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시 모 병원.“자궁외임신이에요. 나팔관이 파열되면 정말 위험해요. 이렇게 큰 수술인데 왜 혼자 오셨어요? 남편은 어디 있는 거죠? 당장 불러서 서명받아야 해요!”송하나는 복부가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을 참으며 전화를 걸었다.통화연결음이 한참이나 울리고 마침내 전화기 너머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야?”“강우 씨, 바빠요? 배가 너무 아픈데, 당신이 좀...”“됐어!”그녀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짜증이 섞인 목소리가 가차 없이 심장을 후벼팠다.“배 아프면 의사 찾아. 나 바빠!”“강우 씨, 누구예요?”전화기 너머로 낯선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니야, 아무것도.”그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어떤 게 더 마음에 들어? 골라봐, 내가 사줄게.”귓가에는 통화가 끊긴 연결음이 뚜뚜 울렸다.송하나의 심장이 칼날에 베이듯 잔인하게 찢겨 나갔다.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지고 호흡이 가빠지자 의사가 다급하게 외쳤다.“안 되겠다. 당장 수술실 준비해. 이 환자분 수술 진행해야겠어.”송하나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병실에 누워 있었다.“이제 정신이 좀 들어요? 환자분 어젯밤에 정말 위험했어요. 다행히 제때 수술해서 목숨을 건졌어요!”간호사가 링거를 놓으며 투덜거렸다.“환자분 남편 참 너무하네요! 이렇게 큰 수술을 했는데 어쩌면 얼굴 한번 안 비춰요? 정말 무책임하네요!”“자, 여기 간호센터 전화예요. 필요하시면 간병인 부르세요.”“고맙습니다.”송하나는 간호사가 건네는 명함을 받았다.휴대폰을 꺼내 간호센터에 전화를 걸려던 순간, 화면에 갑자기 [핫 뉴스] 알림이 떴다.[강현 갑부 이원 그룹 이강우 대표, 연인을 위해 경매 최고가 280억 원 들여 마담 뒤 바리 다이아몬드 목걸이 낙찰!]강렬한 타이틀에 송하나는 동공 지진을 일으켰다.사진 속 티 없이 완벽한 얼굴의 소유자는 바로 그녀의 남편 이강우였다.송하나는 그가 항상 수치스럽게 느끼는, 숨겨야만 하는 아내였다.결혼 생활 4년 동안 이강우는 그녀에게 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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