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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6화

Author: 임공
“...그렇군요.”

에르메스 여사가 순간 굳었다.

그녀는 괜히 옆머리를 쓸어 넘기며 시선을 피했다.

“고마워요. 나 먼저 갈게요.”

말을 마치자 에르메스 여사는 빠른 걸음으로 앞을 향해 걸어갔다.

“아...”

시연이 무심코 입을 뗐다.

‘다리에 힘이 돌아온 건가?’

하지만 걷는 중심이 흔들리는 걸 보니, 아직 회복된 건 아니었다.

‘저렇게 급하게 가는 거 보니...’

‘내가 뭔가 잘못 말한 건가? 아니야, 그런 건 없었는데.’

...

병원 입구 앞.

레오가 차에서 내리더니 에르메스 여사 쪽으로 다가왔다.

그는 에르메스 여사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여사는 슬쩍 몸을 빼며 그 손길을 피했다.

레오는 미간을 좁히고 잠시 말이 없었다. 억지로 붙잡지는 않고, 그저 물었다.

“언제 온 거야? 뭐라도 먹었어?”

에르메스 여사는 대답하지 않았다.

“가자.”

이번엔 레오도 더 이상 물러서지 않았다. 에르메스 여사의 손목을 단단히 잡아끌며 차 쪽으로 향했다.

“레오!”

에르메스 여사가 몸부림치듯 외쳤다.

“놔! 난 안 갈 거야!”

“안 간다고?”

레오의 발걸음이 멈췄지만, 손은 여전히 풀어주지 않았다.

그는 한숨을 길게 토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말 좀 들어. 하루 종일 굶으면 몸 망가져.”

에르메스 여사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짙은 선글라스에 가려진 얼굴은 전혀 읽히지 않았다.

“하아...”

레오는 다시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녀의 약점을 건드렸다.

“날 싫어해도 괜찮아. 하지만 케빈은? 케빈은 아직 어리잖아. 엄마 못 본다고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는데... 그래도 상관없어?”

‘케빈...’

그 이름이 나오자, 에르메스 여사의 몸이 미묘하게 굳어졌다. 여전히 말은 없었지만, 레오는 그녀의 태도에서 변화를 감지했다.

“가자.”

그가 다시 손을 이끌었을 때, 그녀는 더 이상 버티지 않았다.

레오의 입술이 옅게 휘어졌다.

“당신과 케빈... 둘 다 밥 안 먹고 버티면 내가 얼마나 속 터지는 줄 알아? 오늘은 내가 직접 해줄 테니까, 꼭 다 먹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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