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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0화

Author: 임공
“물론, 유건 씨가 혹시라도 불편하다면...”

“아니.”

유건은 고개를 저었다. 시연의 태도와 다르지 않았다.

그는 시연이 조금 긴장한 걸 눈치채고, 목소리를 낮췄다.

“이건 지하랑 진아 씨의 큰일이야. 우린 그냥 곁에 있는 조연일 뿐이잖아. 너무 신경 쓰지 마.”

“네.”

그 말에 시연은 어깨에 힘이 조금 빠졌다.

하지만 그 뒤로 두 사람은 다시 침묵했다.

다행히도 조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엄마! 아빠!”

소파 양쪽 끝에 앉아 있던 두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조이는 작은 드레스를 입고 총총 달려왔다.

유건은 습관처럼 두 팔을 벌려 안아 올리려 했다.

“안 돼요!”

조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시연의 치맛자락을 꼭 잡았다.

“조이 지금 치마 입었단 말이에요! 구겨지잖아요! 아빠는 그것도 몰라요?”

유건은 잠시 멍해지더니, 곧 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래, 아빠 잘못했네.”

“히히, 괜찮아요.”

조이는 눈웃음을 지으며 빙그르르 돌았다.

“아빠, 엄마! 예뻐요?”

“당연히 예쁘지.”

유건은 허리를 숙여 조이의 머리칼을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엄마?”

조이는 볼을 불룩 내밀었다.

“엄마는 아기 예쁘다고 안 해줬어요. 아기 예쁜 거 아니에요?”

“아.”

시연은 웃음을 참지 못하다가,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엄마가 잘못했어. 우리 조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공주님이지.”

“히히...”

조이는 만족스러운 듯 활짝 웃었다.

...

피팅룸 입구.

지하와 진아는 나란히 서서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둘은 눈빛만 주고받고는, 굳이 끼어들지 않았다.

차마 이 고요한 순간을 깨뜨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

진아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참, 예쁜 가족 같은데.”

정말로 사랑했던 두 사람인데, 결국 함께하지 못한 사이.

지하는 조용히 진아의 손을 잡았다.

“왜 그래? 갑자기 울적해졌어?”

“부지하.”

진아가 고개를 들어 그를 똑바로 바라봤다. 잠시 망설인 끝에 입을 열었다.

“이 결혼... 정말 꼭 해야 해?”

“진아...”

지하의 얼굴빛이 단번에 어두워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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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303화

    차가 움직이자 성빈이 조심스럽게 말했다.“부지하한테 전화해. 먼저 들어가겠다고.”“응.”진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찾았다.“내 핸드폰 어디 갔지? 왜 안 보여?”성빈은 옆에 놓인 진아의 가방을 힐끗 봤다.“가방 안에 있는 거 아냐?”“아, 맞다. 나 진짜 바보네.”진아가 몸을 숙여 손을 뻗다가 중심을 잃고 휘청했다.“야, 조심해!”성빈이 급히 팔을 뻗어 진아를 붙잡았다. 자칫했으면 그대로 바닥에 굴렀을 터였다.“히히, 괜찮아...”‘이게 괜찮아 보이냐...’성빈은 속으로 혀를 찼다.“앉아 있어.”그는 진아를 바로 세워놓고 대신 가방을 열어 핸드폰을 꺼내 건넸다.“자.”“고마워.”진아가 받아 들고 지하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전화기 너머 지하의 목소리는 여전히 침착했다. 웃음기마저 묻어 있었다.[기다리다 지쳤어?]“아니.”진아는 축 늘어진 목소리로 말했다.“나 지금 집에 가는 길이야. 오지 마.”[뭐라고?]지하가 즉시 목소리를 낮췄다. 핸들을 움켜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나보고 오라고 해놓고 왜 혼자 가? 누구랑 있어?]“벌써 차 탔어...”진아는 두통에 이마를 짚으며 투덜거렸다.“말이 참 많네. 당신 할 일 해. 난 금방 들어가.”말을 끝내자마자 전화를 끊어버렸다.진아는 아이처럼 성빈 손에 핸드폰을 얹어주며 말했다.“다 했어.”순간 멍해진 성빈은 피식 웃음을 흘렸다.“그래, 잘했어.”그는 핸드폰을 다시 가방에 넣어주고 창밖을 내다봤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고 있었다.가을비는 공기를 빠르게 식혔다.차가 마크힐스 입구에 멈췄다.성빈은 먼저 내려 트렁크에서 우산을 꺼내 들고, 진아 쪽으로 돌아왔다.“진아, 다 왔다. 내려.”“으응...”차에서 내린 진아는 이미 한껏 취기가 올라와 있었다. 발걸음을 휘청이더니 성빈 어깨에 몸을 기대며 중얼거렸다.“머리 아파... 너무 어지러워.”‘이 상태로 혼자 두면 큰일 나지.’성빈은 결국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조금만 참아. 금방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302화

    “진아.”성빈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내가 너한테 잘못한 건 맞아. 근데 우리 그렇게 오래 친구였는데, 그냥 보고도 모른 척하고 가라고? 이 밤에?”조용히 이 말을 듣던 진아는, 이상하게 거절하고 싶지 않았다. ‘부지하도 친구를 데려다주러 갔는데, 나라고 못 앉아 있을 건 없잖아.’“좋아.”진아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진짜 오래 못 봤지? 그럼... 술 한잔하자. 내 약혼식에도 못 왔잖아. 그날 너랑 술 한 잔도 못 했네.”성빈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어차피 내가 있으면, 진아한테 무슨 일은 없을 테니까.’“여기요!”진아가 직원을 불러 술을 시켰다. 곧 술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자.”진아는 환하게 웃으며 잔을 채웠다. 먼저 자기 잔을 따르고, 성빈 잔에도 가득 따라주었다. 그러고는 잔을 들어 부딪쳤다.잔을 부딪친 뒤, 진아는 고개를 숙여 한 모금이 아닌, 거의 한 잔을 들이켰다.“아...”진아는 웃음기를 더 짙게 띄우며 성빈을 바라봤다.“나한테 뭐 좀 해줄 말 없어?”성빈은 진아에게 되물었다.“뭘 듣고 싶은데?”축하 인사는 이미 선물에 담아 보냈다. 다시 말할 게 없었다. 그러다 불쑥 성빈이 물었다.“진아, 너 진짜 부지하 좋아하냐?”진아는 순간 멈칫했다가, 어설픈 웃음을 지었다.“좋아하지. 안 좋아하는데 어떻게 결혼하겠어.”진아는 일부러 손가락을 접으며 말했다.“부지하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 잘생겼잖아!”말하다가 성빈을 힐끗 보고는 장난스럽게 웃었다.“너랑 같은 타입이야, 미남형.”그리고 다시 이어갔다.“집안도 최고잖아. 부씨 가문의 도련님이지. 줄 서서 결혼하려는 여자들도 많았는데, 그 사람을 내가 잡았어!”“그래?”성빈의 입안이 씁쓸해졌다. 그 씁쓸함이 곧 가슴까지 파고들었다. 성빈은 갑자기 앞에 놓인 술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그럼 다행이네.”하지만 금세, 성빈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다.진아는 잔을 비우고 또 비웠다. 그러면서도 성빈 잔에 술을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301화

    지하는 눈을 가늘게 뜨며 진아를 바라봤다.“너 진짜야? 농담 아니고? 진짜 신경 안 쓰는 거야?”“진짜라니까.”진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았다.“가려면 얼른 가. 여기 택시도 잘 안 잡히고, 지금 비까지 이렇게 오는데, 이 시간에 여자 혼자 두는 건 좀 그렇잖아.”진아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말 하나하나가 모두 합리적이었다.‘날 믿는 거겠지? 그래, 넌 나를 믿는 게 분명해.’ 지하는 잠시 망설이다 손을 내밀었다.“좋아. 그럼 너도 일어나.”“응?”진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란 기색을 보였다.“내가 왜? 당신이 데려다주면 되는 거지, 나도 같이 갈 필요는 없잖아.” “진아?”지하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당연히 같이 가야지.”“난 안 가.”진아는 식탁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나 아직 다 안 먹었어. 음식 아깝게 왜 남겨.”“진아...”“됐어.”이번엔 진아의 목소리에 짜증이 살짝 섞였다.“어서 가. 안 그러면 저 여자는 더 불안할 거 아냐.”지하는 잠시 고민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난 설아 먼저 바래다주고 올게. 너는 여기서 천천히 먹어. 다 끝나면 다시 데리러 올게.” “그래, 알았어. 빨리 다녀와.”진아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지하는 마지막으로 진아를 깊게 바라보다가 발걸음을 옮겼다.문이 닫히자마자, 진아의 얼굴에서 미소가 완전히 사라졌다.‘역시... 나 혼자 남겨두고 가는구나.’진아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세수하고 나와 복도를 걷던 진아는 순간 멈칫했다.‘아까 우리가 있던 방이 어디였더라?’작게 중얼거리며 두리번거리고 있을 때, 어깨 위로 툭 하고 손이 얹혔다.“진아.”진아는 고개를 들어 올리고는, 뜻밖의 얼굴에 눈이 동그래졌다.잠시 멈칫하더니, 입가에 잔잔한 웃음을 띠었다.“성빈... 진짜 우연이다.”성빈 역시 놀란 눈빛이었다.“그러게, 여기서 너를 다 보네.”...성빈이 G시에 돌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300화

    메뉴는 이미 사전에 정해져 있었고, 하나같이 진아의 입맛에 딱 맞았다.진아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지하까지 덩달아 식욕이 돋았다. 평소보다 훨씬 많이 먹게 되었다.어느 정도 배가 차자 지하가 물었다.“디저트도 먹을래?”“응.”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작은 사이즈 아이스크림으로 하자.”“알았어.”지하는 웃으며 직원을 불렀다.직원이 디저트를 들고 들어오는 순간, 문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여자 목소리였다.“윤빈! 가지 마!”익숙한 목소리였다.진아는 순간 굳어져서 지하를 바라봤다.진아조차 알아들을 정도라면, 지하는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지하의 표정은 이미 굳어 있었고, 두 손이 무의식중에 꽉 쥐어졌다.진아는 고개를 숙여 아이스크림을 한 숟가락 퍼 입에 넣었다.“안 나가봐?”“뭐?”지하가 놀란 듯 물었다.“당신의 전 여자친구잖아.”진아는 무심히 대답했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말해야 하나 싶었다.“울고 있는 것 같은데... 전 여자친구가 뭔가 일이 있는 것 같아.”“응.”지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자리에서 일어나진 않았다.“설아가 방금 부른 윤빈, 남편이야.”“부부싸움?”진아가 다시 재촉하듯 말했다.“안 나가봐?”“당신이 그랬잖아? 부부싸움이라고.” 지하는 입꼬리를 비틀며 덤덤하게 말했다.“어느 집이든 싸움은 다 있어. 내가 왜 나가? 남의 집 문제는 끼어들어도 소용없어.”“그렇구나...”“지하.”진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설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설아?”지하는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진아를 흘끗 보고 나서야 설아에게 시선을 돌렸다.“설아, 이게 무슨 일이야?”그제야 설아도 진아를 보게 되었고, 당황스러운 기색이 스쳤다.“직원한테 들었어. 네가 여기서 식사 중이라고... 미안해, 진작 생각했어야 했는데, 진아 씨랑 같이 있다는 걸.”지하의 약혼 소식은 설아도 알고 있었다. 약혼식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모를 수는 없었다.“괜찮아.”지하는 의자를 빼며 앉으라고 권했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299화

    사실, 진아가 지하에게 했던 말은 완전히 거짓이 아니었다.태어나고 자라면서 자신을 사랑해 준 가족에게서 떨어져 나온다는 건, 진아에게 분명 아쉽고 막막한 일이었다.하지만 지하의 말과 행동은, 의심할 여지 없이 진아의 마음을 달래주었다.“참 잘했어.”채숙희는 딸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흐뭇하게 말했다.“우리 진아 눈이 높아서 그래. 그건 네 능력이야. 부 서방이랑 사이좋게 잘 지내.”주방 쪽에서는 은근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진아는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알았어요, 엄마.”...진아의 일상은 조금씩 예전으로 돌아가고 있었다.결혼식 준비는 모두 지하의 어머니와 부씨 가문이 전문 업체에 맡겼다.진아와 지하는 날짜에 맞춰 얼굴만 내밀면 될 뿐, 손 하나 까딱할 필요 없었다.점심시간, 진아는 시연과 함께 식당에 앉아 있었다.시연은 진아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장난스럽게 말했다.“너 요즘 살 좀 찐 거 같은데?”“정말?”진아는 눈이 동그래지며 경계 태세를 취했다.“진짜 쪘어? 어디가?”그러더니 식판을 밀어내며 외쳤다.“안 먹을래!”시연은 웃음을 터뜨렸다.“아냐, 티 날 정도는 아니고. 그냥 얼굴이 혈색 좋아 보여서 그래. 살짝 통통해진 느낌?”그 말에 진아는 입술을 삐죽였다.그러자 시연은 식판을 다시 밀어주며 말했다.“이거 봐, 제육 냄새 장난 아니야. 우리 식당에 일주일에 한 번밖에 안 나오는데, 이거 안 먹으면 손해야.”진아는 억울한 눈빛으로 제육을 노려보다가, 이내 이를 악물고 젓가락을 들었다.“오늘까지만 먹는다. 그리고 끝!”“하하하.”시연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좋아 보여. 부 대표가 잘해주나 보네?”진아의 안색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한층 밝고 힘도 있어 보였다.“그런 편이지.”진아는 제육을 뜯으며 대답했다. 입술에 양념이 묻어 번들거렸다.“그럼 됐네.”시연은 가방에서 물티슈를 꺼내 진아 앞에 내밀었다.“앞으로는 뒤돌아보지 말고, 그냥 앞으로만 가. 삶은 계속되는 거잖아.”진아는 순간 멈칫하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1298화

    진아는 입술을 꾹 눌렀다가, 고개를 들어 지하를 바라봤다.“왜 그렇게 물어?”“그냥... 느낌이 그래.”지하의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우리 자기 별로 안 행복해 보여.”그는 고개를 기울여 진아의 뺨에 자기 뺨을 붙였다.“나 때문이야?”‘아직도 어제 설아 전화 때문에 그런 건가?’“아니야.”진아는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지하의 체온이 조금 불편해 몸을 돌렸다.지하 품 안에서 반쯤 돌아서 그의 가슴에 기대며 말했다.“그냥... 결혼하면 아빠, 엄마랑 떨어져 지내야 하잖아. 그게 자꾸 생각나서.”“그게 이유야?”지하는 눈썹을 치켜세웠다.“응.”진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못 믿겠지? 그렇지, 남자들은 이해 못 할 거야.”“믿어.”지하는 얼른 그녀를 꼭 끌어안고 부드럽게 달랬다.“못 믿는 게 아니라... 난 그게 그렇게까지 슬플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서.”“응?”“바보야.”지하는 진아의 코끝을 자기 코끝으로 장난스럽게 비비며 웃었다.“결혼한다고 해서 부모님이랑 떨어져 지내는 거 아니야. 장인어른, 장모님 생각나면 언제든지 가면 되지. 며칠이고 같이 지내도 상관없어.”“정말?”진아는 살짝 웃으며 물었다.“거짓말 아니지?”“거짓말 아니야.”“그럼 됐어!”진아는 볼을 불쑥 부풀렸다.“나 지금 당장 집에 가고 싶은데, 괜찮아?”“당연히 괜찮지.”지하는 그녀의 손을 꼭 잡으며 미소 지었다.“지금 바로 가자. 근데, 한 가지 부탁이 있어. 나도 같이 데려가 줘.”그 말과 함께, 지하는 진아의 손을 잡고 연구동을 함께 나섰다....차에 올라 부모님 집으로 향하는 길, 진아는 여전히 어딘가 꿈같은 기분이었다.“진짜 우리 집에 가는 거야?”“그럼.”지하는 단호했다.“어서 장인어른, 장모님께 전화드려. 우리가 뭘 먹든 상관없지만, 장인어른 장모님은 준비 못 하셨다고 괜히 자책하실 거야.”“아, 알았어.”진아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고 핸드폰을 꺼냈다. 그러면서도 입가가 슬며시 올라갔다.전화를 걸어, 수화기가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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