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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금불
장휘택은 송서우의 상황을 전해 듣고는 곧장 응급실로 달려갔다.

정하람은 서태오를 바라보았다. 조금 전 자신의 편을 들며 장휘택을 몰아붙이던 서태오는 정신도 멀쩡한 듯했고 말도 조리 있게 잘했다. 예전의 바보 같은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정말 다 나은 거야?”

서태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간호 스테이션에 있을 때 갑자기 머리가 맑아졌어. 나도 어떻게 나은 건지 모르겠어.”

그 말에는 진실과 거짓이 뒤섞여 있었다.

3년 전, 서태오는 뜻밖에 대선의 또는 선의라고 불리는 자가 남긴 선의천경을 얻게 되었다. 그것은 주로 의학을 다루는 서적으로 그 안에는 대선의가 평생에 걸쳐 터득한 온갖 신기하고 놀라운 기술, 즉 신기가 담겨 있었다.

게다가 선의천경에는 의술 외에도 무도, 관상술, 명리학, 그리고 선의가 세계 곳곳을 떠돌며 보고 들은 것들이 적혀 있었다.

그것을 배우기 시작한 뒤로 서태오는 그것에 남아있는 금제 때문에 대부분의 신식이 봉인되어 선의천경을 수련하는 것에만 몰두하게 되었고, 그 탓에 겉보기에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러다 오늘 그 안의 오술이라고 불리는 산, 의, 상, 복, 명을 전부 깨우치고 선의천경을 3단계까지 수련하고서야 금제를 풀 수 있었다.

신식이 되돌아온 서태오는 우연히 영안실로 옮겨지는 송서우를 발견했고, 송서우에게 살아날 가망이 있다는 걸 알아내고 그녀를 구했다.

그러나 그것들을 정하람에게 전부 얘기할 수는 없었다. 솔직히 말한다면 정신병원에 보낼지도 모르니 말이다.

정하람은 서태오의 말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서태오는 갑작스럽게 부모님이 돌아가시면서 큰 충격을 받아 정신적인 문제가 생겼었는데 지난 3년 동안 그들이 치료해 주며 열심히 돌봤으니 나을 가능성이 있긴 했다.

“그런데 영안실에서 송서우 씨한테...”

정하람은 서태오가 송서우의 가슴 위에 두 손을 올려두고 있던 걸 떠올리고는 얼굴이 빨개졌다.

서태오는 입을 비죽였다.

“나는 그 여자를 살릴 수 있는지 확인해 본 거였어.”

“태오 씨는 의사도 아니고 의학에 대해서도 알지 못하잖아. 그런데 그런 짓을 하면 어떡해? 바로 의사를 불렀어야지!”

정하람은 참지 못하고 서태오를 나무랐다. 서태오 때문에 병원장의 눈 밖에 나게 되었으니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난 비록 의사는 아니지만 의학 관련 서적들은 많이 읽었어.”

서태오는 대충 둘러대면서 이 세상에 자신을 제외하면 죽은 이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다.

정하람은 서태오를 향해 눈을 흘겼다. 그녀가 보기에 서태오는 단지 운이 좋아서 송서우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그녀를 치료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서태오가 아픈 사람이라는 걸 생각해 굳이 그 얘기를 꺼내지는 않았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복도에서 근엄한 얼굴의 중년 남성이 백발이 성성한 노인, 그리고 경호원 여러 명과 함께 성큼성큼 걸어왔다.

“송윤성 씨가 오셨어! 명의로 유명한 이호석 선생님이랑 같이 오셨네?”

정하람이 미간을 찌푸렸다.

서태오가 대수롭지 않아 하자 정하람이 말했다.

“송서우 씨가 살아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으면 우리 둘 다 큰일 났을 거야.”

정하람은 장휘택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실력은 별로면서 정치질만큼은 열심히 하는 인간이었기에 틀림없이 정하람에게 모든 잘못을 뒤집어씌울 것이다.

“무서워할 필요 없어. 우린 이만 집에 가자.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니까.”

서태오는 침착했다.

3년 전 그는 평범한 대학생이었지만 선의천경을 3년 동안 수련하게 되면서 어느샌가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졌다.

중년 남성은 간호사를 통해 송서우가 응급실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노인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응급실 안에서 장휘택과 의료진들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송서우의 상태는 너무 이상했다. 모든 수치가 정상인데 심장이 뛰다 멈추기를 반복했고 의식도 없었다. 아주 기이한 현상이었다.

안으로 들어온 사람을 확인한 장휘택은 표정이 굳더니 서둘러 다가가서 인사를 건넸다.

“송윤성 씨, 안녕하세요.”

송윤성은 그를 무시하고 옆에 있던 노인에게 말을 건넸다.

“이호석 선생님, 그러면 부탁드리겠습니다.”

이호석은 고개를 끄덕인 뒤 앞으로 걸어갔다.

장휘택과 다른 의료진들은 이호석을 알아보았다. 이호석은 실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의사였기에 그들 모두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났다.

이호석이 송서우의 상태를 살펴보자 송윤성은 그제야 분노 어린 눈빛으로 장휘택을 바라보았다.

“병원장님, 제 딸은 살아있는 상태로 영안실로 옮겨졌죠. 이 일, 제대로 설명해 주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당황한 장휘택은 다른 사람에게 누명을 씌워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이건 모두 당직을 서던 정 선생님의 오진 탓입니다. 이미 정 선생님께 정직 처분을 내렸습니다.”

“겨우 정직 처분을 내린 겁니까? 이렇게 심각한 의료 사고를 일으켰는데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겠어요?”

송윤성이 코웃음을 치면서 살기등등하게 말했다.

말을 마친 뒤 그는 전화를 한 통 받더니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전화를 끊은 뒤 송윤성은 장휘택의 뺨을 후려쳤다.

“제 딸이 영안실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병원장님은 그제야 오진이라는 걸 알게 된 겁니까? 대체 병원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죠?”

장휘택은 송윤성에게 뺨을 맞자 눈앞이 아찔했다.

‘대체 어느 빌어먹을 놈이 고자질을 한 거야?’

그는 속으로 송윤성에게 그 사실을 알린 사람을 욕하면서도 감히 송윤성에게 그가 누구인지 물을 수는 없어 미리 생각해 두었던 변명들을 쏟아냈다.

“그것도 정 선생님 때문입니다. 정 선생님에게 정신이 온전치 않은 남편이 있는데 오늘 정 선생님이 자기 남편을 데리고 병원에 왔어요. 그래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겁니다. 지금 당장 사람을 시켜 정 선생님과 정 선생님의 남편을 붙잡으라고 하겠습니다. 두 사람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송윤성 씨께서 결정하시면 됩니다.”

송윤성은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

“두 사람 다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장휘택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송윤성은 남영시의 최고 부자로 인맥이 매우 넓었기에 병원장인 그는 물론이고 보건소장도 송윤성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장휘택은 황급히 휴대폰을 꺼내서 기획팀장에게 전화해 서둘러 경비원들을 데리고 두 사람을 잡으라고 했다.

이때 송윤성은 딸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에게 자식이라고는 딸 한 명뿐이었고 송윤성은 그런 송서우를 애지중지했다.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은 송서우는 그동안 여러 차례 자살 기도를 했었는데 어제 가사도우미가 잠깐 방심한 사이 또 몰래 손목을 그었다.

딸이 병원에 실려 갔다는 소식을 들은 송윤성은 곧바로 명의 이호석을 모셔 왔다.

그러다가 병원으로 오는 길에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대로 정신을 잃을 뻔했었는데, 병원에 도착하기 직전 오진이라는 말을 듣고 다시 한번 희망을 품었다.

송윤성은 바짝 긴장한 채 기대 어린 눈빛으로 이호석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호석은 상태를 확인해 보더니 미간을 찌푸린 채로 연신 고개를 저으면서 중얼댔다.

“이상하네요. 정말 이상해요.”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송윤성이 다급히 물었다.

“송윤성 씨, 송윤성 씨 따님은 지금 상태가 굉장히 이상해요. 의사로 산 지 50년이 되었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 봅니다. 애석하게도 따님을 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군요.”

이호석이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아무런 희망이 없는 겁니까?”

송윤성이 비통함을 억누르며 물었다.

이호석은 잠깐 침묵하다가 다시 말했다.

“지금 따님의 상태는 고서에 기록된 유체 이탈 증상과 흡사합니다. 또 심장과 신장에 모두 무리가 간 상태라...”

이호석은 그렇게 말하다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내 눈을 번뜩이며 말했다.

“이 병원의 의사들이 아무리 실력이 없다고 해도 기계로 심장 박동을 측정하는데 산 사람을 죽었다고 오진을 내릴 리가 없죠.”

송윤성은 코웃음을 쳤고 장휘택은 안절부절못했다. 장휘택이 기억하기로 송서우는 구급차에서 내릴 때 이미 상당히 위급한 상황이었고 응급실로 실려 들어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심장이 멎었다.

오늘 장휘택은 간호사와 새벽까지 함께 밤을 보낸 데다가 나이도 많은 편이라 아침에 깨어났을 때 머리가 어지러워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리고 송서우도 영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다시금 살아난 것이었기에 장휘택 본인도 자신이 뭔가 착각했을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그래서 이를 악문 채로 계속하여 거짓말했다.

“모두 정 선생님이 소홀한 탓입니다. 제가 확실히 꾸짖도록 하겠습니다.”

“아니요. 제 말은 중간에 무슨 일이 생겨 송서우 씨가 되살아났을 거라는 의미입니다.”

이호석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송윤성은 똑똑한 사람이었기에 단번에 그의 말뜻을 이해했다.

“솔직히 말하세요. 대체 영안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만약 거짓말을 한다면 평생 감옥에서 썩게 해주겠어요!”

송윤성이 위협적인 눈빛으로 그 자리에 있는 의료진들을 쭉 둘러보았다. 엄청난 압박감에 다들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이내 한 의사가 참다못해 영안실에서 있었던 일을 곧이곧대로 얘기했다.

송윤성은 그 말을 듣고 매우 분노했으나 정작 이호석은 박수를 치며 말했다.

“그랬던 거였군요. 그렇다면 빨리 그 청년을 데려오세요. 그 청년이 있다면 따님이 살 수 있을지도 몰라요!”

“그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에요. 그런데 그 사람에게 치료를 맡긴다고요?”

장휘택은 당황했다.

“일단 데려오세요!”

이호석이 큰 목청으로 말했다.

송윤성은 장휘택의 멱살을 잡고 밖으로 나갔다.

“잔말 말고 당장 그 사람을 데려오도록 해요!”

...

서태오와 정하람이 병원 입구로 향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하람의 전화가 울렸다.

“엄마, 저 지금 태오 씨 데리고 돌아가려고요... 태오 씨 데리고 집에 가면 외삼촌 생일 파티에는 참석하지 못할 것 같아요.”

서태오의 장모인 장현주에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서태오는 그 목소리를 듣고 저도 모르게 의구심이 들었다.

서태오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얼떨결에 선의천경을 얻게 되었고 그 뒤로 이지를 상실했다.

그런데 서태오의 장인어른이 서씨 가문에 큰 은혜를 입은 적이 있다면서 서태오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고, 자신의 딸을 서태오와 결혼시키기까지 했다.

당시 서태오의 병을 치료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리고 설령 서태오가 나을 수 있다고 해도 그는 그저 평범한 고아일 뿐이었다.

은혜를 갚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은데 자기 딸의 일생을 바치는 것은 비이성적인 선택이었다.

서태오는 장인어른과 얘기를 나눠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정하람은 전화를 끊었다. 그들이 병원 입구에 도착해서 코너를 돌자마자 비싼 차 한 대가 빠르게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

“꺅!”

정하람이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러나 상대방은 속도를 줄일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고 결국 두 차는 부딪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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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윤상은 저 멀리서 황지환을 보았을 때 당황했다. 도박장 관리인은 황지환을 모셔 올 정도로 대단했던 걸까?“지환이 형님이 직접 오셨네. 이 자식, 네가 어떻게 죽는지 내가 옆에서 똑똑히 지켜봐 줄게!”조윤상은 서태오를 향해 이를 악물면서 말했고, 서태오는 입을 비죽이며 동정하듯 조윤상을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조윤상은 입을 떡 벌렸다.서태오는 두려워하기는커녕 일부러 코너를 돌아 멀리서 황지환을 불렀다.그리고 조윤상의 눈에 한없이 대단해 보이던 황지환이 서태오의 비위를 맞추려는 듯 웃으면서 빠르게 서태오에게 달려가며 손을 내밀었다.“서태오 씨, 전에는 제가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직접 사과하려고 이렇게 찾아왔어요.”황지환은 서태오에게 가까이 다가가자마자 그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서태오 씨는 전부 정확히 예측하셨습니다. 정말 대단하세요!”조윤상의 표정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황지환은 그를 도와주러 온 것이 아니었고 심지어 서태오 앞에서 매우 공손히 굴었다.“흠, 사과하러 온 거라고 하셨는데 그에 반해 준비한 선물이 참 독특하시네요.”서태오는 조윤상 일당을 가리키며 말했다.황지환은 당황했다.“저, 저는 모르는 사람들입니다.”“그런데 저 사람들은 본인이 황지환 씨 사람이라고 하던데요?”서태오는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순간 조윤상은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비틀거렸다.황지환은 긴장한 얼굴로 침을 꿀꺽 삼켰다.“서태오 씨, 제게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제가 제대로 처리하겠습니다.”그렇게 말하고는 조윤상을 노려보았다.“지환이 형님, 저는 요람 도박자의 조윤상이라고 합니다. 이유찬 씨께서 본인 대신 빚을 받아달라고 하셔서 왔는데 이렇게 될 줄은...”조윤상이 서둘러 설명했다.“그러니까 내 이름을 대면서 헛짓거리를 했다는 거네?”황지환은 화가 나서 얼굴이 벌게졌다. 그는 손을 움직이며 부하에게 조윤상을 끌고 가라고 했다.두 장정이 앞으로 나서더니 조윤상을 향해 주먹을 휘두른 뒤 그를 차 트렁크 안에 넣어버렸

  • 만능 의사의 탄생   제25화

    “저 사람이 경찰서 과장이면 난 경찰청장이야! 큰소리는 나도 칠 수 있다고!”평소의 조윤상이었다면 경찰서 과장이라는 말을 듣고 겁을 먹었을 것이다.그런데 이유찬이 만약 그가 2억을 받아낸다면 그 2억을 전부 그에게 주겠다고 했다.조윤상은 현재 도박장에 1억 6천만 원 정도를 빚지고 있었는데 만약 그 돈을 갚지 못한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눈앞의 남자가 진짜 경찰서 과장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됐고 얼른 돈 내놔. 돈을 주지 않으면 오늘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칼로 찔러버릴 줄 알아!”조윤상은 그렇게 말하면서 비수를 꺼내며 마구 휘둘렀다.그가 데려온 사람들도 전부 도박에 미친 자들이어서 두려울 게 없었다. 게다가 그들은 경찰서 과장이 어느 정도 급인지조차 알지 못했다.사람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조윤상은 일부러 장태준의 뺨을 몇 대 더 때렸다.서태오는 느긋한 얼굴로 장태준이 뺨을 맞는 걸 지켜보았다. 지금 그에게 조윤상은 매우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를 대신하여 화풀이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서태오는 잠시 뒤 조윤상을 몇 대 덜 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장태준과 하민희가 맞는 모습에 정하람은 참다못해 말했다.“돈 줄 테니까...”그러나 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서태오가 끼어들었다.“돈 문제는 밖에 나가서 얘기하죠. 우리들 문제니까 괜한 사람은 끌어들이지 말자고요.”그 말에 정준혁은 조급해졌다.법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따라 나간다면 서태오가 어떤 꼴을 보게 될지 뻔했기 때문이다.정하람은 본능적으로 서태오의 팔을 잡았다.조윤상은 웃으며 말했다.“네가 나가자고 하면 내가 나가야 해? 체면 안 서게 말이야.”서태오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잠깐 짜증 난 표정을 해 보였다. 그는 정하람의 손을 떨쳐낸 뒤 자리에서 일어나 조윤상을 문 쪽으로 걷어찼다.그리고 또 빠르게 걸어가서 조윤상을 문밖으로 쫓아냈다.조윤상의 부하들이 우르르 몰려갔고 어느샌가 방문이 닫혔다.정준혁은 두 눈이 벌게져서 따라 나가려고 했는데 장태준이 그를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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