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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Author: 임공
“근데 이건...”

기환이 주머니에서 조심스레 무언가를 꺼냈다.

편지 한 통이었다.

“형수님이 베개 밑에 두고 간 거예요. 형님께... 드릴까요?”

“줘.”

유건이 갑자기 손을 내밀었다.

기환은 깜짝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형님, 방금까지 아무 반응도 없었는데... 들으신 거였어?’

“형님, 여기요.”

기환은 서둘러 편지를 건넸다.

유건은 그걸 받아 들자마자 망설임 없이 펼쳤다.

자필 편지가 아니었다.

프린트된, 시연이 남긴 마지막 메시지.

수신인은 고유건.

[고유건 씨, 당신을 안 지 1년도 채 안 됐지만, 분명 당신을 좋아한 순간이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의 반복되는 태도에 지쳤고, 내가 느끼는 불안과 아픔에도 지쳤어요.]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고, 내 가장 소중한 친구는 나 때문에 식물인간이 됐어요.]

[나는 너무 지쳤어요. 더는 이 관계를 이어갈 힘도, 이유도 없어요. 그리고 당신을 기다리고 싶지도 않아요.]

[무엇보다, 내 친구를 저 지경으로 만든 사건의 ‘공범’인 당신 곁에, 나는 더 이상 설 수 없어요.]

[그래서 떠납니다. 찾지 마세요. 우리, 이제 서로 놓아줍시다.]

[우리, 여기서 끝냅시다. 산은 높고, 길도 멀어요. 다시는 만나지 않기를.]

편지는 거기서 끝이었다.

유건은 편지를 쥔 채... 그대로 굳어버렸다.

‘처음부터 계획된 탈출이었어.’

시연은 먼저 유건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그렇게 고유건의 ‘아내’라는 족쇄를 벗었다.

이후엔 마치 유건에게 모든 걸 의지하는 척... 진심을 들인 듯한 태도로 그가 방심하게 했다.

그런 동시에 한 달이라는 시간을 들여 준비했다.

그리고 유건이 G시를 떠난 그 순간에... 모든 계획을 완성했다.

시연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조용히, 아주 치밀하게.

“하... 하하...”

유건은 손에서 힘을 빼며, 편지를 떨어뜨렸다.

낮고 서늘한 그 웃음은 기묘한 광기를 자아냈다.

“형님...”

지한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괜찮으실 겁니다. 반드시 형수님을 찾을 수...”

“찾아?”

유건이 고개를 살짝 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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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83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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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83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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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8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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