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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4화

Author: 조십일
아침에 흰 셔츠의 여자에게서 그런 말을 듣고 오후가 되자마자 바로 수업 정지 통보를 받았으니, 당연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수 없었다.

학부모들은 채팅방에서 연달아 질문을 던졌고, 유치원 측과 전화 연결을 시도했다. 저녁이 되어서야 부원장이 채팅방에 나타났다.

「학부모 여러분, 여러분들의 심정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유치원이 지금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저희가 임대한 땅이 소유권 분쟁을 진행하고 있어,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저희에게 휴교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어쩔 수 없이 휴교 공지를 올린 겁니다.」

그러자 한 학부모가 물었다.

「그럼 일을 해결하기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휴교는 어느 정도 할 생각이죠?」

부원장이 답장했다.

「그건 저도 확답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합의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죠. 만약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소송까지 가야 할 겁니다.」

부원장의 말에 학부모들은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일이 해결되지 않으면 계속 수업할 수 없다는 건가요? 저희는 이미 학비를 지불했어요. 유치원 측의 문제에 왜 저희가 손해를 봐야 하는 거죠?」

「그러니까요. 저희 대부분은 모두 맞벌이 부부예요. 다들 아이를 볼 시간이 없어서 유치원에 맡기는 건데, 이렇게 마음대로 휴교하시면, 애들은 어쩌라는 거예요? 저희가 보라는 건가요?」

「어제 학식비를 낼 때까지만 해도, 땅 소유권 분쟁이 있다는 얘기는 없었잖아요. 오늘 갑자기 생긴 사건인 거예요?」

부원장이 다시 답장했다.

「여러분의 마음은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건 저희도 원하던 일이 아니었습니다. 방금 원장님께 물었더니, 원장님께서도 이번 일에 대해 사죄의 말씀을 드리면서, 최대한 빨리 해결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이 아이들의 교육 문제 때문에 신경 쓰시는 거 압니다. 원장님께서도 학부모 여러분들의 이해를 바라시는 건 아니에요. 만약 퇴학 신청을 원하시는 분이 계시면, 이번 달 학비와 학식비를 전액 환불해 드리는 것으로 사죄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이번 달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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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265화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된 학부모들은 순간 정의감이 불타올랐다. 「이건 너무 막무가내잖아요. 대출도 백 원장님께서 갚으신 건데, 무슨 자격으로 땅의 소유권을 주장하는 거예요?」「이건 너무 쉬운 문제잖아요. 재판에서 대출 상환 자료를 제출하면서 대출금을 갚으라고 하면 되죠. 돈 한 푼 내지 않고 땅을 뺏으려는 게 어딨어요?」「유치원 측에서도 여태 하지 못한 명의 변경을 그 사람은 어떻게 했대요? 명의 변경,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거 아니잖아요.」한 학부모가 갑자기 나타나더니 문자를 남겼다. 「백 원장님 양딸, 연예인인 것 같던데.」「연예인? 연예인이 이런 짓거리를 한단 말이에요?」「이름 좀 알려줘요. 그 회사 대표도 찾아가고, 인터넷에 폭로도 해야겠어요. 설마 연예인이라고 어쩌지 못하겠어요?」「백 원장님 양녀 이름이 유현진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요즘 방영 중인 “봄의 연인”에서 그 중전 아니에요?」「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 사람이 연예인이라고요? 드라마 하나에 몇천억씩 벌어들이면서, 애들 유치원 땅에 소유권 분쟁을 해요?」「연예인에 대한 제 생각에 완전히 못을 박네요. 조작과 탐욕이 끝없는 판이네요.」「어쩐지 그렇게 쉽게 명의 변경을 하더라니, ‘연예인 특혜’네요.」「언론사에 연결해서 폭로하죠. 설마하니 아무도 이 일에 관여하지 않겠어요?」...채팅방에 오가는 문자를 보며 백혜주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학부모들이 이렇게 앞장서는데, 유현진이라고 별 수 있을까?...클라우드 아파트.유현진은 박부자가 보내온 채팅방 캡처를 보더니 물었다. 「이 학부모들은 왜 이렇게 유치원 측의 얘기를 절대적으로 믿는 거예요?」박부자가 말했다. 「제가 미리 사람을 써서 학부모들에게 ‘주입식 교육’을 좀 진행했거든요. 게다가 교육 문제는 원래 학부모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니, 유치원에 문제가 생겼으니 당연히 쉽게 여론에 끌려 가게 되어있어요.」「무슨 교육이요?」박부자가 간단하게 설명하고 나서야 유현진은 오늘 경찰이 출동했을 때, 박부자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266화

    “난 유치원 쪽 일이 해결될 때까지만 있으라는 거였어. 누가 오래 있으래?”유현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람들이 테이블과 컴퓨터 등 설비들을 가지고 들어왔다. 그 광경에 유현진의 눈매가 치켜 올라갔다. “아예 들어와서 살게?”강한서가 나지막이 말했다. “미주도 나간 마당에 너도 월세를 같이 부담해줄 사람 필요하잖아.”유현진이 바람 빠진 웃음을 흘렸다. “이건 우리 오빠 집인데 내가 월세를 내?”강한서가 차근차근 설득했다. “넌 월세를 낼 필요가 없긴 하지만 집이 이렇게 큰데, 혼자 살면 나머지 방은 낭비잖아. 너 낭비하는 거 제일 싫어하잖아. 네가 나한테 월세를 주면, 내가 시가의 3배의 가격으로 월세를 낼게. 어때?”유현진이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았다. “한성이 전부 내껀데, 내가 이깟 월세가 눈에 찰 것 같아?”“...”“먼저 날 가져야 한성도 네 것이 되는 거야.”“말 같지도 않은 얘기 좀 작작 해.”유현진이 강한서를 노려보았다. “여긴 우리 오빠 집이야. 네가 이렇게 당당하게 들어와 살면, 뭐가 돼? 소문이라도 나면 네가 우리 집 데릴사위인 줄 알겠어.”강한서가 입술을 삐죽였다. “그럼 데릴사위 기분 좀 느껴보지 뭐.”“...”이때, 민경하가 방에서 걸어 나왔다. “사모님, 오셔서 사운드 카드 테스트해 보세요.”유현진이 당황하며 물었다.“무슨 사운드 카드요?”“대표님께서 사모님께 프로들이 사용하는 더빙 설비를 주문하셨어요. 나중에 사모님께서 더빙 작품을 업로드하시거나 라이브로 팬 서비스하실 때면 집에서 녹음하시면 돼요.”유현진이 놀라운 표정으로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네 컴퓨터가 아니야?”강한서가 씩 입꼬리를 올렸다. “네가 내 컴퓨터를 사용하고 싶으면 여기로 가져올 수 있어.”“...”민경하와 함께 온 사람들은 프로패셔널한 솜씨로 유현진의 녹음실을 꾸몄다. 방음장치와 반사판까지 전부 설치하니 창고 같던 방은 어느새 모양을 갖추었다. 기계의 성능을 테스트하던 엔지니어가 유현진을 불러 테스트해 보도록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267화

    분위기는 순식간에 어색해졌다. 다행히 강한서는 아닌 척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데 능숙했다. 그는 태연하게 유현진의 옷깃에 손을 올려 그녀의 겉옷을 벗겨주며 그녀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민 실장도 아직 있는데, 체면 좀 지켜주지?”유현진은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가 겉옷을 다 벗기기를 기다린 유현진이 강한서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사람이 많으면 못 안아?”강한서가 씩 입꼬리를 올렸다. “안을 수 있지. 너만 원하면, 언제든지.”민경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프로 정신으로 콩깍지가 씌어버린 강한서를 놀릴 말들을 삼켜냈다. 30분 뒤, 장비 설치가 끝나자 민경하가 사람들을 데리고 집을 나섰다. 유현진은 얼른 녹음실로 들어가 새 장비를 확인했다. 강한서는 텀블러를 들고 그녀 뒤를 따랐다. 유현진은 헤드셋을 만지고 마이크를 건드렸다. 그녀는 녹음실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다. 곧 설비를 켠 유현진은 고개를 돌려 강한서에게 물었다. “팬 서비스 해줘?”강한서는 멈칫했다. “무슨 팬 서비스?”유현진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성우 팬 서비스. 좋아하는 여자 목소리 있어? 네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목소리로 여신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게 해줄게.”유현진은 자신의 본업으로 돌아오자 바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녀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 강한서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어댔다. 그의 눈빛은 더 그윽하고 깊어졌다. 그는 낮게 깔린 목소리로 물었다. “어떤 목소리든 다 따라 할 수 있어?”‘이 개자식, 진짜 이상형이 있었어?’유현진은 티 내지 않고 말했다. “성우는 전부 괴물이라는 말도 있잖아. 네가 상상 못 할 뿐이지, 우리가 못하는 건 없어.”강한서는 눈을 깔고 잠시 생각에 빠진 듯했다. 잠시 후 고개를 들고 입을 열었다. “딱히 좋아하는 목소리는 없고, 듣고 싶은 책은 있어. 그것도 돼?”좋아하는 목소리가 없다는 말에, 유현진의 기분은 꽤 좋아졌다. “책을 읽어주는 크리에이터가 꼭 성우인 건 아니야. 네가 나한테 책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268화

    유현진은 내용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책의 시대적 설정은 조선시대였다. ‘그 시절에 이렇게 개방적이었다고?’그녀는 고개를 들어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강한서는 천천히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어쩐지 아무런 이상한 낌새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러자 유현진은 계속 읽어 내려갔다. “수건이 턱에서부터 가슴으로 흘러내렸다. 서생은 불편한 느낌에 몸을 뒤척였고, 그 덕에 옷은 완전히 벌어지고 말았다.”“서생의 피부는 새하얗고, 건장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연약한 몸매도 아니었다. 성월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경성에서 온 사내라 그런지, 피부도 새하얗고 부드럽네. 평소 주막에 술 마시러 오는 뱃살 피둥피둥한 인간들과는 차원이 달라.’”“오래전 죽은 주모의 남편도, 원래는 서생이었다. 안타깝게도 몸이 허약해 혼인한 지 걷 달도 되지 않아 세상을 떠났고, 주모는 남편과 몇 번의 잠자리 밖에...”유현진의 목소리가 갑자기 뚝 멈췄다. 강한서는 뒤 내용이 들리지 않자 고개를 들어 유현진을 쳐다보았다. “왜 그래?”그는 너무 평온한 표정이라, 멈칫한 유현진이 오히려 이상해 보였다. 유현진의 머릿속에는 “이거 불건전한 책이야.”와 “이건 너무 정상적인 거야. 문학 작품도 성이라는 화제를 굳이 피하지는 않으니까.”라는 두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찼다. 결국은 강한서의 독서 스타일을 믿고 계속 읽기 시작했다. 팬 서비스를 하겠다고 약속했기에 중도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몇 번의 잠자리밖에 가지지 못했지만, 그마저도 대충 끝나 버렸던 탓에, 부인들이 얘기하는 너무 좋아서 죽어버릴 것 같은 기분은 느껴보지도 못했다.”“그 일이, 그렇게나 좋은 걸까?”“주모의 시선이 자기도 모르게 서생의 허리춤에 멈췄다. 순간 주모의 볼을 뜨거워졌고, 그녀는 서생의 어깨를 살포시 밀며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날도 더운데, 소인이 몸을 닦아 드릴겠습니다. 시원하실 겁니다.’”“서생은 주모의 말을 못 들은 것인지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성월은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269화

    그 “팀”에서는 한성우에게 초보, 일반, 고수, 레전드급의 여러 대필 작가를 추천했다. 소설은 교양 수업의 학점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었고, 한성우도 돈이 부족하지는 않았기에 그는 당연히 거금을 들여 레전드급의 대필 작가를 고용했다. 상대방은 꼭 한성우가 A+를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호언장담했다. 역시나 레전드급의 작가라 그랬던 건지, 입금한 3일 뒤, 소설을 완성했다. 그 작가는 한성우에게 소설을 확인하도록 했다. 막힘없이 써 내려간 몇천 자의 소설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역시 레전드네.’한성우는 앞부분만 대충 읽고 바로 나머지 돈도 입금했다. 그리고 자기 이름으로 파일을 저장한 뒤 교수님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소설 감성 수업의 교수는 여자였다. 교수님은 한성우가 보낸 “거작”을 보자마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바로 교장에게 한성우의 행실이 바르지 않고 교수를 희롱한다며 사실을 알렸다. 희롱은 범죄였다. 학교 측에서는 바로 한성우를 불렀고, 엄숙한 태도로 문제를 처리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교장실에 불려 간 한성우는 자신의 “죄”를 알게 된 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버렸다. 누명을 벗기 위해 그는 결국 대필 작가를 고용한 일을 이실직고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을 확인한 학교는 한성우를 경고했고, 그 수업은 당연히 F 학점을 받았다. 그리고 그는 이번 일로, 전교에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신우의 동생 신학은 한성우와 동기였고, 그는 한성우의 컴퓨터를 해킹해 그의 “거작”을 손에 넣어 채팅방에 공유했다. 강한서는 “추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제껏 그 “거작”을 간직하고 있었다. 한성우에게 말발로 완전히 밀릴 때면, 강한서는 그 “거작”을 한성우에게 보내 추억 여행을 시켜줬다. 한성우는 그때마다 노발대발했다. 한성우의 흑역사에 유현진은 한참 동안 폭소를 멈추지 못했다. “당하고는 못사는 인간이 그 대필 작게에게 복수 안 했어?”“하려고 했지.”강한서는 코끝으로 유현진의 귀를 비비며 나지막이 말했다. “환불해 달라고 했지만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270화

    유현진은 입을 닫더니 눈빛이 흔들렸다.“그, 뭐야. 쓰레기를 아직 안 버려서, 쓰레기 버리고 올게.”유현진은 바로 도망가고 싶었지만 강한서는 자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여자가 도망가도록 놔둘 리가 없었다. 그는 유현진의 손목을 꽉 잡고 굳은 얼굴로 물었다. “언제부터 알았어? 누가 얘기해 준 거야? 설마 민 실장?”유현진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민 실장님도 알아?”“...”“...”‘이놈의 주둥이, 민 실장님에게 덮어씌웠어야지.’강한서의 따가운 눈빛을 견디지 못하고 유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 “네가 말해 준 거야.”강한서는 그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그럴 리가.”“정말 네가 말해 준거야.”유현진이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취해서 얘기해 줬어.”강한서는 움찔 몸을 굳히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현진이 멈추지 않고 팩트 폭행을 날렸다.“네가 직접 수술 자국도 보여줬잖아. 비록 내가 계속 거부했지만 네가 굳이 보여주겠다면서. 나도 어쩔 수 없었다고.”그녀는 말하며 손으로 크기를 가늠했다. “이만큼 길었어.”강한서의 표정이 굳어졌다. 유현진을 놀리려던 장난기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는 자신이 술만 마시면 필름이 끊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술에 취헤 그런 비상식적인 짓을 저질렀을 줄은 미처 몰랐다. 자기가 바지를 벗어 직접 유현진에게 상처를 보여줬다는 것만 떠올리면 술기운에 두꺼워졌던 얼굴이 다시 얇아지는 기분이었다. 그는 수치스러움이 가득한 얼굴로 유현진을 놓고 굳은 얼굴로 나가버렸다. 유현진은 강한서를 놀릴 흔치 않은 이런 기회를 놓칠 리가 없었다.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강한서를 뒤따라가 쫑알거렸다. “수술대 위에서 무섭진 않았어? 전신 마취한 거야, 아니면 부분 마취? 그곳 수술을 하려면 브라질리언 왁싱해야 하는 거 아냐?”말을 늘어놓던 유현진은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눈을 커다랗게 뜨더니 말했다. “너 전에 몇 개월 동안 나랑 잠자리를 가지지 않으려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271화

    멈칫하던 강한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내가 거짓말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왜 그런 일로 널 속이겠어?”유현진이 얼른 손을 저었다. “난 그냥 물어본 거야. 그런 뜻으로 한 얘기 아니야.”강한서가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그럼 무슨 뜻인데?”유현진은 몰래 강한서를 쳐다보더니 발꿈치를 들어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강한서의 표정은 순식간에 경악으로 물들었고, 그는 진지한 유현진의 표정을 보며 입술을 달싹이다, 한참 만에야 겨우 한마디 내뱉었다. “너 생물 안 배웠어?”“뭐?”유현진이 멍청한 표정으로 강한서를 쳐다보았다. 강한서는 머리가 아픈 듯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그러더니 고개를 돌려 유현진을 쳐다보며 갑자기 입을 열었다. “너한테 생물 상식을 알려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유현진이 반응하기도 전에 강한서가 갑자기 다가와 공주님 안기로 유현진을 안아 올렸다. 깜짝 놀란 유현진이 강한서의 어깨를 때리며 소리쳤다. “대낮부터 뭐 하는 짓이야? 내려줘.”강한서는 시선을 내리깔고 품에 안긴 여자를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난 꼭 너한테 상식을 가르쳐야겠어. 만약 나중에 우리가 딸을 낳아서 너한테 성교육을 받으면 큰일이잖아.”유현진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더니 버둥거리며 강한서의 머리카락을 잡으려고 했다. 이때 강한서가 유현진을 침대 위로 던져버렸고, 손을 뻗어 안방의 문을 닫았다. 유현진은 반항 속에서 강한서에게 “정관 수술 후 사정할 수 있을까”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박부자의 예상대로 다음 날 햇살 유치원 휴교가 실검에 올랐다. 학부모들은 굳게 닫힌 유치원 앞에서 촬영했고, 눈물로 유치원이 휴교하게 된 정황을 호소했다. 곧이어 요즘 제일 핫한 크리에이터인 17이 각 SNS에 “누구는 출연료만 100억, 누구는 아이들 교육 문제로 애끓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부자를 저격한 글의 조회수는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아침 일찍부터 그 글을 본 차미주는 얼른 유현진에게 보내주었다. “이 17이라는 크리에이터,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1272화

    올해 초의 대학교 고양이 학대 사건, 대학교 학식 사건, 지하철 몰카 사건, 모 대학교 비리와 모 셀럽 자살 사건 등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던 사건은 전부 17의 콘텐츠가 되었다. 그는 긴 글로 이런 사건의 발단이 된 사회의 문제점을 밝혀냈다. 살기 어려운 요즘 세월에 진실을 말하려는 언론사는 많이 없었다. 17은 수많은 시민의 마음속 얘기를 전해주었으니 한순간에 명성을 얻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차미주는 줄곧 그 계정의 주장은 너무 주관적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어느 정도 여론몰이를 하려는 성향도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17은 언제나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 발언을 했던 터라, 결국 차미주도 참지 못하고 17의 계정을 팔로우했다. 17의 계정은 개설하고부터 지금까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팔로워 수가 몇천만 명에 달했고, 팬들의 연령대도 다양했다. 유치원이 휴교한 일은 원래 실검에 오를 정도로 이슈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17이 업로드한 글 때문에 사건은 이슈화되었고 결국 실검에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얼마 전 유현아 사건에 대해 글을 썼을 때부터 조금 이상했어. 유현아도 분명 잘못이 있지만 어려운 네티즌들을 도운 것도 사실이라면서 유현아가 악플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선행을 했다는 건 충분히 칭찬받을 일이라고 하더라고. 그러면서 ‘잘못을 저질렀어도 뉘우쳤으면 그만이다.’ 따위의 말로 유현아를 포장하더라니까. 그때 하마터면 언팔로우할 뻔했어.”“그땐 그저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인제 보니까 이 자식은 그저 관종이었던 거야. 정상적인 매체라면 절대 조사도 거치지 않고 저런 글을 쓸 리가 없잖아. 그래서 난 언팔로우해버렸잖아. 팬클럽이고 뭐고 다 필요 없어.”차미주는 자랑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누가 봐도 “칭찬해 줘”라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말하는 사이 차미주가 보내온 글을 다 읽은 유현진은 차미주의 말을 듣고 웃음을 흘렸다. “인터넷에 떠도는 매체가 얼마나 좋을까 기대하지 마. 이걸로 밥벌이 하는 사람은 다 순수하지만은 않아.”유현진이

Pinakabagong kabanata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3화

    어두운 표정으로 이번 일의 경위를 할 번 곱씹은 홍혜림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서해금은 항상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 번도 어긋난 적조차 없었다. 조금만 먼저 얘기를 꺼냈다면 의심을 살 수 있었고 조금만 늦으면 도와줄 기회를 놓칠 수 있었다. 서해금은 늘 홍혜림이 더는 손 쓸 방법이 없는 타이밍에 나타났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 당연히 홍혜림은 평소처럼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의 손길을 거절할 리가 없었다. ‘서해금이 어떤 인간인데?’서해금은 이익을 얻을 수만 있다면 거지도 아버지로 모실 수 있었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면 친아버지도 아버지라 인정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그런 인간이 아무런 계획도 없이 도와줄 리가 없어.’‘애초부터 이 모든 것이 서해금이 꾸민 짓이라면 말이 되긴 하지.’‘하지만 대체 왜?’홍혜림은 순간 자신에게도 조향대회의 투표권이 있다는 사실을 또 올렸다. ‘설마 그것 때문에?’서해금 의도를 파악하게 된 홍혜림은 순간 화가 치밀었다. ‘가식적인 X. 감히 날 두고 수작을 부려?’생각에 잠긴 홍혜림이 인상을 폈다 찌푸렸다를 반복하며 가끔은 이를 악무는 모습을 지켜보던 진윤이 걱정스레 물었다.“엄마, 왜 그래요?”홍혜림이 감정을 추스르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역겨운 일이 떠올라서 속이 좀 안 좋아서 그래.”아직 어린 나이라 홍혜림 말의 의미를 눈치 채지 못한 진윤이 말했다. “엄마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전 부정행위도 하지 않았잖아요. 지금은 제가 신고까지 했으니 저희가 여기저기 부탁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그 사람들이 저희에게 사정을 해야겠죠. 엄마도 이젠 회사로 나가 보세요. 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진윤의 말에 홍혜림의 표정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너만 괜찮으면 엄마는 아무것도 겁나지 않아. 회사에는 네 아빠와 형이 있어. 내가 할 일은 널 지키는 거야.”그 말에 진윤은 강한서의 말을 떠올렸다.“너한텐 좋은 부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2화

    진윤: ...진윤이 흥, 콧방귀를 꼈다. “네가 얘기 안 하면 내가 모를 줄 알아? 한성 그룹 대표지?”진윤이 머리가 떨어질세라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엄마, 형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언변이 장난이 아녜요. 게다가 맞는 말만 골라서 한다니까요. 전엔 우리 형이 세상에서 제일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형도 그 형님 앞에선 꼬마에 불과한 것 같아요.”진윤의 뒤통수를 툭 치려던 홍혜림은 그의 머리에 감싸진 붕대를 보고는 시선을 내려 엉덩이를 차버렸다. “형이 널 얼마나 예뻐했는데 팔이 밖으로 굽어?”진윤이 바지의 먼지를 털며 말했다. “좋은 건 당연히 형이 더 좋죠. 하지만 능력으로 따지면 형님이 더 뛰어난 것 같아요..”강한서를 향한 콩깍지가 두껍게 쓰인 진윤의 모습에 홍혜림은 괜히 질투가 났다. 하지만 상대방이 강한서라는 사실에 오히려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정인월이 직접 교육한 아이였으니 성품이 우수하고 능력이 뛰어난 것은 말 할 필요도 없었다. 진수 그룹과 한성 그룹은 같은 업계에 종사하지 않은 탓에 협업하는 일이 거의 없어 연계가 잦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윤은 한성 그룹이 종사하고 있는 업계와 관련된 전공을 하고 있었고 강한서는 IT 업계의 정상급 인물이었다. 그러니 강한서와 가깝게 지내는 것은 진윤에겐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홍혜림은 강한서가 아무 이유 없이 진윤을 도울 리가 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강한서가 여자친구 대신 자신에게서 서해금의 일을 알아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 여겼다. 홍혜림은 그 일엔 조금도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신세를 지고도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강한서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자신의 요구를 이야기한 적도 없어 오히려 홍혜림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서 대표에게 우리가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은근슬쩍 오 교수님을 귀띔하게 한 것도 너의 그 스승님 생각인 거야?”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도와주겠다고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1화

    입가를 파르르 떨던 홍혜림이 진윤의 손을 툭, 쳐냈다. “저리 가. 엄마한테 그런 농담하지 마.”진윤이 웃는 얼굴로 다가가 홍혜림의 어깨를 주물렀다. 그러자 홍혜림이 진윤을 다시 자리에 앉혔다. “얌전히 앉아있기나 해. 넌 애가 다치고도 얌전히 있지를 못 해.”잠시 말이 없던 홍혜림이 다시 입을 열었다. “왜 엄마한테 얘기도 안 하고 신고했어? 오 교수님께도 비밀로 하라고 하면서 말이야. 대체 무슨 생각인데 이렇게 수상하게 구는 거야.”“엄마, 만약 학교 측에서 빨리 결과를 발표할 생각이었다면 진위 여부는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얼른 이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을 거예요. 저희가 오 교수님께 부탁할 시간 같은 건 주지도 않았을 거라고요.”“그럴 시간이 있었다고 해도 학교 명예가 걸린 일인데, 누가 그 책임을 지려고 하겠어요?”진윤의 말에 홍혜림이 멈칫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학교에서 너한테 처분을 내렸다는 말이 가짜라는 얘기야?”진윤이 말했다. “엄마, 서화 대학은 엄마와 아빠가 수많은 인맥과 돈을 들여 고르고 고른 대학이에요. 업계에서의 명성도, 학교 분위기도 말 할 것 없이 좋고요. 오랜 세월을 지내며 명성을 쌓아온 학교예요. 그만큼 수많은 일을 겪어왔다는 얘기잖아요.”“그런 학교가 고작 이런 여론에 궁지로 몰려 학생에게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여론을 잠재우려고 했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세요?”“지금은 예전과 달라요. 요즘은 순식간이면 소문이 퍼진다고요. 이런 일은 조금만 미숙하게 처리해도 오히려 힘들게 쌓아온 명성에 금이 가게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어떻게 봐도 학교 측에서는 함부로 저에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할 수는 없어요.”“오히려 진실을 파헤치는 편이 학교의 명성을 지키는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잠시 조용하던 진윤이 말을 이었다. “엄마, 만약 엄마가 학교 이사진이라면 부정행위가 사실이었다는 결론과 부정행위가 루머였다는 걸론 중 어떤 게 신입생 모집에 더 큰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홍혜림이 미간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90화

    식사 자리가 마무리된 후 홍혜림을 배웅하러 나온 서해금의 뒤를 오성빈이 따라나서며 나지막이 물었다. “서 대표님이 말씀하신대로 했으니 약속하신 건...”“걱정마세요.”서해금이 시선을 거두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일만 잘 마무리 되면 약속드린 건 꼭 지켜드리죠.”“그럼 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할게요. 질질 끌어봐야 좋을게 없으니까요.”“부탁드려요.”고개를 끄덕인 서해금이 성월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서해금의 뜻을 바로 알아들은 성월이 곧바로 오성빈을 배웅했다. 사실 학교에서는 진윤의 부정행위에 관해 아무런 결론도 내린 것이 없었다. 여론은 여전히 뜨겁기만 했다.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여론에 흔들리지 말아야 했다. 만약 조사 결과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그 여론은 오히려 학교에 독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은 학교 임원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며칠 동안이나 홍혜림의 연락을 무시했다. 물론 그 역시도 최대한 빨리 이 일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진윤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전혀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이 모든 증거 수집을 마치고 드디어 진윤의 누명을 벗겨주는 쇼를 하려던 그때, 경찰이 갑자기 학교로 찾아왔다. 진수 그룹에서 진윤의 시험 부정행위 문제로 경찰에 신고를 한 탓이었다. 교장의 연락을 받은 오성빈은 그만 멍해졌다. 제일 먼저 서해금이 떠올랐지만 그녀가 약속했던 일을 떠올린 그는 곧 주먹을 꽉 움켜쥐고 서해금에게 연락하고 싶은 충동을 꾹 참으며 홍혜림의 연락처를 눌렀다. 홍혜림이 전화를 받자마자 오성빈이 물었다. “사모님, 어제 분명 진윤 학생 일은 잘 처리해 드리겠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왜 신고를 하신 거예요?”홍혜림이 놀란 말투로 말했다. “신고라뇨? 전 신고한 적 없어요.”“사모님이 신고하신 게 아니라고요?”의아한 듯 묻는 오성 빈에게 홍혜림이 대답했다. “전 신고한 적 없어요. 교수님께서 이미 윤이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으셨다면서 조치를 취하시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계속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9화

    장준의 아버지는 요직을 맡고 있었고 장씨 가문엔 그의 아버지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정치인들이 있었다. 그랬기에 가족 중 단 한명이라도 꼬리를 밟힌다면 그의 가문은 수습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장준이 저질렀던 인간 같지도 않은 일들이 하나하나 밝혀지기 시작했다. 폭행, 음주 운전, 도박, 성폭행...피해자들이 하나둘 인터넷에 장준의 진짜 모습을 폭로했다. 수많은 피해자의 목소리를 누를 수 없었던 장씨 가문의 스캔들이 결국 전부 드러나고 말았다. 홍혜림 역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곧 회사 계정으로 진윤은 그날 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발표와 함께 그와 관련된 증거들과 범죄경력증명서를 전부 공개 했다. [그러니까 진윤은 또 다른 도련님의 기사를 막기 위해 총알받이가 됐다는 거네?][어쩐지 뭔가 이상하더라니.][그렇게 심각한 교통사고에 진윤 한 사람만 공개 처형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역시 여론을 부추기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네요.][발 빼려고 하지 마. 장준이 주범이었다고 하더라도 진윤이 그 경기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건 아니잖아. 끼리끼리는 과학이라고 했는데 그놈이 그놈 아니겠어? 서화 대학에서도 진윤의 재시험 부정행위를 인정 했잖아.][학교엔 이미 소문을 파다해요. 이번 일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도 언젠가는 비슷한 사고를 쳤을 거예요. 장준이나 진윤이나 크게 다를 거 없잖아요.][저기요. 두 사람을 싸잡아 욕 하지는 마요. 한 명은 범죄자고 다른 한 명은 그저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뿐이에요. 그게 어떻게 같아요? 얼른 진상 규명이나 하시죠. 피해자에게 피해 보상은 해야 하잖아요.]...휴대폰을 한 쪽으로 던져버린 서해금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준이었어? 어쩐지...”성월이 그녀에게 차를 건네며 나지막이 물었다. “대표님, 진윤 씨 일은 이미 어느 정도 해결이 된 것 같아요. 그럼 저희 계획은 어떻게 해요?”“아직 끝나지 않았어요.”서해금이 찻잔을 들어 올리며 덤덤하게 말했다. “홍혜림은 누구보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8화

    장씨 가문 아들이라는 이유로 여론이 들끓는 것을 염려한 탓인지 기사는 간단한 몇 마디 말로 상황을 간결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한현진은 감추려고 할수록 일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 생각했다. 드디어 주강운이 손을 쓴 모양이었다.고개를 들어 강한서를 바라보는 한현진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다.“여보, 장준이 잡힌 것 같아.”강한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그래?”한현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강한서에게 한성우가 보낸 기사를 보여주었다. “시간, 교통사고, 장 모 씨, 약물. 이 단어들만 봐도 누군지 뻔하잖아.”강한서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장 모 씨가 정말 장준이야? 어떻게 잡힌 거지? 누가 신고라도 한 건가.”“나쁜 짓을 그렇게 많이 했으니 벌을 받는 거지. 피해가 한두 명이면 집안 세력으로 어떻게든 막을 수 있겠지만 그 수많은 피해자를 전부 막을 수는 없잖아?”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기사에 다른 얘기는 없어?”“없어. 그냥 언급만 한 수준이야. 하지만 이 기사를 시작으로 진실을 밝혀 나가려는 사람은 분명 있을 거야. 그건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지.”한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 “장준과 관련된 기사가 퍼져 나가기 시작하면 사모님께 이 기회를 빌려 진윤 씨에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시라고 말씀 드려.”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아침 연락드릴게.”강한서는 이상할 정도 순순히 대답했다. 예전이라면 어떻게 된 일이냐며 꼬치꼬치 캐 물었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처럼 쉽게 넘어갈 리가 없었다.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한현진의 시선에 강한서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한현진에게 물었다.“왜?”하지만 한현진은 곧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산책 가자.”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옷 가지고 올게.”강한서의 뒷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던 한현진이 휴대폰을 들어 한성우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강한서가 좀 이상해요. 평소엔 꼬치꼬치 따지더니 오늘은 기사를 보여줘도 아무것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7화

    멈칫한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강한서의 목소리에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순간 조용해졌다. 그러더니 곧 어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한서야, 야근 안 했어? 오늘은 일찍 퇴근했네.”강한서는 화제를 돌리는 한성우의 말에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다시 물었다. “방금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방금 내가 뭐라고 했어?”한성우가 모른 척 대답했다. “갑자기 네가 튀어나오는 탓에 다 잊어버렸잖아.”강한서가 말했다. “강운이가 장준을 처넣었다며.”한성우: ...후회 막심한 얼굴로 자신의 입을 툭 친 한성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어, 맞아. 바로 그거야. 나도 방금 어디서 그 소식을 듣고 형수님과 수다나 떨려고 전화한 거야. 너도 알잖아. 형수님과 내가 뒷담화 할 땐 죽이 척척 맞는 거.”“그래?”강한서가 담담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난 두 사람이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줄 알았지.”“그럴 리가 있겠어?” 한성우가 당당하게 말했다. “우리가 널 속일 수는 있고? 두 사람 요즘 진윤 씨 일 때문에 걱정이 많잖아. 그래서 나도 신경 좀 썼지. 봐, 소식을 듣고는 바로 알려 주려고 전화했잖아.”“그래.”강한서의 대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한성우의 귓가로 곧 다시 강한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진이가 강운이한테 뭐라고 했는데?”한성우: ...한성우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뭐? 형수님이 강운이와 연락했어?”잠시 침묵하던 강한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한테 전해달라고 한 말이 뭐냐고.”의심이 아닌 확신에 찬 말투에 한성우는 머리가 찌릿, 할 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조금만 참았다가 나중에 전화할 것이지, 난 왜 하필 지금 한 거야?’어차피 한강서가 전부 눈치 챈 마당에 더는 숨길 필요가 없어진 한성우는 결국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형수님이 너한테 숨겼다고 뭐라고 하지 마. 형수님이 강운이에게 연락한 게 아냐. 나한테 눈치를 주라고 부탁하셨어. 강운이네는 줄곧 장씨 가문과 사이가 안 좋았잖아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6화

    “실망이라니. 엄마는 단 한 번도 널 창피하게 여긴 적 없어. 넌 엄마가 배 아파 낳은 내 자식이야. 내가 널 몰라? 엄마는 그냥 네가 이번 일 때문에 힘들어 할까봐 그래. 엄마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즘 네가 말도 없고 조용하기만 해서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진윤의 등을 어루만지며 홍혜림이 나지막이 말했다.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 인생 살면서 이런 일 안 겪는 사람은 없어. 이겨내면 돼.”고개를 끄덕인 진윤이 홍혜림을 꽉 끌어안았다. ...아름드리.“그러니까 아주머니가 뒤에서 여론몰이에 동조했다는 거야?”한현진이 자몽을 까며 강한서에게 말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서 알아봤더니 오성빈 교수라는 사람, 성 비서님의 먼 친척이시더라고. 그러니까 그분이 나서서 얘기만 해주면 잘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잠시 생각하던 한현진이 말했다. “그래서 일부러 홍혜림 씨가 신세를 질 수밖에 없게 만드시겠다? 홍혜림 씨를 다시 뺏어가려는 거야?”“그럴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한현진이 눈을 반짝이며 강한서 곁으로 다가갔다. 꿍꿍이 가득한 얼굴로 한현진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는 그걸 지켜보면 되겠네. 본인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 다음대체 뭘 하려는 생각인지 지켜보자고.”강한서가 어쩐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그 표정에 어리둥절해진 한현진이 물었다. “왜 그렇게 웃어? 뭐야, 그 음흉한 웃음은.”강한서가 나지막이 대답했다. “근묵자흑이라는 단어가 너무 맞는 말인 것 같아서.”한현진: ?“설명 똑바로 해. 누가 그 묵인데?”강한서는 씩 웃으며 한현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현진이 깐 자몽을 가져가 한 입 베어 문 강한서의 표정이 곧 강한 신맛에 잔뜩 일그러졌다. 자몽을 겨우 삼킨 강한서가 인상을 찌푸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넌 이걸 대체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거야.”한현진이 눈을 깜빡였다.

  • 사모님의 블랙리스트에 대표님이?!   제2485화

    [그래도 학교 측에서 끝까지 부정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재수강하라고 하면 어떡해요?]강한서가 웃으며 말했다. [넌 언제든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 내가 대신 신고해줘?]진윤은 그제야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번뜩 정신이 들었다. 인터넷에 도배된 악플로 잔뜩 지친 진윤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일에만 몰두해 있었다. 그는 심지어 학교 측에 새로운 시험 문제를 내도록 제안한 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부정행위가 없었음을 증명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한서의 한마디는 진윤의 모든 고민을 한 방에 해결했다. 스스로의 결백을 증명하는 건 결국 그 사람들이 파놓은 함정에 뛰어 드는 것 과 다를 바가 없었다. 사람들은 애초부터 그가 부정행위를 했을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니 진윤이 라이브 방송으로 결백을 증명한다고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또 미리 답을 알고 있으면서 카메라 앞에서 쇼를 하는 것이라며 의심하게 뻔했다. 부정행위의 증명해야 할 사람은 진윤이 아니라 그를 의심한 사람들이었다. 진윤이 순간 눈을 반짝였다. [얼른 엄마를 말려야겠어요. 교수님에게 부탁할 필요가 없잖아요. 전 당당하니까 얼마든지 조사하라고 해요.][잠깐만.]강한서가 진윤을 불렀다. [잠깐만 기다려 봐.][왜요?]입술을 깨물던 강한서가 중얼거렸다. [고작 학생인 네가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여론이 이 정도로 들끓는게 처음부터 이상했어. 이제야 의문이 조금 풀리는 것 같네.][그게 뭔데요. 얼른 얘기 해줘요.]성격 급한 진윤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강한서 때문에 괜히 마음만 조급해졌다. 강한서가 말했다. [넌 지금 아무것도 하지 마. 어머님께도 오 교수님이라는 분 만나보라고 해. 뭐라고 하는지 얘기나 들어 보고 다시 대책을 세워야해.]진윤이 조금 전처럼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형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 인간들의 계략을 역이용하시려는 거예요?]강한서가 쯧, 혀를 차며 말했다. [매형이라고 불러]진윤: ...홍혜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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