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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Author: 금불
이유찬은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서태오는 그와 똑같은 방식으로 그에게서 돈을 뜯어내려고 했다. 조금 전 이유찬은 자신의 차가 청춘의 기억이 담긴 차라고 했는데 서태오는 자신과 정하람을 이어준 소중한 차라고 하면서 배상하라고 했다.

서태오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얘기해. 줄 거야, 말 거야?”

“줄게, 줄게. 지금 당장 입금할게.”

이유찬은 비록 매우 억울했지만 감히 싫다고 할 수가 없었다.

서태오는 이유찬을 내려놓은 뒤 멍한 표정의 정하람에게서 휴대폰을 가져가서 계좌 번호를 보여주었고 이내 2억 원이 입금되었다는 알림이 울렸다.

“꺼져. 다음에 또 이런 짓을 한다면 그때는 오늘처럼 이렇게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거야.”

입금된 것을 확인한 뒤 서태오는 이유찬을 멀리 걷어차 버렸다.

이유찬은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다 마침 병원의 기획팀장인 유형주가 경비원 7, 8명과 함께 부랴부랴 달려오는 걸 발견했고 곧바로 뭔가를 떠올리고는 유형주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유 팀장님, 저 유 팀장님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한테 맞았어요. 이거 책임지셔야 해요!”

이씨 가문은 의약품 산업을 하고 있었고 이유찬은 정하람의 호감을 사려고 그동안 병원에 자주 드나들었었다. 그러다 보니 이유찬은 유형주와 꽤 친한 사이가 되었다.

유형주는 이유찬의 비참한 모습을 보더니 표정이 굳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이유찬이 정하람과 서태오를 가리키면서 거짓말을 했다.

“저 의사가 제 차를 박았고 저 남자가 저를 때렸어요. 그러면서 자기는 미친 사람이라 사람을 죽여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을 거라고 협박하면서 제게서 2억을 뜯어냈어요!”

유형주는 그 말을 듣더니 곧바로 화를 냈다.

“정 선생님, 정 선생님은 오전에 오진으로 산 사람을 영안실로 보냈고, 병원 규정을 어기고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를 병원에 데려왔죠. 이 두 가지만으로도 정 선생님은 의사 면허를 취소당해야 하고 평생 감옥에서 지내야 해요. 그런데 이젠 병원에서 사람을 때리기까지 해요? 법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거예요?”

유형주는 일단 정하람에게 누명부터 씌우며 그녀를 탓했다.

그의 목소리가 너무 컸던 탓에 병원 입구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유형주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정하람을 두고 수군대기 시작했다.

“산 사람을 영안실로 보냈다고? 게다가 다른 사람의 차를 들이박고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의사가 그런 짓을 하다니 진짜 말도 안 돼!”

유형주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만족스러워했다.

장휘택은 유형주의 매형이었다. 유형주는 송서우가 오진 때문에 영안실로 옮겨졌었다는 것을 알고서는 반드시 먼저 선수를 쳐서 정하람에게 누명을 씌워야 매형의 잘못을 덮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유형주는 앞으로 승진하려면 장휘택의 인맥에 기대야 했기에 장휘택에게 문제가 생기면 안 되었다.

이유찬이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

“유 팀장님, 저희 아는 사이니까 이 일은 팀장님께 맡길게요. 저는 다른 볼일이 있어 먼저 가봐야 하니 다음에 꼭 저한테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셨는지 얘기해주셔야 해요. 알겠죠?”

“그래요. 걱정하지 말아요!”

유형주가 대꾸했다.

이유찬은 곧바로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그를 따라 차에 탄 그의 부하가 말했다.

“저 경호원들 모두 쓸모가 없네요. 저 남자 한 명 처리하지 못하는 걸 보면 말이죠.”

이유찬이 입을 비죽였다.

“네가 뭘 알아? 나는 저 자식이 일을 좀 더 크게 키웠으면 좋겠어. 경호원 두 명쯤 때려서 죽이면 오히려 좋지! 그렇게 되면 정하람이 무릎 꿇고 나한테 애원하게 될 테니 말이야!”

...

이유찬이 떠난 뒤 유형주는 위엄 넘치는 모습으로 정하람을 바라보았다.

“알아서 돌아갈 거예요? 아니면 제가 끌고 갈까요?”

“두 사람 다 끌고 가도록 해요. 송서... 큼큼, 회의를 통해 어떤 처분을 내릴지 결정할 겁니다. 신고할 필요가 있다면 신고도 할 거고요!”

그때 마침 수간호사가 지나갔다. 그녀는 정하람과 사이가 꽤 돈독했기에 참지 못하고 물었다.

“팀장님, 뭔가 잘못 알고 계신 거 아니에요? 정 선생님의 실력이 좋다는 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정 선생님이 그런 실수를 저지를 리가 없잖아요.”

유형주는 손을 저으면서 위엄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수간호사님은 말 얹을 자격이 없으니까 이 일에 신경 끄세요. 그리고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인성이 가장 중요한 법이에요. 정 선생님의 실수 때문에 산 사람이 영안실로 실려 갔어요. 그건 정 선생님이 사람의 생명을 아주 우습게 봤다는 걸 의미하죠. 아주 심각한 의료사고라고요!”

수간호사는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알지 못했기에 더는 뭐라고 할 수가 없었다.

“헛소리하지 마세요. 오전에 제가 당직으로 들어갔을 때 병원장님께서는 이미 송서우 씨의 사망선고를 하셨어요.”

단단히 화가 난 정하람은 참지 못하고 반박했다.

정하람을 바라보는 유형주의 눈빛에서 탐욕과 복수의 쾌감이 보였다.

예전에 유형주는 정하람과 가볍게 만나보고 싶어서 암시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정하람에게서 뺨을 맞았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를 빌려 정하람이 언제까지 도도한 척, 고고한 척할지 지켜보고 싶었다.

“대체 누구 책임인지는 병원에서 철저히 조사할 겁니다.”

“당장 저 두 사람을 잡아들이세요! 일단 회의실로 끌고 가야 해요!”

유형주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네다섯 명의 경비원들이 다가오자 서태오가 천천히 말했다.

“제가 아는 바로 병원 기획팀은 사람을 끌고 갈 권리가 없는데요.”

유형주는 헛웃음을 쳤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이 그에게 규칙을 운운하다니?

“당신이 뭔데 그런 소리를 하는 거죠? 제가 누구를 잡을지 말지 당신에게 설명해 줘야 하나요? 그리고 영안실에서 시신을 모욕해 놓고 무슨 낯짝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죠? 사람들한테 물어봐요. 당신 같은 사람을 잡는 것이 문제가 되는지 말이에요!”

시신을 모욕했다는 말에 구경하던 사람들은 모두 흠칫했다. 너무 변태 같았다.

그래서 그들은 서태오를 손가락질하면서 빨리 사람을 시켜 서태오를 잡으라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정하람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매서운 눈빛으로 서태오를 노려보았다.

‘정말 도움이 안 된다니까. 왜 하필 이때 나서는 거야.’

서태오가 나서자 유형주는 기다렸다는 듯이 그 일로 두 사람을 몰아붙였다.

정하람은 휴대폰을 꺼내 아버지에게 연락하여 이 일을 공정하게 처리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여쭤볼 생각이었다. 최소한 서태오가 시신을 모욕했다는 죄로 입건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전화를 걸자마자 유형주가 정하람의 휴대폰을 쳐냈고 그 탓에 정하람의 휴대폰은 바닥에 떨어졌다.

“인맥을 이용해서 이 일을 덮을 생각인 건가요? 꿈 깨요! 당신 같은 여자들이 예쁜 외모를 이용해서 대단한 사람들과 뒷거래를 한다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아요?”

유형주는 그렇게 말한 뒤 정하람의 발밑에 대고 침을 뱉었다.

정하람은 화가 나서 얼굴이 새빨개지고 몸도 덜덜 떨었다.

서태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지난 3년 동안 비록 서태오와 정하람은 부부 같지 않은 삶을 살아오긴 했지만 그래도 그동안 정하람은 서태오를 살뜰히 보살폈었다.

그런 그녀가 다른 사람에게 모욕당하는 모습을 보니 서태오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랐다.

“사과해요.”

서태오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유형주는 코웃음을 치면서 경멸 어린 표정을 해 보였다.

짝!

서태오가 유형주의 뺨을 두 대 때렸다.

“지금 감히 날 때린 거예요?”

유형주는 화가 나서 이마의 핏줄이 도드라졌다.

“각오해요. 내가 당신 평생 감옥에서 썩게 해줄 테니까!”

“내가 당신을 때리지 못할 이유가 있나요? 이유찬 씨가 아까 얘기했었잖아요. 미친놈은 살인을 저질러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요.”

서태오는 그렇게 말하면서 한 손으로 유형주의 목을 졸랐다. 손에 힘을 살짝 주었을 뿐인데도 유형주는 얼굴이 벌게지면서 눈빛이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태오 씨, 그만해!”

정하람이 서둘러 서태오를 말렸다.

그러나 서태오의 표정은 여전히 차가웠고 유형주는 서서히 숨이 막혀와 발버둥을 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경비원 몇 명이 서태오에게 달려들었고, 서태오는 한 손으로 유형주의 목을 조르며 다른 손으로 경비원 여럿을 손쉽게 해치웠다.

서태오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역시 미친놈은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 되는 법이었다.

“사과할 거예요?”

서태오가 싸늘한 얼굴로 묻자 유형주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고 서태오는 그제야 손에 힘을 풀었다.

“죄, 죄송합니다!”

유형주는 혼비백산한 얼굴로 사과를 건네더니 황급히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서태오와 꽤 멀어지자 그제야 씩씩대며 말했다.

“두고 봐요!”

서태오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요. 두고 볼게요. 당신이 뭘 할 수 있는지.”

정하람은 미간을 찡그렸다. 서태오는 예전에 전혀 폭력적이지 않았는데 지금은 너무도 달라졌다. 그리고 이제 어떻게 이 일을 수습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바로 이때, 장휘택과 송윤성 등 사람들이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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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능 의사의 탄생   제30화

    도준서의 친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는 모두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라 좋은 술과 좋은 차들을 많이 마셔봤다.그리고 강초은도 재벌 2세 정도는 되었다.그러나 그들과 달리 서태오는 보잘것없는 집안의 고아였기에 이런 귀한 차를 마셔볼 기회도, 자격도 없었을 테니 평가를 내린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었다.도준서는 서태오를 무시하는 눈빛을 해 보였다. 그는 서태오가 망신당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다.정하람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서태오가 왜 이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알지 못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었다. 그녀도 차에 대해 잘 알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잘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것은 아주 창피한 일이었다.서태오는 한숨을 쉬었다. 그는 다도에 대해 꽤 많이 알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생전에 차를 마시는 걸 좋아했고 덕분에 서태오는 아버지를 따라 여러 가지 유명한 차를 마셔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대학교 때 우연히 다도와 관련된 책도 읽어봤었다.그래서 서태오는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차를 마시는 일을 있는 집안 자제들의 고상한 취미로 만든 것인지에 대해서도 똑똑히 알고 있었다.서태오는 그들에게 그런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줄 생각은 없었기에 자신이 봤던 책에 적힌 정보만 짧게 얘기했다.“차에 소금을 넣는 것은 찻잎에 글루탐산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 함량은 테아닌 다음으로 높죠. 차를 끓일 때 적당한 양의 염화나트륨, 즉 소금을 넘으면 차 속의 글루탐산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일정량의 글루탐산나트륨을 만들어내요. 글루탐산나트륨은 쉽게 말하자면 요리할 때 쓰는 MSG 같은 거예요. 그게 있으면 감칠맛이 더 살아나죠. 옛날에는 제다 기술이 지금만큼 뛰어나지 않아 차의 쓴맛이 강한 편이었어요. 그리고 감칠맛이 강해지면 쓴맛이 덜 느껴지죠. 하지만 차를 제대로 음미하려면 단맛과 쓴맛, 떫은맛과 감칠맛을 모두 제대로 느껴야 해요. 그래서 차를 마시면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 거예요. 그러니 차에 소금을 넣어서 마신다면 진정으로

  • 만능 의사의 탄생   제29화

    “이상한 이름이네.”강초은이 중얼댔다.“하하, 청봉수는 과거 유명했던 차야. 수증기로 수분을 증발시킨 뒤 압력을 줘서 누르는 방식으로 생산되지. 청봉수는 한때 용단차와 함께 최고의 차라고 불렸었어. 당시 유명한 시인들도 청봉수를 마시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해.”도준서가 술술 말했다.“정말 고상한 취미를 갖고 있네. 진짜 우리랑은 너무 다르다...”강초은은 아부를 잘 떨었다. 그녀의 말 한마디에 도준서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옛날에 좋은 집안 자제들은 서예, 회화, 악기, 시, 다도 등을 다 익힌다고 하잖아. 나도 하람이처럼 옛날의 그런 것들을 좋아하는 것뿐이야.”정하람은 고개를 저었다.“나는 초은이 덕분에 그런 것들을 알게 되었다가 조금 호기심이 생긴 것뿐이야. 잘 알지는 못해.”그들이 대화를 나눌 때 서태오는 그 자리에 말없이 앉아 있었다.“서태오 씨, 다들 태오 씨가 하람이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던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하람이와 결혼한 걸 보면 아마도 하람이랑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을 텐데 혹시 다도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도준서가 갑자기 서태오에게 말을 걸었다.서태오는 턱을 쓸면서 말했다.“조금 알고 있습니다.”도준서는 만약 서태오가 정하람의 취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말처럼 둘은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그런 말을 한 것이었다.“조금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죠. 평소에 어떤 차를 주로 드시나요?”강초은은 도준서의 친구였고 서태오를 싫어했기에 그에게 망신을 주려고 했다.정하람의 입꼬리가 내려갔다. 그녀는 서태오를 이 자리에 데려온 것이 후회되었다.서태오는 난감해하지 않고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그냥 흔한 차들로 마셔요.”사람들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서태오를 비웃었다.흔한 차라니.그들이 마시는 차들은 그런 흔한 차들이 아니라 50그램에 수십만 원씩 하는 비싼 찻잎으로 우리는 좋은 차들이었다.도준서는 그 뒤로 서태오에게 말을 건네지 않았다.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 만능 의사의 탄생   제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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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능 의사의 탄생   제2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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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사람이 경찰서 과장이면 난 경찰청장이야! 큰소리는 나도 칠 수 있다고!”평소의 조윤상이었다면 경찰서 과장이라는 말을 듣고 겁을 먹었을 것이다.그런데 이유찬이 만약 그가 2억을 받아낸다면 그 2억을 전부 그에게 주겠다고 했다.조윤상은 현재 도박장에 1억 6천만 원 정도를 빚지고 있었는데 만약 그 돈을 갚지 못한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눈앞의 남자가 진짜 경찰서 과장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됐고 얼른 돈 내놔. 돈을 주지 않으면 오늘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칼로 찔러버릴 줄 알아!”조윤상은 그렇게 말하면서 비수를 꺼내며 마구 휘둘렀다.그가 데려온 사람들도 전부 도박에 미친 자들이어서 두려울 게 없었다. 게다가 그들은 경찰서 과장이 어느 정도 급인지조차 알지 못했다.사람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조윤상은 일부러 장태준의 뺨을 몇 대 더 때렸다.서태오는 느긋한 얼굴로 장태준이 뺨을 맞는 걸 지켜보았다. 지금 그에게 조윤상은 매우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를 대신하여 화풀이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서태오는 잠시 뒤 조윤상을 몇 대 덜 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장태준과 하민희가 맞는 모습에 정하람은 참다못해 말했다.“돈 줄 테니까...”그러나 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서태오가 끼어들었다.“돈 문제는 밖에 나가서 얘기하죠. 우리들 문제니까 괜한 사람은 끌어들이지 말자고요.”그 말에 정준혁은 조급해졌다.법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따라 나간다면 서태오가 어떤 꼴을 보게 될지 뻔했기 때문이다.정하람은 본능적으로 서태오의 팔을 잡았다.조윤상은 웃으며 말했다.“네가 나가자고 하면 내가 나가야 해? 체면 안 서게 말이야.”서태오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잠깐 짜증 난 표정을 해 보였다. 그는 정하람의 손을 떨쳐낸 뒤 자리에서 일어나 조윤상을 문 쪽으로 걷어찼다.그리고 또 빠르게 걸어가서 조윤상을 문밖으로 쫓아냈다.조윤상의 부하들이 우르르 몰려갔고 어느샌가 방문이 닫혔다.정준혁은 두 눈이 벌게져서 따라 나가려고 했는데 장태준이 그를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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