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99화

Author: 은광수
애교는 남주의 말에 마음이 놓였다.

적어도 슬플 때 곁에 남주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은 서로를 꼭 안고 서로에게 온기와 위로를 주었다.

그 시각 문 밖.

왕정민은 방금 전 애교를 껴안았을 때의 느낌을 되짚으며 근질거리는 마음을 참았다.

이렇게 눈앞에 보이는데 만질 수조차 없는 건 너무 고역이었다.

하지만 왕정민은 감히 애교를 건드리지 못하고 제 방으로 돌아갔다.

그러고는 옷장에서 애교의 잠옷을 꺼내 냄새를 맡으며 변태 같은 미소를 짓더니 잠옷을 침대에 놓고는 스스로 해결하기 시작했다.

...

다음 날 아침.

내가 깨어났을 때 형수는 이미 깨어 있었다.

“수호 씨, 깨어났어요? 와서 아침 먹어요.”

형수는 어느새 아침을 사 왔다.

나는 형수의 도움으로 일어나 앉았지만 어제의 일 때문에 형수를 마주보기 너무 어색했다.

하지만 형수는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예전처럼 나를 웃으며 대했다.

나는 가끔 형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나와 썸 타는 것처럼 야릇하게 굴다가도 또 나를 멀리 밀어버리고.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형수가 예전처럼 나를 대한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 기뻤다.

우리가 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의사가 마침 회진하러 왔다.

이번에 온 의사 중에도 윤지은이 있었다.

여자를 보자마자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은은 나를 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바지 벗어요. 검사하게.”

아침에 온 의사는 어제저녁보다 훨씬 많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바지를 벗으라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검사했잖아요. 그런데 왜 또 검사하죠?”

내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하자 지은 역시 싸늘한 말투로 받아 쳤다.

“어제 상태가 오늘과 같아요? 본인 그곳이 제대로 설 수 있을지 말지 상관이 없다면 마음대로 해요.”

나와 지은이 또 다시 말싸움하자 형수가 다급히 말렸다.

“수호 씨, 의사 선생님도 수호 씨 좋으라고 한 소리니 말 좀 아껴요. 내가 도와줄게요.”

나는 속으로 매우 언짢았지만 반박할 이유를 찾을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00화

    나는 일순 긴장해서 온몸이 뻣뻣하게 굳었다.형수는 내 겨드랑이를 몇 번 간지럽히더니 내가 간지럼을 타는 사이 베개를 빼앗아 갔다.형수가 나와 너무 가까이 붙는 바람에 나는 눈만 내리깔아도 형수의 가슴을 볼 수 있었다.심지어 저도 모르게 형수의 가슴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올라 온몸의 피가 들끓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예전에는 그나마 만질 수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것조차 허락되지 않았다.그런데 왜인지 형수가 하지 말라고 할수록 나는 자꾸만 하고 싶어졌다.그것도 병원에서...생각할수록 나는 흥분되면서 가슴이 콕콕 질렸다.그러다 형수의 눈을 똑바로 마주칠 수 없어 다급히 고개를 돌렸다.“형수, 저한테 간병인 붙여줘요.”“간병인은 왜요? 나 평소 할 일이 없기도 하고, 간병인이 나보다 수호 씨를 잘 돌볼 리는 없잖아요.”‘형수가 잘 돌보긴 하지만 한편으로 괴롭기도 해요. 매일 너무 힘들다고요.’특히 형수와 단둘이 있을 때면 나는 참지 못하고 이런저런 야릇한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사람은 음식과 정욕을 떠나 살 수 없다는 게 맞는 말인 듯싶다.“우리는 형수와 도련님 사이잖아요. 그런데 제가 하필 그런 곳이 다쳤으니 형수한테 보살핌받는 건 좀 아니라고 봐요.”형수는 마를 빤히 바라봤다.“솔직히 말해요. 내가 수호 씨 요구를 거절해서 보살핌도 받고 싶지 않다는 거죠?”내 마음은 순간 철렁 내려앉았다.사실 형수 말이 맞다. 하지만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기에 나는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전 그냥 형수 명성에 안 좋을까 봐 그래요.”“나도 무서워하지 않는데 수호 씨가 왜 무서워해요? 남들은 함부로 떠들라고 해요. 난 그런 거 신경 안 쓰니까.”나는 결국 한숨을 푹 내쉬었다.‘형수를 돌려보내는 건 물 건너 갔군.’‘됐어, 계속 참지 뭐.’나는 결국 형수가 없는 틈에 혼자 해결했다.오전에 링거를 다 맞자 형수는 나에게 먹고 싶은 것이 없는지 물었고 나는 일부러 병원과 엄청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곳을 말했다. 형수를 멀리 보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01화

    [그쪽 외에 다른 여자가 없다는 걸 증명하는 거잖아요. 다른 여자가 있으면 바로 찾아갔지 뭐 하러 이렇게 고생하겠어요?][그쪽한테 다른 여자가 있는지 없는지 나랑 무슨 상관인데요? 난 그쪽 여자 친구 되겠다고 대답한 적 없는데요.][그럼 고려해 봐요. 그쪽 남자 친구랑은 헤어질 거잖아요.][얼굴도 못 드러내는 겁쟁이가 내 남자 친구가 되겠다고요?][우선 핸드폰으로 연락 주고받으면 되잖아요. 나중에 괜찮다 싶으면 나도 얼굴 비출게요.][이게 재밌어요?][당연하죠. 우리가 사귀는 사이가 되면 은밀한 사진도 주고받을 수 있지 않겠어요? 내가 방금 아주 귀한 사진 보내줬잖아요. 그러니까 나한테 영상 보내줄 수 있어요?]나는 겨우 내 진짜 목적을 내뱉고는 잔뜩 기대하는 마음으로 답장을 기다렸다.심지어 그와 동시에 복수했다는 쾌감도 느꼈다.현실 세계에서 이 여자를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인터넷상으로 이기지 못할까?‘감히 나를 쪽팔리게 하고 괴롭혀? 내가 이따가 네 사진으로 어떻게 하나 봐.’곧이어 나는 지은의 답장을 받았다.지은은 아니나 다를까 나한테 영상 하나를 보내줬다.심지어 표지는 유니폼을 입은 여자였다.그런데 다급히 영상을 클릭했지만 영상 속 여자는 지은이 아니었다. 영상도 인터넷에서 찾은 것이었고.이런 영상은 지은한테서 받을 필요도 없다. 나한테도 많으니까.[이봐요, 난 그쪽 영상 원하는 거지. 인터넷에 있는 건 왜 보내요?][우선 제대로 봐요. 다 보고 얘기해요.]지은의 말에 나는 다시 영상을 클릭했다.몇 초 동안 보니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가장 중요한 건 영상 뒷부분에 있었다.각종 고난도 동작에 나도 모르게 눈이 휘둥그레졌다.[이런 건 왜 보냈어요? 나랑 해보고 싶어요?][맞아요.]‘헐.’나는 너무 흥분해서 펄쩍 뛰어오를 뻔했다.[기꺼이 복무할게요. 그런데 언제 괜찮아요?][당연히 오늘 아니에요?]지은의 말에 나는 내 다리를 내려다보며 한탄했다.‘하필이면 이때 끊어질 건 뭐야?’[오늘 저녁은 안 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02화

    정말 안 되면 오늘 약속 장소로 나갈 생각도 있었다.근데 문제는 내 다리가 불편하다는 거다. 게다가 이 여자가 내 주치의이고, 만약 내 다리를 보고 내가 누구인지 알아내기라도 한다면 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게 된다.[더 이상 문자 보내지 마요. 당신 같은 사람 제일 싫으니까. 하고는 싶은데 좋은 남자인 척하는 쓰레기면서.]나는 문자만으로도 지은이 정말 화가 났다는 걸 알 수 있었다.이에 나는 다급히 문자를 남겼다.[그래요, 그럼 오늘 밤 만나요. 지난번 호텔에서. 그러니까 다시 친구 추가 받아줘요.]다음 순간 여자는 바로 내 추가를 수락했고,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오늘 밤 8시, 꼭 나타나요.][그래요. 그때 봐요.]나는 우리의 대화를 보면 마음이 달콤했지만 한편으로는 오늘 저녁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팠다.‘오늘 저녁에는 어떻게 위장하지? 정말 머리 아프네.’‘아니면 오늘에 일찍 가서 먼저 침대에 누워있을까? 돌아다니지 않고?’‘안돼. 하다 보면 눈치챌 수 있어.’온종일 생각했지만 나는 여전히 방법을 생각해 내지 못해 초조하고 다급했다.그때 형수가 간식을 사 들고 돌아왔다.“수호 씨가 먹고 싶다던 거 겨우 사 왔어요. 따뜻할 때 먹어요.”하지만 나는 사실 입맛이 하나도 없었다.게다가 아직 방법을 생각해 내지도 못했는데, 형수가 너무 일찍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결국 나는 또 다시 형수에게 요구했다.“형수, 저 지금 선지해장국 먹고 싶은데, 사줄 수 있어요?”형수는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이제 막 통닭구이 사 왔는데 선지해장국도 먹고 싶다고요? 다 먹을 수 있어요?”“죄송해요, 저 지금 통닭구이 먹기 싫고 선지해장국 먹고 싶어요.”나는 아예 억지를 부리기 시작했다.하지만 형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동의했다.“그래요, 바로 가서 사 올게요.”결국 형수는 또 다시 병실을 나섰다.형수가 떠난 뒤 나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지만 끝내 아무런 수도 떠 오르지 않았다.‘됐어, 그만 생각하자.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03화

    나는 속으로 지은이 도착하면 다른 건 다 제쳐두고 우선 지은을 침대 위로 끌어올 생각부터 했다.그 외의 건 생각할 겨를이 없으니까.백번 양보해서, 만약 발각되더라도 앞으로 다시는 만나지 않을 테니 나는 그저 오늘을 즐기려는 생각뿐이었다.내가 침대에 누워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리고 있을 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들어와요. 문 안 닫혔으니까.”침대 아래에서 걷는 걸 방지하기 위해 나는 일부러 문을 비스듬히 열어 두었다.문을 열고 들어온 지은은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지은의 분위기에 아주 어울렸다.“언제 왔어요?”지은의 질문에 나는 내 목소리를 들킬까 봐 일부러 목소리를 한층 내리깔았다.“20분 정도 돼요. 이리 와요, 얼굴 보게.”지은은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내 쪽으로 걸어오자 나는 지은의 손을 덥석 잡아 내 쪽으로 확 끌어당기고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뭐가 이렇게 급해요?”지은이 나를 밀어내며 진정시키자 나는 얼른 지은의 얼굴에 입 맞추었다.“며칠 동안 안 했더니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요.”“그래도 이렇게까지 서두를 필요 없잖아요. 나 금방 퇴근해서 아직 씻지도 못했다고요.”“씻을 필요 없어요. 이렇게 향기로운데.”나는 한 시 빨리 성욕을 풀고 싶었다.“그래도 안 돼요. 하루 종일 냄새 나는 남자들 틈에 있어 몸에서 냄새나요. 요즘 아주 특이한 환자가 있는데 하필 그곳이 다쳐서 매일 검사해야 했거든요. 그런데 하필 그곳이 말을 안 들어서.”‘젠장, 이거 나 말하는 거 아닌가?’“그 환자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 같네요, 아는 사람이에요?”“아니요, 그 사람 우리 병원 한의과에 온 인턴인데 온 지 며칠도 안 돼서 나한테 작업 거는 거 있죠.”‘젠장, 나 말하는 거 맞잖아.’나는 지은이 나를 알아볼까 봐 얼른 어두운 쪽으로 끌어당기고 뒤에서 허리를 끌어안고는 일부러 화제를 돌렸다.“기분 나쁜 일 그만 생각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요.”나는 말하면서 점점 손을 이로 움직였다.“정말 내 몸에서 다른 남자 냄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04화

    ‘젠장, 이렇게 들켜버렸네. 어떡하지?’나는 다급히 거짓말로 둘러댔다.“아니요, 술 사러 가려는 거예요.”“호텔에 술 있잖아요. 프런트에 전화만 하면 바로 가져올 텐데.’지은이 내 말을 믿지 않고 나를 지나쳐 방안 불을 켜려고 하자 나는 너무 무서워 다급히 모자와 마스크를 썼다.탁, 하는 소리와 함께 방안 불이 켜지 방 안이 환해지자 나는 눈이 부셔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했다.그 순간 나는 지은이 나를 의심한다는 걸 눈치챘다.‘당장 이곳을 떠나야 해, 안 그러면 들킬 거야.’나는 곧바로 지은의 꼬투리를 잡았다.“뭐 하는 거예요? 왜 갑자기 불은 켜고 그래요?”지은은 나를 한참 동안 뚫어지게 바라봤다.“나 속이고 있죠? 오늘 밤 새로운 자세로 해보기 위해 나 부른 거 아니죠? 이렇게 급하게 떠나는 이유가 뭐예요? 뭐가 두려워요?”“두려운 거 아니에요. 갑자기 가족 전화를 받아 급히 가봐야 해요.”나는 너무 당황해 아무 말이나 둘러댔다.하지만 지은은 여전히 나를 믿지 않았다. 심지어 모자와 마스크를 벗어 얼굴을 제대로 보이라며 연구했다.벗으면 바로 들킬 건데, 나는 당연히 벗으려 하지 않았다.이 여자가 만약 매번 자기와 카톡으로 야릇한 대화를 주고받는 사람이 현실에서의 정수호라는 걸 알면 아마 내 가죽을 벗기려 들 거다.“나 정말 급한 일이 있어 먼저 갈게요.”말을 마친 나는 다급히 절뚝거리며 도망치느라 목발도 호텔에 두고 나왔다.뒤에서 지은이 곧바로 쫓아 나왔지만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는 바람에 바로 전화를 받았고, 나는 그 틈에 도망쳤다.하지만 다리가 불편한 나는 행동이 아주 굼떴다.게다가 목발을 호텔에 두고 나와 지은에게 발각되면 끝장이다.목발에 병원 로고가 붙어 있으니까.지은은 그 로고로 내가 바로 병원 환자라는 걸 알아낼 거다.가뜩이나 영민한 여자라 단서로 내 정체를 알아내는 건 시간문제다.“하!”나는 호텔 입구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배회했다.이대로 가자니 지은이 목발을 발견할 것 같고, 가지 않자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05화

    “미안할 거 뭐 있어요? 난 수호 씨 형수지 남이 아니잖아요.”형수와 형이 나를 침대까지 부축해 주자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겨우 한고비 넘겼네.’그 뒤로 형은 나를 걱정해 주는 말을 몇 마디 하다가 전화를 받고 급히 나가버렸다.형이 떠난 뒤 형수는 갑자기 나를 보며 물었다.“방금 정말 두리안 사러 나간 거 맞아요?”형수의 말에 나는 순간 긴장했다. ‘왜 갑자기 묻는 거지? 설마 뭘 눈치챘나?’하지만 나는 여전히 뻔뻔하게 말했다.“네, 맞아요.”“거짓말.”형수는 바로 내 거짓말을 폭로했다.금 말에 나는 가슴이 찔려 형수의 눈을 마주 보지 못했다.“형수, 저 거짓말 안 했어요.”“거짓말 아니라고요? 그런데 몸에서 왜 향수 냄새가 진동해요?”역시 여자는 향수 냄새에 민감한가 보다.난 분명 아무 냄새도 느끼지 못했는데 그걸 형수는 그걸 맡아냈다니.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지 몰라 입을 꾹 다물었다.그때 형수가 웃으며 말했다.“혹시 몰래 애교 만나러 갔었어요?”“네?”“맞으면 인정해요, 부끄러워할 거 뭐 있어요? 수호 씨가 애교 좋아하는 거 알아요, 그래서 애교가 왕정민한테 상처받는 게 싫은 거잖아요. 나도 이해해요.”“왕정민이 이렇게까지 재촉하지 않는다면 나도 수호 씨가 애교와 어떤 단계까지 발전했는지 상관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 상황이 그렇지 않아요. 수호 씨 형이 방금 그러는데, 사흘 내로 애교를 수호 씨 여자로 만들지 못하면 왕정민이 다른 사람 찾겠다고 엄포를 놓았대요.”“절대 안 돼요.”나는 다급히 말했다.나는 마음속으로 이미 애교 누나를 내 여자라고 생각하기에 절대 다른 남자가 애교 누나한테 손대는 걸 용납할 수 없었다.그때 형수가 내 손을 잡으며 손등을 톡톡 쳤다.“그러니까요, 정말 애교 만나러 간 거면 오히려 잘된 일이에요. 난 수호 씨가 사실대로 말하는 걸 원해요. 왕정민을 피하려고 나도 피하지 마요.”형수는 진심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설득했다.“형수, 저 정말 애교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06화

    나는 너무 당황했다. 형수가 나를 꿰뚫어 볼 것처럼 바라보는 눈빛도 무서웠고, 내가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왔다는 걸 발견할까 봐 두렵기도 했다.물론 형수와 애인 사이는 아니지만 형수는 내가 밖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는 걸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다.심지어 내가 바람둥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나는 그제야 한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게 후회되었다. 정체를 들킬뻔한 것도 모자라 형수한테 거짓말까지 하다니.내가 이렇게까지 당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아마 호텔에 있을 때부터 긴장감을 갖고 있은 탓일지도 모른다.내가 식은땀을 흘리자 날카롭던 형수의 눈빛에 바로 안쓰러움이 묻어났다.“무서워하지 마요. 책문하는 거 아니니까. 그동안 괴로웠던 거 알아요, 그 때문에 자주 혼자 해결한다 해도 문제 될 거 없어요. 솔직히 나도 수호 씨가 안쓰러워요. 만약 이런 일에 말려들지 않았다면 이렇게 고생할 필요가 없을 텐데.”“하지만 매번 혼자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에요. 정 안 되면 오늘 밤 애교를 부를게요.”형수의 말에 나는 더 불안해져 다급히 말했다.“아니에요. 저, 저 지금 괜찮아요.”“지금 혼자 손으로 해결하는 게 괜찮다는 거예요? 그거 진심 맞아요?”형수의 눈은 다시 의심으로 가득 차자 나는 내가 한 일이 들통날까 봐 아예 형수의 눈을 피했다.“형수, 시간도 늦었는데, 얼른 빨래하러 가요. 저도 힘들어서 쉬고 싶어요.”나는 말을 마친 뒤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형수가 꼬치꼬치 캐물으면 어떻게 대답할지 몰라 너무 불안했다.하지만 다행히도 형수는 나에게 따져 묻지 않았다.“그래요, 휴식해요.”이윽고 이 한마디를 남기고는 묵묵히 떠나갔다.그럼에도 나는 안도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게, 내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으니.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지은이 여러 번 영상통화를 걸어온 기록이 있었다.그동안 계속 문자로만 대화했지 한 번도 영상통화로 얘기를 주고받은 적 없다.지은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나는 당황했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207화

    [내가 말했잖아요. 아직 때가 아니라고. 아직 보여줄 수 없어요. 때가 되면 자연적으로 보여줄 거예요.]그때 지은이 나에게 사진 한 장을 보냈다.그 순간 나는 일이 완전히 잘못됐음을 감지했다.아니나 다를까 지은은 곧바로 문자를 보내왔다.[지금 우리 병원에 입원해 있어요?]나는 목발 사진을 본 순간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도둑놈이 제 발 저리다는 게 바로 이런 걸 거다.하지만 나는 여전히 뻔뻔하게 대답했다.[아니에요, 그건 우리 친척 거예요. 내가 최근에 그 친척 간호해 주거든요.]지은은 아예 음성 메시지로 나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누구를 지금 세 살짜리 애로 생각해요? 섹스하러 오면서 친척 목발을 들고나오는 등신이 어디 있다고. 그쪽이 미친 거예요? 아니면 그쪽 친척이 미친 거예요?]역시나 사람은 당황할 때 말하면 안 된다. 말하는 말에 빈틈투성이니까.‘이럴 줄 알았으면 아예 무시하고 혼자 실컷 생각하라고 할 걸 그랬어.’내가 머뭇거리고 있을 때 지은이 또 문자를 보내왔다.[솔직히 말해요. 지금 한의원에 입원해 있는 거 맞아요?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바로 차단할 거예요.]‘한의원에 환자가 몇 명인데 절대 나라고 생각하지 못할 거야. 내가 인정한다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나는 한참 동안 계산기를 두드려보다가 결국 대답했다.[그래요. 더 이상 속이지 않을게요. 한의원에 입원해 있는 거 맞아요. 이틀 전에 교통사고가 나서 못 떠났어요.][그럼 내가 한의원 의사라는 건 알아요? 그리고 나 지금 정형외과 밖에 있어요.]‘젠장! 젠장!’‘지금 밖에 있다고?’‘설마 병실 하나하나 뒤지려는 건가?’‘그럼 난 끝인데.’나는 당장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 형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 선생님, 이렇게 늦게 웬일이세요? 아직 퇴근 안 하셨어요?”지은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퇴근했는데 한 바퀴 둘러보려고요.”“윤 선생님은 참 책임감 있는 분이네요.”형수는 말하면서 문을 열고 들어왔다.

Latest chapter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4화

    “서 사장님, 괜찮습니까?”“서 사장님...”룸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잇달아 서윤기를 부축했다.서윤기는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지만 코에서 이미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모두 나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젠장. 누군데 서 사장님을 때려?”사람들은 나를 보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서윤기가 손을 뻗자 사람들은 단번에 입을 다물었다.서윤기는 휴지로 피를 닦더니 나를 싸늘하게 바라봤다.“정수호, 이런 우연이 다 있네. 이렇게 큰 Y시에서 다 만나고.”나는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정 사장님이 여기로 인도해 주셨어. 네놈이 여기 있는 줄 알고 너 처리하라고 여기로 이끌어 주셨어.”서윤기는 그 말에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정호섭 말이야? 그렇다면 좋겠지만 정호섭이 그럴 수 있어? 그렇게 신통하다면 왜 자기 죽음도 못 막았겠어?”정 사장님이 불상사를 당한 뒤 모든 사람이 비통했는데, 서윤기는 오히려 키득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나는 울화가 치밀어 참지 못하고 달려들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룸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나를 막아섰다.그때 이동민이 굳은 얼굴로 나에게 걸어왔다.“젠장. 감히 내 앞에서 서 사장님께 폭력을 써?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이동민은 키가 크고 덩치가 산만 했다. 듣기로 이동민은 예전에 백정이라서 아주 포악했었다는 말도 있다.나 역시 그의 몸에서 피비린내를 맡을 수 있었다.도살업자는 설령 그 일을 그만두더라도 피부와 핏속까지 스며든 피비린내를 지우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는 이동민이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의 커다란 주먹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두 주먹이 부딪히는 순간 나와 이동민의 표정은 동시에 일그러졌다.이동민은 내 주먹이 그렇게 단단할 걸 몰랐는지, 아니면 내가 자기 주먹을 받아낼 줄 몰랐는지 살짝 당황했다.나 역시 꽤 센 이동민의 주먹에 흠칫 놀랐다.싸움을 배운 뒤로 나는 이 정도 상대를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주먹끼리 부딪힌 뒤 한동안 팔이 저리더니 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3화

    버섯전골은 Y시 명물이라 다른 곳에서는 먹을 수 없다. 어느새 냄비 안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이 방안 전체에 퍼져 버섯 냄새가 가득했다.윤지은은 사모님한테 음식을 집어주며 말했다.“유미야, 너 요즘 밥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많이 먹어.”“그만 집어 줘. 내가 직접 먹을 수 있어. 두 사람도 먹어.”우리는 묵묵히 전골을 먹었다. 그동안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분위기는 다소 조용했다.나는 몇 번이나 분위기를 띄워주려고 했지만 사모님이 별 반응이 없고, 윤지은도 협조하지 않아 혼자 원맨쇼를 하는 느낌이 들어 포기했다.“차 마시고 싶어...”사모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벌떡 일어났다.“제가 물어볼게요.”무엇보다 나는 어렵게 말을 꺼낸 사모님의 요구를 얼른 만족시켜 주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나는 얼른 밖으로 나가 큰 방을 지나다가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걸 보고 무의식적으로 안을 들여다봤다.그랬더니 내 눈에 익숙한 실루엣, 서윤기가 들어왔다.‘서윤기가 Y시에 왔다고?’나는 얼른 몸을 숨긴 채 안대성에게 전화했다.“서윤기를 감사하라고 했잖아. Y시에 온 건 왜 말 안 했어?”[네? 서윤기가 Y시에 갔다고요? 몰랐는데요? 형님, 제가 부하들한테 서윤기 잘 감시하라고 시켰는데...]안대성은 자기가 말실수했다는 걸 인지하고 얼른 입을 막았다. 그 순간 나는 당장 놈을 발로 걷어차고 싶었다.나는 얼른 전화를 끊고 룸 안을 훔쳐봤다.룸 안에는 서윤기 외에 Y시 현지인으로 보이는 남자 몇 명이 있었다. 그중 한 중년 남성은 왠지 낯이 익었다.나는 몰래 중년 남자의 사진을 찍어 판자촌 노랑머리에게 보냈다.[이 사람 알아요?]노랑머리는 곧바로 답장했다.[그 사람은 이연화의 아버지 판자촌 터줏대감 이동민이에요.]‘젠장. 어쩐지 낯이 익다 했더니 이연화와 닮았잖아.’‘이동민이 여기 나타난 데다 서윤기와 웃고 떠드는 걸 보니 설마 정 사장님 교통사고가 서윤기 짓인가?’나는 그럴 가능성이 무척 크다고 생각했다.서윤기가 강북 시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2화

    “한 번에 천만 원? 여기가 뭔 금은방인 줄 알아요?”나도 이제는 돈 좀 있지만 한 번에 음식점에 천만 원을 충전하는 건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북에서 최고급 호텔 멤버십에 가입하는 것도 고작 몇백만 원인데, 길가에 널리고 널린 버섯전골 집이 멤버십 카드만 천만 원이라니?매니저는 나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돈 없으면 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얼른 나가요.”“잠깐!”나는 언성을 높였다.그러자 매니저가 나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왜요? 또 무슨 일이죠?”나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난 이 가게가 악의적으로 손님들에게 소비를 강요한다고 의심되거든. 그래서 지금 신고할 생각이야.”내가 신고하겠다는 말에 매니저는 얼굴색이 싹 바뀌더니 나를 삿대질하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당신 미쳤어? 본인이 밥 먹을 돈 없으면서 왜 남의 가게를 신고해?”“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더니, 왜? 내가 신고할까 봐 두려워? 불법 경영한 거 걸릴까 봐 걱정돼? 그렇다면 더 신고해야겠네. 이렇게 부도덕한 가게는 문 닫아야 하니까.”윤지은은 네 행동을 지지했다. 심지어 사모님 역시 이 일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나는 일을 크게 만들 생각이 없었는데 매니저의 태도가 너무 괘씸해 밥을 먹지 못하더라도 이분을 풀 생각이었다.내가 정말 전화하자 매니저는 이내 태도를 누그러뜨렸다.“알았어요. 오늘 일은 저희 측 책임이니 사과드리죠. 지금 당장 자리 내어드릴게요. 됐죠?”“어디? 홀? 아니면 구석?”내가 따져 물었다.그러자 매니저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당연히 룸을 내드려야죠. 하지만 큰 룸은 이미 손님이 꽉 차 작은 룸밖에 남지 않았어요. 비용은 사과하는 의미에서 받지 않겠습니다.”나는 손을 뻗어 매니저의 말을 잘랐다.“됐어. 값은 원래대로 받아요. 안 그러면 음식에 또 뭔 짓 할지도 모르니까.”매니저는 내 말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내 말은 매니저가 비열한 소인배라고 공개 처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나는 윤지은과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1화

    결국 어쩔 수 없었던 나는 할 수 없이 내려가 가게를 찾기 시작했다.Y시에 버섯전골 맛집은 꽤 많았다. 하지만 사모님 기분이 안 좋은 지금 작은 가게를 가면 보는 눈이 많고 시끄러워 기분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때문에 나는 한적한 가게를 찾으려고 한참을 더 걸었다. 다행히 그런 가게를 찾는데 겨우 성공했다.“안녕하세요. 프라이빗룸 하나 예약하게요.”이 가게는 환경도 좋고 손님도 많은 걸 보니 맛도 괜찮은 듯 시었다.“큰 룸 하나가 남아 있는데 괜찮으신가요?”“큰 룸은 얼마인데요?”“큰 룸은 기본 소비가 60만 원 이상입니다.”“좋아요. 그걸로 주세요.”60만 원이면 괜찮았다.룸을 예약한 뒤 나는 또 운전해서 윤지은과 사모님을 픽업하러 호텔로 돌아갔다.두 사람은 어느새 현지 특색이 담겨 있는 꽃무늬 옷으로 갈아입었다. 역시 절세 미녀들이라 그런지 뭘 입어도 예뻤다.물론 나는 칭찬의 말을 아꼈다. 지금 장소와 분위기에 그런 칭찬은 맞지 않았으니까.잘못했다가 또 윤지은의 욕지거리를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나는 일부러 맞을 짓을 골라 할 이유가 없었다.30분 뒤, 우리는 버섯전골 가게에 도착했다. 하지만 나하테 큰 룸 예약을 도와줬던 종업원이 충격적인 얘기를 했다.“손님, 죄송하지만 큰 룸은 이미 다른 분이 예약하셨습니다.”“방금 분명 내가 먼저 예약했잖아요. 왜 남의 방을 함부로 다른 손님한테 내줘요?”나는 순간 울화가 치밀었다.하지만 종업원은 터무니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저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어요. 인터넷 오류가 났는지 그 방은 이미 예약한 분이 있어요.”이미 이곳에 왔는데 그대로 갈 수 없었기에 나는 차선책을 제시했다.“그럼 작은 방이라도 줘요.”“죄송하지만 오늘 가게에 있는 모든 룸은 이미 예약돼서 남은 룸이 없어요. 괜찮으시면 홀에 있는 자리를 내어줄게요. 동남쪽에 한 테이블이 비어 있어요.”나는 순간 화가 치밀어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당신들 장사 이따위로 할 거야? 내가 예약한 자리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0화

    요즘 겪은 일이 너무 많은 탓인지 나도 가끔 감회가 새로울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다.특히 사장님처럼 좋은 분이 유골이 된 걸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우리는 한동안 돌아갈 수 없기에 사모님은 부모님을 불러 사장님의 유골함을 강북으로 가져가 매장했다.두 어르신은 충격이 너무 컸는지 순식간에 더 늙어진 것 같았다. 항상 친아들처럼 생각했던 사위가 그렇게 됐으니. 간암인 줄 알았을 때도 그렇게 믿기 어려웠는데 또 이런 불상사를 겪었으니 당연히 충격이 컸을 거다.하지만 임민수는 딸이 더 걱정됐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유미야, 너 정말 강북에 안 돌아갈 거니?”사모님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진실을 파헤치기 전에 절대 안 돌아가요. 엄마, 아빠, 호섭 씨는 두 분께 맡길게요.”사모님은 무척 아쉬워하며 사장님의 유골함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그 순간 사모님의 눈빛은 매우 복잡했다. 아쉬움과 슬픔, 괴로움 그리고 아름다운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도 한데 섞여 있었다.나는 절친한 사람을 잃어본 적 없어 사모님의 심정을 깊이 공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고통이 얼마나 괴로운지는 알고 있었다.나와 윤지은은 사모님을 위로하려고 했지만, 사모님은 우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아무 말도 하지 마.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아니까.”사모님은 매우 침착했고 엉엉 울지도 않았다.그런 사모님의 모습이 나와 윤지은은 모두 걱정되었다.하지만 사모님이 말했다.“걱정할 거 없어. 내 상태는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 비록 슬프고 안타깝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있지 않을 거야. 호섭 씨도 내가 이러는 모습 원하지 않을 거야.”“유미야,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니 다행이야.”윤지은은 감개무량하듯 말했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다가가려 하자 이내 나를 째려봤다.‘벌써 하루가 지났는데 아직도 화가 안 풀렸나?’무엇보다 난 아직도 내가 대체 언제 무엇 때문에 윤지은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결국 나는 할 수 없이 묵묵히 두 사람을 따라 호텔로 돌아갔다.윤지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9화

    우리는 희망을 이연화에게 거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때문에 그 백수들이 소식을 전하기 전에 우리는 호텔에서 기다리기만 했다.하지만 윤지은은 호텔에 갇혀만 있으면 사모님이 답답해할까 봐 한가할 때면 사모님과 함께 산책하곤 했다.사모님이 자기 컨디션을 끌어 올리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우리는 알 수 있었다.하지만 동력과 희망이 없는 탓에 사모님은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Y시에 온 지 사흘 만에 강한나는 다시 강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떠나기 전 우리와 함께 시사 자리를 가졌다.“정말 여기 남아서 조사할 거야?”나와 윤지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강한나가 말했다.“알았어. 나도 도와줄 건 없으니 성공하길 빌게.”나와 윤지은은 곧바로 강한나가 우리에게 할 말이 있다는 걸 눈치챘다. 아니나 다를까, 사모님이 화장실 간 틈에 강한나는 얼른 우리에게 말했다.“호섭 씨 시신 어느 때 화장할 거야?”나와 윤지은은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몰라. 유미가 아직 동의하지 않았어.”그 말에 강한나가 말했다.“시체를 화장하지 않아도 시체에서 단서를 찾는 건 어려울 거야. 난 고인 편히 쉬게 해주는 게 좋다고 봐.”“하. 그런데 문제는 유미가...”사모님이 아쉬워하는 게 문제다.화장하지 않으면 그래도 보러 갈 수 있지만 화장하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사실 나도 강한나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우리도 그 말 이해해요. 사모님은 저희가 설득해 볼게요.”식사를 마친 뒤 강한나는 그 길로 떠났다.나와 윤지은은 호텔로 돌아가는 내내 어떻게 말을 꺼낼지 고민했다.“두 사람 먼저 돌아가. 난 장례식장에 가볼 거니까.”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우리는 사모님이 또 사장님 보러 간다는 걸 알았다.하지만 장례식장도 규정이 있는데, 아무 때나 들여보낼 수 있을 리가 없다.그건 다른 것도 아닌 시신이니까.그때 윤지은이 입을 열었다.“유미야, 이번에 보고 난 뒤 호섭 씨 편히 자게 해주자.”“안 돼!”사모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8화

    “왕정민 이 파렴치한 놈. 어떻게 이럴 수 있지?”분명 자기가 잘못했으면서 뻔뻔하게 애교 누나한테 집착하다니.“애교 누나는 그럼 어떻게 처리했어요? 신고는 했어요?”[애교가 예전보다 많이 강해졌더라고요. 그걸 다시 왕정민한테 보냈어요. 심지어 안에 뭔갈 더 추가해서.]“네? 하하. 애교 누나가 정말 변했네요.”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러니까요. 그것도 다 왕정민 때문에 할 수 없이 변한 거긴 하지만요. 애교가 만만한 줄 알고 애교만 괴롭히다니. 그렇게 대단하면 그 여자를 그렇게 괴롭히지...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는 못 할 걸요.][그런 사람들은 원래 그래요. 여자들은 뭐 드세고 화를 자주 내는 여자가 되고 싶어서 되겠어요? 다 남자들이 행복한 줄 모르고 기어오르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변한 거죠.][특히 우리 여자들은 가끔 독해질 필요가 있어요. 독하지 않으면 남들이 괴롭혀도 되는 줄 알아요...]나는 형수의 말에 백 번 동의한다.애교 누나가 이토록 강해졌다니 나는 많은 걱정을 덜 수 있었다. 형수도 마찬가지고.두 사람이 다른 사람의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내가 마음 놓고 할 일을 할 수 있다.형수와 한참 얘기한 뒤 나는 곧바로 애교 누나에게 전화했다.“누나, 왕정민 일은 왜 말 안 했어요?”애교 누나 목소리는 여전히 간질거리고 듣기 좋았다.[수호 씨가 Y시에 있는데 얘기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요? 수호 씨 가 나 때문에 와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나 이제 많이 변했어요. 다른 사람의 보호만 받으면서 살 수는 없어요.][그동안 아빠한테 반항하면서 독립적인 여자가 될 거라고 큰소리쳤는데, 지금껏 한 번도 그렇게 산 적이 없어요.][예전에 결혼에 묶여 나를 잃었고, 행복한 결혼만 있으면 모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알았어요. 여자는 자기 마음이 강해져야 진짜 강한 거예요.]애교 누나의 말을 들으니 나는 순간 누나를 다시 알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이 사람이 아직도 내가 알던 나약하기만 하고, 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7화

    “내가 방 하나 더 잡을게요.”나는 말하면서 방을 나가려고 했다. 그때 뒤에서 갑자기 사모님 목소리가 들렸다.“수호 씨, 먼저 내 침대에서 눈 붙여요.”고개를 돌아보니 사모님은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 내가 누울 공간을 내주었다.나는 속으로 거절했다.비록 사모님이 다른 마음 없이 그저 나를 휴식하라고 호의를 베푸는 거라는 걸 알지만, 사장님이 그런 일을 당했는데 내가 사모님과 같은 침대에 누워 있는 건 말도 안 됐다.게다가 윤지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데, 내가 동의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나는 결국 거절했다.“아니에요. 가서 다른 방 구하면 돼요.”나는 다급히 방을 나가 프런트 데스크로 달려갔다.처음 온 날 우리는 사실 싱글룸 세 개를 잡았다. 하지만 나중에 사모님 상태가 걱정되어 나와 윤지은이 사모님 방에 들어와 지내게 되면서 나머지 싱글룸 두 개를 취소했다.확인 결과 더블룸 하나가 나왔다는 말에 나는 얼른 그 방을 잡았다. 그러면 사모님과 윤지은이 더블룸에서 함께 지내고 내가 싱글룸에서 지내면 되니까.나는 카드키를 챙겨 방으로 들어갔다. 이 방은 조용한 데다 환경도 좋아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내가 침대에 눕기 바쁘게 핸드폰이 징징 울렸다. 전화한 사람은 다름 아닌 형수였다.요즘 사장님 일 때문에 여기저기 달려 다니느라 형수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때문에 마침 조용한 틈을 타 나는 형수와 얘기하려고 여상 통화를 받았다.형수는 사모님 상태를 걱정하며 일의 진전을 물어봤다.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쉽지 않아요. 조사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어 한동안 여기서 지내야 할 것 같아요.”[수호 씨 사장님 내외가 수호 씨한테 그렇게 잘해줬는데, 이번 기회에 유미 씨 옆에서 많이 도와줘요.]형수가 말했다.그 말에 나는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네, 저도 알아요. 형수는 요즘 어때요?”[좋아요. 잘 먹고 잘 자고 이제 천천히 걸을 수도 있어요.]“진짜예요? 사진 찍어 보내 봐요.”나는 너무 기뻐 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6화

    내가 노랑머리한테 준 것도 적은 돈이 아니었다. 족히 10만 원 가까이는 됐으니까. 백수들한테는 이것도 큰돈이나 다름없다.노랑머리 역시 같은 생각이었는지 결국 입을 다물었다.아직 대답을 못한 사람들은 얼른 다른 질문을 하라고 나를 재촉했다.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두 번째 질문을 했다.“그럼 혹시 이연화 혹은 조금희가 요즘 낯선 사람과 만난 걸 본 사람이 있어요?”그 물음에 모든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 그 순간 나는 실망했다.“세 번째 질문, 혹시 누가 나 대신 이연화를 감시할래요?”모든 사람이 동시에 손을 들었다.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그럼 다 같이 해요.”“그럼 돈은 어떻게 계산하는 거예요?”노랑머리가 물었다.나는 가방에서 또 돈 두 뭉치를 꺼냈다.“세 명이 감시해요. 한 사람당 200씩 줄게요.”세 사람의 눈은 커다래지더니 급기야 반짝반짝 빛이 났다.나는 세 사람에게 귀띔했다.“이 돈은 수고비예요. 누가 만약 유용한 단서를 제공하면 이 외에도 큰 보상을 받게 될 거예요.”‘역시 돈이 있으니 뭐든 쉽게 되네.’이 사람들이 나를 위해 성실하게 일하게 하려면 이 사람들 마음을 매수하는 게 우선이다.몇백만 원은 지금의 나한테 큰돈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장님과 사모님을 도울 수 있다면 나는 뭐든 할 수 있다.모든 일을 마친 뒤 나는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윤지은의 말을 들어보니 사모님은 이미 잠든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사모님 정서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기분이 다운된 사람은 쉽게 졸리고 무기력해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나는 방금 전 일을 윤지은에게 말했다.“이번 일 조사하기 엄청 어려울 거예요. 언제 진실이 밝혀질지도 모르겠고. 장기전을 할 준비는 됐어요?나는 윤지은을 보며 말했다.그러자 윤지은이 나를 째려봤다.“그걸 말이라고 해? 유미는 내 베스트 프렌드야. 유미한테 이런 일이 생겼는데 내가 같이 있어 주지 않으면 누가 같이 있어 줘? 그러는 너야말로,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데? 설마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