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젊은 친구, 자네 부부만 괜찮다면 내 회사에서 일해보지 않겠나?" 유튜버 커플에서 반지하 야간 청소부로 추락한 한결과 신민아. 가난에 지쳐가던 어느 날, 55세 건물주 오 사장이 베푼 '정직원'이라는 달콤한 호의는 아내를 향한 지독한 덫이었다. 남편의 밥줄을 볼모로 은밀히 시작된 사장실의 조교. 락스 냄새 나던 아내의 몸에선 점차 낯선 고급 향수 냄새가 진동하고, 당장 길바닥에 나앉을까 두려운 남편은 아내의 타락을 눈치채고도 비참하게 두 눈을 질끈 감는다. 자본의 권력 앞에 처참히 짓밟힌 순애. 가장 현실적이고 매운맛의 오피스 피폐 NTR.
Lihat lebih banyak코발트블루.
끝을 알 수 없이 깊고 푸른 에게해가 눈부신 햇살을 머금고 반짝였다.
그리스 산토리니,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듯한 최고급 풀빌라의 테라스.
하얗게 칠해진 외벽은 눈이 시릴 정도로 빛났고, 불어오는 해풍은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여유를 품고 있었다.
"자,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드디어 저희가 벼르고 벼르던 산토리니의 하이라이트, 선셋을 보러 왔습니다! 한결 오빠가 무리해서 예약한 보람이 있네요!"
카메라 렌즈를 향해 활짝 웃는 신민아의 미소는 지중해의 태양보다 눈부셨다.
하얀 비키니 위로 가볍게 걸친 얇은 리넨 셔츠가 바닷바람에 흩날릴 때마다, 그녀의 매끄러운 곡선이 아찔하게 드러났다.
카메라 뒤에서 그녀를 담고 있는 스물여덟의 강한결은, 렌즈 너머로 보이는 자신의 연인에게 완전히 매료되어 있었다.
대학 졸업 직후, 남들이 다 가는 취업의 길 대신 선택한 커플 여행 유튜버.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20대의 패기와 서로를 향한 믿음이 있었다.
다행히 구독자 수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었고, 한결은 민아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하루를 선물하고 싶어 남은 여행 경비를 영혼까지 끌어모아 이 풀빌라를 예약했다.
"그럼 저희는 이만 노을을 감상하러 가보겠습니다. 내일 또 만나요, 안녕!"
한결이 카메라 전원을 끄는 순간, 두 사람을 감싸고 있던 발랄한 '크리에이터'의 공기는 순식간에 흩어졌다.
오직 단둘뿐인 프라이빗한 공간.
이국적인 풍경과 비현실적인 여유로움 속에서, 서로를 향한 원초적인 갈망이 무겁게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한결이 다가가 비키니 차림의 민아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그녀의 얇은 리넨 셔츠 사이로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과 달콤한 살내음이 한결의 이성을 아득하게 만들었다.
"수고했어, 내 사랑."
한결의 낮고 짙은 목소리가 민아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민아는 자연스럽게 몸을 기대며 한결의 목에 팔을 두르고 그를 올려다보았다.
석양빛을 받아 붉게 물든 민아의 뺨과 촉촉한 입술은, 그 어떤 명화보다 아름다웠다.
한결은 조심스럽게 민아의 흩날리는 머릿결을 쓸어 넘겼다.
"민아야."
"응?"
"나랑 평생 이렇게 세계 여행하면서 살자. 내가 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로 만들어줄게."
투박하지만 진심이 담긴 고백.
이 낯선 이국땅에서 오직 서로만을 의지하며 쌓아 올린 견고한 사랑이 그 말속에 녹아있었다.
민아의 커다란 눈망울에 투명한 이슬이 맺히더니, 이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환한 미소가 번졌다.
"당연하지. 난 오빠만 있으면 돼."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았다.
처음엔 조심스러웠던 입맞춤은, 억눌렀던 욕망이 터져 나오며 순식간에 거칠고 농밀해졌다.
한결의 혀가 민아의 입술 사이를 가르고 들어가 달콤한 진액을 탐했고, 민아는 숨이 막히는 듯 앓는 소리를 내며 그의 넓은 어깨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하아... 하읏..."
입술이 떨어지고, 가쁜 숨을 몰아쉬는 민아의 눈동자에는 이미 짙은 욕정이 일렁이고 있었다.
한결은 홀린 듯 그녀를 번쩍 안아 들고 테라스와 이어진 침실로 향했다.
하얀 시트가 깔린 푹신한 침대 위로 민아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은 한결은, 마치 깨지기 쉬운 유리 세공품을 다루듯 그녀를 사랑스런 시선으로 내려다보았다.
창밖으로는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평화롭게 들려왔지만, 침실 안의 공기는 터질 듯이 팽팽했다.
한결은 천천히 민아의 리넨 셔츠를 벗겨냈다.
그녀의 풍만한 유방을 감싸고 있던 하얀 비키니 끈이 한결의 손길에 의해 속절없이 풀려나갔다.
"아..."
비키니 상의가 벗겨지고, 봉긋하게 솟아오른 두 유방과 그 끝에 맺힌 선홍빛 유두가 공기 중에 노출되었다.
한결은 숨을 삼키며 고개를 숙여 그 달콤한 과실을 입에 머금었다.
"읏, 하아... 아앗..."
한결의 뜨거운 혀가 유두를 희롱하고, 단단한 이빨이 살짝 깨물어 올리자 민아의 허리가 활처럼 휘어졌다.
그녀의 섬세한 성감대가 한결의 노련한 애무에 속수무책으로 반응하고 있었다.
한결의 커다란 손은 그녀의 매끄러운 허리선을 타고 내려가, 어느새 비키니 하의마저 벗겨내고 있었다.
속절없이 드러난 그녀의 은밀한 곳.
잘 정돈된 체모 사이로 붉게 달아오른 대음순과 그 안쪽에 숨겨진 소음순이 한결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미 흥분으로 인해 애액이 투명하게 배어 나와 질 입구를 적시고 있었다.
한결은 민아의 두 다리를 벌리고, 그녀의 가장 깊은 곳을 향해 얼굴을 묻었다.
"아아! 안 돼, 흐읏, 거기... 핥지 마..."
민아는 부끄러움에 다리를 오므리려 했지만, 한결은 단단한 어깨로 그녀의 허벅지를 고정하고 혀끝으로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집요하게 자극했다.
"흐앙! 앗, 아아... 한결아, 제발... 너무, 너무 기분 좋아..."
한결의 혀가 팽창한 클리를 굴리고, 젖은 질벽을 파고들자 민아의 몸이 경련하듯 떨렸다.
낯선 이국땅, 누구의 방해도 없는 완벽한 고립감은 두 사람의 신경을 극도로 예민하게 만들었고, 쾌감은 몇 배로 증폭되었다.
민아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교성은 파도 소리에 섞여 아스라하게 흩어졌다.
그녀의 체액으로 번들거리는 입술을 닦아낸 한결은, 자신의 바지를 거칠게 벗어 던졌다.
흥분으로 한껏 팽창하여 핏줄이 불거진 거대한 페니스가 튀어나왔다.
"민아야... 사랑해. 진짜 미치도록 사랑해."
한결은 민아의 몸 위로 겹쳐지며 그녀의 질 입구에 자신의 뜨거운 페니스를 맞췄다.
민아는 눈물이 맺힌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나도 사랑해. 빨리... 넣어줘."
잠시후 사장실 바깥에서 도어락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곧 오태환 사장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임원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그의 표정에는 특유의 피로함과 권태로움이 묻어 있었다.소파에 걸터앉은 오태환은 넥타이를 살짝 풀며 침대 끝에 조용히 앉아 있던 신민아를 바라보았다.“이놈의 쓸데없는 회의들은 뭣하러 하는건지... 별 일 없었지, 신 비서?”“네, 사장님.”민아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며 그가 마실 양주 잔에 얼음을 채워 내밀었다.오태환은 잔을 받아 들어 한 모금 삼키더니,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을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어, 김 실장. 나다.”김 실장이 누구인지는 신민아도 잘 알고 있었다. 궂은 일과 더러운 일을 도맡아 해주는 폭력배같은 사람이었다. 오태환은 민아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하며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내가 말한 그놈 서류 작업은 어떻게 돼가고 있나?”민아는 얼음을 집던 집게를 쥔 손에 미세하게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숨소리조차 죽인 채 오태환의 입술을 응시했다.“그래. 비자금 세탁 작업이 끝나는 대로 바로 캄보디아로 보낼 수 있게 비행기 표랑 현지 상황도 준비해 둬. 돌아오는 표는 필요 없어. 현지에서 강도를 만나든 사고가 나든, 알아서 깔끔하게 처리해.”오태환의 목소리는 오늘 날씨를 얘기하듯 건조했다.사람의 목숨을 끊어버리는 지시를 아주 자연스럽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리고 있었다.통화를 끝낸 오태환은 휴대폰을 던져두고 민아에게 다가와 턱을 움켜쥐어 고개를 들게 만들었다.“들었나? 이제 쓸모없는 네 남편까지 내가 깨끗하게 정리해 주는 거야. 고맙지? 응? 큭큭!"민아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오태환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보았다.“네, 사장님. 저는 어짜피 사장님만 있으면 됩니다."오태환은 민아의 차분한 대답에 비릿하게 웃었다.“맘에 들어. 그 냉정함이 말이야. 난... 손님 접대가 있어서 잠시 나갔다 올 테니, 얌전히 기다리고 있어.”오태환은 겉옷을 챙겨 입고 사장실을 나갔다.이내 사장실 바깥쪽
오태환의 나지막한 비웃음이 스위트룸 안을 서늘하게 채웠다.동유럽이나 캄보디아 같은 곳으로 발령을 내고, 현지에서 단돈 몇백 달러로 사람을 시켜 처리해 버리겠다는 계획.신민아는 자신의 엉덩이를 느긋하게 주무르는 오 사장의 손길에 새삼 소름이 끼쳤다.‘한결 오빠를… 일이 끝나면 죽일 생각이었어.’단순히 남편을 이용하고 버리는 수준이 아니었다.오태환은 처음부터 한결에게 비자금 세탁의 모든 혐의를 뒤집어씌운 뒤, 해외에서 흔적도 없이 파묻어 버릴 작정이었다.민아는 숨을 죽였다.행여나 심장 뛰는 소리가 들릴까 봐 호흡을 얕게 유지하며, 미세하게 떨리는 손끝을 애써 감췄다.여기서 자신이 조금이라도 당황한 기색을 보이거나 틈을 보인다면, 눈치 빠른 오태환은 계획을 앞당길지도 모른다.“왜 그러나, 신 비서? 안색이 안 좋은데. 남편 녀석이 해외에서 딴 여자랑 새살림이라도 차릴까 봐 걱정되나?”오태환이 민아의 뺨을 툭툭 치며 물었다.민아는 애써 입꼬리를 올리며 차분하게 대답했다.“아닙니다. 그냥… 사장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셨을 줄은 몰랐거든요. 그 사람한테는 차고 넘치는 자리 같아서요.”오태환은 만족스러운 듯 헛웃음을 지으며 벽시계를 확인했다.“오전 임원 회의가 있군. 넌 여기서 얌전히 쉬고 있어. 문은 밖에서 잠글 테니, 쓸데없는 짓 할 생각은 접어두고.”오태환이 고급 정장 상의를 챙겨 입고 스위트룸 문을 열고 나갔다.그리고는 밖에서 문을 잠그는 소리가 들렸다. 발소리가 복도에서 완전히 멀어진 것을 확인하자마자, 민아는 황급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환풍구 쪽으로 다가가 조심스럽게 덮개를 열고 숨겨둔 스마트폰을 꺼냈다.시간이 없었다.한결이 첫 번째 채권을 바꾸기 전에 이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했다.떨리는 손가락으로 문자 메시지 창을 열어 윤은선에게 타이핑했다.[오태환이 이번 일 끝나면 한결 오빠를 해외 지사로 보내서 죽일 계획입니다. 이대로 운반을 끝내면 안 됩니다. 오빠한테는 일단 비밀로 하고 계획을 수정해 주세요.]전송 버튼을
사옥을 빠져나오는 한결의 손에는 검은색 서류 가방이 들려 있었다.가방의 무게는 수십억 원이라는 자본의 물리적 질량인 동시에, 그의 목을 조르는 거대한 족쇄의 무게였다.지하 주차장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안, 벽에 이마를 기댄 한결은 방금 전 사장실에서 목격했던 참담한 광경을 도무지 지워낼 수가 없었다.오태환의 무릎 옆에 기대앉아 있던 민아의 모습.그녀의 하얀 허벅지를 노골적으로 쓸어 올리며 팬티 속으로 파고들던 그 두꺼운 손가락.질척하게 젖은 살결을 헤집던 상스러운 소리들과, 남편의 눈앞에서 유린당하며 파르르 떨리던 아내의 창백한 입술.“크윽…!”한결은 서류 가방 손잡이를 부러뜨릴 듯 꽉 움켜쥐었다.치욕과 분노가 가슴을 찢어놓았다.당장이라도 오태환의 목을 졸라 죽이고 싶었지만, 그는 그럴 수 없었다.여기서 감정을 터뜨려 판을 엎어버리면, 거대한 복수는커녕 자신들을 겨우 사람답게 만들어준 이 알량한 지위와 돈마저 모조리 빼앗기고 만다.다시 그 냄새나고 끔찍했던 반지하 곰팡이 구덩이로 쫓겨날 수는 없었다.복수와 생존, 그리고 물질을 향한 타락한 욕망이 한결의 이성을 뒤흔들고 있었다.어두운 지하 주차장 구석, 사전에 약속된 은밀한 구역에 세워진 검은색 세단 조수석에 한결이 올라탔다.운전석에는 윤은선 실장이 감정 없는 서늘한 얼굴로 대기하고 있었다.한결은 윤은선에게 서류 가방을 내밀며 말했다. “오태환이 지시한 무기명 채권입니다.”한결이 굳은 목소리로 말하며 서류 가방의 잠금장치를 열어젖혔다.희미한 실내등 불빛 아래로, 정갈하게 묶인 수십억 원대의 채권 다발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그 순간, 언제나 얼음장 같던 윤은선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요동쳤다.그녀의 시선은 한결이 겪은 굴욕이나 민아의 희생 따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오직 가방 속에 담긴 거대한 ‘자본의 결정체’, 오태환이 구축해 둔 ‘Project Black Dragon’의 심장부에 꽂혀 있었다.“수고하셨습니다. 오태환이 움직이기 시작했군요.”윤은선은 능숙한 솜씨로 소형
그날 오후, 퇴근 시간이 거의 다 되었을 무렵이었다.한결은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를 응시하며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어제 저녁, 사장실로 불려간 민아는 인질로 잡혀 있다는 메시지를 끝으로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게다가 본인과 상관없이 계획대로 진행하라고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건지 한결 자신도 혼란스러웠다. 과연 오태환 사장을 무너뜨리고 신민아를 되찾을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다. 단순히 오태환 사장을 무너뜨리고 복수에 성공하는게 문제가 아니었다. 다시 반지하 단칸방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지킬 필요도 있었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 고민에 빠져있던 바로 그때 김부장이 사무실로 들어서며 한결에게 메모를 전달했다. ‘사장실로.’한결은 숨을 크게 들이 마시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렸다.그는 주먹을 쥐었다 펴며 숨을 고른 뒤,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복도를 걷는 동안 머릿속은 복잡했다.윤은선이 준 장치, 신민아의 메시지, 그리고 앞으로 자신이 맡게 될 일.모든 것이 한꺼번에 밀려왔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10층에 도착했다.한결은 잠시 문 앞에서 숨을 삼킨 뒤, 사장실 문을 두드렸다.“들어오게.”낮고 여유로운 목소리가 들렸다.한결이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시야에 들어온 광경에 발걸음이 순간 멈추었다.오태환은 소파에 깊숙이 몸을 기댄 채 앉아 있었다.그의 한쪽 팔은 신민아의 허리를 소유하듯 단단히 감싸고 있었다.한결이 사장실 안으로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팔은 그대로였다. 신민아는 오태환의 무릎 옆에 반쯤 걸터앉은 자세로, 몸이 자연스럽게 그의 쪽으로 기울어져 있었다.오태환의 큰 손이 신민아의 허벅지 안쪽을 천천히, 그러나 노골적으로 쓸고 있었다.손바닥이 부드러운 살결을 밀어 올리듯 움직일 때마다, 치마 자락이 점점 더 위로 말려 올라갔다.어느새 허벅지 중간까지 드러난 하얀 피부 위로, 오태환의 손가락이 거침없이 파고들었다.그는
코발트블루.끝을 알 수 없이 깊고 푸른 에게해가 눈부신 햇살을 머금고 반짝였다.그리스 산토리니,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듯한 최고급 풀빌라의 테라스.하얗게 칠해진 외벽은 눈이 시릴 정도로 빛났고, 불어오는 해풍은 짭조름하면서도 달콤한 여유를 품고 있었다."자,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드디어 저희가 벼르고 벼르던 산토리니의 하이라이트, 선셋을 보러 왔습니다! 한결 오빠가 무리해서 예약한 보람이 있네요!"카메라 렌즈를 향해 활짝 웃는 신민아의 미소는 지중해의 태양보다 눈부셨다.하얀 비키니 위로 가볍게 걸친 얇은 리넨
외출을 앞두고 전신 거울 앞에 선 신민아는 신경질적으로 옷매무새를 다듬었다.몇 년 전, 한결과 함께 이탈리아 피렌체를 여행할 때 입었던 화사한 플로럴 원피스였다.당시에는 영상 속에서 그녀의 눈부신 젊음과 어우러져 찬사를 받았던 옷이지만, 지금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그저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얇은 쉬폰 소재는 잦은 세탁으로 보풀이 일고 윤기를 잃었으며, 허리선에 잡힌 주름은 낡은 티를 내고 있었다.단순히 예쁜 옷을 입지 못해서가 아니다.존재 자체가 초라한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해 버린 듯한 그 지독한 위축감.민아는 자신의
귀국 후 3개월이라는 시간이 무심하게 흘렀다.꿈만 같던 여행지의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지만, 곰팡내 나는 반지하에서의 현실의 시계는 지옥처럼 느리면서도 잔인하게, 그리고 냉혹하게 돌아갔다.형광등을 켜도 어두컴컴한 반지하 방, 오직 창백한 노트북 모니터 불빛만이 수염도 깎지 못한 한결의 퀭하고 초췌한 얼굴을 유령처럼 비추고 있었다.새로고침을 누른 화면에는 오늘도 어김없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메일이 떠 있었다.[귀하의 뛰어난 역량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이번 채용에서는 모시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지중해의 눈부신 햇살과 파리의 황금빛 야경은 한여름 밤의 신기루처럼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렸다.귀국 후, 두 사람이 남은 돈과 영혼을 끌어모아 간신히 구한 보금자리는 서울 변두리의 낡은 다세대 주택 반지하 단칸방이었다.대낮에도 햇빛 한 줌 제대로 들지 않는 우중충한 방안.장판은 습기를 먹어 여기저기 울어 있었고, 벽지 구석구석에는 시커먼 곰팡이가 흉측한 얼룩을 피우고 있었다.끼익거리며 낡은 현관문을 열자마자 훅 끼쳐오는, 장마철 특유의 퀴퀴하고 습한 지하실 냄새가 두 사람의 코를 찔렀다.'우리가 함께라면 구석진 방갈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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