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화

Author: 마나이
도범이 감격에 잠긴 사이, 꼬질한 모습을 한 여자아이가 문 앞으로 가더니 조심스럽게 안쪽을 살펴봤다.

네 다섯 살 정도 돼 보이는 야윈 여자아이의 피부는 조금 노란 것이 영양부족 상태인 듯했다.

“눈이 시율이랑 닮았네!”

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본 도범이 웃었다.

그때 박 씨 집안의 하인 하나가 나오더니 문을 지키고 선 보디가드를 보곤 아이를 데리고 구석으로 갔다.

여자아이가 박시율을 닮은 덕분인지는 몰라도 도범은 아이에게 눈길이 갔다. 그는 천천히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하인은 주머니에서 몰래 만두 두 개를 꺼내더니 아이에게 건네줬다.

“수아야, 오늘은 두 개 밖에 없어!”

“고맙습니다, 예쁜 언니!”

만두를 본 아이는 연신 침을 삼켰다. 뱃속에서도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배가 많이 고픈 것이 분명했다.

“얼른 먹어!”

하인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도련님도 참, 이렇게 매정할 필요는 없는데!”

“아니요, 가져가서 엄마랑 할아버지, 할머니랑 같이 먹을 거예요!”

만두를 손에 든 아이가 행복하게 웃었다. 손안에 든 만두 두 개는 아이에게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보물이라도 되는 듯했다.

그때, 스포츠카 한 대가 두 사람 옆에 멈춰 섰다. 스포츠카 뒤를 따르던 대여섯 대의 아우디 A6도 멈췄다.

“박이성?”

도범은 한눈에 남자를 알아봤다. 5년이 지나 박 씨 집안 도련님도 자랐지만 변화가 크진 않았다. 그는 여전히 곱고 보드라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도, 도련님…”

하인은 박이성을 보더니 안색이 새하얘져서는 얼른 만두를 빼앗아 등 뒤로 감추곤 벽 옆으로 물러섰다.

“지유야, 뭘 숨기는 거야? 꺼내 봐, 내가 확인해 봐야겠으니까!”

박이성이 웃으며 물었다.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인은 연신 고개를 저었고 여자아이 수아는 마치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수아야, 수아가 말해 봐, 이 언니가 방금 너한테 무엇을 준 거야?”

박이성이 무릎을 굽히고 안더니 앞에 있는 여자아이에게 물었다.

“안 알려줄 거예요, 나쁜 사람, 아주아주 나쁜 사람!”

수아가 고개를 들더니 입을 삐죽 내밀곤 말했다.

“나쁜 사람?”

아이의 말을 들은 박이성이 헛웃음을 터뜨렸다.

“네 엄마가 박 씨 집안의 이름에 먹칠을 하면서 너를 낳았으니 네 엄마야말로 나쁜 사람이지!”

말을 마친 박이성이 몸을 일으키더니 보디가드에게 눈짓했다.

두 명의 보디가드는 서로 마주 보더니 뜻을 알아차리곤 만두 두 개를 빼앗았다.

“지유 담도 크네, 감히 이런 잡종한테 먹을 걸 가져다주다니, 죽고 싶어서 그래?”

박이성이 차갑게 웃으며 지유의 뺨을 때렸다.

“나쁜 사람, 예쁜 언니 때리지 마세요!”

그 모습을 본 아이가 화가 나서 달려와 박이성의 다리를 잡더니 깨물기 시작했다.

“아!”

박이성이 고통스럽게 소리를 질렀고 수아를 바닥으로 밀쳤다.

“너 개야? 잡종 주제에 감히 날 깨물어?”

“흑흑, 나쁜 사람, 아주아주 나쁜 사람!”

바닥으로 넘어진 수아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예쁜 언니가 너한테 준 만두니까 먹어, 너랑 이 예쁜 언니랑 한 사람에 하나씩.”

박이성이 만두 두 개를 바닥에 던지더니 구두를 신은 발로 만두를 짓밟았다.

“안 먹으면 두 사람 손을 못 쓰게 만들어 줄 거야!”

“도련님, 제가 먹을게요, 아이는 그냥 내버려 두세요. 도련님, 제발, 제가 이렇게 빌게요. 그래도 수아는 시율 아가씨 딸이잖아요, 시율 아가씨는 도련님 사촌 동생이기도 하고요!”

박이성의 말을 들은 지유가 놀라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만두 두 개를 들고 구걸하는 눈빛으로 박이성을 바라봤다.

“시율이… 딸?”

도범은 그 말을 듣자마자 멍해졌다. 시율이한테 어떻게 딸이 생긴 거지? 게다가 시율이는 그래도 박 씨 집안의 아가씨인데 딸은 왜 저런 거지 모습을 하고 있는 거지?

“나를 기다리겠다고 하더니, 설마 내가 싸우러 간 사이에 이렇게 빨리 다른 사람한테 시집이라고 간 건가?”

도범의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씁쓸하게 웃었다. 자신이 너무 순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순진하게 박시율이 아직도 자신을 기다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이아버지가 전쟁터에서 죽은 지 벌써 몇 년이나 지났는지도 모르니 이 아이는 잡종이 확실해!”

“그리고 그 쓰레기 같은 배달부랑 가짜 결혼을 하라고 했더니 박시율은 그 쓰레기의 아이까지 임신했어, 아이를 지우라고 하는데도 기어코 낳았어!”

“그래서 오늘 같은 결말을 맞이한 거야, 모두 자처한 거라고. 우리 박 씨 집안의 명성에 먹칠을 했으니 이런 결말을 맞이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야!”

박이성이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박이성의 말을 들은 도범은 분노에 휩싸였다. 그러니까 저 꼬질한 모습을 한 여자아이가 자신의 딸이라고?

도범은 주먹을 쥐더니 눈시울을 붉혔다. 5년 동안 박시율은 무엇을 경험했던 것일까?

“먹을 거야 말 거야. 안 먹으면 오늘 여기에서 벗어날 생각하지 마!”

박이성이 더러워진 만두를 빼앗아오더니 한 손으로 수아를 들고 만두를 아이의 입속으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

“우웁, 나쁜 사람, 안 먹을 거예요, 이거 안 먹을 거예요…”

아이는 허공에서 두 다리로 마구잡이로 걷어차다 박이성의 옷을 찼다.

“이게, 죽고 싶어? 내 옷이 얼마나 비싼 줄 알아?”

그 모습을 본 박이성이 힘껏 수아를 내던졌다.

“이 짐승 같은 것, 수아 당신 조카야!”

도범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저렇게 작은 수아를 땅으로 던지다니?

더 이상 참지 못한 도범이 박이성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땅에 떨어지려던 수아를 받았다.

“아!”

수아는 적잖이 놀란 듯했다. 얼른 눈을 뜬 아이가 눈앞에서 의연한 얼굴을 한 남자를 바라봤다.

“아저씨는 누, 누구세요?”

도범을 바라보는 수아의 눈빛 속에는 두려움이 담겨있었다.

“무서워하지 마, 수아야. 이제 그 누구도 수아랑 수아 엄마를 괴롭히지 못할 거야!”

수아를 품에 안은 도범은 감격스러웠다. 혈육 간의 친밀감이 전해져왔기 때문이었다. 수아가 바로 자신의 딸이었다, 자신과 박시율의 딸이었다.

“당신 누구길래 감히 박 씨 집안일에 참견질이야?”

박이성이 화가 나서 소리쳤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도범은 많이 변했다. 평범한 배달부에서 대하의 유일한 장군이 되어 박이성은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일에 참견질을 좀 해야겠다!”

도범이 차가운 눈빛으로 박이성을 바라봤다. 그 사나운 기세에 박이성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수아야, 무서워하지 마. 내가 너를 지켜줄 테니까!”

도범이 다정하게 품 안의 수아를 바라보다 아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다들 멍청하게 서서 뭐해? 저 자식 손발 다 부려뜨려!”

박이성은 건장한 보디가드를 보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감히 겁도 없이 박 씨 집안 도련님 일에 참견을 해!”

열몇 명의 보디가드들이 도범을 둘러쌌다.

하지만 박이성이 눈 깜짝할 사이에 보디가드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아, 내 손!”

“발, 내 발!”

바닥에 쓰러진 보디가드를 본 박이성은 놀라 안색이 창백해졌다.

“너, 너 이 자식, 너 누구야? 나 박 씨 집안 도련님이야, 감히 나를 건드렸다간 좋은 꼴 못 볼 거야!”

박이성이 침을 삼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 너 대신 전쟁터에 나간 사람이다!”

도범이 사나운 눈빛으로 박이성을 바라보며 말했다.

“박이성, 내가 너 대신 전쟁터에 나가서 몇 번이나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는지 알아? 그런데 너는 내 딸한테 짓밟은 만두를 먹이려고 했어?”

“너, 네가 도범이라고? 말도 안 돼, 5년 동안 아무런 소식도 없다가 이렇게 살아서 돌아왔다고?”

박이성은 놀라서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박 씨 집안사람뿐만 아니라 중주의 모든 사람들이 도범은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매스컴의 보도에 의하면 피도 눈물도 없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전사가 수도 없이 많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미안하지만 나 도범은 목숨이 질겨서 쉽게 죽지 않아!”

도범이 차갑게 말을 하며 박이성을 걷어찼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 무릎을 꿇은 박이성이 고통스럽게 소리를 질렀다.

“이 만두 먹어, 아니면 네가 시율이 사촌 오빠든 말든 너 같은 짐승새끼 내가 죽여버릴 테니까!”

도범이 흙이 가득 묻은 만두를 박이성의 앞으로 던지며 냉랭하게 말했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atest chapter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73화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72화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71화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70화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9화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 무적이 되어 돌아온 남자   제2868화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