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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Author: 김하이
점심에 간단히 축하 모임을 가진 후, 차정원은 송하나를 별장으로 데려다주었다.

그녀는 제연시로 떠날 준비에 착수했다.

먼저 뭉치의 장난감, 간식, 일상용품을 꼼꼼히 싸서 큰 상자에 넣었다.

발밑에서 맴도는 귀여운 녀석을 보다가 쭈그려 앉아 부드러운 털을 살살 쓰다듬었다.

뭉치도 이별이 다가왔음을 직감한 듯 불안하게 코를 그녀의 손바닥에 비볐다. 동그란 붉은 눈에는 애틋한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뭉치야.”

그녀는 뭉치를 안아 들고 따뜻한 털에 얼굴을 비비며 다정하게 말했다.

“엄마가 잠시 떠나야 하니 앞으로 정원 삼촌 말 잘 들어야 해.”

뭉치를 조심스럽게 반려동물 운반 상자에 넣을 때, 송하나의 눈가가 살짝 시큰했다.

“변호사님, 뭉치 잘 부탁드려요.”

차정원이 온화한 눈빛으로 상자를 받아 들었다.

“걱정 마. 매일 뭉치 영상 보내줄게.”

차정원과 뭉치를 보낸 뒤, 그녀는 본격적으로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제연시는 기후가 더 추워서 두꺼운 옷을 몇 벌 더 챙겼더니 여행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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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34화

    차정원이 잔해를 가지고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숲에서 갑자기 날카로운 총성이 연달아 울려 퍼졌다.탕! 탕탕!날카로운 소리가 광기를 머금은 채 숲속의 고요함을 깨뜨렸다.빅토르는 마음속 깊은 곳에 쌓인 분노를 삭이지 못한 채 사냥총을 들고 숲으로 뛰어들었다.꼭 마치 미친 사람처럼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동물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살아있는 그 어떤 것도 놓치지 않았다.부하들은 감히 그를 막아서지 못하고 뒤에서 전전긍긍하며 현장을 수습할 뿐이었다.집사도 광기에 사로잡힌 빅토르의 모습을 보더니 황급히 전화를 걸어 더 많은 인력을 불러 모았다. 산 전체를 봉쇄하라 명하며 아무도 이곳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았다.한편 차정원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이라도 다루듯 조심스럽게 상자를 품에 안고 호텔로 돌아왔다.곧이어 탁자 위에 살며시 내려놓고는 묵묵히 욕실로 들어섰다.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소리가 한참 동안 귓가를 때렸다. 그 소리는 안에서 터져 나오는 극한으로 억눌린 흐느낌을 집어삼켰다.밖으로 나왔을 때, 남자의 눈가는 붉게 충혈되었지만, 표정만은 잔잔한 평온을 되찾은 듯했다.그 평온함은 모든 시름을 놓아버린 안도감이 아니라 감정이 죽어버린 깊은 체념에 가까웠다.차정원은 송하나의 유해를 본국으로 이송하는 일련의 절차를 처리하기 시작했다.개인 비행기를 예약하고 국경을 넘는 서류들을 처리하며 모든 과정이 빈틈없이 이루어졌다. 마치 지극히 평범한 업무를 해결하듯 말이다.뒤늦게 소식을 접한 임창진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의 목소리에는 감추기 힘든 죄책감과 안타까움이 묻어났다.“미안하다, 정원아. 하나를 무사히 찾도록 도와주질 못했구나...”차정원은 휴대폰을 잡고 나직이 대답했다.“아니요. 아저씨는 이미 최선을 다하셨어요.”그는 누구보다 잘 안다. 임창진이 뒤에서 은밀히 압력을 행사하고 다방면으로 조율해주지 않았다면 자신의 힘만으로는 빅토르와 맞설 수도, 송하나를 무사히 데려올 수도 없었을 것이다.이 은혜를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지만, 지금은 고마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33화

    빅토르는 결코 지지 않았다. 눈빛에 서린 살기는 상대를 집어삼킬 듯 위협적이었다.그는 턱을 살짝 치켜들며 부하들에게 언제든 움직일 준비를 하라고 신호했다. 물러설 기미라곤 찾아볼 수가 없었다.양측은 오랜 시간 팽팽하게 대치했고 공기마저 타들어 갈 지경이었다.차정원은 너무 잘 알고 있다. 총을 쏴서 송하나를 위해 복수할 수 있다 해도 그것은 필연적으로 양국의 갈등을 촉발할 것이며 심지어는 임창진에게까지 피해를 줄 것이다.결국, 정부 관계자의 중재와 현실적인 판단 앞에 차정원은 방아쇠에서 손을 떼고 천천히 총을 내렸다.하지만 그의 눈빛에 담긴 적의는 여전히 날카로웠고 이 기세로 빅토르를 삼켜버릴 정도였다.거센 폭풍이 잠시 잦아들었다.차정원은 몸을 돌려 바닥에 흩어진 옷가지와 잔해들을 조심스럽게 그러모았다. 송하나를 이곳에서 데리고 나가기 위해서였다.그의 아내 송하나, 목숨을 다해 지켜야 할 송하나, 잔해만 남았을지라도 집으로 데려가야 했다.이제 막 떠나려 하는데 빅토르가 앞을 막아서며 집요하게 쏘아붙였다.“내가 먼저 찾았어. 이리 내!”그에게 송하나란 이미 소유물과 다름없다. 죽어서 잔해만 남았을지라도 마땅히 자신에게 속해야 한다.차정원의 두 눈이 시뻘겋게 충혈되었다. 그는 고개를 홱 젖히더니 반박에 나섰다.“하나 내 아내야! 너 따위가 함부로 손댈 자격 없어. 감히 어딜 데려가? 우리 하나 털끝 하나 건드리기만 해봐.”양측은 또다시 대치 상태에 빠졌다.옆에 있는 정부 관계자는 속이 다 타들어 갈 지경이지만 이들 사이에 끼어들 틈이 없었다. 저기압이 돼버린 현장 분위기, 숨 막히는 압박감이 주위를 맴돌았다.바로 그때,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질주해 오더니 길가에 멈춰 섰다.에르빈 교수가 서둘러 차에서 내려 통제선 안으로 들어섰다.그는 눈앞의 끔찍한 옷가지와 잔해들을 보며 얼굴에 순식간에 고통이 차올랐다.그는 곧장 빅토르 앞으로 다가가 차분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는 위압감이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송하나 씨는 이미 죽었어. 너에겐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32화

    최로운의 말은 청천벽력처럼 차정원과 이강우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두 사람은 제자리에 굳어버린 채 몇 초간 숨이 다 멎을 지경이었다.며칠째 이어진 수색과 밤샘의 고통으로 그들의 몸과 마음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하지만 바로 지금 모든 희망과 기대가 이 한마디에 처참하게 짓밟혔다.잠깐 싸늘한 침묵이 흐른 뒤 두 사람은 미친 듯이 차를 몰아 도시 외곽의 숲으로 내달렸다.현장에 도착했을 때, 경찰은 이미 통제선을 설치하여 출입을 통제했다.부검의들은 흩어진 옷가지와 부서진 잔해들을 조심스럽게 수습했고 그 옆에 빅토르가 서 있었다.평소의 오만함은 온데간데없고 얼굴은 핏기없이 창백했으며 회색빛이 감도는 푸른 눈동자에는 붉은 핏발이 잔뜩 섰다.그 모습을 본 차정원은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막아서는 경찰관을 거칠게 밀치고 걸음을 비틀거리며 통제선을 넘어섰다.바닥에 흩어진 피로 얼룩진 옷가지를 보자 온몸의 기력이 쫙 빠지고 다리에 힘이 풀리며 그대로 주저앉을 뻔했다.심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갈기갈기 찢겨 나가는 듯했고 끔찍한 고통이 혈관을 타고 사지로 퍼져나갔다. 숨을 쉴 때마다 가슴을 후벼 파듯이 괴로웠다.그는 차마 더 깊이 생각할 수 없었다.사랑하는 그녀가 그 순간 얼마나 아프고 절망적이었을까.한편 이강우는 떨리는 몸으로 쪼그려 앉아 조심스럽게 옷가지를 집어 들었다. 손끝으로 옷감의 핏자국과 찢어진 결을 쓸어내리며 눈동자가 빨갛게 충혈되었다.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최로운과 차설아의 결혼식이었다.차정원이 사람들 앞에서 그녀에게 청혼하던 날.별빛보다 찬란한 송하나의 눈빛, 그토록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이었는데 다시 마주했을 때는 이토록 참혹하다니.늘 냉정하고 침착함을 잃지 않던 이강우였으나 지금은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려 바닥을 얼룩져 놓았다.가슴 깊이 차오르는 후회, 이럴 줄 알았으면 애초에 누가 뭐래도 송하나를 놓아주는 게 아닌데.설령 그녀가 자신을 미워하고 원망한다 할지라도 억지로 옆에 붙잡아 두는 건데.적어도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31화

    심성빈은 품 안의 온기를 느꼈다. 코끝을 스치는 송하나의 은은한 향기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득한 그리움과 덧없는 소망이 샘솟았다. 마치 먼 시간을 건너온 듯한 착잡한 감정이 온몸을 휘감았다.지금 이 순간 거짓된 친밀함이 연극이 아니라 현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그녀가 자신의 명실상부한 아내가 되어 매일 퇴근 후면 이렇게 함께 저녁을 먹고 산책하며 소박하고 따스한 일상을 보낼 수 있기를...최로운이 SNS에 연신 아내와 딸 자랑을 늘어놓을 때마다 심성빈은 자신도 송하나와 함께 둘만의 가정을 꾸리고 둘을 쏙 빼닮은 아이를 갖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에 잠기곤 했다.며칠 후, 경호원이 황급히 달려와 보고했다.“대표님, 별장 주변을 맴돌던 수상한 사람들이 확연히 줄었습니다.”심성빈의 눈가에 찰나의 깨달음이 스쳤다.빅토르는 결국 그가 집에 여자를 숨겼다는 거짓말을 믿고 잠시 의심을 접고서 인력을 다른 곳으로 돌린 게 틀림없다.하지만 이것은 단지 임시방편일 뿐 안심할 수는 없었다.빅토르처럼 집요하고 광적인 인간은 송하나의 행방을 완전히 파악하기 전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터.만약 그가 계속 파고든다면 결국 꼬리가 잡힐 것이다.후환을 완전히 없애려면 그의 모든 기대를 산산조각내야 한다.심성빈은 미리 준비해 둔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그는 몰래 사람을 시켜서 송하나와 비슷한 체격의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여성의 시신을 찾아냈다.곧이어 시신의 옷을 송하나가 실종 당시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히고 옷가지에는 송하나의 머리카락과 피 등 DNA 샘플까지 뿌렸다.그 후, 마치 짐승에게 습격당한 것처럼 현장을 꾸미고 그 끔찍한 잔해를 인적이 드문 외딴 숲에 버렸다.며칠 뒤 산에 약초를 캐러 간 어느 농부가 흩어진 옷가지와 잔해를 발견하고는 경악하여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DNA를 채취하고 대조한 결과 송하나의 DNA와 완전히 일치하게 나왔다.이 소식은 금세 빅토르의 귀에 들어갔다.그는 순간 이성의 끈을 놓아버릴 것만 같았다. 지체 없이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30화

    “겉모습으로 보아 아마도 심성빈 씨가 몰래 데리고 사는 애인일 테고 게다가 임신 중인 것 같습니다. 별장에 있는 가정부와 개인 의사들까지 전부 임신한 그 여자의 시중을 들고 있거든요.”빅토르는 사진 속의 전혀 낯선 얼굴을 뚫어지게 노려보았다. 회색빛이 감도는 푸른 눈동자에 불만과 아쉬움이 맴돌았다.반복해서 대조했지만, 이 여자는 분명 송하나가 아니었다.그는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기 시작했다.설마...그녀가 정말 심성빈 곁에 없는 걸까?자신의 연이은 추적이 또다시 빗나갔다는 말인가?빅토르의 병적인 집착은 그를 쉽게 포기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그는 머리를 번쩍 들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계속 조사해서 이 여자의 신상을 철저히 밝혀내! 24시간 내내 별장 감시하고 아주 작은 움직임이라도 놓치지 마!”하지만 부하들이 조사한 결과는 마침 심성빈이 정교하게 꾸민 함정이었다.그는 이미 송하나를 위해 완벽한 새 신분과 새로운 배경을 세팅해 놓았다.여자의 이름은 김서윤, 22세, 집안 형편이 어려운 유학생으로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었다.나이트클럽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시절, 우연히 심성빈의 눈에 띄어 비밀 애인 노릇을 하더니 몇 달 전 예상치 못하게 임신을 했다.심성빈의 신분으로서는 아무런 기반이나 배경도 없는 이런 여자와 결혼할 리가 없었다.그는 아이를 남기고 싶었지만, 자신의 신분과 지위 때문에 경쟁자들과 언론이 이를 빌미로 삼을까 두려워 김서윤을 비밀리에 별장에 안착시키고 외부와의 모든 소식을 차단했다.심성빈처럼 돈과 권력을 지닌 남자는 밖에서 몰래 여자를 만나고 사생아를 키우는 것이 너무나도 흔한 일이었다.이런 일들은 공식 석상에 내세울 수 없기에 자연스럽게 사생활 보호에 각별히 신경 썼다.모든 게 합리적이고 논리적인지라 어떠한 허점도 찾아내기 어려웠다.더욱 치밀했던 이유는 현실에 실제로 김서윤이라는 사람이 존재했다.다만 심성빈의 부하들이 김서윤과 관련된 모든 사진을 가면을 쓴 송하나의 모습으로 교체했다.빅토

  • 별이 되어 빛나리   제829화

    전화를 끊은 심성빈은 즉시 사람을 시켜 맛있는 음식과 재미있는 것들을 총동원해 별장으로 긴급 배송했다. 송하나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서였다.한편 그는 텅 빈 사무실에 홀로 앉아 모니터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마음은 온통 송하나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어느 날 오후, 송하나는 날씨가 좋아서 뒷마당으로 산책을 나섰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이 갑자기 변덕을 부렸다. 거센 바람이 몰아치더니 곧이어 장대비가 쏟아졌다.가정부가 일기 예보를 잊었는지 송하나에게 미리 외투를 준비해주지 못했다.그녀는 비를 맞으며 바람을 쐬다가 끝내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한밤중이 되자 송하나는 갑자기 고열에 시달렸다. 온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웠고 의식이 흐릿해졌으며 입에서는 헛소리까지 새어 나왔다.덜컥 겁이 난 가정부는 황급히 심성빈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를 받는 순간, 남자는 안색이 돌변하여 망설임 없이 별장으로 돌아갔다.가는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하나는 무조건 무사해야 해!’별장에 도착하자 개인 의사가 이미 그녀에게 해열제를 놓았고 한창 체온을 재는 중이었다.심성빈은 재빨리 침대로 달려가 열에 시달려 빨개진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며 속상하면서도 분노가 치밀었다.이토록 연약하고 무기력한 송하나의 모습에 속상했고 가정부의 부주의함에 분노했다.그는 가정부들을 거실로 불러왔다. 낮게 깔린 목소리에 등골이 서늘해지는 한기가 감돌았다.“너희들 월급이 시장가의 다섯 배인 건 알지? 최선을 다해서 하나 보살피라고 그 돈을 주는 거잖아! 오늘 같은 일이 또 발생하면 그땐 나도 어떻게 나올지 몰라!”가정부들은 고개를 숙이고 감히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심성빈은 더 이상 질책하지 않고 송하나의 방으로 돌아갔다. 밤새도록 그녀 곁을 지키며 때때로 물에 적신 수건으로 그녀의 이마를 닦아주고 반복해서 체온을 확인했다. 그의 눈가에는 애처로움과 불안감이 역력히 드러났다.날이 밝아올 무렵, 송하나의 열이 마침내 내렸고 숨결

  • 별이 되어 빛나리   제55화

    정곡을 찔린 송태리는 눈을 부릅뜨며 소리를 높였다.“너!”“닥쳐!”송하나는 단호한 목소리로 송태리의 말을 끊으며 날카롭게 한 글자 한 글자 내뱉었다. “옛날 같았으면 너는 첩도 아닌 신분이야! 정부인 앞에서 고개를 조아려도 모자랄 판에 네가 뭔데 나를 비아냥거려. 이씨 가문을 대신해 예의를 가르치는 거니까 새겨들어!”송하나는 분노에 몸이 떨리고 있었다.“너! 너 딱 기다려. 지금 바로 강우 씨를 불러내서 제대로 혼내줄 테니까!”“얼마든지.”송하나는 개의치 않았다. 이미 상황이 여기까지 왔는데 이강우가 뭐라고 한들 두려

  • 별이 되어 빛나리   제56화

    심성빈은 말없이 한들을 손끝으로 가볍게 두드렸다.그의 시선은 백미러에 고정되어 있었다.송하나는 흰 셔츠에 연청색 바지를 차려입고 차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바닷바람에 그녀의 머리카락이 나부끼고 햇살을 가득 받은 모습은 청순하면서도 묘한 서늘함을 풍겼다.심성빈의 입가에 미묘한 미소가 스쳤고 그는 무의식적으로 도어락을 해제했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송하나가 차에 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송하나가 차 문손잡이에 손을 뻗는 순간, 이강우의 롤스로이스가 끼어들어 정확히 그녀 맞은편에 멈춰 섰다.“태리야, 너는 성빈이 차에 타.”

  • 별이 되어 빛나리   제58화

    이강우의 얼굴에 그림자가 깊게 드리웠다.그는 일을 처리할 때면 빠르고 단호함을 원칙으로 삼는 사람이었기에 이런 식으로 발목이 잡히는 상황을 가장 견디기 어려워했다.“얼마나 걸릴 것 같습니까?”“최소 석 달은 걸릴 것 같습니다.”윤태오가 무거운 어조로 한숨을 내쉬었다.“상대측이 철저히 준비해 온 모양입니다. 이 시점에 소송을 제기한 것도 우리의 허를 찌르려는 의도일 수 있어요.”이강우는 서류를 책상 위에 내던졌다.‘석 달이라...'그것은 명목상으로나마 이어지고 있는 송하나와의 결혼생활이 최소 석 달은 더 유지되어야 한다

  • 별이 되어 빛나리   제53화

    “심성빈, 뭘 그렇게 멍하니 보고 있어?”뒤에서 최로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성빈이 고개를 돌리자 마침 엘리베이터에서 이강우 일행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아무것도 아니야.”그는 시선을 거두며 말을 아꼈다.“이제 다 모였으니 모터보트 경주나 해볼까?”최로운이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며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지는 사람은 이긴 사람 이름으로 자선 단체에 2천만 원 기부하기!”이강우가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심성빈은 새로 가져온 커피를 받아 들며 덧붙였다.“나도 좋아.”송태리는 잠시 망설이다가 머뭇거리며 말했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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