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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Author: 정대천
그는 알고 있었다. 부엌에서 제멋대로 차려 준 음식이 아니라는걸. 분명 그녀가 따로 일러 두었을 터였다.

윤수혁은 곁들여 나온 반찬과 함께 국수 한 그릇을 빠르게 비웠다. 배가 부르자 온몸이 한결 풀리는 듯했다.

“더 있느냐?”

그가 올려다보며 묻자 부엌에서 온 이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고 있었다.

그가 마치 산해진미라도 먹은 듯한 표정으로 국수를 비우는 걸 보고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있습니다, 있습니다. 바로 가져오겠습니다.”

배를 든든히 채운 뒤 윤수혁은 몸을 날려 지붕 위로 올라갔다. 기와에 비스듬히 기대앉아 둥근 달빛이 쏟아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그의 시선은 창란원을 향했는데, 등불은 이미 꺼져 있었다. 아마 이미 잠자리에 들었을 것이다.

윤수혁은 창란원 주변에 어른거리는 그림자들을 가만히 살폈다.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거리. 창란원 안으로는 들어오지 않되 분명히 밖에서 그녀를 지키고 있었다. 게다가 두 무리가 번갈아 가며 교대하기까지 했다.

그 순간, 윤수혁의 머릿속에 역관에서 자신을 뒤쫓아 나오던 그 인물이 떠올랐다. 움직임이 극히 날쌔고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던 자였다. 그를 떼어내기까지 적잖은 수고가 필요했었다.

윤수혁의 눈빛이 점점 깊어졌다.

춘진각 동쪽 익실에서 그녀는 몸을 낮추기까지 하며 사내 앞에서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 역시 전부 이도현의 심복일 것이다.

윤수혁은 한참을 더 바라보다가 지붕에서 내려와 방으로 돌아갔다.

이튿날 아침, 그는 몸을 씻고 옷을 단정히 갈아입은 후 큰 마님의 처소로 문안 인사를 드리러 갔다. 그녀의 뜰에 이르렀을 때 마침 막 도착한 신수빈을 마주쳤다.

큰 마님은 몸이 편치 않아 기상이 늦은 터라 두 사람은 마당에 서서 기다렸다.

윤수혁은 신수빈한테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한편, 그녀는 그에게서 불어오는 아주 옅은 비누풀 향을 맡았다. 맑고 산뜻한 향기였다. 윤수혁은 여느 세가 자제들처럼 향을 쓰는 습관이 없었기에 옷에는 늘 비누풀로 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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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96화

    신수빈에게 그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녀의 마음은 꽤나 조급했다.이도현이 돌아왔다 한들 그 사람이 끝내 입을 열지 않는다면 그 역시 어찌할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이 일의 내막을 알고 있는 사람은 신도연뿐이었다.그에게 직접 물어야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마침 그때, 이도현 곁을 지키던 우시위 장녕이 경성으로 돌아와 신수빈에게 영패 하나를 건네 왔다.“마님, 우시위는 신분이 특별해 댁 안으로 들어와 마님을 뵙기가 어렵습니다. 마님께서도 때를 보아 한 번 밖으로 나와 주실 수 있겠습니까?”신수빈은 손에 든 영패를 내려다보았다.검은 쇳덩이처럼 묵직한 패였고 위에는 불꽃 모양의 문양 하나만 새겨져 있었다.그녀는 그 표식을 본 적이 없었다.“이것은 무엇이냐?”“왕야의 전용 영패입니다. 이 패를 보는 것은 곧 왕야를 뵙는 것과 같습니다. 왕야께서 우시위에게 이 영패를 마님께 전하라 하신 것은 분명 따로 쓰임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신수빈은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이내 영패를 품속에 넣었다. 그리고 적당한 기회를 보아 밖으로 나가 장녕을 만나기로 했다.만남의 장소는 천일각 안쪽 사랑채로 정해졌다.장녕은 눈앞의 윤 씨 마님이 왕야가 가장 아끼시는 사람임을 잘 알고 있었기에 예를 올릴 때도 마치 왕야를 뵙는 것처럼 공손하게 했다.“마님, 왕야께서는 이미 도련님의 일을 모두 알고 계십니다. 다만 지금은 선황의 기일이 코앞이라 경무에 매여 자리를 비우시기 어렵고 손을 떼어 이 일을 직접 처리하시기도 난처한 형편이십니다. 혹여 마님께서 근심이 깊어질까 염려하셔서 특별히 저를 보내어 소식을 전하라 하셨습니다.”그 말만으로도 이도현이 오라버니의 결백을 믿고 있다는 뜻이었다.신수빈은 그제서야 마음이 조금 놓이는듯 했다.“수고가 많다. 다만 내 오라버니는 지금 대리사 옥에 갇혀 아무도 면회를 허락받지 못하고 있으니 마음이 놓이질 않는구나. 내가 직접 한 번 오라버니를 뵙고 싶은데 왕야께서 방도를 내어 주실 수는 없는 것이냐?”장녕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95화

    이도현은 문득 마음이 동해져서 옷걸이에 걸려 있던 겉옷을 집어 걸치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그러나 몇 걸음 걸어 밤빛 속으로 들어섰을 즈음,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여기서 경성까지는 아무리 말을 재촉해 달려도 꼬박 하룻밤은 걸렸는데, 지금 이미 해시 무렵이니, 내일 조회 전에도 돌아올 수 없다는 현실을 맞이했기 때문이다.밤바람이 서서히 불어와 가슴속에 치밀던 충동을 씻어 내리는 듯했다.그는 손에 든 향낭을 꼭 쥔 채 한동안 서 있다가, 나직이 웃음을 흘리며 몸을 돌려 본채로 돌아갔다.다음 날 이른 아침, 신수빈은 이도현이 직접 써 보낸 글씨를 건네받았다.봉을 풀어 한 번 펼쳐 보니, 그의 글씨는 그 사람과 꼭 닮아 있었다.은갈고리와 쇠칼로 그어 놓은 듯 힘이 서려 있었고, 획마다 기세가 밖으로 뻗어 나가서 종이가 찢길 것 같은 정도였다. 신수빈은 그가 서안 앞에 서서 마음껏 붓을 놀리고 있을 모습을 눈앞에 그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그녀는 사람을 시켜 신병문에게 보내도록 했다.그러자 청하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마님, 밤늦게까지 새워 가며 겨우 완성하신 향낭인데요. 보낼 때 어찌하여 도련님 일은 말씀도 안 올리신 겁니까?”“청하, 너는 몰라. 그 사람은 내가 관가 일에 직접 손을 대는 꼴을 보면 분명 못마땅해할 거야. 내가 그의 마음속에서 차지한 자리는 아직 그가 나 하나 때문에 조정을 흔들 만큼 대단한 자리가 못 된다. 이 정도가 오히려 딱 좋아. 그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자질구레한 일 하나쯤으로 나와 신 씨 집안을 기억하게 하고, 신 씨 집안이 어떤 사람들의 집인지 떠올리게 하면 그만이야. 돈 몇 냥에 눈이 멀어 집안 기풍을 더럽힐 집안이 아니라는 것만 알아 두면 되지. 뭐… 나야…”신수빈은 말을 멈추며 천천히 숨을 고르고는 이내 눈썹 끝에 옅은 비웃음을 띠우더니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내가 어떤 꼴이 되든 상관없어. 그가 아직 나라는 사람에게 질려 버리지만 않는다면, 계속 내 손안의 말로 써 먹으면 그뿐이니까.”청아는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94화

    신수빈은 따로 품고 있는 생각이 있었다.그는 지위도 높고 권세도 막강한 사내였다. 지금은 자신에게 막 새로이 마음이 기울어 있겠지만 어쨌든 그녀는 그의 곁에 있지 않았고 그의 주위에는 이미 다른 여인이 있었다.신수빈은 그가 여자를 얼마나 두었는지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다만 앞으로의 일에 그를 써먹어야 하는 만큼, 조금은 공을 들여 그의 마음을 붙잡아 둘 필요가 있었다.그에게 보낼 향낭에는 자신의 몸에서 나는 향과 가까운 향재를 넣었다. 그녀는 지금 이 죽일 놈의 사내를 달래 주려는 셈이었다.신수빈은 향낭에 용무늬를 수놓지는 않았다. 그 밤에 그가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정말로 용무늬를 수놓아 보낸다면 그는 그것을 차고 바깥에 나설 수 없을 터였다.그녀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가장 단정하고 기품 있는 상서로운 무늬를 골라 수를 놓았다. 그의 신분에도 잘 어울리며, 길한 뜻도 담긴 무늬였다.그녀는 실을 비틀어 바꾸고 다시 꿰매기를 되풀이했다. 중간에는 하도 졸려 눈을 비비기도 했다. 바늘끝에 손가락을 몇 번이나 찔려 피가 배어나왔지만, 마침내 자시 무렵이 되어서야 향낭 하나를 완성할 수 있었다.향재를 향낭 안에 채워 넣은 뒤, 그녀는 일어나 굽은 허리를 한 번 주무르며 몸을 폈다. 이어 서안 앞으로 걸어가 직접 붓을 들어 편지를 한 통 썼다. 글을 다 쓴 뒤에, 아직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은보에게 봉투를 건네며 명했다.“밖에는 아마 왕야의 사람들이 나와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전해서 왕야께 올리라 하거라.”은보는 근처 어딘가에 암위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기는 했지만 은보와 금자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은보는 낮게 대답을 남기고 문을 나서 마당 속으로 몸을 감추었다.이도현이 향낭을 받은 것은 그날 밤이 되어서였다. 그는 신수빈이 친필로 적어 보낸 편지를 바라보았다. 얼굴은 내내 평온했으나, 입꼬리가 올라가는듯한 기색까지 숨기지는 못했다.행궁에 머무는 며칠 동안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93화

    관사는 신병문을 모시며 동서남북을 따라다니는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다.그런 그를 이렇게까지 허둥지둥하게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보통 일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었다.신병문이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일이기에 이토록 놀라 허둥대는 것이냐?”관사가 서찰을 내밀며 숨을 가쁘게 몰아쉬었다.“도련님 곁에 있던 측근이 사람을 보내, 말을 재촉해 올린 서찰입니다. 도련님께서 하천을 수축하는 데 쓰인 은전을 착복하고 수하 감리들과 나누어 가지려다, 그 감리에게 고변을 당했다 합니다. 그 감리는 도련님께서 따로 꾸며 둔 거짓 장부까지 내놓았다 하고요. 강회 일대의 하도 감찰사는 도련님이 섭정왕께서 직접 지목하신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결박해 경성으로 압송했다 합니다. 아마 지금쯤이면 경성으로 돌아오는 길 위에 있을 것이라 합니다.”신수빈과 신병문은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아우가 어찌 하천 공사에 쓰인 은전을 탐낼 리가 있겠느냐!”신수빈 역시 믿기지 않았다.신 씨 집안이 어떤 집안인가? 천하 제일의 부호이지 않았던가? 과장이 아니라, 하천을 고치는 데 들어가는 그 얼마 안 되는 은전은 신 씨 집안이 성 안에서 운영하는 가게 하나 값에도 미치지 못했다. 오라버니는 그런 신 씨 집안의 당당한 적통 셋째 아들인데 어찌 그깟 돈을 탐낼 수 있단 말인가?게다가 오라버니가 자신의 뜻과 꿈에 얼마나 집요한 사람인지 집안 식구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런 이가 어찌 하찮은 은전 몇 푼 때문에 이런 일을 꾸미겠는가?신수빈은 곧바로 마음을 가라앉히고는, 오라버니가 누구의 이익을 건드렸음을 짐작했다.강회 일대에는 여전히 옛 왕조의 신하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비록 옛 왕조는 이미 사라졌으나 능력 있는 신하들 가운데 상당수는 그대로 기용되고 있었다.이도현의 사람과 세력들은 그 뿌리 깊은 옛 씨족들의 관계망 속까지는 쉽게 스며들지 못했다.그런 곳에서 갓 조정에 발을 들인 오라버니가 다소 거칠게 일을 밀어붙이니 결국 그들의 이권을 건드리고 만 것이라고 생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92화

    신병문은 지금 온 세상의 권세를 틀어쥔 섭정왕이 몹시 못마땅했다.그는 지금 자신의 누이가 이도현의 곁에서 애써 비위를 맞춰주며 지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난번 팔에 드러났던 얼룩진 멍 자국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니, 그가 뒤에서 누이를 얼마나 짓밟아 왔는지 정도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부드럽게 말했다.“굳이 그에게까지 몸을 낮춰 부탁할 필요는 없다. 네가 보기에 그가 써 주는 것이 가장 좋다면 오라버니가 알아서 방법을 찾아 그에게 청하면 된다. 그러니 네가 나설 일이 아니야.”신수빈은 고개를 저었다.“오라버니께서는 그를 잘 알지 못합니다. 그 사람은 의심이 매우 많은 편이라 신 씨 집안에서 그를 따로 찾아가 청을 올리기라도 하면 분명 머리를 굴릴 것입니다. 그러니 제가 나서는 편이 오라버니께서 직접 나서시는 것보다 더 좋을 듯합니다.”신병문은 누이가 그와 더 얽히는 것이 내심 내키지 않았다.신수빈은 그런 오라버니의 마음을 알아채고 달래듯 말을 이었다.“지금 그자는 저를 싫증 내지도 않았고 한창 새로울 때라 제게 크게 경계심을 두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런 대단치 않은 자질구레한 일은 청하면 들어 줄 테니 오라버니께서는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오.”신병문은 섭정왕이 용과 봉황을 닮은 기상을 타고난 데다 기세 또한 범접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거기에 둘 사이의 관계까지 떠올리자 절로 걱정이 앞섰다.그는 한숨을 삼키며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오라버니가 한마디 해도 되는 말인지 모르겠다.”“오라버니께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편히 말씀해 주셔도 됩니다.”“이도현 같은 사내는 젊은 시절부터 사방 전장을 누벼 왔고 지금은 대주 왕조의 섭정을 맡고 있지. 전장은 살벌하고 조정은 술수투성이니 사람의 마음이든 본성이든 이미 손바닥 보듯 익혀 제멋대로 가지고 놀 정도일 것이다. 그런 이의 가슴속에 진정한 정이 얼마나 남아 있겠느냐? 그와 맞선다는 건 그야말로 호랑이한테 가죽을 달라고 하는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91화

    그날 오후 윤수혁은 무혁을 시켜 상자 하나를 보내 왔다.사람들은 모두 그 상자가 윤서원에게 주는 것이라 여겨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다.신수빈이 상자를 열었는데, 안에는 인피면구 세 장과 편지 한 통이 들어 있었다.편지를 펼쳐 보니 인피면구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윤수혁이 적어 보낸 내용이 담겨 있었다.그녀는 몇 번이고 눈으로 훑어 본 뒤 청하를 불러 물을 떠 오게 하고, 편지에 적힌 대로 직접 시험해 보았다.인피면구는 놀라울 만큼 얇아, 얼굴에 밀착시킬 때 거울을 보며 가장자리 하나하나를 정성스레 붙여야 했다. 다시 거울을 들여다보았을 때, 낯선 소녀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을 보고, 신수빈은 크게 놀랐다.지극히 평범한 용모라 사람들 속에 섞여도 눈에 띄지 않을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그 안에 숨은 기척도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그녀는 뺨을 살짝 쓸어 보았다.마치 자신의 살결처럼 자연스러웠고, 예전에 행궁에서 윤수혁이 썼던 것보다 더 잘 밀착되는 듯했다.은보가 포도 한 쟁반을 들고 밖에서 들어왔다가, 거울 앞에 앉아 있는 낯선 여인이 부인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고 눈을 크게 떴다.곧 은보는 그녀의 배로 시선을 내렸다.감출 수 없이 불러 있는 배를 보고 나서야 마님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은보가 다가와 유심히 살피더니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인피면구입니까?”신수빈이 고개를 끄덕이자 은보는 더욱 놀란 표정을 지었다.“마님께서는 이런 것을 어디서 구하신 겁니까?”“지인의 선물이다.”“마님 지인께서는 강호에서 분명 적지 않은 지위를 누리는 분이시겠군요.”“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느냐?”신수빈이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마님께서는 아마 잘 모르시겠지요. 인피면구는 얻기 어려운 물건이라 천금으로도 바꾸기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나 얇고 가벼운 것은 더욱 보기 드물지요.”신수빈은 잠시 말을 잃었다.인피면구가 이 정도로 귀한 물건일 줄은 몰랐는데, 윤수혁은 그런 것을 세 장이나 보내 온 것이다.상자 안에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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