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06화

작가: 은광수
수연도 고민이었지만 태연은 더 고민이었다.

동생은 그래도 아이라도 있고, 심지어는 아들 하나 딸 하나인데, 언니인 본인은 부부생활에 문제가 있는 것도 모자라 아이도 없으니까.

그것도 모자라 남편이 바람피우는 걸 눈앞에서 직접 봤다.

태연은 생각할수록 화가 나 아예 방으로 돌아갔다.

언니가 떠난 뒤 수연은 얼른 핸드폰을 꺼냈다.

사실 방금 전, 수연은 태연의 핸드폰에서 내 번호를 자기 폰에 보냈었다.

그리고 지금, 자기 방에 숨어 나한테 전화했다.

그 시각, 나는 이미 출근했지만 정신이 딴 데 팔려 있었다.

그때 내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 발신 번호는 낯선 번호였지만 현지 번호로 표시되어 있었다.

나는 당연히 내 고객일 거라고 생각하고 바로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전화 건너편에서 다시 한번 익숙하고도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수호 씨, 나 그쪽 형수 동생이에요. 수연 누나라고 불러요.]

가뜩이나 불안했는데 이 여자의 전화를 받자 나는 더 불안했다.

“수연 누나, 이게 누나 번호예요?”

[맞아요. 내가 몰래 그쪽 번호 저장했거든요.]

‘내 번호는 왜 저장한 거야?’

‘설마 뭐 고문이라도 할 작정인가?’

나는 애써 진정하며 물었다.

“저한테는 왜 전화했어요?”

[하나만 묻죠. 아까는 왜 전화 끊었어요?]

“아까요? 신호가 안 좋아서 저절로 끊어진 거예요.”

나는 얼굴도 붉히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 이런 일이 처음은 아닌지라 이미 내 얼굴도 두꺼워질 대로 두꺼워졌으니까.

[누굴 속여? 솔직히 말해. 아까 당황했지? 내 말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전화 끊은 거지?]

“아니에요.”

[계속 내빼겠다? 그럼 말해 봐, 우리 언니가 그쪽을 왜 달링이라고 저장했지?]

“수연 누나, 저 그만 놀려요. 형수가 어떻게 저를 달링이라고 저장했겠어요? 잘못 저장한 거 아니에요?”

나는 방금 곰곰이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형수가 그렇게 하수들이 저지를 법한 실수를 저지를 리가 없다.

나와 형수 그리고 형이 같은 지붕 아래에 있는데, 실수로 보기라도 하면 끝장인 거니까
이 책을 계속 무료로 읽어보세요.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잠긴 챕터

관련 챕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407화

    형수는 놀란 듯 물었다.[동생이 뭐라고 했는데요?]나는 또 방금 전에 있었던 일을 간단히 설명했다.그제야 형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수연 이게 아주 정신이 나갔네. 뭐 하자는 거지? 그래도 수호 씨가 들키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앞으로 고수연이 전화하면 받지 마요.][알았어요. 형수, 그럼 형 일은 어쩔 거예요?]형수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답변했다.[우리 일은 상관하지 마요. 내가 따로 연락할게요.]나는 남주 누나가 했던 말이 생각나 조심스럽게 물었다.[형수, 우리 형과 이혼할 거예요?][이혼은 무슨. 잘 먹고 살고 돈도 있는데 왜 이혼하겠어요? 진동성이 나 하나로 만족하지 못한다면 나도 다른 사람 찾으면 그만이에요. 진동성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요. 매달 나한테 돈만 주면 됐어요.][그건 결혼생활 동안 서로 사생활을 터치하지 않겠다는 거예요? 형수, 정말 형과 그렇게 살 생각이에요?”[수호 씨, 나도 수호 씨가 나를 생각하는 거 알아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지금 이렇게 사는 부부 많아요. 단념하기만 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나 이제 아무렴 상관없어요. 남편이 예전처럼 경제권을 나한테 주면 돼요.][진동성 돈으로 다른 남자랑 자는 거, 난 오히려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이혼하고 재혼한다고 해도 진동성보다 더 나은 사람 만난다는 보장도 없잖아요?]나도 형수의 말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대답했다.[형수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응원해요.][출근 잘해요. 내 일은 걱정하지 말고.]형수와 대화를 나누니 내 기분도 한결 가벼워졌다.마지막에 일이 어떻게 해결되든 형수가 기쁘다면 나도 기쁘니까.내가 핸드폰을 내려놓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 사장님이 걸어 들어왔다.“수호 씨, 큰 예약 하나 들어왔네.”‘무슨 큰 예약이지?’‘이제 겨우 출근 이틀째인데, 큰 예약이라니?’그때 정 사장님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방금 윤 사모님이 전화 오셔서 수호 씨더러 집에 오라고 하더라고. 방문 서비스로 고양이에게 마사지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408화

    이건 김진호더러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말라고 귀띔하는 거였다.윤미화의 남편은 절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다. 게다가 어제 윤미화가 떠날 때 언짢은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더욱이 김진호가 윤미화를 어떻게 해볼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정 사장님은 한 번 더 귀띔했다.좋은 백 두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만, 선은 지키라고.하지만 김진호는 윤미화의 집에 간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는 짐을 싸서 바로 출발했다.김진호가 떠나니 나 역시 긴장이 풀렸다.김진호가 시비를 걸지 않으면 나도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으니까.오전부터 가게에는 손님이 끊임없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말없이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덕에 고객들이 나에 대한 평가는 아주 좋았다.심지어 일부 손님은 내 연락처까지 추가하며 나중에 또 나를 찾겠다고 약속했다.손님들이 내 손기술에 만족해 다시 마사지 받으러 오겠다는 말로 생각해 나는 모두 받아들였다.그렇게 오전 내내 나는 팁만으로 16만 원을 벌었다.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을 받다니!이거로 충분히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그 순간, 나는 이 일이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점심 식사 시간, 김진호는 갑자기 돌아왔다. 그것도 아주 어두운 안색으로 말이다.심지어 들어올 때부터 윤미화가 고귀한 척한다느니 하며 투덜댔다.하지만 그를 상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김진호의 평판은 가게 내에서 아주 나쁘다. 그런데 지금 이 모양이기까지 하니 모든 사람이 그를 피하기 바빴다.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식사가 끝나자마자 나는 곧장 떠날 준비를 했다.그러자 이형권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주의 사항을 전달할 게 있다면서.“네, 이 선생님.”나는 곧장 이 선생님을 따라 밖을 나갔다.그때, 김진호가 갑자기 우리 앞길을 가로막았다.그러자 이 선생님이 차가운 얼굴로 언짢은 듯 물었다.“뭐 하자는 건가?”“전달할 주의 사항이 있다면서요? 저도 같이 배울게요.”김진호는 말만 이렇게 했지 눈빛은 매우 불경했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409화

    나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김진호를 바라봤다.‘사람이 가만있는다고 가마니로 아나?’‘난 일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아 참은 거라고, 내가 호락호락하게 당할 줄 알아?’누가 나를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일을 만들지 않지만, 나를 먼저 건드리면 몇 배로 되돌려준다.이 말은 물론 조금 중2병 같지만 아주 맞는 말이다.“그만하고 두 사람 떨어져 있게.”그때 이 선생님이 덤덤하게 우리를 훈계하더니 계속 강의를 이어 나갔다.하지만 김진호는 나한테 보복하고 싶은 모양인지 계속 움직이지 않았다.‘네가 안 움직이면 내가 움직인다.’나는 아예 이 선생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그제야 김진호는 따라오지 않았다.나는 김진호한테 신경을 끄고 열심히 강의를 들었다.하지만 김진호는 달랐다. 심지어는 원망의 눈빛으로 나를 뚫어져라 바라봤다.김진호가 이토록 나를 원망하는 건 다름 아니라, 오늘 오전 윤미화를 찾아갔다가 된통 욕사발을 먹었기 때문이다.사실 김진호는 윤미화를 포기하지 않고 그녀의 마음을 얻으려 했다.때문에 윤미화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녀에게 은근슬쩍 손을 댔다.그 행동에 화가 난 윤미화는 쌍욕까지 내뱉으며 김진호를 쫓아냈다.그게 언짢았던 김진호는 바로 따져 물었다.“윤 사모님, 저한테 마음이 없으면 왜 매번 저를 찾아오셨어요?”“그건 당연히 마사지 기술이 좋으니까 찾아갔지 설마 사람이 좋아서 찾아갔겠어? 늙고 못생긴 주제에, 내가 눈이 삔 것도 아니고 너 같은 걸 마음에 들어 하겠어? 정말 애인을 만들고 싶어도 가게에 새로 온 그 잘생긴 총각을 찾았겠지. 그 총각은 눈이 즐겁기라도 하잖아.”새로 온 잘생긴 총각은 당연히 나를 말하는 거였다.나는 맹인 마사지사 중에서 가장 어리고 젊다.그리고 잘생기고 말고는 내가 판단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보는 눈이 다르니까.하지만 윤 사모님 연령대의 여자들은 당연히 젊고 잘생긴 총각을 좋아할 거다.윤미화의 말에 김진호는 기분이 더 언짢아졌다. 그와 동시에 부러움과 질투심이 솟아났다.소여정도 그렇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410화

    다만 김진호는 나한테까지 당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거다.이게 김진호를 더 화나게 만들었고 나에 대한 원망이 더 커지게 만들었다.‘정수호가 내 윤 사모님을 빼앗아 갔어!’‘이건 다 정수호 때문이야!’김진호는 속으로 나를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맹세했다.이 선생님의 수업이 끝나기도 전에 김진호는 화를 내며 밖으로 뛰쳐나갔다.나는 김진호가 떠나는 걸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진호가 떠나든 말든 나랑 상관없는 일이니까.나는 그저 강의를 열심히 듣고 내 일을 열심히 할 생각뿐이었다.강의가 끝난 뒤 이 선생님은 나를 따로 불러냈다.“김진호가 방금 또 시비 걸던가?”“별거 아니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 혼자 할 수 있으니까요.”나도 어린애가 아니니까 뭐든 일러바칠 수는 없었다. 그러면 너무 재미없으니까.이 선생님도 내 말을 이해했는지 더 이상 말이 없었지만 슬쩍 귀띔했다.“김진호는 심술이 많고 소심한 데다 뒤끝이 기네. 하지만 워낙 강자한테 약한 자라 자네가 약해 보이면 더 괴롭히려 들 거고, 강하면 강할수록 도망칠 거네.”이 선생님은 나에게 암시하는 거다. 절대 김진호한테 굴복하지 말고 방법을 찾아 겁을 주라고.나는 이 선생님이 너무 고마웠다.물론 알고 지낸 시간이 길지 않지만 이 선생님이 아주 좋은 스승이라는 걸 나는 알 수 있다.“고마워요, 꼭 기억해 둘게요.”내가 감격스러워 말하자 이 선생님은 웃으며 일 보러 가라는 듯 내 어깨를 두드렸다.내 방으로 돌아온 뒤, 나는 이 선생님한테서 배운 걸 다시 소화시키려 했다.하지만 그때 손님들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했다.그중 한 손님이 분명 내 쪽으로 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김진호가 튀어나와 빼앗아 갔다.“젠장.”나는 화가 나서 욕지거리를 퍼부었다.‘감히 내 손님을 빼앗아?’‘참자...’‘아무리 빼앗아 가 봤자 모든 손님을 다 빼앗아 갈 수 없잖아?’또각또각...그때, 하이힐 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검은 바바리코트로 꽁꽁 싸맨 여자 한 명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411화

    우리는 비슷한 연령대다.그런데 비슷한 나이 또래의 여자를 누나라고 부르자니 왠지 어색했다.“어? 왜 안 불러? 또 혼나고 싶어?”소여정은 말하면서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그 순간 새하얀 속살이 훤히 드러났다.난 이 여자의 수단을 너무 잘 알기에 다급히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네, 누나, 이러지 마요. 내가 잘못했어요, 됐죠?”“하하, 진작 이럴 것이지. 내가 뭘 내보여야만 꼬리 내린다니까. 솔직히 말해, 일부러 내 몸 보고 나서 사과하는 거지?”솔직히 말해서 나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이 여자의 신분을 안 뒤로 나는 한 번도 이 여자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을 한 적 없으니까.하지만 이 여자가 나를 꼬실 때마다 자극적인 건 확실하다.물론 그걸 인정할 수 없지만. 인정하면 나 자신을 파는 거니까.“내가 어떻게 감히 그러겠어요. 난 평범한 사람이에요. 내가 어떻게 죽는지조차 모르고 싶지 않아요.”나는 거짓말로 둘러댔다.그러자 소여정이 갑자기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 순간 나는 코피를 품을 뻔했다.‘이 여자가 언제 이렇게 벗었지?’소여정은 핑크색 실크 슬립에 속옷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게다가 봉긋 솟아 오른 가슴은 너무 예뻤다.나도 가슴 예쁜 여자는 많이 봤지만 이 여자처럼 모양이 예쁜 건 드물었다.심지어 속옷을 입지 않았는데도 탱탱하고 가슴골이 성명했다.‘대박, 이 여자 몸매 너무 좋잖아.’‘이러니까 임천호 같은 거물을 만나는 거겠지.’‘이런 몸매를 보고 넘어가지 않을 남자가 어디 있을까?’나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눈으 어디에 둬야 할지 몰랐다.다른 곳을 보자니 너무 아쉬웠고, 대놓고 보자니 또 그럴 배짱이 없어 너무 괴로웠다.“그 말은 네가 보통 사람이 아니면 뭐라도 해보겠다는 소리야?”소여정은 당황해하는 나를 일부러 건드리며 다가왔다.순간 소여정의 몸에서 나는 향기로운 냄새가 내 코끝을 간지럽혔고, 말캉하고 따듯한 가슴이 그대로 느껴져 온몸의 피가 끓는 기분이었다.심지어 그곳 역시 순식간에 불편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412화

    나는 눈을 감고 있었는데 눈을 감은 채로 물건을 찾기 어려워 잠깐 눈을 떴다. 그런데 그 잠깐 사이에 이렇게 화끈한 장면을 보고 말았다.“켁!”나는 너무 놀라 사레까지 들렸다.소여정은 알면서 일부러 물었다.“왜? 이 자세에 무슨 문제가 있어?”‘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른다고?’나는 눈앞의 요물 때문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하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이러면 마사지해줄 수 없어요. 반듯하게 누워요.”“나 오늘 허리 안 아파. 다리 아파. 이런 자세로 앉아 있을 때만 그나마 괜찮거든, 그냥 이렇게 해.”나는 어안이 벙벙했다.‘이렇게 어떻게 마사지하라고?’‘나더러 앞에 무릎 꿇고 마주 앉아 마사지하라는 건가?’‘그게 어떻게 마사지냐고? 내 인내심을 시험하는 거지.’나는 얼른 애원했다.“누나, 이 자세는 너무 야해서 마사지할 수 없어요. 제발 나 좀 놔줘요. 나 이런 거 못 견뎌요.”“이봐, 마사지사면서 왜 이래? 그것도 맹인 마사지사 아닌가? 그런데 자세가 어떤지 뭔 상관인데? 설마 맹인인 거 가짜야? 다 보이는 거야? 그럼 선글라스 벗고 나 봐봐.”이 여자는 나를 놀리려고 작정한 게 틀림없다.내가 맹인인지 아닌지 분명 알면서 선글라스를 벗으라니.선글라스를 벗으면 나는 더 못 견딜 거다.그때는 참으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바로 덮쳐버릴 수도 있으니까.‘됐어.’나는 애원해도 소용없다는 걸 알았기에 더 이상 말씨름하지 않고 오일을 들고 앞에 꿇고 앉았다.소여정이 입은 치마는 너무 부드러워 다리를 벌렸지만 치맛자락이 흘러내려 중요 부위를 모두 가렸다.하지만 뭐든 신비할수록 매력적인 법.나는 보지 않으려고 애쓰며 오일을 소여정의 다리에 바르고 마사지를 시작했다.소여정의 다리는 가늘고 곧으며 솜사탕처럼 부드러웠다.하지만 나는 종아리만 문지르며 더 올라가지를 못했다.“조금만 더 위로해 봐. 허벅지가 아픈데 왜 자꾸 종아리만 주물러?”소여정은 일부러 나를 괴롭혔다.결국 나는 어쩔 수 없이 손을 조금 위로 올렸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413화

    “조금만 더 세게. 더 세게. 누나는 거친 게 좋아.”소여정은 말하면서 내 머리를 꽉 잡았다.“아, 이러지 마요. 뽑히겠어요.”머리채가 뽑히는 고통에 나는 비명을 질렀다.하지만 소여정은 내 말이 듣기지도 않는지 손에 힘을 더했다.결국 나 역시 마지못해 손동작을 멈췄다.그러자 소여정이 갑자기 눈을 부릅뜨며 나를 노려봤다.“누가 멈추랬어? 계속해!”나는 할 수 없이 다시 마사지했다.그러자 소여정은 다시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내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다.나는 소여정이 사람을 괴롭히는 걸 즐기는 건 아닌지 정말 의문이다.어찌나 힘을 쓰는지 두피가 찢겨나갈 정도니까.“아, 안 되겠어요. 너무 아파요. 너무 힘줘서 끊어질 것 같아요.”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벌떡 일어섰다.소여정은 새 둥지가 된 내 머리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소여정도 사릴 방금 자신이 이 정도로 내 머리채를 잡아당겼다는 걸 자각하지 못했다.“웃음이 나와요? 난 아파 죽겠어요.”나는 머리를 문지르며 투덜거렸다.그러자 소여정이 나를 향해 손가락을 까닥였다.“이리 와. 내가 문질러 줄게.”“필요 없거든요. 잡아당기지나 않으면 감사하겠네요.”‘또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오라고 하는 거야?’내 말에 소여정은 갑자기 애교 부렸다.“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오빠, 너무 쪼잔하게 굴지 마.”‘젠장!’오빠라는 호칭에 나는 순간 온몸이 찌릿해 났다.심지어 뼈까지 녹을 지경이었다.나는 멍한 표정으로 물었다.“방, 방금 뭐라고 했어요?”“오빠라고. 오빠 내가 문질러 줄게, 응?”‘뭔데? 요염할 때는 요염하고, 귀여울 때는 또 이렇게 귀엽다고?’‘대체 요염한 것과 귀여운 걸 어떻게 한꺼번에 갖췄지?’소여정은 요염한 모습과 귀여운 모습이 모두 어울렸다. 어느 것 하나 어색한 것 없이. 아무리 봐도 천 년 동안 수련한 구미호가 틀림없이.보통 여자는 이런 기술을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할 거다.나는 소여정의 부드러운 모습에 그대로 무너졌다.아마 그 어떤 남자가 와도 미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414화

    “놀긴 누가? 난 너랑 논 거 아니야. 솔직히 말해, 방금 기분 좋았지?”소여정은 다시 한번 물었다.순간 나는 짜증이 확 치밀어 올랐다.성욕이 끓어올랐는데, 제대로 발산하지도 못하고 희롱당하니 짜증 날 수밖에.하지만 이 상황에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나는 얼렁뚱땅 대답했다.“네, 기분 좋았어요. 이제 됐죠?”“너만 기분 좋으면 끝이야? 난 아직 안 됐어. 나도 기분 좋게 해줘 봐.”소여정은 여전히 나를 놔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나는 순간 울컥했다.“어떻게 기분 좋게 해줄까요? 머리채 더 잡아당길래요? 그러다가 머리털 다 뽑힐까 봐 겁나네요.”이 여자가 방금 전 미친 듯이 머리채를 잡아당기던 모습을 생각하니 나는 무서웠다.이렇게 예쁜 여자가 왜 이런 취미가 있는지.‘너무 이상하잖아.’“머리채 안 잡아당길 테니 계속 마사지해 줘.”“정말 그것뿐이에요?”“아니면? 나랑 자기라도 할 거야?”소여정이 되물었다.그 모습을 보니 소여정도 선은 지키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아니면 나랑 이렇게 대화나 하며 시간 낭비할 리 없으니까.소여정이 나한테 뭔가를 강요하거나 선 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사실 나는 아무렴 상관없었다.마사지는 원래 스킨십이 필요한 거니까.결국 나는 다시 소여정 쪽으로 걸어갔다.소여정은 더 이상 나를 유혹하는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 다리마저 침대 위에 올려놓고 내가 마사지할 수 있도록 반듯하게 누웠다.나는 소여정이 힘센 걸 좋아하는 걸 알기에, 일부러 손에 힘을 더해 다른 사람을 해줄 때보다 더 세게 마사지했다.소여정은 담배 한 대를 피우고 꽁초를 버리더니 갑자기 다리를 내 팔 위에 걸었다.나는 순간 어이없었다.‘이 여자가 또 무슨 꿍꿍이지?’“혀로 마사지할 줄 알아?”‘뭐라고? 혀로... 허벅지를 마사지하라고?”정말 그렇게 한다면 내가 미친 게 아니면 이 여자가 미친 거지.나는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차라리 몸 전체를 핥아달라고 하지 그래요?”“그렇게 할래?”소여정이 진지하

최신 챕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4화

    “서 사장님, 괜찮습니까?”“서 사장님...”룸에 함께 있던 사람들은 잇달아 서윤기를 부축했다.서윤기는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났지만 코에서 이미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모두 나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젠장. 누군데 서 사장님을 때려?”사람들은 나를 보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서윤기가 손을 뻗자 사람들은 단번에 입을 다물었다.서윤기는 휴지로 피를 닦더니 나를 싸늘하게 바라봤다.“정수호, 이런 우연이 다 있네. 이렇게 큰 Y시에서 다 만나고.”나는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정 사장님이 여기로 인도해 주셨어. 네놈이 여기 있는 줄 알고 너 처리하라고 여기로 이끌어 주셨어.”서윤기는 그 말에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정호섭 말이야? 그렇다면 좋겠지만 정호섭이 그럴 수 있어? 그렇게 신통하다면 왜 자기 죽음도 못 막았겠어?”정 사장님이 불상사를 당한 뒤 모든 사람이 비통했는데, 서윤기는 오히려 키득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나는 울화가 치밀어 참지 못하고 달려들었다.하지만 이번에는 룸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나를 막아섰다.그때 이동민이 굳은 얼굴로 나에게 걸어왔다.“젠장. 감히 내 앞에서 서 사장님께 폭력을 써?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이동민은 키가 크고 덩치가 산만 했다. 듣기로 이동민은 예전에 백정이라서 아주 포악했었다는 말도 있다.나 역시 그의 몸에서 피비린내를 맡을 수 있었다.도살업자는 설령 그 일을 그만두더라도 피부와 핏속까지 스며든 피비린내를 지우기는 어렵다. 하지만 나는 이동민이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의 커다란 주먹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두 주먹이 부딪히는 순간 나와 이동민의 표정은 동시에 일그러졌다.이동민은 내 주먹이 그렇게 단단할 걸 몰랐는지, 아니면 내가 자기 주먹을 받아낼 줄 몰랐는지 살짝 당황했다.나 역시 꽤 센 이동민의 주먹에 흠칫 놀랐다.싸움을 배운 뒤로 나는 이 정도 상대를 만날 기회가 거의 없었다.주먹끼리 부딪힌 뒤 한동안 팔이 저리더니 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3화

    버섯전골은 Y시 명물이라 다른 곳에서는 먹을 수 없다. 어느새 냄비 안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이 방안 전체에 퍼져 버섯 냄새가 가득했다.윤지은은 사모님한테 음식을 집어주며 말했다.“유미야, 너 요즘 밥도 제대로 못 먹었는데 많이 먹어.”“그만 집어 줘. 내가 직접 먹을 수 있어. 두 사람도 먹어.”우리는 묵묵히 전골을 먹었다. 그동안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분위기는 다소 조용했다.나는 몇 번이나 분위기를 띄워주려고 했지만 사모님이 별 반응이 없고, 윤지은도 협조하지 않아 혼자 원맨쇼를 하는 느낌이 들어 포기했다.“차 마시고 싶어...”사모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벌떡 일어났다.“제가 물어볼게요.”무엇보다 나는 어렵게 말을 꺼낸 사모님의 요구를 얼른 만족시켜 주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나는 얼른 밖으로 나가 큰 방을 지나다가 문이 살짝 열려 있는 걸 보고 무의식적으로 안을 들여다봤다.그랬더니 내 눈에 익숙한 실루엣, 서윤기가 들어왔다.‘서윤기가 Y시에 왔다고?’나는 얼른 몸을 숨긴 채 안대성에게 전화했다.“서윤기를 감사하라고 했잖아. Y시에 온 건 왜 말 안 했어?”[네? 서윤기가 Y시에 갔다고요? 몰랐는데요? 형님, 제가 부하들한테 서윤기 잘 감시하라고 시켰는데...]안대성은 자기가 말실수했다는 걸 인지하고 얼른 입을 막았다. 그 순간 나는 당장 놈을 발로 걷어차고 싶었다.나는 얼른 전화를 끊고 룸 안을 훔쳐봤다.룸 안에는 서윤기 외에 Y시 현지인으로 보이는 남자 몇 명이 있었다. 그중 한 중년 남성은 왠지 낯이 익었다.나는 몰래 중년 남자의 사진을 찍어 판자촌 노랑머리에게 보냈다.[이 사람 알아요?]노랑머리는 곧바로 답장했다.[그 사람은 이연화의 아버지 판자촌 터줏대감 이동민이에요.]‘젠장. 어쩐지 낯이 익다 했더니 이연화와 닮았잖아.’‘이동민이 여기 나타난 데다 서윤기와 웃고 떠드는 걸 보니 설마 정 사장님 교통사고가 서윤기 짓인가?’나는 그럴 가능성이 무척 크다고 생각했다.서윤기가 강북 시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2화

    “한 번에 천만 원? 여기가 뭔 금은방인 줄 알아요?”나도 이제는 돈 좀 있지만 한 번에 음식점에 천만 원을 충전하는 건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북에서 최고급 호텔 멤버십에 가입하는 것도 고작 몇백만 원인데, 길가에 널리고 널린 버섯전골 집이 멤버십 카드만 천만 원이라니?매니저는 나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돈 없으면 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얼른 나가요.”“잠깐!”나는 언성을 높였다.그러자 매니저가 나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왜요? 또 무슨 일이죠?”나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난 이 가게가 악의적으로 손님들에게 소비를 강요한다고 의심되거든. 그래서 지금 신고할 생각이야.”내가 신고하겠다는 말에 매니저는 얼굴색이 싹 바뀌더니 나를 삿대질하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당신 미쳤어? 본인이 밥 먹을 돈 없으면서 왜 남의 가게를 신고해?”“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더니, 왜? 내가 신고할까 봐 두려워? 불법 경영한 거 걸릴까 봐 걱정돼? 그렇다면 더 신고해야겠네. 이렇게 부도덕한 가게는 문 닫아야 하니까.”윤지은은 네 행동을 지지했다. 심지어 사모님 역시 이 일을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나는 일을 크게 만들 생각이 없었는데 매니저의 태도가 너무 괘씸해 밥을 먹지 못하더라도 이분을 풀 생각이었다.내가 정말 전화하자 매니저는 이내 태도를 누그러뜨렸다.“알았어요. 오늘 일은 저희 측 책임이니 사과드리죠. 지금 당장 자리 내어드릴게요. 됐죠?”“어디? 홀? 아니면 구석?”내가 따져 물었다.그러자 매니저가 허허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요. 당연히 룸을 내드려야죠. 하지만 큰 룸은 이미 손님이 꽉 차 작은 룸밖에 남지 않았어요. 비용은 사과하는 의미에서 받지 않겠습니다.”나는 손을 뻗어 매니저의 말을 잘랐다.“됐어. 값은 원래대로 받아요. 안 그러면 음식에 또 뭔 짓 할지도 모르니까.”매니저는 내 말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내 말은 매니저가 비열한 소인배라고 공개 처형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나는 윤지은과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1화

    결국 어쩔 수 없었던 나는 할 수 없이 내려가 가게를 찾기 시작했다.Y시에 버섯전골 맛집은 꽤 많았다. 하지만 사모님 기분이 안 좋은 지금 작은 가게를 가면 보는 눈이 많고 시끄러워 기분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때문에 나는 한적한 가게를 찾으려고 한참을 더 걸었다. 다행히 그런 가게를 찾는데 겨우 성공했다.“안녕하세요. 프라이빗룸 하나 예약하게요.”이 가게는 환경도 좋고 손님도 많은 걸 보니 맛도 괜찮은 듯 시었다.“큰 룸 하나가 남아 있는데 괜찮으신가요?”“큰 룸은 얼마인데요?”“큰 룸은 기본 소비가 60만 원 이상입니다.”“좋아요. 그걸로 주세요.”60만 원이면 괜찮았다.룸을 예약한 뒤 나는 또 운전해서 윤지은과 사모님을 픽업하러 호텔로 돌아갔다.두 사람은 어느새 현지 특색이 담겨 있는 꽃무늬 옷으로 갈아입었다. 역시 절세 미녀들이라 그런지 뭘 입어도 예뻤다.물론 나는 칭찬의 말을 아꼈다. 지금 장소와 분위기에 그런 칭찬은 맞지 않았으니까.잘못했다가 또 윤지은의 욕지거리를 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나는 일부러 맞을 짓을 골라 할 이유가 없었다.30분 뒤, 우리는 버섯전골 가게에 도착했다. 하지만 나하테 큰 룸 예약을 도와줬던 종업원이 충격적인 얘기를 했다.“손님, 죄송하지만 큰 룸은 이미 다른 분이 예약하셨습니다.”“방금 분명 내가 먼저 예약했잖아요. 왜 남의 방을 함부로 다른 손님한테 내줘요?”나는 순간 울화가 치밀었다.하지만 종업원은 터무니없는 변명을 늘어놓았다.“저도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어요. 인터넷 오류가 났는지 그 방은 이미 예약한 분이 있어요.”이미 이곳에 왔는데 그대로 갈 수 없었기에 나는 차선책을 제시했다.“그럼 작은 방이라도 줘요.”“죄송하지만 오늘 가게에 있는 모든 룸은 이미 예약돼서 남은 룸이 없어요. 괜찮으시면 홀에 있는 자리를 내어줄게요. 동남쪽에 한 테이블이 비어 있어요.”나는 순간 화가 치밀어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당신들 장사 이따위로 할 거야? 내가 예약한 자리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90화

    요즘 겪은 일이 너무 많은 탓인지 나도 가끔 감회가 새로울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다.특히 사장님처럼 좋은 분이 유골이 된 걸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우리는 한동안 돌아갈 수 없기에 사모님은 부모님을 불러 사장님의 유골함을 강북으로 가져가 매장했다.두 어르신은 충격이 너무 컸는지 순식간에 더 늙어진 것 같았다. 항상 친아들처럼 생각했던 사위가 그렇게 됐으니. 간암인 줄 알았을 때도 그렇게 믿기 어려웠는데 또 이런 불상사를 겪었으니 당연히 충격이 컸을 거다.하지만 임민수는 딸이 더 걱정됐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유미야, 너 정말 강북에 안 돌아갈 거니?”사모님은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진실을 파헤치기 전에 절대 안 돌아가요. 엄마, 아빠, 호섭 씨는 두 분께 맡길게요.”사모님은 무척 아쉬워하며 사장님의 유골함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그 순간 사모님의 눈빛은 매우 복잡했다. 아쉬움과 슬픔, 괴로움 그리고 아름다운 지난날에 대한 그리움도 한데 섞여 있었다.나는 절친한 사람을 잃어본 적 없어 사모님의 심정을 깊이 공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족을 잃은 고통이 얼마나 괴로운지는 알고 있었다.나와 윤지은은 사모님을 위로하려고 했지만, 사모님은 우리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아무 말도 하지 마.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아니까.”사모님은 매우 침착했고 엉엉 울지도 않았다.그런 사모님의 모습이 나와 윤지은은 모두 걱정되었다.하지만 사모님이 말했다.“걱정할 거 없어. 내 상태는 내가 잘 알고 있으니까. 비록 슬프고 안타깝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있지 않을 거야. 호섭 씨도 내가 이러는 모습 원하지 않을 거야.”“유미야,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니 다행이야.”윤지은은 감개무량하듯 말했다. 하지만 내가 앞으로 다가가려 하자 이내 나를 째려봤다.‘벌써 하루가 지났는데 아직도 화가 안 풀렸나?’무엇보다 난 아직도 내가 대체 언제 무엇 때문에 윤지은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결국 나는 할 수 없이 묵묵히 두 사람을 따라 호텔로 돌아갔다.윤지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9화

    우리는 희망을 이연화에게 거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때문에 그 백수들이 소식을 전하기 전에 우리는 호텔에서 기다리기만 했다.하지만 윤지은은 호텔에 갇혀만 있으면 사모님이 답답해할까 봐 한가할 때면 사모님과 함께 산책하곤 했다.사모님이 자기 컨디션을 끌어 올리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우리는 알 수 있었다.하지만 동력과 희망이 없는 탓에 사모님은 좀처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Y시에 온 지 사흘 만에 강한나는 다시 강북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그러면서 떠나기 전 우리와 함께 시사 자리를 가졌다.“정말 여기 남아서 조사할 거야?”나와 윤지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강한나가 말했다.“알았어. 나도 도와줄 건 없으니 성공하길 빌게.”나와 윤지은은 곧바로 강한나가 우리에게 할 말이 있다는 걸 눈치챘다. 아니나 다를까, 사모님이 화장실 간 틈에 강한나는 얼른 우리에게 말했다.“호섭 씨 시신 어느 때 화장할 거야?”나와 윤지은은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몰라. 유미가 아직 동의하지 않았어.”그 말에 강한나가 말했다.“시체를 화장하지 않아도 시체에서 단서를 찾는 건 어려울 거야. 난 고인 편히 쉬게 해주는 게 좋다고 봐.”“하. 그런데 문제는 유미가...”사모님이 아쉬워하는 게 문제다.화장하지 않으면 그래도 보러 갈 수 있지만 화장하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사실 나도 강한나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우리도 그 말 이해해요. 사모님은 저희가 설득해 볼게요.”식사를 마친 뒤 강한나는 그 길로 떠났다.나와 윤지은은 호텔로 돌아가는 내내 어떻게 말을 꺼낼지 고민했다.“두 사람 먼저 돌아가. 난 장례식장에 가볼 거니까.”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우리는 사모님이 또 사장님 보러 간다는 걸 알았다.하지만 장례식장도 규정이 있는데, 아무 때나 들여보낼 수 있을 리가 없다.그건 다른 것도 아닌 시신이니까.그때 윤지은이 입을 열었다.“유미야, 이번에 보고 난 뒤 호섭 씨 편히 자게 해주자.”“안 돼!”사모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8화

    “왕정민 이 파렴치한 놈. 어떻게 이럴 수 있지?”분명 자기가 잘못했으면서 뻔뻔하게 애교 누나한테 집착하다니.“애교 누나는 그럼 어떻게 처리했어요? 신고는 했어요?”[애교가 예전보다 많이 강해졌더라고요. 그걸 다시 왕정민한테 보냈어요. 심지어 안에 뭔갈 더 추가해서.]“네? 하하. 애교 누나가 정말 변했네요.”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러니까요. 그것도 다 왕정민 때문에 할 수 없이 변한 거긴 하지만요. 애교가 만만한 줄 알고 애교만 괴롭히다니. 그렇게 대단하면 그 여자를 그렇게 괴롭히지... 아마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는 못 할 걸요.][그런 사람들은 원래 그래요. 여자들은 뭐 드세고 화를 자주 내는 여자가 되고 싶어서 되겠어요? 다 남자들이 행복한 줄 모르고 기어오르니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변한 거죠.][특히 우리 여자들은 가끔 독해질 필요가 있어요. 독하지 않으면 남들이 괴롭혀도 되는 줄 알아요...]나는 형수의 말에 백 번 동의한다.애교 누나가 이토록 강해졌다니 나는 많은 걱정을 덜 수 있었다. 형수도 마찬가지고.두 사람이 다른 사람의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내가 마음 놓고 할 일을 할 수 있다.형수와 한참 얘기한 뒤 나는 곧바로 애교 누나에게 전화했다.“누나, 왕정민 일은 왜 말 안 했어요?”애교 누나 목소리는 여전히 간질거리고 듣기 좋았다.[수호 씨가 Y시에 있는데 얘기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요? 수호 씨 가 나 때문에 와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나 이제 많이 변했어요. 다른 사람의 보호만 받으면서 살 수는 없어요.][그동안 아빠한테 반항하면서 독립적인 여자가 될 거라고 큰소리쳤는데, 지금껏 한 번도 그렇게 산 적이 없어요.][예전에 결혼에 묶여 나를 잃었고, 행복한 결혼만 있으면 모두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알았어요. 여자는 자기 마음이 강해져야 진짜 강한 거예요.]애교 누나의 말을 들으니 나는 순간 누나를 다시 알게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이 사람이 아직도 내가 알던 나약하기만 하고, 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7화

    “내가 방 하나 더 잡을게요.”나는 말하면서 방을 나가려고 했다. 그때 뒤에서 갑자기 사모님 목소리가 들렸다.“수호 씨, 먼저 내 침대에서 눈 붙여요.”고개를 돌아보니 사모님은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 내가 누울 공간을 내주었다.나는 속으로 거절했다.비록 사모님이 다른 마음 없이 그저 나를 휴식하라고 호의를 베푸는 거라는 걸 알지만, 사장님이 그런 일을 당했는데 내가 사모님과 같은 침대에 누워 있는 건 말도 안 됐다.게다가 윤지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는데, 내가 동의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나는 결국 거절했다.“아니에요. 가서 다른 방 구하면 돼요.”나는 다급히 방을 나가 프런트 데스크로 달려갔다.처음 온 날 우리는 사실 싱글룸 세 개를 잡았다. 하지만 나중에 사모님 상태가 걱정되어 나와 윤지은이 사모님 방에 들어와 지내게 되면서 나머지 싱글룸 두 개를 취소했다.확인 결과 더블룸 하나가 나왔다는 말에 나는 얼른 그 방을 잡았다. 그러면 사모님과 윤지은이 더블룸에서 함께 지내고 내가 싱글룸에서 지내면 되니까.나는 카드키를 챙겨 방으로 들어갔다. 이 방은 조용한 데다 환경도 좋아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내가 침대에 눕기 바쁘게 핸드폰이 징징 울렸다. 전화한 사람은 다름 아닌 형수였다.요즘 사장님 일 때문에 여기저기 달려 다니느라 형수와 오랫동안 얘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때문에 마침 조용한 틈을 타 나는 형수와 얘기하려고 여상 통화를 받았다.형수는 사모님 상태를 걱정하며 일의 진전을 물어봤다.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쉽지 않아요. 조사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어 한동안 여기서 지내야 할 것 같아요.”[수호 씨 사장님 내외가 수호 씨한테 그렇게 잘해줬는데, 이번 기회에 유미 씨 옆에서 많이 도와줘요.]형수가 말했다.그 말에 나는 고개를 힘껏 끄덕였다.“네, 저도 알아요. 형수는 요즘 어때요?”[좋아요. 잘 먹고 잘 자고 이제 천천히 걸을 수도 있어요.]“진짜예요? 사진 찍어 보내 봐요.”나는 너무 기뻐 흥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286화

    내가 노랑머리한테 준 것도 적은 돈이 아니었다. 족히 10만 원 가까이는 됐으니까. 백수들한테는 이것도 큰돈이나 다름없다.노랑머리 역시 같은 생각이었는지 결국 입을 다물었다.아직 대답을 못한 사람들은 얼른 다른 질문을 하라고 나를 재촉했다.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두 번째 질문을 했다.“그럼 혹시 이연화 혹은 조금희가 요즘 낯선 사람과 만난 걸 본 사람이 있어요?”그 물음에 모든 사람은 고개를 저었다. 그 순간 나는 실망했다.“세 번째 질문, 혹시 누가 나 대신 이연화를 감시할래요?”모든 사람이 동시에 손을 들었다.나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 그럼 다 같이 해요.”“그럼 돈은 어떻게 계산하는 거예요?”노랑머리가 물었다.나는 가방에서 또 돈 두 뭉치를 꺼냈다.“세 명이 감시해요. 한 사람당 200씩 줄게요.”세 사람의 눈은 커다래지더니 급기야 반짝반짝 빛이 났다.나는 세 사람에게 귀띔했다.“이 돈은 수고비예요. 누가 만약 유용한 단서를 제공하면 이 외에도 큰 보상을 받게 될 거예요.”‘역시 돈이 있으니 뭐든 쉽게 되네.’이 사람들이 나를 위해 성실하게 일하게 하려면 이 사람들 마음을 매수하는 게 우선이다.몇백만 원은 지금의 나한테 큰돈이 아니다. 무엇보다 사장님과 사모님을 도울 수 있다면 나는 뭐든 할 수 있다.모든 일을 마친 뒤 나는 다시 호텔로 돌아갔다.윤지은의 말을 들어보니 사모님은 이미 잠든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사모님 정서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기분이 다운된 사람은 쉽게 졸리고 무기력해지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나는 방금 전 일을 윤지은에게 말했다.“이번 일 조사하기 엄청 어려울 거예요. 언제 진실이 밝혀질지도 모르겠고. 장기전을 할 준비는 됐어요?나는 윤지은을 보며 말했다.그러자 윤지은이 나를 째려봤다.“그걸 말이라고 해? 유미는 내 베스트 프렌드야. 유미한테 이런 일이 생겼는데 내가 같이 있어 주지 않으면 누가 같이 있어 줘? 그러는 너야말로, 갑자기 왜 그런 말을 하는데? 설마

좋은 소설을 무료로 찾아 읽어보세요
GoodNovel 앱에서 수많은 인기 소설을 무료로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책을 다운로드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앱에서 책을 무료로 읽어보세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