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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3화

Author: 불언불어
네 명의 진전 제자들이 도착하자 광장 전체가 한순간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앞에 계신 분이 전성민 사형님이셔. 듣기로는 성공 전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벌써 7급 성자에 도전 중이라고 하시던데.”

“그 뒤에 계신 분은 경우진 사형님이셔. 제2장로님의 수제자신데 검도 실력도 뛰어나셔서 종주님이 눈여겨보신다더라.”

“그리고 그 뒤로는 도승현 사형님이셔. 우리 종문의 선경 투전법을 수련하셨대. 피지컬도 너무 좋아서 예전에 성자 급 이무기를 맨손으로 때려죽였다는 말도 있었어.“

“나채영 사제님은 역시 태일성지 최고의 미녀가 맞는 것 같아. 기품도 흘러넘치시고 청초하시잖아. 연못에서 금방 피어난 연꽃 같달까? 듣자 하니 단도랑 진법에도 조예가 깊으셔서 월하 장로님께서도 극찬하셨대.”

“올해라면 성지의 성자가 결정되지 않을까?”

태일성지의 성자 자리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자 줄을 서 있던 제자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성공 전장에서 막 복귀한 제자 한 명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런데 조금 미묘한 게 있어.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성공 전장에서 천남 태일종 출신의 한 동문이 선연을 얻었다고 하더라고. 성자 자리를 놓고 본다면... 아마 이태호 사형님 쪽이 더 유력하지 않을까 싶은데.”

이태호가 성공 전장에서 선연을 얻었다는 사실은 이미 창란계의 주요 세력들의 귀에 들어와 있었다.

특히 당시의 혼원 성지의 성자였던 예진기는 진성 정혈을 두고 싸우기 위해 호도신병까지 이끌고 나섰지만 결국, 그 선연은 이태호의 차지가 되어버렸다.

그 일로 예진기는 창란계에서 웃음거리가 되어버렸고 체면까지 완전히 구겨져 버렸다.

“헤헤, 들었어? 예진기 걔 말이야, 혼원 성지로 돌아가자마자 피까지 토했다더라. 이태호 죽이겠다고 9급 영약까지 현상금으로 내건 거 알아?”

“그 일 때문에 우리 성지의 대 장로님이 직접 천남까지 다녀오셨다더라. 그 후로 며칠이나 지난 것 같은데 왜 이태호 사형님은 아직 안 보이는 거지?”

“...”

막 광장에 도착한 진전 제자들은 이태호에 대해 토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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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딸바보가 되어 돌아온 프리즌 황제   제2506화

    “장로라고 부르지 마라. 몸 둘 바 를 모르겠네.”이에 이태호는 어쩔 수 없는 듯한 표정으로 전성민을 힐끔 쳐다보았다. 그는 주안식의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주안식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싸늘한 웃음을 흘렸다.“사숙조님한테 무슨 말버릇이야?”“사숙조님요?”전성민은 갑자기 싸늘해진 주안식의 말투에 어리둥절해졌다.아니, 종문에 언제 사숙조가 생겼지?그는 어안이 벙벙해졌다가 문득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이태호를 가리켰다.“장, 장로님, 이 사제가 사숙조님라고요??”전성민은 염소처럼 떨린 목소리로 물었다.이에 주안식은 냉랭한 미소를 머금었다.“그래.사숙은 입문하실 때 윤 노조님의 제자로 되셨단다.”“뭐라고요?”이 소식을 들은 전성민은 엉겁결에 소리를 질렀고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윤 노조님의 제자라고요?!”그는 종문의 진전 제자로서 주안식이 말하는 윤 노조님을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지금 성지 장문 자음진인의 사조로서 수천 년 전에 창란 세계를 뒤흔든 최고의 고수이며 태일성지의 ‘정해신침(定海神針)’과 같은 존재였다.그가 입문한 후 노조 윤고현에 대한 사적과 전설을 많이 들었다.수천 년 전에 윤고현이 입문한 후부터 성지가 부흥할 때까지 원래 인재가 별로 없고 위기에 처했던 태일성지를 강제로 정상 궤도로 돌려놓았고 9대 성지의 상위권에 올려놓았다.현재 기세충천한 태일성지로 만든 중요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전성민은 진전 제자로서 이 전설의 노조를 무척 존경하였다.아쉽게도 2천 년 전부터 윤고현은 선경(仙境)으로 돌파하기 위해 폐관했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서 종문 내에서 그가 이미 좌화(坐化)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그러나 지금 주안식이 윤고현은 좌화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폐관을 중단하고 이태호를 제자로 삼았다고 알려주었다.2천 년 전에 윤고현은 이미 선경의 문턱 앞까지 왔다. 만일 조화하지 않았다면 지금 얼마나 대단한 내공을 가졌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윤고

  • 딸바보가 되어 돌아온 프리즌 황제   제2505화

    신전 안.주안식은 한창 제자 명부를 하나하나 확인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다.그는 제3봉의 장로이자 종문의 9급 단약사로서 종문의 정예 진전 제자들에게 수련 자원을 지급해주는 임무를 맡고 있었다.방금 영패를 내려놓은 참에, 신전 문밖에서 전성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주안식은 순간적으로 미간을 구겼다.‘태호 사형이라고?’‘전성민에게 언제부터 사형이라는 게 있었지?’전성민은 분명 제2장로 유태양의 제자였다. 그런 유태양의 밑으로 다른 제자가 더 생겼다면 제3장로인 자신이 모를 리 없었다.주안식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의아해하던 그 순간, 전성민은 이태호의 어깨에 팔을 얹은 채 신전 안으로 걸어들어왔다.“어라? 제3장로님도 계셨네요? 이거 참 잘됐어요!”전성민이 해맑게 말하자 주안식은 그제야 전성민이 얘기한 그 사형이 누구인지 정확히 눈치챌 수 있었다.그 순간, 주안식의 얼굴에 뭔가 미묘한 표정이 피어올랐다.‘우리 사숙조님이 언제부터 전성민의 사형이었던 거지?’주안식은 눈을 깜빡이며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때, 멍한 표정의 주안식을 바라보던 전성민은 그가 이태호를 잘 모른다고 착각하고 한껏 신이 난 듯한 목소리로 이태호를 소개하기 시작했다.“장로님, 장로님께서 잘 모르시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요. 이 사형이야말로 성공 전장에서 선연을 얻어온 전설의 인재랍니다.”“이런 인재를 종문에서 챙겨야 하는 거 아닐까요...”전성민은 멈출 줄 모르고 줄줄이 이태호와 관련된 일화를 늘어놓았다.과거 성공 전장에서 이태호와 함께 싸운 전적이 있었던 전성민은 그에게 적잖이 호감을 갖고 있던 상태였다.종문으로 돌아온 직후에도 그는 바로 성지에 이태호의 존재를 알렸고, 이태호가 주목받을 수 있도록 애썼다.물론 다른 의도 역시 있었다. 앞으로 태일성지의 성자 자리를 놓고 경쟁할 때 이태호와 손을 잡고 자신의 유리한 입지를 다지고 싶었다.이태호가 성공 전장에서 선연을 손에 넣긴 했지만 그를 탐탁지 않아 하는 이들이 아직 너무 많았다. 혼원 성자 예진기와 용족의

  • 딸바보가 되어 돌아온 프리즌 황제   제2504화

    무심코 고개를 돌린 전성민은 인파 속에 숨어 있던 이태호를 발견했다. 그는 한껏 날카로워진 눈빛으로 곧장 이태호가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제자들 사이에 있는 사람이 정말 이태호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반갑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태호 사형! 여긴 언제 도착한 거야?”이태호도 그 말에 옅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온 지 얼마 안 됐어요.”사실 이미 며칠 전부터 종문에 와 있긴 했지만 전성민 일행은 그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듯했다. 보아하니 연장생 장로 일행은 자신이 윤고현을 사부로 모셨다는 사실을 굳이 밝히지 않은 모양이었다.그럴 만도 했던 것이 연장생을 비롯한 성황 급 장로들 입장에서는 종문의 장로라는 신분에서 이태호 같은 어린 사람에게 사숙조님이라고 불러야 하는 상황이 썩 유쾌하진 않았을 터였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이 일에 대해서는 함구하게 된 듯했다.그와 동시에 주위 제자들도 이태호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하나둘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헉! 저분이 바로 그 이태호 사형님이신가?”“어쩐지... 아까부터 몸에서 아우라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더라니. 정말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님 같으시잖아.”“...”그들 중 유독 박학다식해 보이는 복장의 경우진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이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네가 바로 그 이태호라는 놈이야?”그 눈빛에 깔린 적의와 비웃음을 감지한 이태호는 잠시 눈썹을 찌푸리고는 대답할 준비를 했다.마침 무표정한 얼굴로 그의 옆에 서 있던 거구의 사내인 도승현 역시 차가운 미소를 흘리며 적의 가득한 눈빛으로 말을 걸었다.“그저 운이 좋았던 거지. 그게 다잖아.”도승현의 얼굴에는 비웃음이 가득했다.그는 이태호가 선연을 손에 넣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 내막을 알고 있었던 탓에 그의 실력을 인정해줄 수 없었다.각 정지의 성자들이 사투를 벌이던 중, 이태호는 그저 운 좋게 어부지리로 선연을 가로챘을 뿐이었다.도승현은 그런 실력 없이 운만 좋은 사람을 제

  • 딸바보가 되어 돌아온 프리즌 황제   제2503화

    네 명의 진전 제자들이 도착하자 광장 전체가 한순간에 술렁이기 시작했다.“앞에 계신 분이 전성민 사형님이셔. 듣기로는 성공 전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벌써 7급 성자에 도전 중이라고 하시던데.”“그 뒤에 계신 분은 경우진 사형님이셔. 제2장로님의 수제자신데 검도 실력도 뛰어나셔서 종주님이 눈여겨보신다더라.”“그리고 그 뒤로는 도승현 사형님이셔. 우리 종문의 선경 투전법을 수련하셨대. 피지컬도 너무 좋아서 예전에 성자 급 이무기를 맨손으로 때려죽였다는 말도 있었어.““나채영 사제님은 역시 태일성지 최고의 미녀가 맞는 것 같아. 기품도 흘러넘치시고 청초하시잖아. 연못에서 금방 피어난 연꽃 같달까? 듣자 하니 단도랑 진법에도 조예가 깊으셔서 월하 장로님께서도 극찬하셨대.”“올해라면 성지의 성자가 결정되지 않을까?”태일성지의 성자 자리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자 줄을 서 있던 제자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기 시작했다.성공 전장에서 막 복귀한 제자 한 명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그런데 조금 미묘한 게 있어.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성공 전장에서 천남 태일종 출신의 한 동문이 선연을 얻었다고 하더라고. 성자 자리를 놓고 본다면... 아마 이태호 사형님 쪽이 더 유력하지 않을까 싶은데.”이태호가 성공 전장에서 선연을 얻었다는 사실은 이미 창란계의 주요 세력들의 귀에 들어와 있었다.특히 당시의 혼원 성지의 성자였던 예진기는 진성 정혈을 두고 싸우기 위해 호도신병까지 이끌고 나섰지만 결국, 그 선연은 이태호의 차지가 되어버렸다.그 일로 예진기는 창란계에서 웃음거리가 되어버렸고 체면까지 완전히 구겨져 버렸다.“헤헤, 들었어? 예진기 걔 말이야, 혼원 성지로 돌아가자마자 피까지 토했다더라. 이태호 죽이겠다고 9급 영약까지 현상금으로 내건 거 알아?”“그 일 때문에 우리 성지의 대 장로님이 직접 천남까지 다녀오셨다더라. 그 후로 며칠이나 지난 것 같은데 왜 이태호 사형님은 아직 안 보이는 거지?”“...”막 광장에 도착한 진전 제자들은 이태호에 대해 토론 중

  • 딸바보가 되어 돌아온 프리즌 황제   제2502화

    “아빠, 아빠. 이런 곳에 있으니까 곧 있으면 돌파할 수 있을 것 같아요.”이태호는 그 말에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렸다.신은재는 얼마 전 금방 폐관 수련을 마치고 이미 4급 성황까지 도달한 상태였다. 비록 엄마 신수민보다 한참 낮았지만 겨우 여덟 살의 나이에 이런 경지에 도달한 것은 전대미문의 일이었다.신은재의 안전을 위해 이태호는 미리 아이에게 금기를 걸어 외부에서 아이의 수련 정도를 못 알아보도록 조치를 취해뒀다.하지만 이미 성지에 들어온 지금, 그런 걱정을 할 필요까지는 없었다.이태호는 영패 안에 남겨진 자음의 메시지를 신식으로 훑어보았다. 며칠 전, 자음은 그에게 종문으로 와 수련에 필요한 요소를 수령하라는 안내를 받았었다.앞에 있던 신수민과 그 일행들이 밝게 웃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태호가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했다.“다들 새 집에 적응해보도록 해. 이번 수련에 필요한 걸 받아올 테니까.”지금의 그는 종문의 사숙조였다. 수련에 필요한 것들은 일반 제자들과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것들이었다.필요한 게 있다면 자음이나 장로들에게 얘기해 직접 지원받을 수 있었다.이태호는 이번 기회를 통해 신수민 일행에게 필요한 것까지 함께 수령해 오기로 결정했다.간단한 인사를 마친 그는 동천 영패를 꺼내 안에 현광을 주입했다. 이윽고 공간에 금이 가자 이태호가 안으로 들어갔다.동천에서 빠져나온 그는 영패의 지시를 따라 제3봉의 사무전으로 날아갔다.제3봉의 담당자는 주안식으로서 단약을 관장하는 인물이었다.신수민 일행의 수련에 필요한 것까지 받아올 생각이었던 이태호는 당연히 단약도 받아야 했다.지시에 따라 제3봉 앞에 도착한 이태호는 제자들에게 위치를 수소문한 끝에야 단약의 수령처를 찾아냈다.수십 명의 제자들이 줄을 서 있는 것을 발견한 그는 근처의 빈 공간을 찾아 가부좌를 틀고는 조용히 기다리기 시작했다.기다리는 동안 이태호는 자신의 주변에 점점 많은 제자들이 몰려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눈을 감고 정신을 제대로 가다듬으려는 그 찰나, 광장을

  • 딸바보가 되어 돌아온 프리즌 황제   제2501화

    이태호는 남두식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남두식 일행을 비경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 함께 수련하고 싶지 않다는 뜻은 아니었다.다만 그 비경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자격요건이 너무 높았을 뿐이었다. 종문의 장로나 성자 급 인물이 아닌 이상, 안에서 장기간 머무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비경은 외부보다 몇 배는 더 짙은 농도의 영기가 흐르는 곳으로, 성지의 핵심 자산이나 가장 중요한 기반이었다.이태호 역시 윤고현의 제자라는 특별한 신분 덕분에 신수민 일행을 데리고 안으로 함께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대 장로를 포함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흔쾌히 자신을 이해해주는 모습이 이태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그는 시선을 돌려 종주 자음을 보며 물었다.“자음 사질님, 그럼 제 친구들은 어디에서 수련하게 되는 겁니까?”성황의 강자이자 성지의 종주인 자음은 자신이 갑자기 이태호에게 사질이 되었다는 것에 익숙해지지 못했다. 하지만 그래도 다시 정신을 차리고 손을 들어 종문의 지도를 꺼내 공중에 펼쳐 보였다.그는 지도 위에 표시된 제1봉 근처의 공중에 떠 있는 섬들을 가리키며 말해주었다.“사숙님, 이곳은 저희 성지의 최상급 동굴 저택들이 있는 구역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진전 제자들만 사용할 수 있는 핵심 구역이지만 지금 여섯 개의 섬 중 한 곳이 비어있습니다. 사숙님의 귀한 지인분들은 앞으로 이곳에서 수련하게 될 겁니다.”자음은 말을 마친 후, 손을 들어 영광을 빚어냈다. 순식간에 섬 하나가 확대되더니 그 안의 환경이 자세히 보였다.고요한 정원이 펼쳐진 아름다운 섬 속에서 학들이 평화롭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남두식과 대 장로 일행은 섬을 확인하자마자 이내 이주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지인들의 만족스러운 표정을 확인한 이태호는 그제야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그러고는 다시 자음에게 고개를 돌려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감사합니다, 자음 사질님.”대 장로 일행의 수준이라면 아무리 성황 급이라고 해도 저런 동굴에서 수련할 자격이 주어질 리 없었다. 그들이 이

  • 딸바보가 되어 돌아온 프리즌 황제   제2500화

    연장생뿐만 아니라 멀리서 이 모든 걸 지켜보던 제2장로 유태양과 제3장로인 주안식 역시 여전히 이태호를 제자로 받아들이고 말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었다.“태호야, 어때? 내 제자로 들어올 생각 없어?”연장생은 턱수염을 매만지며 웃는 얼굴로 물었다.제2장로 유태양은 그런 연장생을 한 번 흘겨보더니 정열 넘치는 눈빛으로 이태호에게 다가가 말했다.“너한텐 내가 더 잘 맞아. 검도에 있어서 우리 둘의 궁합은 정말 딱이거든.”제3장로인 주안식은 두 사람에게 코웃음을 치더니 익살맞은 표정으로 이태호에게 말을 걸었다.“뭐니 뭐니 해도 내 제자로 들어오는 게 최고지. 적어도 나한테 오면 약은 무제한일 테니까. 아예 창고도 열어주지.”세 장로가 다시 티격태격하기 시작하자 이태호는 답답한 마음에 머리가 지끈거렸다.만약 윤고현이 나타나 주지 않았더라면 이태호는 분명 이들 중 한 사람의 제자로 들어가게 됐을 것이다. 어찌 됐든 셋 모두 성황 급의 고수들이었으니 말이다.우선 연장생은 9급 성황의 강자로서 그의 제자로 들어간다면 어딜 가도 기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그리고 제2장로 유태양은 검도에서 최고를 찍은 인물이었다. 그의 제자로 들어가 가르침을 받는다면 이태호의 혼돈검도에도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했다.제3장로 주안식은 단약술의 대가였다. 9급 단약사인 그의 제자로 들어간다면 이태호 역시 8급 단약사로 성장할 수 있을 터였다.그리고 제4장로와 제5장로도 각자의 강점이 뚜렷이 있는 인물들이었다.하지만 이제 이태호는 윤고현의 제자가 되었다. 이미 반쯤 성선에 다다른 존재를 스승으로 둔 이상, 이곳에 있는 장로들을 정중히 거절해야 했다.이태호가 막 입을 열려던 그때, 태사 의자에 앉아 있던 자음이 윤고현에게서 어떠한 소식을 전달받게 되었다.이태호가 종문의 사숙조인 윤고현의 제자로 들어갔다는 소식에 자음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한참이나 망설이던 자음이 겨우 입을 뗐다.“됐어, 그만들 하지. 이제부터 태호... 아, 아니지, 태호 사제님은 윤고현 노조님의 제자로

  • 딸바보가 되어 돌아온 프리즌 황제   제2499화

    그리고 지금.윤고현을 스승으로 맞이한 이태호는 자신이 종문에서 얼마나 주목받는 존재인지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그런 게 아니었다면 윤고현이 굳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면서까지 다른 장로들과 스승 자리를 두고 경쟁할 리 없었다.이태호의 가슴에 다시 깊은 감동의 물결이 밀려왔다.그는 윤고현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걱정 마십쇼, 사부님. 절대 사부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 꼭 조속히 성왕의 자리까지 가보겠습니다.”그 말에 윤고현은 조금 전보다 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너처럼 자질이 충분한 아이라면 머지않아 성선을 이룰 거다. 네 몸 안에 있는 진선정혈을 잘 활용해 봐야겠지. 너만 성선을 이룬다면 나도 너의 힘을 빌려 빛을 볼 수 있을 테니 말이야.”천년 전이었다면 윤고현 역시 직접 나서서 이태호의 몸 안에 있는 기연을 뺏으려 했을지도 모른다.진선 정혈은 성황인 그에게도 분명 매력적인 존재였으니 말이다.하지만 이미 성선에 반쯤 다다른 윤고현에게 진선 정혈 따위는 더 이상 필요 없는 것이었다.성황의 경지에 오른 수사라면 더 위로 올라가기 위해선 자신만의 길을 깨우쳐야 했다.정혈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것은 결국 남의 것일 뿐, 자신의 것은 아니었다.만약 이태호의 정혈을 탐낸다면 그것은 눈앞의 이득을 위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나 다름없었다.물론 이런 자세한 사정까지는 이태호에게 얘기해주지 않았다.그에게서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는 않았다.윤고현은 자신이 준비해온 물건들을 건네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앞으로 넌 이 비경 안에서 수련을 하게 될 거다. 필요하다면 네 가족들과 친구들 역시 이곳에서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따로 준비를 해두지.”그 말에 이태호가 꽤 놀란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여기가 성지의 비경인가요?”처음엔 태일성지 안에 있는 어떤 공간이라고만 생각했던 이곳이 바로 성지의 비경 속이었다.태일성지로 향하던 중, 연장생이 딱 한 번 언급했었던 그 성지의 비경이었다.비경이라 함은 성

  • 딸바보가 되어 돌아온 프리즌 황제   제2498화

    경계심을 서서히 거두고 멍한 표정으로 서 있는 이태호의 모습에 윤고현이 웃으며 물었다.“어때? 태호야. 나를 스승으로 모신다면 앞으로 태일성지는 전부 네 것이 되는 거나 다름없어.”그 말에 이태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곧장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기꺼이 따르겠습니다.”그 말에 윤고현의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 그는 밝게 웃으며 두 손으로 힘껏 박수쳤다.“좋네, 좋아! 넌 이제부터 내 제자야. 나를 스승으로 모신 이상, 너한테 억울한 일은 생길 일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윤고현은 기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이토록 자질이 뛰어난 사람을 제자로 받아들였다는 것도 물론 기뻤지만 무엇보다 포기하고 있던 선인의 길에 다시 희망이 보인다는 게 제일 기뻤다.2천 년 동안 폐관 수련하며 얼마나 살았는지도 까먹은 그에게도 성선은 오랜 염원이자 마지막으로 남은 집착이었다.이태호가 그의 제자가 된 지금, 언젠가 이태호가 선인이 된다면 윤고현에게도 그 기운이 닿아 폐관 수련을 이겨내고 다시금 돌파할 기회가 주어질지도 몰랐다.이런 생각에 윤고현은 흥분을 억누르지 못하고 손을 휘둘렀다. 그의 손 위로 영광이 번쩍이더니 이내 고풍스러운 작은 정이 생겨났다.청동색으로 빛나는 그 작은 정은 현황의 기운을 품어 그 기운만으로도 숨이 턱 막힐 정도의 힘을 뿜어냈다.그 위로 희미하게 떠 오르는 선광은 이 정이 단순한 보물에 불과하지 않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었다. 이태호도 그 물건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형의 힘을 느낄 정도였다.윤고현은 그 정을 이태호에게 넘겨주면 밝게 웃었다.“내 제자야, 이건 한때 본명 영보였던 현황정이라고 하는 물건이란다. 보기 드문 것이지만 그중에서도 최상급이라고 할 수 있지. 언젠가 선금을 손에 넣게 된다면 이 안에 넣어. 그럼 호도신병으로 진화할 테니까.”“오늘부터 난 이걸 너한테 수호물로 줄 거야.”윤고현은 자신의 손에 있던 정을 이태호에게 넘겨주었다.곧이어 그의 앞에 있던 허공이 출렁이더니 고풍스러운 영패 하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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