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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18화

Author: 유애
부부싸움

정화가 이 말을 듣고 아무 말 없이 잠시 있다가 우문호와 원경릉을 찾아 갔다.

경성에서 헤어진 후 거의 천일만에 만나는 것이다. 정화는 원경릉이 아이를 두번이나 출산했다는 얘기를 듣고 감탄하며 황홀해 했다. “세월 정말 빨리 지나갔네요.”

“경성으로 돌아가나요? 친정 사람들도 그리워하던데. 돌아가서 좀 만나주세요.”

정화가 씁쓸하게, “친척들은 제가 그동안 밖에 있어 늘 마음을 놓지 못했죠. 마음 속엔 한 번 가서 뵈어야지 하는데 경성에 가면 다시 가지 못할까 두려워요 계속 있을 수도 없고요.”

우문호가, “혼자 밖에 계시고 무공도 하실 줄 모르니 위험합니다. 곁에 시중을 드는 사람도 없고 역시 경성으로 돌아가서 자리 잡으시죠. 다들 걱정하고 있어요.”

정화가 웃으며, “습관이 됐어요, 오히려 이제 누가 시중을 들어주니 어색해요. 혈혈단신의 좋은 점은 하고 싶으면 하는 거랍니다. 자유로운 나날이 익숙해져서 속박으로 돌아가지 못해요. 제가 이렇게 찾아온 건 태자 부부께서 저이를 좀 설득해 주셨으면 해서예요. 대주에 가서 대장군께 도움을 청해 섭정왕 전하께 부탁드렸으면 해서요. 저이는 무장인데 한쪽 팔을 잘리고 앞으로 어떻게 가족과 나라를 지키겠어요?”

우문호가 멀찍이 쳐다보자 위왕도 마침 여기를 보는데 긴장하면서도 실망에 빠진 눈빛으로 우문호가 자기 쪽을 보자 정화가 뭐라고 하는지 물어보는 듯한 눈빛이다.

우문호는 셋째형이 아직 형수를 그리워하고 있으며, 그때 셋째형이 형수를 얼마나 미친듯이 쫓아다녔는지 마치 어제일처럼 기억했다. 우문호는 정말 안타까웠다.

“설득해 볼 거예요, 하지만 형수님도 알겠지만 셋째형이 한 번 고집을 부리면 누구도 못 바꿔요. 그때 생각해 보세요, 형이 다리가 부러지는 위험을 무릅쓰고 형수님을 데리고 갔던…” 우문호가 말을 꺼냈다가 끊고는 정화군주를 쳐다봤다.

정화가 깊은 눈빛으로, “마치 전생의 일 같네요.”

“형수님이 같이 가시겠다고 하면 형은 절대로 거절할 리 없습니다.”

정화가 놀라며, “제가요?”

“좀 곤란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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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739화

    서일도 이제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다. 그는 사식이와 아이들이 너무 그리워, 오래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았다. 원경릉은 이미 진이 치료를 시작했기에 직접 배웅할 수 없었고, 칠성에게 대신 부탁했다.떠나기 전, 서일은 목여 태감에게도 함께 돌아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우문호는 웃으며 말했다.“태감이 어찌 나를 두고 떠나겠냐? 그는 절대 가지 않을 거야. 그러니 너 혼자 돌아가거라.”하지만 목여 태감은 이 말을 듣자마자, 바로 들어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요즘 계속 이것저것 사들였기에 챙길 것도 많았다.우문호는 순간 멈칫하다, 급히 따라 들어가 물었다.“정말 가려는 것인가?”“예. 같이 돌아가겠습니다.”목여 태감은 뭐든 많이 들어갈 것 같은 커다란 상자를 흡족하게 열어보고 말했다.우문호는 얼굴을 굳혔다. 아무리 가고 싶어도 최소한 망설이는 척이라도 해야지, 이렇게 바로 짐부터 싸다니? 그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는 셈이었다.원경릉은 칠성에게 안전하고 무사히 데려다 줄 것을 당부했다.칠성이 대답했다.“어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모셔다 드린 후, 사흘 안에 꼭 돌아오겠습니다.”“그래!”원경릉은 대답하고, 고개를 들어 다섯째를 보았다. 그는 뒷짐을 지고 짐을 싸는 목여 태감의 모습을 보며,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고, 원경릉은 그 모습에 피식 웃고 말았다.그가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참 많았다.서일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황제 곁에서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무엇을 해도 되는지,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일일이 신신당부했다.이렇게 떠나면, 앞으로 1년, 2년 뒤에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그도 잘 알고 있었다.서일의 마음은 무거웠지만, 목여 태감의 마음은 이제 홀가분해졌다. 태감의 흥분으로 가득 찬 눈빛은 그의 모습과 강한 대조를 이루었다.서일은 못마땅해하며 몰래 황제에게 말했다.“보십시오, 결국 늦게 폐하를 모신 사람답지 않습니까? 아무리 충성심이 있다고 해도, 한계가 있지요. 저처럼 어려서부터 폐하 곁을 지키지 않

  • 명의 왕비   제373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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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7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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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736화

    두 사람이 산으로 달려간 뒤, 방자자의 가족이 천막에서 나왔다. 그들은 이미 울다 지쳐 두 눈이 퉁퉁 부어 있었고, 어머니는 두 차례나 기절했지만 끝내 자리를 떠나지 않으며 천막 안에서 링거를 맞고 있었다.누군가가 산에 올랐다는 소식에 잠시 기대했으나, 고작 두 명뿐이라 큰 희망은 품지 않았다.깜깜한 산속, 길 없는 산길, 사방에 위험이 도사리는 건 사실이었다.우문호는 산 아래 사람들이 만류한 걸 조금도 원망하지 않았다. 정말 위험한 상황이라, 다들 진심으로 걱정해 준 것이었다.단, 진성군은 제외였다. 차단한 일은 우문호도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꼭 그와 친구가 되어야 한다는 법도 없으니.하지만 함부로 악담을 퍼부은 일은 용서할 수 없었다. 유명세를 노린다든가, 관심 끌려고 미친 짓을 한다든가... 우문호가 인기를 원한다니? 그가 인기를 얻으려 했다면, 언제든지 가능했다. 우선 인터넷에 삼대 거두의 손자인 것을 밝힌 후에, 경공과 무공에 뛰어난 실력과 준수한 외모를 보여준다면, 언제든지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었다. 두 사람은 정상적인 산길을 따르지 않고 그대로 숲속을 가르며 달렸다. 그들은 마음껏 경공을 펼쳤다. 그간 쌓인 억눌림을 터뜨리듯, 마음껏 썼다. 이곳에서는 경공을 쓸 수 없다니? 그들은 못내 답답하다고 느꼈다.서일은 나무 위를 계속 달리고 싶어질 정도였다. 반년 가까이 축적한 내공을 오늘 밤 전부 쏟아내고 싶었다.산 위에도 구조대원과 소방대원들이 수색 중이었기에, 흩어진 채로 가끔 방자자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곧이어 우문호와 서일이 우각봉 근처에 이르렀다. 달빛이 어두운 탓에 그들은 명주와 손전등 불빛으로 산길을 비췄다. 우문호는 원 선생의 지시에 집중했다. 방자자를 빨리 찾아야만 원 선생의 정신력이 덜 소모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원 선생의 뇌가 너무 개발되어, 환영을 보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원래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반달 전, 우문호가 연구소에 동행했을 때 양여혜가 무심코 환영에 관해 물으며 안부를

  • 명의 왕비   제3735화

    우문호 일행은 내비게이션이 예상했던 시간보다 20분이나 더 빨리 순조롭게 소시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우문호는 곧장 핸드폰으로 왜 실제 도착 시간이 출발할 때 예상된 내비게이션 시간보다 짧은지 검색했다.이보인은 중간에 더 가까운 고속도로로 빠졌다고 다급히 해명했다. 사실 그녀는 내비게이션을 음 소거하고, 과속으로 운전했었다. 하지만 단속 카메라 없는 곳에서만 했기에, 딱지는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도착 후, 원 교수는 하루 묵고 내일 아침 일찍 산에 들어가자고 제안했다.그러나 우문호와 서일은 이미 빵과 물을 사러 가고 있었고, 칠성에게 다른 사람들을 숙소로 데려가라고 했다. 두 사람은 그날 밤 바로 산에 들어가 보려 했다.원 교수와 이보인은 밤에 산에 들어가는 건 위험하다며, 현지인에게 길을 물어야 한다고 반대했다. 칠성은 이미 인터넷으로 산세를 확인해 두었다. 산을 계속 오르게 되면 길을 자연스레 까먹게 되기 때문이다. 사고가 난 곳은 ‘우각봉’이라 불리는 산봉우리 근처였다. 이름 그대로 소의 뿔처럼 뾰족하게 솟은 좁은 봉우리였고, 그 아래는 낭떠러지였다.방자자가 실종된 지 벌써 나흘. 어린 여자애가 깊은 산속에서 하룻밤을 버틴다는 건 상상하기 힘든 절망과 공포였다. 그래서 두 사람은 지체하지 않고 바로 들어가기로 했다. 시간이 곧 생명이지 않은가?그들은 빵, 물, 우유, 손전등, 형광봉, 붕대와 상처를 치료해줄 약을 배낭에 챙겼다. 허리에는 낫까지 찼다. 울창한 숲의 덩굴과 잡목을 치려면 필요했기 때문이다.그들은 그렇게 준비를 마치자마자, 바로 차를 몰아 산 입구로 향했다. 고속도로가 아니었기에 이번에는 우문호가 직접 운전했다.산 근처에 이르자, 이미 많은 이들이 모여 있었다. 주변에는 소방차, 경찰차, 구급차가 줄지어 서 있었고, 천막까지 설치되어 있었다.발전기가 요란하게 돌아가며 불빛이 주변을 환히 밝혔다.소방관들은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허겁지겁 컵라면을 먹고 있었다. 온몸이 흙투성이에, 얼굴에는 피멍까지 들어 있었다. 그

  • 명의 왕비   제3734화

    팀이 없다면 직접 꾸리면 그만. 우문호에게는 믿을 사람들이 많았다. 방 안에만 해도 서일, 목여, 칠성, 장인어른, 장모님이 있었다. 게다가 필요하면 파지옥도 부를 수 있다. 하지만 원 선생만은 안 된다. 원 선생은 지금 진이를 치료 중이니 방해하면 안 되었다. 칠성이 부른 운전기사는 모두가 아는 사람이었다. 바로 칠성이 집필한 작품의 여주인공 이보인이었다.연약해 보이는 아가씨라, 다들 의심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우문호 역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렇게 어린 나이에 운전 솜씨가 그보다 낫다고?그러자 칠성이 미소 지으며 소개했다.“보인 씨는 예전에 폭주족이었습니다.”이보인이 황급히 정정했다.“아니, 칠성아. 나는 레이서를 했지, 폭주는 안 했어.”모두가 한목소리로 말했다.“그게 그거 아닙니까?”폭주라는 단어는 빠르다는 뜻이고, 레이싱은 결국 속도로 승부하는 것 아닌가?이보인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폭주는 불법이고 레이싱은 합법이죠… 흠, 어쨌든 트랙 위에서 하는 레이스는 합법이에요.”서일이 이해하지 못한 듯 물었다.“그럼, 트랙에서 폭주하면요? 그것도 불법입니까?”이보인은 멈칫했다.“그건… 트랙에서는 폭주라고 안 해요.”“아~”모두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곧 트랙에서 합법적으로 폭주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닌가?이보인이 더 해명하려 했지만, 우문호가 먼저 명을 내렸다.“사람 목숨이 달린 일이니, 먼저 출발합시다!”실종된 소녀의 이름은 방자자. 명문대를 갓 졸업한 학생으로, 늘 얌전하고 모범적인 아이였다. 모험은 커녕 과속 운전도 해본 적 없는 그녀가 어쩌다 탐험대와 함께 나섰단 말인가?칠성은 그녀의 SNS를 살펴보았다. 방자자는 최근 몇 달 동안 줄곧 응원의 뜻이 담긴 글귀를 올리고 있었다. 부족한 것을 드러내듯 말이다. 칠성은 그녀가 좌절을 겪어 의기소침해졌고, 모험을 통해 삶에 대한 열정과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찾으려 한 것이라 짐작했다.이번 탐험대는 모두 일곱 명. 그중 다섯은 자주 탐험을 다니던 사람들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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