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알로가 뭐지?그 생각을 할 사이도 없이 조수민의 목소리가 가까워졌다. 조시언은 불안한 예감이 들어 얼른 샤워 가운을 걸치고 나갔다. 문을 닫으려는 순간 조수민이 문을 열었다.조시언은 넓은 어깨로 등 뒤의 사람을 가리려고 애쓰면서 물었다.“뭘 찾는 거야?”“알로, 아까 데려온 강아지 있잖아. 어디 갔는지 모르겠네.”조수민은 그렇게 말하면서 침실 안을 기웃거렸다.“너를 따라 들어온 거 아니야?”“아니야. 방에는 나 혼자만 있어. 게다가 문도 잠갔고.”조시언이 고개를 저어 부인했다.“이상하네...”조수민은 그렇게 얘기하면서 다른 곳에 가서 찾아보려고 했다.조시언이 문을 닫으려던 때 안리영이 뒤척이면 나긋한 신음을 흘렸다. 조수민이 바로 고개를 돌렸지만 조시언은 이미 문을 닫아 잠근 상태였다.조수민이 문을 두드리면서 물었다.“시언아, 네 방에서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아니야, 잘못 들은 거야. 내 핸드폰 알림 소리야.”조시언은 조수민이 밀고 들어오지 못하게 몸으로 문을 막았다.“내가 분명 들었는데...”조수민이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떠났다.조시언은 한숨을 푹 내쉬고 침대 위의 안리영을 쳐다보았다. 안리영은 이불을 걷어차 버린 채 달콤하게 자고 있었다.안리영은 잠귀가 밝은 편이었지만 어제 너무 피곤했던 탓에 계속 자고 있었다.조시언이 다가가 안리영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얼른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조시언이 나가자마자 안리영은 두 눈을 번쩍 떴다. 안리영은 아까 조수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이 확 들었다.조수민이 어떻게 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들키면 안 된다. 게다가 안리영은 조시언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조시언을 그렇게 거절해 왔지만 결국 조시언과 이렇게 되지 않았는가.게다가 안리영은 제정신인 상태로 조시언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조시언이 아래층으로 내려간 것을 확인한 안리영은 내가 안리영에게 보낸 문자를 확인했다.[축하해.]그 문자를 받은 안리영은 바로 무슨 뜻인지 알았다.[나를 이렇게 팔아넘겨?]나는 아이
조수민은 털털하고 착한 사람이다. 두 부모님을 모시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조시언은 코끝을 매만지면서 얘기했다.“리영이는 좋아하는 물건을 두 개씩 사잖아. 모르는 것도 아니고.”“그렇긴 하지. 이 신발도 두 개 샀다는 거야? 별로 같은데.”조수민이 의아해하면서 얘기했다.조시언은 허리 숙여 슬리퍼를 꺼내 조수민의 발 옆에 놓아주었다. 조수민은 더 추궁하지 않고 슬리퍼를 신은 뒤 얘기했다.“넌 정말 사람을 잘 챙겨주네. 지은이가 행복하겠어.”조시언은 속으로 안리영을 생각하면서 미간을 약간 좁혔다.조수민이 주방으로 가면서 얘기했다.“혼자서 이렇게 큰 집에서 사는 거 외롭지 않아? 본가로 들어와서 같이 살면 얼마나 좋아.”“누나, 아침은 그저 간단하게 해주면 돼요.”조시언은 조수민의 뒷모습을 보면서 얘기했다.“간단? 넌 어려서부터 너무 착해서 문제야. 사람이 먹고살기 위해서 일하는 건데 아무거나 먹으면 안 되지.”조수민은 주방으로 들어가 앞치마를 맸다.주방에 들어간 조수민이 약간 멍해 있다가 물었다.“너 우유도 먹었어?”조시언은 유당불내증 때문에 우유를 마시지 않는다. 유제품 정도는 괜찮지만 우유는 절대 마시지 않았다.이건 어제 안리영의 체력을 위해 꺼낸 우유다. 하지만 너무 바빴던 나머지 조시언은 컵을 정리하지도 못했다.“내가 아니라...”조시언은 연애를 숨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았다.조수민은 싱긋 웃으며 얘기했다.“지은이지?”조시언은 대답하지 않고 얘기했다.“누나는 먼저 요리하고 있어. 나는 일단 씻고 올게.”“가. 다 되면 부를게.”조수민은 정말 조시언을 아들처럼 생각하고 있었다.“괜찮아. 얼른 씻고 내려올게.”조시언은 조수민이 조시언을 부르러 2층에 올라올까 봐 두려웠다.“그래, 안 갈게. 지은이가 여기 있는 거지? 그래서 이렇게 굳은 거야? 지은이도 깨워서 내려와. 숟가락 하나 더 놓는 일인데, 뭘.”조수민이 넌지시 얘기했다.“아니야, 지은 씨는 여기 없어. 어젯밤에 돌아갔으니까.”조시언이
조시언은 안리영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면서 코끝을 맞추었다.언제부터 안리영을 좋아하게 된 것인지는 몰랐다. 그저 안리영의 옆을 지키는 것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안리영이 다른 사람한테 괴롭힘을 당하지 않게 하고, 안리영이 속상해할 때 다독여주고, 안리영이 잘못했을 때 타이르는 것. 그게 바로 조시언의 의무라고 생각했다.그렇게 점점 두 사람은 서로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해외로 나갈 때, 조시언은 이미 계획을 다 세웠다. 성공을 해서 돌아오면 안리영과의 관계를 바로잡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때 안리영에게는 다른 남자가 있었다. 다행이라면 지금이라도 안리영을 되찾았다는 것이다.“다시는 도망가지 마.”조시언이 안리영에게 키스하며 속삭였다. 마치 안리영의 몸에 손을 대면 닳을까 봐 걱정하듯 말이다.눈을 떴다가는 이 모든 것이 꿈일 것만 같아서 두려웠다.하지만 더는 버티기 힘들었다. 30대지만 이런 행위는 처음이었기에 모르는 것이 많았고 채워지지 않는 욕망 또한 가득했다.조시언은 이제서야 예전 룸메들이 하던 야한 얘기가 이해되었다.조시언은 핸드폰을 무음 모드로 돌린 후 안리영 대신 연차를 냈다. 그리고 편하게 잠자리에 들었다.두 사람이 몇 시간이나 잤을까. 시끄러운 벨 소리에 조시언은 몸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부재중 전화가 가득 와 있었다. 모두 조수민이 걸어온 것이었다.조시언은 곁에서 자는 안리영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한 후 밖으로 걸어 나가며 전화를 받았다.“누나.”“시언아, 왜 이제야 문을 여는 거야. 밖에 차 있는 것까지 확인했는데 네가 전화를 안 받아서...”조시언은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창문 밖에서는 조수민이 무언가를 안고 서 있었다.“어제 늦게 자서. 무슨 일이라도 있어?”“있어. 그러니까 얼른 문 열어.”조시언의 질문에 조수민이 빠르게 대답하고 전화를 끊었다.조시언은 조수민의 성격을 알았기에 조수민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침실로 돌아간 조시언은 아직 꿈나라에
“정말 한지은 씨랑 사귀지 않은 거야? 나도 불륜녀가 아닌 거고?”술에 취한 안리영은 아이처럼 중얼거렸다.조시언이 고개를 끄덕였다.“넌 불륜녀가 아니야. 나한테 유일한 사랑이지.”그렇게 말하며, 조시언은 안리영의 손을 잡고 자기 가슴에 올려놓으며 얘기했다.“여기는 너밖에 들어올 수 없어.”안리영은 손가락으로 조시언의 가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얘기했다.“거짓말하지 마, 난 의사야. 마음만 먹으면 확...”“못 믿겠으면 열어봐도 돼.”조시언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진지하게 얘기했다.안리영은 마른침을 삼키고 말했다.“하지만 우리는 안 되는 사이잖아. 우리 엄마... 특히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이해하지 못하실 거야.”안리영은 여전히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자신이 없었다.하지만 안리영이 용기를 내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한 것만으로도 조시언은 고마웠다. 그다음에 일어날 일들은 두 사람이 함께 이겨내야 하는 것이니까.“그럼 일단 모르게 하면 되잖아.”조시언의 말에 안리영이 눈을 깜빡였다. 안리영이 한걸음 다가온다면 조시언은 남은 99걸음을 다가갈 자신이 있었다.안리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일단 알려주지 말고... 우리는 그저 평소처럼 하는 거야.”조시언은 약간 걱정되어서 얘기했다.“잠시는 괜찮겠지만 평생 속일 수는 없을 거야.”“당연하지. 그러니까 천천히 떠보는 거야. 그러다가 나중에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될 때 우리 사이를 공개하자.”안리영이 조시언을 붙잡고 얘기했다.“그래도 되지?”조시언이 가볍게 웃으면서 물었다.“날 뭐라고 부를 건데.”“삼촌.”안리영이 입술을 말고 얘기했다. 하지만 조시언이 안리영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하고 다시 물었다.“이름으로 불러.”안리영은 촉촉한 입술로 천천히 조시언의 이름을 불렀다.“조시언... 시언 씨...”간드러진 그 목소리에 조시언은 온몸의 피가 솟구치는 것 같았다. 조시언은 안리영은 안아 서랍 위에 앉힌 후 키스를 시작했다. 조시언의 입술은 안리영의 입술, 코끝, 턱 그리고 목까지
아까의 키스 때문에 두 사람은 선을 넘은 사이가 되었다.조시언이 얘기했다.“못 믿겠다는 거지? 그래, 네가 직접 보면 되겠네.”말을 마친 조시언이 바로 안리영을 어깨에 업었다.그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그러다가 한 명이 얘기했다.“저게 뭐 신기할 게 있어. 요즘 드라마에서는 다 저래. 멋있잖아!”술 때문에 머리가 아팠던 안리영은 조시언 때문에 하늘이 핑글핑글 도는 것만 같았다.“토할 것 같으니까 내려줘.”안리영은 조시언을 퍽퍽 치면서 얘기했다. 조시언은 빠르게 안리영을 데리고 차 앞까지 가서 안리영을 조수석에 앉혔다.“조수석에 안 앉을래. 여긴 여자 친구 자리잖아.”안리영은 술에 취해도 이런 것만큼은 정신 차리고 얘기할 수 있었다.하지만 이 차가 새 차였기에 다른 여자는 앉아본 적이 없다는 걸 알지 못했다.조시언은 설명하지 않고 안전 벨트를 매주었다. 그리고 조시언의 집으로 갔다. 마당에 차를 세운 후 조시언은 또 안리영을 안고 안으로 걸어 f들어갔다.집에는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이 상황만 아니었다면 아주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였을 것이다.안리영은 도망가려고 했지만 조시언이 안리영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여기에 한지은이 있을 거라면서? 어디 한 번 찾아봐.”“싫어!”안리영은 현관에 서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애썼다. 조시언은 그런 안리영의 몸을 붙잡고 얘기했다.“그러면서 없는 사실로 나를 의심하는 거야?”두 사람의 거리는 아주 가까웠다. 조시언의 향기가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그에게서는 샤워를 마친 사람의 향기가 느껴졌다.한지은이 떠난 뒤, 조시언은 샤워를 했다.한지은이 만진 곳을 닦았다고 하지만 그것으로 될 문제가 아니었다.조시언의 몸에 손을 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안리영뿐이었다.“삼촌, 그만 해. 나는 이런 죄책감을 안고 가고 싶지 않아. 불륜녀가 되고 싶지도 않고. 그러니까 그만 보내줘.”안리영은 도망치고 싶었지만 조시언의 팔에 막혀 아무것도 할 수가 없
왜 항상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어있을 때마다 조시언을 만나는 걸까.이제 모든 것을 조시언에게 들켜버렸다.안리영은 난감하고 어색했으며 화가 났다.조시언의 손을 홱 뿌리친 채 앞으로 가다가 똑바로 서지 못해 넘어질 뻔했다. 결국 안리영은 뛰어서 도망치기로 했다.하지만 조시언의 속도를 이길 수는 없었다. 조시언이 안리영을 확 잡아서 물었다.“왜 도망가는 거야?”“그럼 여기서 삼촌이 날 구경하게 만들어?”안리영이 눈시울을 붉히고 얘기했다.“내가 널 구경해서 뭘 해.”안리영은 고개를 돌리고 얘기했다.“나를 바보라고 놀리겠지. 삼촌이 날 좋아할 때는 거절해 놓고, 다른 사람이랑 사귀는 삼촌을 보면서 삼촌을 좋아하게 되었으니까. 우습지 않아? 이제 만족해?”안리영이 화가 나서 되물었다.안리영은 더는 숨기고 싶지 않았다. 이미 들통났으니 더 숨길 것도 없었다.“삼촌을 좋아해... 좋아한다고... 읍...”안리영의 입술을 삼켜버린 조시언 때문에, 안리영은 말을 채 다 할 수 없었다.차가운 입술과 뜨거운 혀가 안리영을 감쌌다.안리영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조시언을 쳐다보았다.여자 친구가 있는 사람이 안리영에게 키스하다니?다른 여자를 좋아하면서 안리영에게 키스하다니?키스는 안리영에게 크나큰 위로였지만 안리영은 두 사람이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잘 알았다.한지은을 속이는 꼴이 되니까 말이다.절대로 이런 짓을 하면 안 된다.안리영은 있는 힘껏 조시언을 깨물었다. 조시언은 키스를 멈춘 후 안리영을 쳐다보았다. 안리영은 바로 손을 들어 조시언의 뺨을 내려쳤다.“나는 삼촌이 이 정도로 쓰레기인 줄은 몰랐어. 한지은 씨랑 결혼할 거면서 나랑 키스는 왜 해? 미쳤어?”그렇게 얘기하면서 안리영은 입술을 닦았다. 조시언의 입술에서는 빨간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손으로 피를 닦아낸 조시언이 얘기했다.“만약 내가 한지은과 결혼하지 않는다면, 나랑 사귈래?”아까 격렬한 키스 때문에 호흡이 약간 떨릴 정도였다.“결혼하지 않을 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