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영상속에 유현진은 붉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무표정으로 "해체" 를 진행하고 있었다.법률을 알려주는 드라마는 그렇게까지 잔인하게는 찍을순 없었다, 그리고 화면상으로도 직접 시체를 분해하는 장면은 볼수 없었다. 하지만 연기하는 그녀의 표정은 너무나도 섬뜩했다, 무뚝뚝한 표정, 차가운 눈빛, 시체를 자를때 뿜어져 나오는 피가 그녀의 볼을 타고 흘렀다, 그녀의 얼굴에서 잔인함과 아름다움을 엿볼수 있었다.그녀가 시체를 분해하는 그때 갑자기 벨이 울렸다.유현진은 일어서 세수를 한뒤 외투 한 개를 아무렇게나 몸에 걸친후 침착하게 향수를 뿌려 몸의 피비린내를 감췄다, 그리곤 문을 열기전 립스틱을 바르는것도 잊지 않았다.그녀는 자신의 이미지를 엄청 중요히 생각했다.택배원과 마주했을때, 그녀 방금까지의 차가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고 얼굴에 미소를 띠며 택배를 받았다, 감사의 인사도 빼먹지 않았다.방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자 택배원은 약간의 호기심을 가지고 안을 들여다보았다, 이에 그녀는 한숨을 쉬며"집에서 기르던 강아지가 여기저기에 소변을 봐서 우리에 가뒀어요, 아마도 불편해서 저러는 걸거예요."그녀의 목소리는 남자가 여자목소리를 흉내내는듯이 굵은 목소리였다, 음색은 그녀가 평소에 말하는 것과 완전히 달랐다, 아마도 고의로 발음을 고친듯한 목소리였다.하지만 그녀의 이런 행동조차도 여인의 느낌이 물씬 났다.택배원은 말했다."강아지는 제대로 훈육해야돼요, 얘가 어디에서 오줌을 누면 거기로 데려가서 교육하세요, 강아지로 하여금 자신의 잘못을 알게 해야됩니다, 이걸 몇번만 반복하면 알게 될거예요. 어린애들도 잘못을 하면 맞아야 정신을 차리는데 하물며 강아지는요?"유현진은 의미심장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확실히 그것도 방법이네요." 그녀의 뒤에 있는 객실에는 온몸이 묶여있고 말 못하게 입에 뭔가가 물려져있는 남성이 있었다, 그의 눈 앞에는 피 웅덩이가 고여져 있었다, 마치 방금까지 일어났던 일을 암시하는듯이.남자는 미친듯이 발버둥을 쳤지만 티비
이 안건은 바로 몇년전 한주시를 뒤흔든 넷카마 방송인 연쇄살인안건 이였다.피의자는 어릴적 계부의 몇차례의 성폭행을 당했었다, 그래서 남자를 증오했고 여자가 되기를 갈망했다, 그의 행동은 항상 여자를 모방하는듯 했다. 거기에 잘생겼었고 능력도 있었기에 졸업후 괜찮은 회사에 취직하기도 했다. 생활이 정상적인 상태에 들어갈 무렵 그의 계부가 집을 찾아와 돈을 요구했다, 그리고는 회사에 그가 여장을 하고있는 사진을 퍼뜨렸다, 이에 회사는 이미지의 손상을 우려해 그를 해고했다.당시 그와 썸을 타고 있던 동료도 그와 결별을 선언했다.당시 계부는 도박중독에 걸려 모든 집재산을 홀라당 날려먹고 커다란 빚덩이에 앉게 되였다, 심지어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골을 파해쳐 명혼에 사용해 돈을 받았다.또 다시 가정폭력에 더 이상 참을수 없게 된 피의자는 계부가 술에 취한 틈을 타서 상대방을 베개로 질식사하게 만들었다.계부는 생전 주위사람들과 관계가 엄청 나빴고 술을 입에 달고 살았으며 죽기 전에도 술을 대량으로 마셨었기 때문에 그의 사망은 그 누구의 의심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첫 번째 범행을 저질렀을때의 쾌감이 피의자의 정신을 자극했던 탓인지 약간의 시간이 지난뒤 이어서 빠르게 두번째 범행을 저질렀다.그는 미녀방송인으로 변신하여, 인터넷에서 표적을 물색하고 있었다, 상대방과 친해진뒤 오프라인 만남을 약속한후 상대방을 죽이고 물품을 갈취하는 방식으로 일상을 유지했다.처음엔 계부와 인성이 비슷한 사람들만 표적으로 노렸지만 후엔 무차별범행을 진행했다.시체 절단, 시체 요리 등 수법은 잔인했고 사람이 한 짓이라곤 믿을수 없었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무조건 무자비하고 악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지만 피의자의 법정 동영상이 유출되자 인터넷에서 전례없는 큰 이슈가 되었다.왜냐하면 피의자의 용모는 엄청 가느리고 심지어는 예쁘다고도 할 수있었다. 그의 행동들은 완전히 여자 그 자체였다, 그리고 목소리도 부드러워서 전혀 살인범의 느낌이 들지 않았다.유현진의 연기는 그야말로 굉장했다, 그녀
"그래, 좋아."한성우는 이에 놀라면서"진심으로 하는 소리야?"강한서는 무덤덤하게 말했다."계약료 2000억."한성우는 입꼬리를 씰룩거렸다."그럼, 너는?""나랑 하면 그건 위법이지 않아?"한성우는 이에 할말을 잃었다.그는 강한서가 이렇게 나올줄 진작에 알고있었다, 게다가 그냥 대충 던져본거 였다.강씨 가문사람이라는 신분이 유현진으로하여금 배우하는 걸 쉽게 허락하기란 어려웠다.말하는 도중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고개를 숙여 확인하고는 소리를 질렀다."형수님이 페이스북 개인정보를 바꿨어.""선셋 스타" 이 아이디를 제외하고는 유현진은 또 하나의 사적인 아이디가 있었다.이 아이디는 예전에 "화성사육사" 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한적이 있었다.그녀는 자신의 요리 일상을 전문적으로 기록하기 위한 아이디였다, 대부분 자신이 요리하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었다, 여기엔 적지 않은 실패 작품도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가끔 가다가 자신의 셀카도 올렸었다.여기까지 말하고 꼭 말해야 하는 한마디를 보탠다면 유현진의 셀카실력은 엄청 안좋았기에 그의 미모를 다 담을순 없었다.그녀의 얼굴은 원래 엄청나게 예뻤지만 굳이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필터를 씌워 남보여주기 부끄럽게 찍었었다. 그는 강한서가 그녀의 페이스북을 검색하는걸 몰랐었더라면 그 사진의 여자가 유현진이라는것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였다.이전에 이 아이디는 그래도 갱신속도가 빨랐었는데 그 뒤론 어째선지 잠잠했다. 가끔 가다가 실종된 사람을 찾는걸 도와주는거나 병에 걸린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모금하는 게시물을 올린다거나 할뿐이였다. 마지막으로 올린 페이스북도 반년전이였다.이때 마침 그녀는 페이스북에 배우 인증마크를 달고 닉네임을 자신의 이름으로 고친것 이였다그 후 "법역" 의 최신 홍보 페이스북아이디를 공유하면서 그 아래 댓글을 달았다."여자일가요? 남자일가요?"오피셜에서 빠르게 그녀의 페이스북을 고정했다.한성우는 댓글이 실시간으로 수천개가 달리는것을 목격했다."아아아아아아, 언니!""언
송민영은 한세정의 새 드라마에서 카메오로 출연한 여자가 남자분장을 한 역할을 일컫는 거였다.이 뉴스는 그녀가 매수한것이였다.유현진은 송민영과 달라서 화장을 안해도 그 아름다움이 흘러나오고 오관도 아주 정교해서 눈 화장을 조금만 보태면 카리스마있는 자태를 연출할수 있었다.그리고 그녀는 대부분의 여자배우들보다 더욱 과감했다, 여배우들은 이런 짧은 머리 역할을 대부분 시도하려고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였다.왜냐하면 이런 역할들을 자신의 오관이나 몸매의 단점들을 가감없이 보여주기 때문에 아무리 미인이라 하더라도 어떤 각도에선 불리하기 때문이였다.하지만 유현진에게는 사각이란 없었다.짧은 머리에 날카로운 눈썹은 관중들로 하여금 여자인지 남자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했다.이어 송민영의 생김새는 비교적 청순했기 때문에 그녀는 캐릭터를 잘 만나서 인기가 많아진 케이스였다, 강한서가 그녀한테 추천해준 극본과 컨셉은 아주 교묘해서 그녀의 이미지와도 부합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굴로만 따진다면 연예계에서는 그렇게 예쁜쪽에 속하지 않았다.과도하게 납작한 오관은 화장덕을 많이 보기 때문에 송민영도 그녀자신의 약점을 잘 알고 있었다. 연기에서나 레드카펫에서의 포토존에서나 화장은 언제나 그녀의 안전구역이였다.그리고 그녀가 연기한 남자분장역할도 예외는 아니였다. 넓은 이마는 분칠로 가리고 비록 남자분장이였지만 눈썹화장도 똑같이 따라했기때문에 평소와 큰 다른 점은 없었다. 거기에 평범한 연기까지 더해지니 멋진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그리고 이 뉴스는 유현진의 실검뒤를 졸졸 따라가는 모양새가 되여 아주 처참하기 그지 없었다.팬들도 이거까진 칭찬하기 부끄러웠는듯 실검에 그렇게 오랫동안 머물지는 못하고 급속도로 인기가 떨어졌다.한성우는 고개를 들어 강한서를 보았다. 이 녀석은 눈썹을 찌푸리며 타자를 하고 있었다. 그는 궁금해서 옆으로 다가가자 강한서는 핸드폰을 거두고는 차가운 눈길을 보며 눈을 들었다."아직도 할 일이 남았어?"이 말의 숨은 뜻은 사람을 쫓아내려는 것이였다
싸우지도 않았는데 전화도 안 받는 상황에 한성우도 무턱대고 놀릴수는 없었다."아마도 잘못 누르거겠지? 한 번 더 걸어봐."이에 강한서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아까와 똑같은 상황이였다. 전화는 받자마자 끊켰다.네다섯번을 반복하였지만 변함이 없자 강한서의 얼굴에는 한치앞도 내다볼수 없는 어둠이 깔렸다.한성우는 이에 기침을 짖고는"내가 걸어볼게."한성우가 전화를 걸고 몇초가 지나지 않아 전화는 연결이 되였다.이어서 유현진의 부드럽고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한성우는 옆에서 뻗뻗하게 굳은 얼굴을 하고 있는 누군가를 힐끔 쳐다보고는 기침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형수님, 저녁식사를 대접해드리려고 하는데 시간 있으세요?"유현진은 농담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저한테 식사 대접하는게 아깝지 않아요?"한성우는 유명한 짠돌이였기에 종래로 다른 사람의 밥을 얻어먹고 다녔었다. 혹시 어느날 그가 식사를 대접한다고 하면 그 속에 숨은 의도는 절대로 순수한것이 아닐것이다."제가 아니라 신우예요, "법역" 이 이렇게 잘됐는데 식사라도 대접해드리는게 맞죠."이전 고여정이 그녀에게 식사를 대접하려고 했을때 그녀는 거절을 했었다. 그녀는 고여정이 다들 서로 엄청 친밀하지 않기에 초대에 거절한건 이해할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러자 신우는 한바퀴 빙 둘러서 한성우를 통해 그녀를 초대했다.유현진은 잠시 생각한후 물었다."주소가 어디예요? 그리고 언제 가야하죠?""지금 어디 계세요? 제가 이따가 차로 배웅해드릴게요.""괜찮아요, 저도 차 운전해서 가면 돼요.""그럼 저 좀 태워주실수 있나요? 마침 차 기름도 아끼고 저는 지금 구로에 있어요."유현진은 이에 말문이 막혔다.(기름 돈이 아깝다고?)전화를 끊은후 유현진은 진씨 아저씨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차를 몰고 친정집을 떠났다.진 씨가 들어와서 보고를 할 때 할머니는 유현진이 보낸 만두를 먹고있었다.유현진은 진심을 담아서 손수 만든 만두를 선물했다.그녀의 요리실력은 그저그런 수준이였지만
진 씨는 부드럽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사모님께서 방금 떠났습니다.""언능 갔어야 했어, 여기 하루종일 눌러붙으면서 밥도 안 먹고, 누가 보면 내가 학대하는줄 알겠어."진 씨는 부드럽운 목소리로"사모님은 화 내시는게 두려웠던 것일 겁니다.""내가 화내는게 무섭다면 빨리 애기를 낳아야지!""젊은 사람들은 다 생각이 있겠지요, 사모님은 아직 젊으셔서 몇년 늦어도 괜찮으실 겁니다.""몇년 늦으면 나도 못 보겠네.""건강하셔서 백세까진 무병장수 하실겁니다."할머니는 그를 힐끔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그 계집애가 안마기 하나 선물 했다고 벌써 그 애 편드는 거니?"진 씨는 이에 미소를 지으며"할머니께서도 진짜로 화나신건 아니잖습니까. 진짜로 노하셨으면 문도 안 열어주실거 아닙니까? 만약 진짜로 임신한다면 놀라야 하는건 도련님이시겠죠. 그 수술이 어떤 부작용을......"할머니는 말을 하지 않고 그저 진 씨를 한번 바라보았다. 이에 상대방은 신중하게 입을 다물었다.할머니는 입을 닦고 무덤덤히 말했다."현우는 요즘 어때?""회사에 돌아온지 얼마 안돼서 잘 모르지만 아래사람들이 말하는걸 듣기론 많이 변했다고 합니다. 최근 일도 척척 잘하고 성격도 많이 수그러 들었다고 합니다. 아침에 특산물도 여기로 보낸걸 보면 몇개월동안 단련이 제대로 됐나 봅니다, 아마도 뜻을 깨달은 거겠죠.""걔가 진짜로 내 뜻을 알아냈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얼굴 한번 비추지 않는건 말이 안되지, 무조건 마음속으론 날 증오하거야."진 씨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강현우가 벌인 사고는 당시 회사에 아주 나쁜 영향을 끼쳤었기에 할머니도 훌륭한 사람이 되지 못하는걸 한스러워하며 회사환경이 제일 악랄한 곳에 보냈었다.기실 그 쪽 회사는 강한서도 가본적이 있었다. 게다가 그가 대학을 다닐때 실습차원으로 주동적으로 방문한 곳이였다.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한서 도련님은 엄청 겸손하게 인턴의 마음가짐으로 실습하러 갔기 때문이다.서부지역의 지사는 강한서의
유현진은 차를 구로로 몰고갔다, 바로 한성우를 발견했고 당연하게도 그 옆엔 1미터 87이나 되는 나무밑둥이 있었다.그녀는 액셀을 밟고 그냥 지나치고 싶었으나 한성우가 계속 부르고 있었다. 그는 분홍색 정장을 입고 있었기에 걸어다니는 꽃나비를 연상케 했다. 그는 차를 뒤따르며 소리를 질렀기에 너무 창피해서 차를 멈출수밖에 없었다.창문이 내려가고 한성우는 창문에 지대여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형수님, 온 도시를 놓고 봐도 저희들만큼 키 큰 사람이 없는데 못 보셨어요?"이에 유현진은 얼굴색도 안 변하고 말했다."연예계 스타가 거리에 나와서 화보를 찍는줄 알았네요, 옷차림이 너무 멋있어요, 잘 못 본줄 알았어요."강한서는 유현진을 힐끔 보고는 그는 생각했다. 그녀가 무조건 마음속으로 다른 생각이 있었다고 확신했다.그는 차 창문을 내리는 순간 그녀의 한순간 스친 혐오하는 표정을 놓치지 않았다.그녀의 거짓말은 점점 더 터무니 없어졌다, 하지만 한성우한테는 유용했다.그는 자기애가 넘치는걸 표현이라도 하는듯 머리를 정리하곤 유현진을 향해 윙크를 날렸다."제가 혹시 연예계에 진출하면 못해도 톱스타는 되겠죠?""어찌 톱스타뿐만일까요, 국민남편도 따놓은 당상이죠. 패션유행을 휩쓸고 다닐거예요."한성우는 이에 기쁜듯한 어투로 말문을 열었다."역시 안목이 탁월하십니다!"필터를 던져버리니 유현진을 볼수록 호감이 갔다, 예쁘게 생긴건 뒤로하고 연기도 엄청 잘하고 말도 엄청 달콤했다.한성우는 이렇게 보니, 강한서는 이렇게나 예쁜 와이프가 있음에도 아끼거나 달래지 않고 사흘이 멀다 하고 서로 다투니 복에 겨웠다는 생각을 했다.강한서는 유현진의 두마디 겉치레에 자신의 친구가 마음속으로 넘어가고 있다는것은 꿈에도 몰랐다.한성우는 차문을 열었다, 강한서는 자연스레 조수석에 탔다.유현진은 그를 흘겨보았다."강 대표도 기름값 아끼는거야?"강한서는 이에 반문하였다."부가티는 운전할만해?"유현진은 이에 할 말을 잃었다.그녀가 할머니집으로 갔을때는 언제나 부가티를
부가티는 그녀도 몇번 밖에는 운전하지 못해봤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비쌌기 때문에 어디 긁힐가 두려웠다.그 외 이 차는 너무나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엔 충분했다. 왜냐하면 한주시를 통틀어 놓고 봐도 몇 대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녀가 운전할때면 그 누구든지 바로 강한서의 차임을 알수 있었다. 그리고는 그 소식이 강현우 귓속으로 들어갈게 뻔했고 자신도 강한서한테서 빌리지 못했던 그 차를 그녀가 몰고 있다는 걸 알면 신미정한테 가서 고자질할게 불 보듯 뻔했다.이전 그녀는 이런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만들지 않기 위해 강한서의 차를 종래로 건들지 않았었다.하지만 최근, 그녀는 문뜩 생각이 텄다.어쨌든 결국엔 이혼할바엔 즐길수 있을때 즐기는게 낫지 않을까?강한서랑 같이 산지 3년이나 됐는데 차라도 못 탈까?그래서 그녀는 부가티를 운전했을 뿐만아니라 일부러 사람이 많은 시장을 지났다, 관심이란 관심은 모두 받으면서 말이다.강한서가 이 자리에서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유현진은 더한 짓도 할수 있었다.이에 그녀는 뻔뻔스러운 태도로 조곤조곤하게"나쁘진 않았어, 차고에 너무 오래 넣어두다간 엔진이라도 망가질까봐 탔지."강한서는 이 변명에 추궁하는 것도 귀찮았다.그는 그녀가 입놀림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진작 알고있었다, 말이 안되는 것으로도 논쟁이 가능할 정도였으니 말이다.(무슨 상냥하고 철이 들고 현모양처야? 하나도 맞는게 없어!)원래 다 끝난 대화였는데 한성우는 이어서 한마디를 거들었다."슈퍼카는 엔진을 계속 사용해줘야 오래 써요."유현진은 이에 따봉을 날리며"역시 배운 사람이네요."강한서는 입꼬리가 떨리면서 한성우를 흘겨보았다.(이 자식은 도대체 누구 편이야?)한성우는 돈의 편만 들지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다. 다만 그는 돈을 벌때 찌라시를 보는것을 좋아할 뿐이였다.그는 유현진이 그에 대한 호감이 오르기만을 기다린뒤 앞의 좌석에 기대며 머리를 내밀었다."형수님, 엔터테이먼트 회사와는 언제 계약할 생각이신가요, 저희 회사는 어때요? 만약 오신다면
어두운 표정으로 이번 일의 경위를 할 번 곱씹은 홍혜림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졌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서해금은 항상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한 번도 어긋난 적조차 없었다. 조금만 먼저 얘기를 꺼냈다면 의심을 살 수 있었고 조금만 늦으면 도와줄 기회를 놓칠 수 있었다. 서해금은 늘 홍혜림이 더는 손 쓸 방법이 없는 타이밍에 나타났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 당연히 홍혜림은 평소처럼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없었고 도움을 주려는 사람의 손길을 거절할 리가 없었다. ‘서해금이 어떤 인간인데?’서해금은 이익을 얻을 수만 있다면 거지도 아버지로 모실 수 있었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면 친아버지도 아버지라 인정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그런 인간이 아무런 계획도 없이 도와줄 리가 없어.’‘애초부터 이 모든 것이 서해금이 꾸민 짓이라면 말이 되긴 하지.’‘하지만 대체 왜?’홍혜림은 순간 자신에게도 조향대회의 투표권이 있다는 사실을 또 올렸다. ‘설마 그것 때문에?’서해금 의도를 파악하게 된 홍혜림은 순간 화가 치밀었다. ‘가식적인 X. 감히 날 두고 수작을 부려?’생각에 잠긴 홍혜림이 인상을 폈다 찌푸렸다를 반복하며 가끔은 이를 악무는 모습을 지켜보던 진윤이 걱정스레 물었다.“엄마, 왜 그래요?”홍혜림이 감정을 추스르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역겨운 일이 떠올라서 속이 좀 안 좋아서 그래.”아직 어린 나이라 홍혜림 말의 의미를 눈치 채지 못한 진윤이 말했다. “엄마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전 부정행위도 하지 않았잖아요. 지금은 제가 신고까지 했으니 저희가 여기저기 부탁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그 사람들이 저희에게 사정을 해야겠죠. 엄마도 이젠 회사로 나가 보세요. 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진윤의 말에 홍혜림의 표정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너만 괜찮으면 엄마는 아무것도 겁나지 않아. 회사에는 네 아빠와 형이 있어. 내가 할 일은 널 지키는 거야.”그 말에 진윤은 강한서의 말을 떠올렸다.“너한텐 좋은 부
진윤: ...진윤이 흥, 콧방귀를 꼈다. “네가 얘기 안 하면 내가 모를 줄 알아? 한성 그룹 대표지?”진윤이 머리가 떨어질세라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엄마, 형님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언변이 장난이 아녜요. 게다가 맞는 말만 골라서 한다니까요. 전엔 우리 형이 세상에서 제일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형도 그 형님 앞에선 꼬마에 불과한 것 같아요.”진윤의 뒤통수를 툭 치려던 홍혜림은 그의 머리에 감싸진 붕대를 보고는 시선을 내려 엉덩이를 차버렸다. “형이 널 얼마나 예뻐했는데 팔이 밖으로 굽어?”진윤이 바지의 먼지를 털며 말했다. “좋은 건 당연히 형이 더 좋죠. 하지만 능력으로 따지면 형님이 더 뛰어난 것 같아요..”강한서를 향한 콩깍지가 두껍게 쓰인 진윤의 모습에 홍혜림은 괜히 질투가 났다. 하지만 상대방이 강한서라는 사실에 오히려 마음이 놓이기도 했다. 정인월이 직접 교육한 아이였으니 성품이 우수하고 능력이 뛰어난 것은 말 할 필요도 없었다. 진수 그룹과 한성 그룹은 같은 업계에 종사하지 않은 탓에 협업하는 일이 거의 없어 연계가 잦은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윤은 한성 그룹이 종사하고 있는 업계와 관련된 전공을 하고 있었고 강한서는 IT 업계의 정상급 인물이었다. 그러니 강한서와 가깝게 지내는 것은 진윤에겐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홍혜림은 강한서가 아무 이유 없이 진윤을 도울 리가 없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강한서가 여자친구 대신 자신에게서 서해금의 일을 알아내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 여겼다. 홍혜림은 그 일엔 조금도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신세를 지고도 모른 척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강한서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녀에게 자신의 요구를 이야기한 적도 없어 오히려 홍혜림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서 대표에게 우리가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은근슬쩍 오 교수님을 귀띔하게 한 것도 너의 그 스승님 생각인 거야?”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도와주겠다고
입가를 파르르 떨던 홍혜림이 진윤의 손을 툭, 쳐냈다. “저리 가. 엄마한테 그런 농담하지 마.”진윤이 웃는 얼굴로 다가가 홍혜림의 어깨를 주물렀다. 그러자 홍혜림이 진윤을 다시 자리에 앉혔다. “얌전히 앉아있기나 해. 넌 애가 다치고도 얌전히 있지를 못 해.”잠시 말이 없던 홍혜림이 다시 입을 열었다. “왜 엄마한테 얘기도 안 하고 신고했어? 오 교수님께도 비밀로 하라고 하면서 말이야. 대체 무슨 생각인데 이렇게 수상하게 구는 거야.”“엄마, 만약 학교 측에서 빨리 결과를 발표할 생각이었다면 진위 여부는 신경 쓰지도 않은 채 얼른 이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을 거예요. 저희가 오 교수님께 부탁할 시간 같은 건 주지도 않았을 거라고요.”“그럴 시간이 있었다고 해도 학교 명예가 걸린 일인데, 누가 그 책임을 지려고 하겠어요?”진윤의 말에 홍혜림이 멈칫했다. “그러니까 네 말은 학교에서 너한테 처분을 내렸다는 말이 가짜라는 얘기야?”진윤이 말했다. “엄마, 서화 대학은 엄마와 아빠가 수많은 인맥과 돈을 들여 고르고 고른 대학이에요. 업계에서의 명성도, 학교 분위기도 말 할 것 없이 좋고요. 오랜 세월을 지내며 명성을 쌓아온 학교예요. 그만큼 수많은 일을 겪어왔다는 얘기잖아요.”“그런 학교가 고작 이런 여론에 궁지로 몰려 학생에게 처분을 내리는 것으로 여론을 잠재우려고 했을 가능성이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세요?”“지금은 예전과 달라요. 요즘은 순식간이면 소문이 퍼진다고요. 이런 일은 조금만 미숙하게 처리해도 오히려 힘들게 쌓아온 명성에 금이 가게 할 수 있어요. 그러니 어떻게 봐도 학교 측에서는 함부로 저에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할 수는 없어요.”“오히려 진실을 파헤치는 편이 학교의 명성을 지키는 제일 좋은 방법이에요.”잠시 조용하던 진윤이 말을 이었다. “엄마, 만약 엄마가 학교 이사진이라면 부정행위가 사실이었다는 결론과 부정행위가 루머였다는 걸론 중 어떤 게 신입생 모집에 더 큰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홍혜림이 미간을
식사 자리가 마무리된 후 홍혜림을 배웅하러 나온 서해금의 뒤를 오성빈이 따라나서며 나지막이 물었다. “서 대표님이 말씀하신대로 했으니 약속하신 건...”“걱정마세요.”서해금이 시선을 거두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일만 잘 마무리 되면 약속드린 건 꼭 지켜드리죠.”“그럼 최대한 빨리 해결하도록 할게요. 질질 끌어봐야 좋을게 없으니까요.”“부탁드려요.”고개를 끄덕인 서해금이 성월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서해금의 뜻을 바로 알아들은 성월이 곧바로 오성빈을 배웅했다. 사실 학교에서는 진윤의 부정행위에 관해 아무런 결론도 내린 것이 없었다. 여론은 여전히 뜨겁기만 했다.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여론에 흔들리지 말아야 했다. 만약 조사 결과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그 여론은 오히려 학교에 독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은 학교 임원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며칠 동안이나 홍혜림의 연락을 무시했다. 물론 그 역시도 최대한 빨리 이 일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진윤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전혀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오성빈이 모든 증거 수집을 마치고 드디어 진윤의 누명을 벗겨주는 쇼를 하려던 그때, 경찰이 갑자기 학교로 찾아왔다. 진수 그룹에서 진윤의 시험 부정행위 문제로 경찰에 신고를 한 탓이었다. 교장의 연락을 받은 오성빈은 그만 멍해졌다. 제일 먼저 서해금이 떠올랐지만 그녀가 약속했던 일을 떠올린 그는 곧 주먹을 꽉 움켜쥐고 서해금에게 연락하고 싶은 충동을 꾹 참으며 홍혜림의 연락처를 눌렀다. 홍혜림이 전화를 받자마자 오성빈이 물었다. “사모님, 어제 분명 진윤 학생 일은 잘 처리해 드리겠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왜 신고를 하신 거예요?”홍혜림이 놀란 말투로 말했다. “신고라뇨? 전 신고한 적 없어요.”“사모님이 신고하신 게 아니라고요?”의아한 듯 묻는 오성 빈에게 홍혜림이 대답했다. “전 신고한 적 없어요. 교수님께서 이미 윤이가 부정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찾으셨다면서 조치를 취하시겠다고 말씀하셨잖아요. 그래서 계속
장준의 아버지는 요직을 맡고 있었고 장씨 가문엔 그의 아버지를 제외하고도 수많은 정치인들이 있었다. 그랬기에 가족 중 단 한명이라도 꼬리를 밟힌다면 그의 가문은 수습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기도 했다. 장준이 저질렀던 인간 같지도 않은 일들이 하나하나 밝혀지기 시작했다. 폭행, 음주 운전, 도박, 성폭행...피해자들이 하나둘 인터넷에 장준의 진짜 모습을 폭로했다. 수많은 피해자의 목소리를 누를 수 없었던 장씨 가문의 스캔들이 결국 전부 드러나고 말았다. 홍혜림 역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곧 회사 계정으로 진윤은 그날 운전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발표와 함께 그와 관련된 증거들과 범죄경력증명서를 전부 공개 했다. [그러니까 진윤은 또 다른 도련님의 기사를 막기 위해 총알받이가 됐다는 거네?][어쩐지 뭔가 이상하더라니.][그렇게 심각한 교통사고에 진윤 한 사람만 공개 처형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역시 여론을 부추기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네요.][발 빼려고 하지 마. 장준이 주범이었다고 하더라도 진윤이 그 경기와 아무런 관련도 없는 건 아니잖아. 끼리끼리는 과학이라고 했는데 그놈이 그놈 아니겠어? 서화 대학에서도 진윤의 재시험 부정행위를 인정 했잖아.][학교엔 이미 소문을 파다해요. 이번 일과는 관련이 없다고 해도 언젠가는 비슷한 사고를 쳤을 거예요. 장준이나 진윤이나 크게 다를 거 없잖아요.][저기요. 두 사람을 싸잡아 욕 하지는 마요. 한 명은 범죄자고 다른 한 명은 그저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뿐이에요. 그게 어떻게 같아요? 얼른 진상 규명이나 하시죠. 피해자에게 피해 보상은 해야 하잖아요.]...휴대폰을 한 쪽으로 던져버린 서해금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장준이었어? 어쩐지...”성월이 그녀에게 차를 건네며 나지막이 물었다. “대표님, 진윤 씨 일은 이미 어느 정도 해결이 된 것 같아요. 그럼 저희 계획은 어떻게 해요?”“아직 끝나지 않았어요.”서해금이 찻잔을 들어 올리며 덤덤하게 말했다. “홍혜림은 누구보다
장씨 가문 아들이라는 이유로 여론이 들끓는 것을 염려한 탓인지 기사는 간단한 몇 마디 말로 상황을 간결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한현진은 감추려고 할수록 일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 생각했다. 드디어 주강운이 손을 쓴 모양이었다.고개를 들어 강한서를 바라보는 한현진의 눈이 별처럼 반짝였다.“여보, 장준이 잡힌 것 같아.”강한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그래?”한현진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강한서에게 한성우가 보낸 기사를 보여주었다. “시간, 교통사고, 장 모 씨, 약물. 이 단어들만 봐도 누군지 뻔하잖아.”강한서가 놀랍다는 듯 말했다. “장 모 씨가 정말 장준이야? 어떻게 잡힌 거지? 누가 신고라도 한 건가.”“나쁜 짓을 그렇게 많이 했으니 벌을 받는 거지. 피해가 한두 명이면 집안 세력으로 어떻게든 막을 수 있겠지만 그 수많은 피해자를 전부 막을 수는 없잖아?”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기사에 다른 얘기는 없어?”“없어. 그냥 언급만 한 수준이야. 하지만 이 기사를 시작으로 진실을 밝혀 나가려는 사람은 분명 있을 거야. 그건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지.”한현진이 나지막이 말했다. “장준과 관련된 기사가 퍼져 나가기 시작하면 사모님께 이 기회를 빌려 진윤 씨에 관련한 입장 발표를 하시라고 말씀 드려.”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아침 연락드릴게.”강한서는 이상할 정도 순순히 대답했다. 예전이라면 어떻게 된 일이냐며 꼬치꼬치 캐 물었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처럼 쉽게 넘어갈 리가 없었다.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한현진의 시선에 강한서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다정한 목소리로 한현진에게 물었다.“왜?”하지만 한현진은 곧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산책 가자.”강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옷 가지고 올게.”강한서의 뒷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던 한현진이 휴대폰을 들어 한성우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늘 강한서가 좀 이상해요. 평소엔 꼬치꼬치 따지더니 오늘은 기사를 보여줘도 아무것도
멈칫한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강한서의 목소리에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순간 조용해졌다. 그러더니 곧 어색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한서야, 야근 안 했어? 오늘은 일찍 퇴근했네.”강한서는 화제를 돌리는 한성우의 말에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다시 물었다. “방금 누가 어딜 들어갔다고?”“방금 내가 뭐라고 했어?”한성우가 모른 척 대답했다. “갑자기 네가 튀어나오는 탓에 다 잊어버렸잖아.”강한서가 말했다. “강운이가 장준을 처넣었다며.”한성우: ...후회 막심한 얼굴로 자신의 입을 툭 친 한성우가 웃으며 대답했다. “어, 맞아. 바로 그거야. 나도 방금 어디서 그 소식을 듣고 형수님과 수다나 떨려고 전화한 거야. 너도 알잖아. 형수님과 내가 뒷담화 할 땐 죽이 척척 맞는 거.”“그래?”강한서가 담담한 말투로 말을 이었다. “난 두 사람이 나한테 뭔가 숨기는 게 있는 줄 알았지.”“그럴 리가 있겠어?” 한성우가 당당하게 말했다. “우리가 널 속일 수는 있고? 두 사람 요즘 진윤 씨 일 때문에 걱정이 많잖아. 그래서 나도 신경 좀 썼지. 봐, 소식을 듣고는 바로 알려 주려고 전화했잖아.”“그래.”강한서의 대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한성우의 귓가로 곧 다시 강한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진이가 강운이한테 뭐라고 했는데?”한성우: ...한성우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뭐? 형수님이 강운이와 연락했어?”잠시 침묵하던 강한서가 다시 입을 열었다. “너한테 전해달라고 한 말이 뭐냐고.”의심이 아닌 확신에 찬 말투에 한성우는 머리가 찌릿, 할 정도로 소름이 돋았다. ‘조금만 참았다가 나중에 전화할 것이지, 난 왜 하필 지금 한 거야?’어차피 한강서가 전부 눈치 챈 마당에 더는 숨길 필요가 없어진 한성우는 결국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형수님이 너한테 숨겼다고 뭐라고 하지 마. 형수님이 강운이에게 연락한 게 아냐. 나한테 눈치를 주라고 부탁하셨어. 강운이네는 줄곧 장씨 가문과 사이가 안 좋았잖아
“실망이라니. 엄마는 단 한 번도 널 창피하게 여긴 적 없어. 넌 엄마가 배 아파 낳은 내 자식이야. 내가 널 몰라? 엄마는 그냥 네가 이번 일 때문에 힘들어 할까봐 그래. 엄마는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즘 네가 말도 없고 조용하기만 해서 우리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진윤의 등을 어루만지며 홍혜림이 나지막이 말했다.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야. 인생 살면서 이런 일 안 겪는 사람은 없어. 이겨내면 돼.”고개를 끄덕인 진윤이 홍혜림을 꽉 끌어안았다. ...아름드리.“그러니까 아주머니가 뒤에서 여론몰이에 동조했다는 거야?”한현진이 자몽을 까며 강한서에게 말하자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절묘한 타이밍에 나타나서 알아봤더니 오성빈 교수라는 사람, 성 비서님의 먼 친척이시더라고. 그러니까 그분이 나서서 얘기만 해주면 잘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잠시 생각하던 한현진이 말했다. “그래서 일부러 홍혜림 씨가 신세를 질 수밖에 없게 만드시겠다? 홍혜림 씨를 다시 뺏어가려는 거야?”“그럴 수도 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한현진이 눈을 반짝이며 강한서 곁으로 다가갔다. 꿍꿍이 가득한 얼굴로 한현진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그럼 우리는 그걸 지켜보면 되겠네. 본인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든 다음대체 뭘 하려는 생각인지 지켜보자고.”강한서가 어쩐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한현진을 쳐다보았다. 그 표정에 어리둥절해진 한현진이 물었다. “왜 그렇게 웃어? 뭐야, 그 음흉한 웃음은.”강한서가 나지막이 대답했다. “근묵자흑이라는 단어가 너무 맞는 말인 것 같아서.”한현진: ?“설명 똑바로 해. 누가 그 묵인데?”강한서는 씩 웃으며 한현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한현진이 깐 자몽을 가져가 한 입 베어 문 강한서의 표정이 곧 강한 신맛에 잔뜩 일그러졌다. 자몽을 겨우 삼킨 강한서가 인상을 찌푸린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넌 이걸 대체 어떻게 아무렇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거야.”한현진이 눈을 깜빡였다.
[그래도 학교 측에서 끝까지 부정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재수강하라고 하면 어떡해요?]강한서가 웃으며 말했다. [넌 언제든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마. 내가 대신 신고해줘?]진윤은 그제야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 번뜩 정신이 들었다. 인터넷에 도배된 악플로 잔뜩 지친 진윤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일에만 몰두해 있었다. 그는 심지어 학교 측에 새로운 시험 문제를 내도록 제안한 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부정행위가 없었음을 증명할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한서의 한마디는 진윤의 모든 고민을 한 방에 해결했다. 스스로의 결백을 증명하는 건 결국 그 사람들이 파놓은 함정에 뛰어 드는 것 과 다를 바가 없었다. 사람들은 애초부터 그가 부정행위를 했을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니 진윤이 라이브 방송으로 결백을 증명한다고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또 미리 답을 알고 있으면서 카메라 앞에서 쇼를 하는 것이라며 의심하게 뻔했다. 부정행위의 증명해야 할 사람은 진윤이 아니라 그를 의심한 사람들이었다. 진윤이 순간 눈을 반짝였다. [얼른 엄마를 말려야겠어요. 교수님에게 부탁할 필요가 없잖아요. 전 당당하니까 얼마든지 조사하라고 해요.][잠깐만.]강한서가 진윤을 불렀다. [잠깐만 기다려 봐.][왜요?]입술을 깨물던 강한서가 중얼거렸다. [고작 학생인 네가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여론이 이 정도로 들끓는게 처음부터 이상했어. 이제야 의문이 조금 풀리는 것 같네.][그게 뭔데요. 얼른 얘기 해줘요.]성격 급한 진윤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강한서 때문에 괜히 마음만 조급해졌다. 강한서가 말했다. [넌 지금 아무것도 하지 마. 어머님께도 오 교수님이라는 분 만나보라고 해. 뭐라고 하는지 얘기나 들어 보고 다시 대책을 세워야해.]진윤이 조금 전처럼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형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그 인간들의 계략을 역이용하시려는 거예요?]강한서가 쯧, 혀를 차며 말했다. [매형이라고 불러]진윤: ...홍혜림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