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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Penulis: 매실아아
여진수는 당장 경찰서로 달려가 실종 신고했다. 경찰은 내가 실종된지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여진수는 화장대에 올려둔 작업복을 보며 말했다.

“아마 일요일에 실종되었을 거예요.”

“아마요? 일요일이요? 오늘이 수요일인데 그동안 뭐 하고 있다가 이제 신고한 거예요?”

경찰의 말은 마치 총알처럼 여진수의 마음에 박혔다.

“마지막으로 본 착장이 어떤 거예요? 어디로 갔는지 알아요?”

경찰이 무슨 질문을 하든 여진수는 고개를 저으며 모른다고 말했다. 모르는 건 사실이었다.

내가 문을 박차고 나선 순간부터 여진수는 나를 찾은 적이 없었다.

엄마와 어머님이 내가 실종됐다는 사실을 알고 경찰서로 달려왔다.

여진수보다 두 어머니가 나에 관해 더 많이 알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희연을 본 건 토요일이었어요. 그날 내가 일어나다 넘어지는 바람에 희연이 급하게 병원으로 데려다줬거든요.”

장미옥의 말에 여진수가 얼른 장미옥의 몸을 살폈다.

“엄마, 어쩌다 넘어진 거예요? 왜 말을 안 해요?”

장미옥이 그런 여진수를 째려봤다.

“희연이가 너 바쁘다고 말하지 말자고 했어. 나와 사돈이 조금만 아파도 다 희연이가 병원에 같이 가줬어. 몹쓸 놈. 희연이 못 찾으면 이제 엄마라고 부르지도 마.”

친엄마인 장미옥이 이렇게 말하자 죄책감에 휩싸인 여진수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푹 숙였다.

아마 여진수도 내가 그를 위해 이렇게 많은 일을 했다는 걸 몰랐을 것이다.

“엄마, 걱정하지 말아요. 희연이 꼭 찾아낼게요. 아참, 아직 모르고 있었죠? 희연이 임신했대요.”

엄마와 어머님은 내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흥분한 나머지 두 손을 맞잡았다.

경찰도 내가 임신했다는 단서에 근거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소식을 찾을 수가 없었다.

경찰은 내가 버스를 탄 흔적을 찾지 못했기에 내가 아직 이곳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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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제된 아찔한 사랑   제11화

    여진수는 하루 만에 머리가 희끗해졌고 10년은 늙은 것 같았다.사건이 진실이 밝혀지자 경찰은 법정에 선처를 요구했다. 여진수는 사형을 면하고 25년 형을 받았지만 맹수지는 사형 선고를 받았다.25년 형을 받았다는 소식에 장미옥은 믿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더 경악스러운 건 여진수가 맹수지를 도와 내 시체를 훼손하고 여씨 가문의 핏줄을 죽였다는 것이었다.장미옥은 여진수의 어깨를 붙잡고 캐물었다.“왜 그랬어. 희연이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왜 그랬냐고. 이 나쁜 놈아.”여진수는 실성한 듯 장미옥의 말은 듣지 못하고 혼자 중얼거렸다.“희연아, 돌아와. 응? 우리 다시 시작하자.”[아니. 싫어.]다음 생이라는 게 있어도 싫었다.여진수는 옥살이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몸 상태가 점점 악화했다. 의사는 그가 우울증에 걸렸다고 했다.삶의 의지를 잃어서인지 여진수의 상태는 급격하게 나빠졌고 얼마 살지 못할 것 같았다.그렇게 3년이 지나 여진수는 감옥에서 생을 마감했다. 마지막 모습이 처참하기 그지없었다. 온몸이 썩어 문드러진 채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여진수가 죽자 내 영혼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나는 장미옥과 엄마를 따라 나를 묻은 묘지로 향했다. 두 사람은 나를 위해 기도문을 읊었다. 내가 다음 생에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기를 기원하는 내용이었다.기도문을 읊자 내 영혼도 점점 가벼워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내 영혼은 허공에서 사라졌다.나는 다음 생에도 여진수를 만날 일은 없을 거라고 믿었다. 다음 생은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 박제된 아찔한 사랑   제10화

    여진수는 자기가 와이프와 아이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하루 만에 겨우 소화했다.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얼른 경찰에게 맹수지가 한 짓임을 알려줬다.맹수지야말로 진정한 범인인데 이렇게 대신 죽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죽은 아내와 아이를 위해 복수해야만 했다.경찰은 신속하게 맹수지가 비행기를 타고 외국으로 도망가기 전에 공항에서 체포했다.여진수는 이번에 드디어 맹수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푹 꺼진 채 충혈된 눈으로 맹수지를 노려봤다.유리창으로 가로막히지만 않았어도 바로 맹수지를 덮쳐 갈기갈기 찢어 죽였을 것이다.“왜. 희연이가 뭘 잘못했다고 그래. 내 아이까지 가진 사람을 왜 그렇게 잔인하게 죽인 거야. 왜.”맹수지도 더는 발뺌할 수 없다는 걸 알았기에 전부 털어놓았다.“왜라니. 임희연이 너의 아이를 가졌잖아. 네가 아이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임희연이 아이를 가지면 너에게 접근할 기회가 없어지는데?”“애초에 임희연과 결혼한 것도 나랑 비슷하게 생겨서 그런 거 아니야? 내 대용품이 내 자리를 꿰차게 할 수는 없지. 너의 진정한 와이프는 나야.”맹수지의 말을 듣고 나서야 나는 내가 왜 죽었는지 알 것 같았다.일요일 저녁.나는 삼계탕을 들고 여진수를 찾아가 화해하면서 임신 사실을 알려주고 앞으로 싸우지 말고 잘살아 보자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실험실로 와보니 여진수는 맹수지를 꼭 끌어안은 채 웃고 떠들고 있었다.순간 나는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맹수지를 따라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5년이라는 결혼 생활을 이제 끝낼 때가 온 것 같았다. 나는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하지만 맹수지를 찾아 마무리는 해야 할 것 같아 맹수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렇게 따라 나온 맹수지가 나를 보자마자 비아냥댔다.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나는 대용품일 뿐이니 영원히 여진수를 가질 수 없을 거라고 말이다.나는 맹수지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며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이제 여진수 돌려줄게요.”이 말을 뒤로 나는 몸을 돌렸다. 하지만 그때 임신 결과지가 바닥으로 떨

  • 박제된 아찔한 사랑   제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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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제된 아찔한 사랑   제8화

    여진수는 경찰서로 연행되었다.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서인지 경찰이 질문해도 여진수는 침묵으로 일관했다.하지만 여진수는 차분할 수 있어도 맹수지는 아니었다. 여진수가 경찰에 잡힌 다음 날 맹수지도 똑같이 경찰에 연행되었다.맹수지는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발뺌했다.나는 그런 맹수지가 너무 우스웠다. 법치 사회에서 억울한 척한다고 받아야 할 벌을 피해 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나는 영혼 상태라 경찰이 어떻게 두 사람을 심문하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경찰은 먼저 심경이 매우 불안정한 맹수지부터 공략했다. 경찰은 맹수지에게 여진수가 모든 걸 자백했다고 말했다.맹수지는 처음에 믿지 않다가 경찰이 추궁하자 취약하던 방어선이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맹수지가 울며 말했다.“가서 여진수한테나 물어봐요. 시체가 어딨는지 아는 사람은 여진수지 내가 아니에요. 다 여진수가 한 짓이에요.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그러니까 풀어주세요.”경찰은 여진수가 있는 취조실로 들어가 여진수에게 말했다.“맹수지 씨가 모든 걸 자백했습니다. 주범은 여진수 씨라고 하더군요. 지금이라도 시원하게 자백하세요. 도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맹수지를 대신해 죄를 뒤집어쓰겠다고 했지만 맹수지가 모든 책임을 자기에게 밀었다는 말에 여진수도 깜짝 놀랐다. 그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마시더니 낮게 깔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맞아요. 다 내가 한 짓이에요…”“제 실험실에 표본이 몇 개 있는데 거기에 살인 증거가 담겨 있어요…”여진수는 더는 못 참겠는지 허리를 숙이고는 헛구역질하더니 어떻게 시체를 처리하고 표본으로 만들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털어놓았다.진술을 마친 여진수는 진이 빠진 듯 취조실 의자에 늘어졌다.“제가 훼손한 시체에 미안하네요. 죽어서도 온전치 못하니 편히 쉴 수도 없겠네요…”여진수의 말에 나는 웃음을 터트렸다.이제 와서 미안하다니, 너무 늦었다.경찰은 살인 및 사체 훼손으로 여진수를 감옥에 처넣었다. 맹수지는 여진수 덕분에 무죄로 석방될

  • 박제된 아찔한 사랑   제7화

    여진수는 경찰이 곧 찾아올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 전에 어떻게든 나를 찾아내야 했다.어느 날.여진수는 실험실에서 조수 이진성을 만났다.이진성은 여진수를 보자마자 뭔가 생각났는지 입을 열었다.“박사님, 사모님이 전에 박사님 주려고 삼계탕을 들고 왔다가 뭘 보셨는지 저 먹으라고 주셨거든요.”“먹었는데 정말 너무 맛있더라고요.”이진성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사모님께 레시피 좀 구해주시면 안 돼요? 배워서 여자 친구한테 해주게요.”이진성의 말에 여진수도 생각나는 게 있었다.나는 여진수와 대판 싸운 뒤로 문을 박차고 집을 나왔지만 뒤에 실험실로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 여진수는 맹수지와 얘기를 나누느라 나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여진수는 얼른 실험실 CCTV 영상을 확인했다.영상에는 일요일 저녁에 내가 그의 실험실로 찾아온 것으로 나왔다.그날 아침 여진수는 온라인으로 미팅하고 있었다. 미팅을 마치자 맹수지가 먼저 밥 먹자고 찾아왔다.이진성이 여진수에게 내가 찾아왔다고 말했지만 여진수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오히려 맹수지와 웃고 떠들며 얘기를 나누었다.CCTV 영상에서 나는 삼계탕이 담긴 도시락을 든 채 맹수지와 여진수가 꽁냥대는 걸 지켜보다 도시락을 이진성에게 주고 자리를 떠났다.얼마 지나지 않아 맹수지가 나를 뒤쫓아 나왔다.여진수는 영상을 보고 생각에 잠겼다. 그날에 있었던 일을 한번 회상했다. 맹수지는 원래 여진수와 밥을 먹자고 찾아왔다가 갑자기 걸려 온 전화 한 통에 서둘러 밖으로 나갔다.영상에서는 맹수지가 나와 같은 방향으로 나간 게 보였다. 이에 여진수는 맹수지가 나의 행방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기 시작했다.여진수는 맹수지를 찾아가려 했지만 경찰이 한발 먼저 그의 앞을 막아섰다.두 경찰이 경찰증을 보여주며 말했다.“여진수 씨죠? 살인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데 여진수 씨가 관련되어 있어서요. 서로 같이 가시죠.”

  • 박제된 아찔한 사랑   제6화

    경찰 단서도 여기서 끊겼다.여진수는 하루 종일 마음이 착잡했다. 그렇게 3일 후 여진수는 침대장에서 내가 남긴 이혼서류를 발견했다. 이혼서류에는 내 친필 사인이 보였다.그리고 이혼서류와 함께 메모장 하나도 발견되었다.[진수 씨, 이제 당신 놓아줄게요. 맹수지 씨와 잘 되길 바라요. 우리 이혼해요.]장미옥은 그 쪽지를 보자마자 여진수의 귀뺨을 후려치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네가 못 할 짓 했을 줄 알았어. 아니면 희연이가 왜 아이를 데리고 가출하고 우리가 찾지 못하게 행적까지 숨기겠어?”여진수가 부어오른 얼굴을 감싸 쥐며 말했다.“엄마, 내가 희연이 꼭 찾아낼게요. 내 아이를 가졌는데 멀리는 못 갔을 거예요.”여진수는 이혼 서류를 보고 내가 일부러 찾지 못하게 떠난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신고를 취하하려는데 뉴스 속보가 여진수의 시선을 앗아갔다.이튿날 아침.시체에서 벗겨낸 고깃덩어리를 넣은 비닐봉지가 공원을 청소하던 사람에게 발견되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바로 현장으로 향했다.경찰 감정을 통해 비닐봉지에 담긴 건 일반 돼지고기도 닭고기도 아닌 인육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이 사실이 보도되자 소식은 신속하게 퍼졌다. 뉴스를 보고 있는 여진수도 얼굴이 굳어졌고 바로 맹수지를 찾아갔다.“수지야, 비닐봉지 알아서 잘 처리한다며?”맹수지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며 어쩔 바를 몰라 했다.“미안해. 진수야. 사람이 잘 가지 않는 곳에 버리면 끝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경찰에게 알려질 줄은 몰랐어.”여진수의 안색이 너무 어두웠다.맹수지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여진수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진수야, 우리 이제 어떡해? 경찰이 찾아오지는 않겠지? 나 감옥 가기 싫어.”어찌 됐든 간에 여진수와 맹수지는 지금 한배를 타고 있었다.여진수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불안을 꾹꾹 눌러 담으며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 정말 경찰이 찾아온다 해도 다 내가 한 짓이라고, 너랑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할 거야…”여진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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