 이태호의 주변에 둥근 보호캡을 형성했다.원래 살기등등한 명운택은 이 광경을 보자 순간 멈칫하고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성왕 호신부?”지금 이 순간, 명운택은 마음이 조마조마해졌고 진퇴양난에 빠졌다.그는 이태호가 오만방자하게 굴 수 있는 건 이런 비장의 무기를 가지고 있기에 가능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성왕급 수사가 성공 전장에 들어올 수 없지만 성왕급 수사의 신통 공법이 성공 전장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사실 성왕 호신부를 가지고 있는 천교들은 적지 않았다.어쨌든 성자나 신자는 각 대세력이 애지중지하게 아낀 보배 제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들의 목숨을 중요시하였다.그래서 성공 전장에 들어오기 전에 각 종문이나 가문의 성왕급 장로들은 아끼는 제자들에게 호신부를 주면서 절체절명의 위기 때 사용하라고 알려주었다.동시에 상대방에게 경거망동하지 말고 목숨만은 살려달라고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셈이었다.명운택은 이태호를 대단한 뒷배가 없는 촌뜨기 수사라고 생각했었다.방금 전성민이 이태호를 적극 지지한다고 했을 때도 그는 그냥 전성민의 체면만 고려했지 이태호를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아무리 봐도 이태호는 4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고 성자(聖子)나 신자들과는 전혀 비교할 수가 없었다.전성민이 이태호를 적극 지지한다고 했지만 태일성지의 제자가 그렇게 대단한가?그가 이태호를 죽여도 태일성지는 절대로 4급 성자 경지의 보잘것없는 수사 때문에 성지에 못지않은 명씨 가문과 척지지 않을 것이었다.그러나 이태호가 호신부를 꺼낸 순간, 상황이 완전 달라졌다.이는 이태호의 뒤에 성왕급 수사가 그를 아끼고 보호해 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였다. 이태호의 몸에서 갑자기 나온 성왕의 기운에 방금까지만 해도 살기등등한 명운택은 얼떨떨해졌고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던 수사들도 대경실색했다.“와, 성왕 호신부다.”“세상에, 이태호가 어느 성왕급 강자의 눈에 든 거야?”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