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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강성연은 팔짱을 끼며 그녀를 보았다.

“그런 건 네 남자한테 물어보지 왜 나한테 물어봐?”

그녀가 강미현의 남자를 빼앗기라도 한 듯 구는 태도가 우스웠다.

강미현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서 말했다.

“강성연, 너 잘난 척하는 거 오래 못 갈 거야. 어디 한 번 두고 보자고!”

강미현은 으름장을 놓은 뒤 그래도 자리를 떴고 그녀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면서 강성연은 눈을 가느스름하게 떴다. 큰코다칠 사람이 누가 될지는 모를 일이었다.

사무실 안, 강성연이 컴퓨터 앞에서 무언가를 확인하고 있는데 갑자기 직원 한 명이 황급히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Zora씨, 큰일 났어요!”

직원은 무척 조급해 보였는데 강성연은 느긋하게 고개를 들며 물었다.

“무슨 일이죠?”

“고객님 몇 분이 저희 매장에서 주얼리를 샀는데 전부 가짜였다고 해요. 그래서 지금 회사에 찾아와서 따지고 있어요. 구매 부서 직원 말로는 Zora씨께서 주신 리스트대로 원료를 샀다고 하던데요.”

직원이 말을 마치자 강성연은 시선을 내리뜨리며 컴퓨터를 껐고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

“그럼 가보죠.”

홀에는 가짜 보석을 산 고객들이 화를 내며 큰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몇십 년 동안 운영해온 위너 주얼리에서 가짜 보석을 팔다니, 회사를 운영할 마음이 있는 건가요?”

“몇백만 원짜리 진주 팔찌인데 다른 매장 가서 물어보니까 다 가짜라고 하더군요. 큰 회사라고 이렇게 고객을 기만해도 되는 거예요?”

한 여자 고객은 무척 흥분했는지 팔찌를 탁자 위에 내던지며 말했다.

“내가 이 일을 밖에 알린다면 당신들 주얼리 회사를 계속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강미현은 비서와 함께 사람들 틈 사이로 걸어 나오더니 미소 띤 얼굴로 고객을 달래며 말했다.

“고객님, 우선 화내지 마세요. 구매 부서 직원과 얘기를 나눠봤는데 무슨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요.”

“오해요?”

여자 고객은 팔찌 포장 박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이 확인해봐요. 저건 분명 당신네 매장에서 산 거예요. 영수증도 있어요. 증거가 아주 확실하다고요!”

강미현은 무척 냉정해 보였다.

“고객님, 저희 회사에서는 가짜가 나온 적이 없습니다. 이건 분명 원료 공급업체에서 문제가 생긴 걸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고객님. 잠시 뒤 저희 디자이너가 올 텐데 그때 이 원료 공급업체에 관해 물어볼게요. 만약 가짜가 있다면…”

“두 배로 배상해 드리죠.”

강성연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모든 이들의 시선이 뒤늦게 도착한 그녀에게 집중됐다.

강성연은 프런트 데스크로 걸어가 그 진주 팔찌를 확인해봤다.

“가짜 맞네요.”

“그렇다니까요. 제가 가짜라고 했잖아요!”

여자 고객은 더욱더 당당하게 말했고 강미현은 강성연을 보며 물었다.

“성연아, 이 원료들은 네가 구매한 거잖아. 구매 부서에서도 네가 전달한 리스트대로 물건을 구매했고, 그런데 왜 가짜가 있는 거야?”

강미현이 말을 마치자 그녀의 뒤에 서 있던 비서가 구매 부서에서 구입한 리스트를 강성연에게 건네줬고 강성연은 그것을 힐끗 보더니 웃으며 얘기했다.

“내가 준 리스트가 맞네.”

“성연아, 너 이러는 거 우리 위너의 얼굴에 먹칠하는 거야. 이건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여자 고객은 강성연을 보며 말했다.

“그 가짜 진주는 당신이 구입한 거예요? 이렇게 저질스러우면서 어떻게 장사를 한대? 얼른 배상해요!”

“그래요, 배상해요!”

“오늘 제대로 해결해주지 않는다면 고소할 거예요. 위너 회사가 가짜를 팔아 고객들을 기만한다고 말이에요!”

강미현은 속으로 우쭐했다.

강성연, 네가 과연 위너에 계속 있을 수 있을까?

“또 무슨 일이죠?”

반지훈과 희승이 사람들 틈 사이에서 걸어 나왔고 강미현은 그를 보자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지훈씨, 우리 위너 주얼리에서 가짜가 나왔대요. 그런데 이번에 원료 구입은 성연이가 책임졌어요.”

그 여자 고객은 반지훈을 보자 한시가 급한 듯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반지훈씨, 제가 몇백만 원을 주고 위너에서 가짜 진주를 샀다니까요. 반지훈씨가 말씀해보세요. 이렇게 큰 주얼리 회사가, 그것도 몇십 년 동안 운영된 브랜드가 어떻게 가짜 상품을 팔아 고객을 기만할 수 있는 거죠?”

반지훈의 시선이 강성연에게로 옮겨졌다. 그는 그녀를 향해 걸어가며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원료 구입은 당신이 했으니 설명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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