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사람들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으며 저도 모르게 냉기를 들이마셨다.“어떻게 이럴 수가. 분명 저놈의 내공이 보이지도 기운이 느껴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저리 강대할 수가 있지? 이건 불가능해...”사람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신을 본 것만 같은 표정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이도현은 그들에게 놀랄 틈도 주지 않고 계속해서 손에 든 음양검을 휘두르면서 연이어 검기를 풀어냈다.푹! 푹! 푹! 푹!외국 놈들의 경악 속에서 그들의 머리는 마치 호박처럼 이도현이 풀어낸 검기에 떨어져 나갔다.그들은 이도현이 휘두른 검기를 보고서 피하고 싶고 막아내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전혀 막아낼 수 없었다.검기가 너무 빨랐기에 반응하지도 못했는데 이미 그들의 눈앞에 도착했다.심지어 소리를 지를 새도 없이 두려움을 안은 채 머리가 잘려나갔다.열몇 명의 사람, 심지어 열몇 명의 성급 이상의 강대한 서방 무사들이 몇 초도 안 되는 사이에 이미 머리가 떨어져 나가고 시체가 되었다.그들이 이도현을 놀린 것이 불과 몇 초 전이었는데 지금은 이미 지옥으로 내려가 염라대왕을 만나게 되었다.이도현은 바닥에 떨어진 머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로 음양검을 거두었다.그는 앞길을 가로막는 머리를 발로 걷어차 버리고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 나갔다.열 몇 명을 죽였는데 마치 호박을 열 몇 개 딴 것처럼 그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뒤에서 이도현을 미행하던 사람들은 이곳을 지날 때 눈앞의 광경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소름 돋아. 이놈은 정말 무서운 놈이야.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열몇 명을 죽였다니. 정말 놀라울 정도로 빠르네. 무서운 수단이야.”“이곳에서 살아남았던 사람들이면 고수가 아닐 수 없는데. 그런 사람들이 이도현의 손에 이렇게 처참하게 죽다니.”“너무 무서워. 저놈은 정말 너무 살벌하다니까.”“손을 썼다 하면 사람을 죽이네. 저놈을 건드린 사람이나 겨뤄봤던 사람이나 저놈 손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몇 명 없지 않아?”“내가 이렇게 오랜 세월을 살았는
“감히 내 후배를 미행하다니. 죽을 각오를 한 거지?”뭇사람들은 말소리에 깜짝 놀라 얼른 고개를 돌렸다.그러자 흰색 옷을 입은 아리따운 여자가 언제인지 모르게 그들의 뒤에 나타난 것을 보았다.여자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구천선녀처럼 올려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연묘궁의 윤 궁주!”사람들은 놀란 나머지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들의 목소리는 조금씩 떨렸다.지금 고무계에서 연묘궁의 윤 궁주 윤선아가 이도현의 선배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그들이 이도현을 미행하다가 윤선아에게 들켰으니 속으로 겁먹지 않을 수 없었다.“감히 내 후배를 미행하다니. 죽음을 자초한 거잖아. 내가 너희를 죽여도 사람들이 뭐라 못할걸.”윤선아가 장난치면서 말했다.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겁을 먹더니 재빨리 말했다.“윤 궁주님 오해예요. 우리는 궁주님의 후배를 미행하지 않았어요. 저희를 오해하지 마세요.”“윤 궁주님 저희는 능운문의 사람이에요. 윤 궁주님께서 저희를 오해하지 말았으면 해요.”다른 사람이 말했다.그가 자기의 종파를 말한 것은 윤선아에게 자기 배후의 실력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동시에 윤선아더러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의미도 있다.“능운문? 그게 뭔데? 감히 내 후배에게 불리한 짓을 한 사람이라면 아무리 천왕 노인이 온다고 해도 죽어야 해.”윤선아가 싸늘하게 말했다.말을 나누는 사이 그녀는 이미 단검을 칼집에서 뽑아내서 사람들을 향했다.“비겁한 년. 전혀 말이 통하지 않네. 다 같이 달려들어서 이 년을 죽여.”윤선아가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을 본 사람들은 이제 목숨을 내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소리를 지른 뒤 손에 든 병기를 휘두르면서 윤선아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그들이 손을 쓰기도 전에 윤선아의 검이 단번에 한 노자의 머리를 베어냈다.푹 소리와 함께 머리가 땅에 떨어졌고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여덟째야... 쌍년... 널 죽여버릴 거야...”한 노자가 비명을 지르더니 붉어진 두 눈으로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었다.
검망이 흩어지자 바닥에는 몇십 개의 시체가 나타났다. 검 한방으로 아주 깔끔하게 사람들의 목을 잘라냈다.윤선아는 손을 저어 보검을 거두고는 바닥에 있는 시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 나갔다.이 시원시원한 동작은 그야말로 이도현과 판박이였다. 역시 같은 사문에서 나와서인지 사람을 죽여도 꾸무럭거리지 않고 손을 쓰기만 하면 치명적이었다.이것은 두 사람 스승님의 가르침과 연관이 있다. 태허노도는 제자들을 가르칠 때 이런 말을 자주 한다.“사람과 싸울 때 사생결단이라는 생각을 갖고 한방으로 해치울 수 있으면 한방으로 해결해. 절대 두세 방으로 가지 마. 절대 알록달록 눈부신 짓을 하면서 상대방을 놀리지 마. 그러다가 마지막에 우는 수가 있다.”많은 고수가 겉멋을 부리다가 죽기도 한다. 이 점에 있어서 동물들이 사람보다 낫다. 매가 토끼를 잡아먹는데도 전력을 다하고 사자가 쥐를 잡아먹는데도 백 프로 이상의 힘을 들인다.상대가 어떤 적이든 간에 반드시 상대를 더욱 강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래야만 전력을 다할 수 있고 더욱 잘 살아남을 수 있다.예로부터 얼마나 많은 영웅호걸과 대인물이 교만과 방심 때문에 목숨을 잃었는가. 모두 작은 인물의 손에 죽었다.이도현 등 사람들은 모두 스승님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산한 뒤로 적을 만날 때마다 상대방을 죽일 마음이라면 반드시 첫 방에 치명적인 기술을 사용했다.“이 빌어먹을 놈. 말 한마디도 없이 이곳에 오다니. 여기가 얼마나 위험한지 정말 모르는 건가? 사람 속을 너무 타게 한다니까.”“여섯째와 셋째도 참, 후배가 혼자 가게 정말 내버려 두다니. 아니면 일찍이 말하기라고 할 것이지. 담약을 주러 온 게 아니었으면 모르고 있을 뻔했네.”“이 빌어먹을 놈, 이번에 돌아오면 아주 크게 혼내줄 거야. 너무 큰 사고를 쳤어.”윤선아는 한편으로 빠르게 길을 재촉하고 다른 한편으로 중얼중얼했다.이도현이 성지에 왔다는 사실을 윤선아는 전에 모르고 있다가 양주희와 인무쌍이 이도현이 남긴 담약
하지만 이곳에서는 성지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한다. 그러니 성지가 얼마나 무서운 곳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하지만 이 사람들은 이도현에게 별것도 아니었다. 그들이 손을 쓰지 않으면 이도현도 그들을 상대하지 않겠지만 그들이 손을 쓰기만 하면 이도현도 가만히 있지 않고 바로 치명 기술을 써서 죽였다.이도현이 알아본 소문에 의하면 이곳에서 이런 짓을 하는 사람 중에 좋은 사람이 한 명도 없기에 죽여도 마땅했다.그는 전문적으로 강한 두목을 찾아 시체를 검사해서 몸에 공간 반지와 같은 전리품이 있는지 수색하기도 했다.성지에서 일 년 내내 재물을 약탈하는 사람들이라 손에 좋은 물건이 적지 않을 것이다. 이도현이 고생을 하면서 그들을 저승으로 보냈는데 전리품은 당연히 회수해야 했다.“정말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유하네. 역시 이 사람들은 정말 죽어도 싼 사람들이구나. 착한 사람이 왜 이런 것을 수집하겠어? 너무 역겹다.”전리품을 뒤지던 도중 이도현은 한 두목의 공간 반지 안에서 여자의 배두렁이를 한무리 발견하였다. 외형으로 보아하니 모두 입었던 것들이다.이도현은 갑자기 일반인 중에 전문적으로 여성의 속옷과 팬티를 훔쳐서 수집하는 변태스럽기 그지없는 속옷 도둑이 생각났다.그는 줄곧 일반인 중에만 이런 저급한 취미 이런 역겨운 취미가 있는 줄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강한 자가 뜻밖에도 이런 짓을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배두렁이를 수집하였지만, 속옷과 팬티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심지어 모두 입었던 것들이고 냄새가 그대로 남아있었다.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너무 역겨운 나머지 하마터면 토할 뻔했다.“아직 성지에 정식으로 진입하기도 전인데 강자가 이렇게 많고 심지어 이렇게 역겨운 사람도 있다니. 들어가고 나면 안에 어떤 놈들이 있을지 모르겠다.”“야나기 이치로오가 이곳이 엄청나게 사악한 곳이라고 말했는데 틀린 말이 아니네. 죄악의 천국. 들어가고 나면 어떤 장면일지 정말 모르겠다. 눈앞이 캄캄하네...”이도현은 불평을 늘어놓으면서 공간 반
이도현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앞에서 고무계 천현종의 성녀인 지성윤의 기운이 느껴졌다.게다가 지성윤과 함께 있는 사람 속에는 이도현과 수차례 안면이 있는 두 여자도 있었다. 이 두 여자는 이도현 때문에 혈귀 조직에 잡혀가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하기도 했다.이 두 여자가 어쩌다가 고무계 천현종의 성녀 지성윤과 함께하게 되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두 여자 중 한 명은 염국 소장군의 손녀 소유정이고 다른 한 명은 한장군의 손녀 한소희이다.그둘은 모두 일반인이다. 비록 무술 기술을 조금 할 줄 알지만, 고작 일반인이 할 줄 아는 정도였지 진정한 무사는 아니었다.두 명의 일반인이 지금 왜 고무계 천현종의 성녀와 함께 있는지, 게다가 이런 흉악하기 짝이 없는 성지에 있는지를 이도현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녀들은 곤란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남자들이 그녀들을 둘러싸고 있으며 건달다운 말을 하고 있다.“이 세 아가씨가 참 괜찮아 보여. 얼굴도 예쁘장하네. 갖고 놀면 참 신나겠는데?”“동방의 여자는 예로부터 제일 재밌어. 보송보송한 살갗에 소리도 마치 놀란 고양이 같은 것이 얼마나 듣기 좋은지 몰라.”“오늘 난 정말 실컷 놀아야겠어. 이곳에서 동방 여자를 못 만나지 거의 십 년도 넘어. 이번에 한꺼번에 셋이나 만나다니. 게다가 내공도 이렇게 낮다니. 이건 우리를 위로하기 위해 하나님이 보내준 선물인가? 하하하...”“이 여자들이 도대체 이곳까지 어떻게 왔는지 참 이해가 안 된다니까. 이런 내공으로 앞에서 죽지 않고 이곳까지 왔다는 게 참 신기할 정도네. 이상하구먼.”“이상할 게 뭐가 있어. 무조건 연장자랑 같이 다니다가 이 앞에서 연장자가 살해당했겠지.”한 무리의 서방 마법사가 세 명의 여자를 둘러쌌는데 그들의 눈에는 음탕한 빛이 가득했고 입에는 건달다운 말을 하고 있었다. 적나라한 그 눈빛은 마치 지성윤과 두 여자를 먹어치울 것만 같았다.“선배. 우리 이제 어떡해요? 이곳에서 죽는 거 아니겠죠?”창백한 얼굴을 한 한소희는
도현 오빠라는 단어를 듣자 지성윤도 강대하고 인정머리 없으면서도 여자를 아낄 줄 모르는 그 남자가 떠올랐다.미녀가 눈앞에 있지만, 눈에 본 척도 하지 않는, 나무처럼 딱딱한 남자 말이다.하지만 이도현이 강한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었다.‘만약 그 남자가 있었다면 정말 우리를 구해주겠지? 이놈들은 분명 그 사람의 상대가 안 될 거야.’그때 당시 조성지에서 이도현과 헤어진 뒤 지성윤은 줄곧 이도현이 마음에 걸렸다. 이도현은 지성윤에게 생명의 은인이었다.그 뒤 세속계로 가서 천현종의 제자를 받아들일 때 마침 소유정과 한소희를 만났다. 이 두 여자가 이도현과 아는 사이인 것을 알자 지성윤은 귀신에 홀린 것처럼 스승님을 대신해 두 사람을 제자로 받아들였고 천현종의 제자로 거두어들였다.그리고 두 여자의 입에서 이도현에 관한 많은 일을 알게 되었고 더구나 이도현의 주변에 의외로 미인이 수두룩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 전형적인 색마라고 생각하였다.이렇게 위급한 상황에서 이 두 여자가 이도현을 입에 올린 것을 듣자, 지성윤도 마음속으로 인정머리 없는 그놈이 떠올랐다.“아가씨들 아직 더 남길 유언이 있나? 있으면 지금 말해. 훗날 내가 당신들 대신 전해줄 수 있을지도 몰라.”“그래. 그래. 그래. 얼른 말해. 조금 후에 싸움판이 일어나면 말할 새도 없어. 우리 형제들이 다 여자를 본 지 오래되어서 흥이 난 나머지 도가 지나칠지도 몰라. 그러니 지금 말해 봐.”“젠장. 왜 그렇게 독하게 굴어. 이렇게 예쁜 여자들은 아끼면서 천천히 오래 놀아야지. 어떻게 한 번으로 끝낼 수 있어? 겨우 이렇게 예쁜 여자들을 만났는데, 그것도 동방 여자들인데 어떻게 한 끼만 먹을 생각이야? 머리가 나쁜 놈.”“젠장. 흥분하면 도가 지나칠 수도 있지. 이 년들이 감당해 낼 수 있을지 말지 누가 알아. 예전에 만났던 여자들도 항상 며칠 더 놔두고 놀 생각이었잖아. 근데 네놈들이 하나같이 미친개처럼 놀고 물어서 한번 하고 나니 다 시체로 되고 죽어버렸잖아. 말은 예쁘게 며
슉...순식간에 사람들의 눈길은 전부 소리가 난 방향으로 향했다.어느 새인지 모르게 그들의 눈앞에 남자가 한 명 나타났다. 그것도 아주 젊은 남자였다.세 여자를 둘러싸고 있던 서방 마법사와 무사들은 분노가 가득 찬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자식. 너는 뭐 하는 놈이야?”때마침 소유정과 한소희가 흥분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도현 오빠...”이 한마디에 이도현은 순간 무궁한 힘이 들끓어 올랐다. 두 여자는 멀지 않는 곳에 있는 이도현을 바라보면서 마치 백마 왕자를 본 것처럼, 동화 속에 나오는 왕자를 본 것만 같았다. 매번 공주가 위험에 부딪혔을 때, 왕자가 백마를 타고 공주를 구하러 오는 것만 같은 장면이었다.그 후로 공주와 왕자는 오손도손 깨 볶는 나날을 보냈다.“이 선생님... 어떻게 오셨어?”이도현을 다시 만나게 되자 지성윤의 마음속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생겼다.그녀는 이렇게 생사가 달린 시점에 이도현이 눈앞에 나타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이도현은 말을 하지 않고 그저 그녀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길을 서방 놈들한테 돌렸다.“이 여자들을 풀어줘.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래야 편하게 죽을 거다.”이 말을 듣자 몇십 명의 강자들은 순식간에 어안이 벙벙했다. 두 눈을 부릅뜬 채 반응을 하지 못했다.“너 뭐라고 했어?”이 한마디에 그들은 자기의 귀가 의심될 정도였다.‘이 젊은이가 우리더러 자살하라고 하다니. 무슨 더 편하게 죽을 거라나 뭐라나. 너무 건방진 거 아니야?’이 성지 변두리에서 이렇게 오래도록 지내면서 그들은 이도현처럼 건방지고 오만방자한 사람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아무리 강대한 사람일지라도 감히 그들 앞에서 이렇게 건방지게 말할 수 없었다.서방 강자들은 입꼬리를 씰룩쌜룩하더니 분노에 찬 눈빛으로 이도현을 보면서 소리쳤다.“잡종 같은 놈. 꼴 보기 싫은 버러지 놈 주제에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 어디 잘났으면 다시 한번 말해 봐.”
...그들은 대놓고 이도현을 비웃고 조롱하면서 이도현이 터져 죽는 모습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그들이 비웃으면서 떠들고 있을 때, 이도현은 마치 귀매처럼 제자리에서 사라졌다.강자들이 마치 귀신을 본 것만 같은 표정을 짓고 있을 때, 이도현이 그들의 앞에 다시 나타났다.그들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이도현의 주먹이 곧장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주먹 한 방을 내 치자 이도현 몸의 기운이 쫙 퍼졌다.강대한 기운은 순식간에 이 공간을 공포로 가득 차게 했다.주변의 나무들은 바람이 없이도 흔들렸고 땅에 있는 돌멩이와 흙은 바닥에서 붕 떠올랐다.후!무거운 소리가 전해진 뒤이어서는 비명이 울렸다.“아... 너...”비명과 함께 이도현의 주먹이 마법사를 쳤는데 마법사는 아예 뒤로 날아가 버렸다.“쿵쾅!”거대한 소리와 함께 뒤로 날아간 마법사의 몸이 공중에서 곧바로 터져버리더니 피범벅이 되어 바람에 흩날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쿵!이도현은 전혀 멈출 뜻이 없어 보였고 주먹을 또 한대 내리쳤다.비명과 함께 다른 한 명의 마법사도 몸이 터져버렸다.연이어 두 명의 마법사가 이도현의 주먹에 터져버리는 것을 보고서야 서방 마법사들은 정신을 차렸다.“젠장.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오! 빌어먹을 하나님.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버러지 놈이 갑자기 이렇게 강해지다니. 이게 말이 돼?”“맙소사! 빌어먹을 하나님. 지금 나랑 장난해? 내가 지금 뭘 본 거지?”...상황 파악을 마친 서방 마법사는 놀란 마음을 안고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더니 이도현의 주먹이 자기 몸에 떨어질까 봐, 다음에 터질 사람이 자기가 될까 봐 미친 듯이 뒤로 물러섰다.“스스로 죽으라니 당신들이 싫다고 했잖아. 그럼 내가 해결해 줄 수밖에 없지. 죽어...”이도현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 허공에 서서 손에 음양검을 불러내더니 말하는 새에 곧바로 검기를 내리 휘둘렀다.그는 자신의 실력을 일도 감추지 않고 백이십 프로의 힘을 써서 이 검을 휘둘렀다.순간, 천지를 부슬 것만 같은
“형님... 형님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제가 전에 형님을 그렇게 대했는데도 저를 도와주시다니. 제가... 형님을 볼 면목이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호위무사는 벅찬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감동에 겨워 당장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다.“아니... 울지 말게. 이러면 내가 난감해져.”이도현이 다급히 말했다.그는 호위무사가 울까 봐 겁이 났다.“형님... 형님의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나중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형님은 정말 좋은 분이십니다.”호위무사는 이도현의 행동에 정말 감동받았다.“그래. 내가 좋은 사람인 거 알겠으니까 자네는 얼른 가봐. 누가 보기라도 하면 안 되잖아. 그러니까 들통나기 전에 어서 가봐. 우리는 나중에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날 거야. 빨리 가기나 해...”이도현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형님... 저 형님한테 감동받아서 울 것 같아요. 지금의 심정을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나중에 꼭 보답해 드리죠. 형님, 잘 있으세요. 저는 먼저 가볼게요. 형님은 좀 있다가 시간 맞춰서 오세요.”호위무사는 목이 멘 채로 이도현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그는 떠나기 전에 잊지 않고 이도현에게 시간을 잘 맞추라고 귀띔했다. 만약 그가 보고하기도 전에 이도현이 도착한다면 모든 게 끝장나기 때문이었다.“그건 걱정하지 마. 내가 시간을 잘 맞춰서 갈 거야. 그런데 자네 아직 떠나면 안 돼.”이도현이 말했다.“예? 가지 못한다니요? 형님, 설마 그사이에 마음이 바뀌신 건가요? 저를 죽이려는 건 아니죠?”호위무사는 흠칫 놀라더니 두려움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소리야. 내가 자네를 왜 죽여. 그냥 자네 지금 모습으로 황제를 만나러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래. 결계를 지키던 일곱 명 중에서 여섯 명이 죽었는데 네가 이렇게 멀쩡하면... 좀 이상하지 않아?”“아, 그러네요. 이렇게 멀쩡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어쩌죠? 아까 결계 밖에서 형님이 한주먹 세게 때린 건 맞지만
“아니... 무슨 생각하는 거야? 누가 너를 죽이겠다고 했어? 나는 그저 네가 괜찮은 사람 같아서 공을 세울 기회를 주려던 것뿐이야. 가서 이 소식을 전하면 아무도 너를 의심하지 않을 거 아니야. 그렇지 않으면, 결계 수호자 중 여섯 명이 죽고 한 명만 살아남은 상황에 누가 봐도 네가 제일 수상하잖아.”이도현은 탄식하며 말했다.“사람들이 왜 저를 의심해요? 저도 죽다 살았는데. 제가 살아남은 것도 문제가 되나요?”호위무사는 씩씩거리며 반박했다.“맞아. 바로 그거야. 가끔 살아남은 것도 잘못일 때가 있어. 다른 사람들이 다 죽었는데 왜 너만 살아있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거든.”“7대 세력에서 결계를 지키는데 모두가 죽고 대진제국의 수호자만 살아남았다면 다른 세력에서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 너희 황제에게 책임을 묻겠지. 만약 이 일이 수습하지 못할 정도로 커진다면 너희 황제가 어떻게 할까? 결국에는 너를 팔아넘기겠지.”“그럴 리가 없어요. 우리 황제는 현명한 분이에요... 그렇게 하지 않을...”호위무사는 반박의 말을 하다 말고 멈췄다.이도현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전에 대진제국에서 이와 비슷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었기 때문이다. 그는 황제가 사람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운 대신이자 무고한 사람을 처형하는 것을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사람들의 분노를 잠재우겠다는 이유만으로 공을 세운 대신에게 갑자기 죄를 씌웠다.만약 일이 이도현 말대로 된다면, 그는 황제가 충분히 자신을 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과거 큰 공을 세웠던 대신도 버리는 마당에 그와 같은 호위무사를 버리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심지어 공신은 한 명밖에 없지만, 호위무사는 대진제국에 널리고 널렸다.황제가 입만 열면 몇 명이고 더 생길 수 있는 호위무사를 팔아넘기지 않을 이유가 딱히 없었다.호위무사는 이런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졌다.“어때? 결정했어? 공을 세우려면 지금 당장 가서 알리고, 그렇게 하기 싫으면 얼른 가족을 데리고 도망가. 난
“됐어. 저리 가서 감동해. 네가 날 여기까지 데려왔다는 것을 너희 황제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면 당장 꺼져. 난 네가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을 거야.”이도현이 선심 써서 경고했다.호위무사는 무심한 건지, 처음에는 가족이 연루된다며 죽어도 오지 않겠다고 하더니 지금은 재잘재잘 말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두려운 기색이 전혀 없고 자랑하는 말투가 섞여 있었다.이도현은 호위무사가 정말 마음이 넓은 건지, 아니면 우쭐대다가 위기감을 잊어버린 건지, 또는 처음부터 무서워하지 않았는데 그를 속인 건지 알 수 없었다.“어... 형님, 안 됩니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미 황성에 도착했으니 들어가시면 됩니다. 저는 이만... 안 그러면 제가 죽습니다...”“망했어. 진짜 망했어. 본 사람 없겠지? 만약 누군가 봤다면 나와 우리 가족은 죽게 될 거야... 젠장...”호위무사는 겁에 질려 말했다. 아까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에구...”이도현은 말문이 막혔다.“네가 착한 걸 봐서, 너에게 공을 세울 기회를 줄게. 나를 위해 길을 안내해 준 대가로. 어때?”이도현이 뜬금없이 말했다.그는 자기도 모르게 이 말을 뱉었다. 아마도 호위무사가 가족을 위해 원칙을 저버리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호위무사는 충직하지 못하더라도 확실히 좋은 남편이자 좋은 아들이며 좋은 아버지였다. 어찌 보면 좋은 사람이다. 나라를 지키는 건 그만한 가치가 있을지 모르지만, 사람은 언제나 자기 가족을 지켜야 한다.가족이야말로 한 사람이 제일 먼저 지켜야 하는 곳이다. 자기 가족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나라도 지킬 수 없다.“공을 세울 기회요? 형님, 저를 해치면 안 됩니다.”호위무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뭔 소리야, 내가 널 왜 해쳐. 이건 기회야. 지금 당장 너희 황제에게 가서 보고해. 이도현이 결계를 지키던 다른 사람을 다 죽이고 성지에 쳐들어왔다고. 넌 이걸 알리기 위해 목숨 걸고 도망쳐 나왔고. 그리고 이도현이 이미 황성까지 쳐들어왔으니 얼른 준
“이거죠. 이것이야말로 성역의 냄새죠. 상쾌하다...”호위무사는 얼굴이 확 펴졌다. 조금 전까지 똥을 맡고 있었던 사람이 성역의 공기가 좋다고 말하며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알겠어. 얼른 가자. 대진제국이 어디에 있는데? 빨리 안내해.”이도현은 어이가 없어 재촉했다.그는 이 나사 빠진 듯한 호위무사에게 손을 들었다.“형님, 급하지 마십시오. 이제 막 성역에 들어온 거 구경도 좀 하고 신선한 공기도 들이 마십시오. 그러면 정화한 것처럼 몸이 한결 가벼워질 겁니다.”“여기는 성역입니다, 형님. 외부인이 한 번 들어오기가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든 곳입니다. 그러니 이번 기회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저는 언제든지 성역에 들어올 수 있지만, 형님은 다르지 않습니까? 저는 결계를 지키는 임무만 끝내면 쭉 성역에 있을 겁니다.”호위무사는 이렇게 말하면서 스스로 엄청난 우월감을 느끼고 있었다.“소중할 게 뭐가 있어. 이 자식아, 어서 빨리 길이나 안내해. 그 입 계속 지껄이면 확 죽여버린다. 좋게 말하니까 내가 우습냐? 빨리 길을 안내하지 않으면 대진제국 황제에게 네가 나를 데려다줬다고 말하겠다.”이도현이 차갑게 말했다.“형님, 화내지 마시고 진정하십시오. 제가 얼른 모셔다드리겠습니다. 형님을 생각해서 그런 건데, 왜 화를 내십니까... 노여움 푸십시오. 얼른... 움직이겠습니다.”호위무사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길을 안내했다.이도현은 대꾸하지 않고 호위무사를 따라 가장 빠른 속도로 대진제국을 향해 갔다.약 두 시간 후, 두 사람 앞에 마침내 커대란 성채가 보였다.“형님, 저기 보이시죠? 저기가 바로 대진제국의 황성입니다. 성역에는 4대 제국이 있습니다. 대진제국, 청운제국, 현무제국, 주작제국 이렇게 네 개가 있습니다.”“이 네 개의 제국은 성역의 동서남북에 분산되어 있으며 각자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진제국의 수도는 서쪽 변경 근처에 세워져 있기에 우리가 일찍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대진제국의 대부분 성채는 가장
호위무사의 처참한 비명을 들으며 이도현은 앞이 환해지더니 다음 순간 땅에 착지했다.이도현의 눈앞에 산천과 강물이 보이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착지하자마자 이도현은 성역이 다른 곳과 완전 다르다는 것을 확 느꼈다. 이곳의 환경은 정말 선경과 같았다.그리고 무도를 돌파한 무사에게 있어서 이곳의 영기는 매우 짙었다. 고무계는 이곳과 감히 비교할 수도 없었다.이곳은 그야말로 무사들의 천국이었다. 만약 여기서 수련한다면 외부보다 몇 배나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그는 순간 자신에게 칭얼대던 동백이 왜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이 성역에 들어오려 했는지 깨달았다. 솔직히 이곳은 무사에게 너무나 큰 유혹이었다.특히 오랫동안 경지를 돌파하지 못한 무사에게 있어서 성역의 짙은 영기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동백 사내도 이런 이유로 모든 것을 무릅쓰고 성역에 들어오려 했다. 그는 이곳에서 수련하여 자신의 성급 경지를 돌파하고 내공과 수명을 늘릴 생각이었다.“형님, 저희 도착했습니다... 정말 신기하죠? 여기가 바로 위대한 성역입니다. 형님, 숨을 깊게 들이마셔 보십시오. 취한 듯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스읍.호위무사는 과장된 표정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이도현은 눈이 동그래진 채 호위무사가 바닥에 엎드려 성역의 짙은 영기를 맡는 것을 지켜보았다.“성역의 공기... 도취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몇 달 못 들어온 사이에 공기가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죠?”호위무사는 바닥에 엎드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냄새가 이상하다고 중얼거렸다.이도현은 호위무사의 코 밑에 있는 것을 보고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호위무사의 코 밑에는 다름 아닌 동물의 배설물이 있었고, 그는 그 배설물을 열심히 맡고 있었다. 그러니 냄새가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성역의 냄새라고? 대자연의 냄새에 더 가깝지 않아? 아주 친환경적인 그런 냄새 말이다.”이도현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형님, 잘못됐습니다. 이건 성역의 냄새가 아닙니다. 우리의 위치
어전 호위무사는 갑자기 수다쟁이가 되더니 결계를 보며 끊임없이 이도현에게 자신의 견해를 말하기 시작했다. 그는 잡혀 온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이도현은 어이가 없었지만 재촉하지 않고 호위무사가 계속 말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그는 호위무사의 말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마지막 몇 마디는 매우 논리적이고 철학적이었으며 이도현의 생각과도 일치했다.한 사람의 인식이 일정 수준에 도달해야만 비로소 새로운 사물이나 현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옛날에 사람들은 분자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단위라고 생각했지만, 과학이 발전하면서 분자는 원자로 분해되었고 사람들은 또 원자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단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원자도 더 분해될 수 있었다.후에 중성자, 양성자, 쿼크 등이 나오자 사람들은 더 이상 분해될 수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다들 여기서 더 분해할 수 있지만, 아직 인식이 부족해 못 알아낸 것이라 생각했다.그러니 호위무사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정말 신선이 존재하는데 아직 사람들의 인식 수준이 그 경지에 도달하지 못해 보이지 않을 뿐일 수도 있다.언젠가 인간의 내공이 일정 경지에 도달하면 그에 따르는 사물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일들도 가능해질 수 있다.“다 말했냐?”“네. 다했습니다. 형님, 조급하지 마십시오. 저는 그저 형님이 처음으로 결계를 통과하는 거라 무서워할까 봐 미리 말씀드리는 겁니다. 형님을 생각해서 그런 겁니다.”호위무사가 웃으며 말했다.“그래. 고맙다.”이도현은 말문이 막혔다.알고 보니 이도현이 결계를 통과해 본 적 없을까 봐 이토록 길게 설명했다.게다가 호위무사의 얼굴에는 자랑스러운 표정이 깃들어 있었다.그는 잡혀 온 처지를 까맣게 잊고 있는 게 분명했다.“천만에요, 형님. 저희 사이에 고마워할 필요 없습니다. 형님, 준비되셨나요? 우리 이제 들어갑시다.”호위무사는 이도현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계속 말했다.“가자...”
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을 데리고 돌문을 통과한 후 계속 앞으로 나아가 산 끝자락까지 갔다.멀리서부터 산 중턱에 칠색 소용돌이가 보였다. 소용돌이는 시공간의 문처럼 끊임없이 칠색 빛을 반짝이며 신비로운 기운을 풍겼다.“형님, 앞에 보이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지키고 있는 성역의 결계입니다. 이 결계를 통과하면 성역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호위무사는 관광 가이드처럼 친절하고 책임감 있게 설명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그가 자연스럽게 형님이라고 말을 바꾼 것이 은근 귀에 거슬렸다.‘지금 호칭을 몇 번이나 바꾼 거야. 참.’처음에는 ‘이 녀석’이라고 부르다가 나중에는 어르신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형님이라고 불렀다. 자꾸 변하는 호칭에 이도현은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심지어 이도현은 고무계와 성역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사랑이 부족했거나, 아니면 예의범절을 잘 배워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물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고 이도현도 깊게 파고들지 않았다. 그는 늘 이래왔다.“가자.”“예. 형님, 저랑 같이 결계에 들어갈 건데 저를 잘 따라오셔야 합니다. 처음 결계를 통과할 때는 조금 적응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눈을 감고 있다가 다시 뜨면 눈앞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겁니다. 아주 신기하죠.”“형님, 그런데 저 결계는 대체 누가 만들었을까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 성역에서 가장 강한 사람도 이 성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너무 신기합니다.”“그래서 사람들은 이 세상에 원래 신선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고무계, 성역 그리고 서방의 천사국도 모두 신선이 만든 게 아닐까요? 형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저는 그럴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됐든 이런 신비한 현상은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무사들도 그 이유를 모르고. 그럼 신선이 만들어 낸 것일 수밖에 없죠.”“형님, 이 세상에 만약 신선이 존재한다면 그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설마 전설에 나오는
“형님... 안됩니다. 제발 저를 그냥 보내주십시오... 저 죽기 싫습니다... 형님...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가 당황한 얼굴로 애원했다.“갈 거야, 안 갈 거야?”이도현은 이 상황에 어이가 없었다.“형님...”“가? 안 가?”이도현이 버럭 소리치며 주먹을 들어 올렸다. 그의 주먹에서 빛이 번쩍였다.“가겠습니다. 갑시다. 형님, 제가 모시겠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이도현의 주먹에 단단히 겁을 먹었고 하마터면 바지에 오줌을 지릴 뻔했다.“진작에 이렇게 나오면 얼마나 좋아? 반나절 동안 징징대서 뭐해. 어서 앞장서.”이도현은 말이 안 통하는 놈들만 만나니 성격이 또 거칠어진 것 같았다.그는 이미 심경의 문제를 해결해서 성격이 많이 좋아졌다. 더 이상 예전처럼 작은 일에도 화를 내지 않았다.하지만 밖에 나갈 때마다 이런 답답한 놈들을 만나니 속에서 천불이 났다. 그렇다고 사람을 함부로 죽이고 싶지는 않고, 그래서 참으면서 지금처럼 화만 쌓여갔다.“네. 네. 형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는 황궁까지 안 가고 형님을 대진제국까지 모시겠습니다. 남아일언 중천금. 이 약속을 꼭 지키셔야 합니다. 제가 데려다주기 싫은 것이 아니라, 정말 가족의 목숨이 달린 문제라서 안 됩니다. 형님... 이점만 꼭 지켜주십시오. 저에게 진짜 가족이 있습니다.”어전 호위무사는 눈치 없이 이도현의 약속을 받아내려고 했다.“왜 이렇게 말이 많아. 가기나 해...”이도현은 분노를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형님, 이것만은 분명히 해주십시오. 제발 약속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래야 제가 마음이 편할 것 같습니다. 제발 좀... 부탁드립니다.”어전 호위무사는 아주 우스운 요구를 제기했다.그는 이도현에게 잡혀 있는 상태인데 상대방에게 요구를 제기하고 있었다.“가자...”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주먹을 다시 꽉 쥐었다.“알겠습니다. 형님, 화내지 마십시오... 가겠습니다... 바로 가겠습니다. 하지만 형님, 제 가족의 목숨이 달린 일이라 절대 약속을 어기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어전 호위무사는 죽은 것처럼 아무 반응이 없었다.“안 일어나? 죽는 척하겠다는 거냐? 그럼 정말 죽여주지. 다시 한번 묻겠다. 만약 지금 일어나지 않으면, 영원히 잠들게 하지.”이도현의 차가운 말이 끝나자마자, 땅에 쓰러져 있던 어전 호위무사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땅에서 벌떡 일어났다.“제... 제발 저를 죽이지 마십시오... 제...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를 죽이지 마세요...”어전 호위무사가 공포에 질려 말했다.그는 조금 전 이도현이 여섯 명의 동료를 죽이는 과정을 똑똑히 지켜보았다.정말 몸서리칠 정도로 끔찍하고 무서웠다.그는 어전 호위무사로서 큰 장면도 많이 겪어봤고, 죽은 사람도 많이 봤다. 하지만 영급 경지의 고수 여러 명이 힘을 합쳐 한 사람을 공격했는데 상대방의 단 한 방에 전부 목숨을 잃는 장면은 정말 본 적이 없었다.주먹 한 방으로 영급 경지의 강자를 피안개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더더욱 본 적이 없었다.검을 한 번 휘두르는데 마치 세상이 멸망하는 듯한 두려움을 느꼈다.그는 그런 두려움을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심지어 바로 직전 그는 차라리 이도현이 한주먹으로 그를 죽이길 바랐다.“널 죽이지 않을 테니까 나를 성역으로 데려다줘.”이도현은 여전히 차갑게 말했다.“그... 안 가면 안 될까요? 저... 저는 대진제국 황제의 호위무사이고 이 결계의 수호자입니다. 만약 제가 길을 안내한다면 황제께서 저를 반드시 죽이실 겁니다.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까지 죽이실 겁니다. 저에게 여든 되는 어머니가 계시고 갓 태어난 아이가 있습니다. 저는 죽어도 상관이 없지만, 우리 가족은...”“어르신,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좋은 일 한답시고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다시는 이러지 않겠습니다. 제발 제 가족을 살려주십시오. 제발...”어전 호위무사는 애걸복걸하며 이도현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정말 어처구니가 없구나. 영급 경지의 고수가 겨우 이런 핑계로 용서받으려고 하다니. 위로는 여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