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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도와주세요! 여기 혹시 의사 없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이내 승무원이 달려와서 상황을 요해한 뒤 기내 방송으로 의사가 있는지 물었지만 아무런 결과가 없었다.

가장 가까운 공항에 착륙하려고 해도 최저 30분이 걸린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설희는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녀는 이도현을 마지막 지푸라기라고 생각하고 울먹이며 말했다.

“저기요! 제발, 제발 우리 대표님 살려주세요. 대표님의 상태를 정확히 맞추셨으니 구할 수도 있을 거잖아요.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요.”

“아까는 변태에 사기꾼에 파파라치라며 반말하셨잖아요?”

이도현은 느긋한 어조로 말했다.

“미안해요, 제가 잠시 미쳤었나 봐요. 제가 이렇게 싹싹 빌게요. 그러니까 우리 대표님 한 번만 살려주세요. 벌주시면 달갑게 받을게요.”

점점 호흡이 가빠지는 한지음의 모습에 이설희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배은망덕한 사람은 이도현의 척추까지 도려냈지만, 워낙 마음씨가 착한 이도현은 여자의 눈물에 이내 마음이 약해졌다.

게다가 의도의 본심은 생명 지상주의라 그는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그는 두말없이 손을 뻗어 한지음의 몸을 더듬었다.

“저기요! 지......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이도현의 행동에 이설희가 황급히 막았다.

“살려달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만져보지도 않고 어떻게 살려요? 그쪽 대표님은 심혈관 괴사라 제가 심장부터 확인하는 거예요.”

이도현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몸을......”

이설희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이도현에게 한지음에게 흑심을 품지 말라고 경고하고 싶었지만, 혹시라도 이도현의 심기를 또 한 번 건드릴까 두려웠다.

“흥! 그런 더러운 생각은 집어치워요. 제 직업도 좀 존중해 주세요, 전 의사예요. 의사의 눈엔 오직 환자만 보일 뿐 남자도 여자도 없어요.”

이도현은 비록 진지하게 말했지만 그녀의 몸에 손이 닿았을 때, 그도 자기가 짐승이란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하마터면 그는 조상을 거스르는 결정을 내릴 뻔했다.

그는 애써 혀를 깨물며 이성을 유지했다.

곧 이도현의 몸에서 의도의 진기가 뿜어나오더니 한지음의 심장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녀의 괴사한 심혈관을 완전히 깨우려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직 선학신침과 한약의 힘이 필요하다.

당분간 이도현이 주입한 진기로 한지음의 증상은 단기간에 재발하지 않을 것이다.

그 진기는 한지음의 심장으로 들어가 빠져나가는 생명의 정기를 잡아준다.

몸속에 따뜻한 온기가 들어오자, 한지음은 나른함과 편안함에 저도 몰래 신음을 냈다.

“헉! 이 여자 지금 나 테스트하는 거야?”

이도현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녀의 매혹적인 신음은 8년 동안 여자를 본 적 없었던 이 남자의 이성을 흔들었다.

마음을 비우는 주문을 외우고서야 이도현은 비로소 마음을 안정시키고 계속 진기를 주입하며 한지음의 병세를 억제했다.

진기를 받고 나니 한지음의 호흡은 한결 안정되었고 혈색도 돌아왔다. 하지만 내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됐어요. 그쪽 대표님 잠시는 괜찮을 거예요. 하지만 완전히 치료하려면 아직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전 볼 일이 있어서요. 원하신다면 완성 이씨 가문 옛 저택으로 찾아오세요.”

마침 기내 방송에서는 비행기가 착륙한다는 소식을 방송했다. 비행기가 완전히 착륙하고 문이 열리자 이도현은 곧장 밖으로 나갔다.

이도현이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아 한지음이 정신을 차렸다.

“대표님, 정신 드셨어요? 깜짝 놀랐잖아요. 몸은 좀 어떠세요?”

이설희가 다급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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