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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ผู้เขียน: 지안
늦은 밤 병원에서 출발해 레스토랑으로 가서 엄나온을 데리고 나온 뒤 엄나온을 호텔까지 데려다주었더니 고윤한이 호텔에서 나왔을 때는 날이 밝은 뒤였다.

주현우가 호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표님.”

“오늘 일정은 어떻게 돼?”

“오전에 미팅 3건 있고 오후 1시에 테이프 커팅식, 3시에는 진 대표님과 계약 체결하셔야 합니다.”

미팅 3건이면 병원에 갈 시간이 없었다.

“곧장 회사로 가자.”

주현우는 당황하며 고윤한의 발을 보았다.

“대표님, 아직 시간이 좀 있는데 일단 집으로 돌아가셔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는 게 어떻겠습니까? 지금 슬리퍼를 신고 계셔서...”

고윤한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발을 보았다. 주현우의 말처럼 그는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정장에 슬리퍼라니, 왜 이런 꼴을 하고 있는 것일까?

차 안, 주현우가 먼저 송다빈을 언급했다.

“대표님, 사모님을 돌볼 사람이 따로 없는데 어떡하죠?”

고윤한은 그 말을 듣더니 빠르게 누군가를 떠올렸다.

“어머니한테 연락해서 가보라고 할게.”

사실 병원에서 송다빈을 보살필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었다. 주현우와 양가 부모님, 그리고 고윤한의 절친한 친구를 제외하면 그가 결혼한 사실을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송다빈의 어머니는 암 환자인 데다가 오랫동안 요양센터에서 지냈고 최경자는 나이가 너무 많아서 적절치 않았다. 그래서 남은 사람이라고는 그의 어머니 정소희뿐이었다.

...

송다빈은 화장실이 너무 급해서 잠에서 깼다.

밤새 수액을 맞았으니 급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위를 둘러본 송다빈은 자신의 곁에 아무도 없다는 걸 발견하고는 자조하듯 웃음을 터뜨렸다.

밤새 시달려서 병원에 실려 온 걸까? 참으로 창피한 일이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혼자 있는 게 익숙했으니 말이다.

송다빈은 간호사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홀로 조심스럽게 화장실로 향하여 생리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송다빈이 고개를 들며 수액을 다시 수액 거치대에 걸려고 할 때, 갑자기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온 세상이 빙빙 도는 것처럼 머리가 어지러웠다.

송다빈은 잠에서 깬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많이 허약했고 조금 전 화장실을 가느라 기운이 전부 빠진 상태였다.

송다빈은 본능적으로 뭔가를 짚으려고 했으나 헛손질을 하여 몸이 그대로 뒤로 넘어갔다.

꽈당 소리와 함께 송다빈은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심하게 넘어지는 바람에 손등에 꽂혀 있던 주삿바늘이 뽑혀 나가면서 피가 흘렀다.

바닥에 쓰러지게 된 송다빈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한참을 버둥거렸음에도 일어나지 못했다.

송다빈은 비참함과 무력함 때문에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차가운 타일 바닥 때문에 몸도 차가워지고 마음도 차가워졌다.

마침 이때 의사가 회진을 왔다.

의료진들은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송다빈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걸 보았다. 가장 앞에 서 있던 의사는 고윤한에게 왜 이제 와서 마음 아파하냐고 했던 그 의사였다. 의사는 황급히 다가가 송다빈을 부축했다.

“어쩌다가 넘어진 거예요? 피를 많이 흘렸네요. 다들 뭘 넋 놓고 있어요? 얼른 와서 처치해야죠.”

뒤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어떤 이는 송다빈의 손등을 지혈해 주었고 어떤 이는 주삿바늘을 새 걸로 바꿔주었다.

송다빈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그들의 손길을 받았다. 조금 전 그녀의 비참한 모습들을 다들 보았을 것이다.

...

정소희가 전화를 받고 병원에 도착했을 때 병실 안에 있던 의사는 환자의 보호자를 찾고 있었다.

“보호자는 어디 있어요?”

“갔어요. 어제 전화를 받고 가시더라고요.”

“그러고 안 오셨어요?”

“네.”

“어떻게 된 거예요? 사람이 이렇게 아픈데 그냥 휙 가버리다니, 정말 책임감이 없네요.”

“보호자 여기 있어요!”

정소희가 서둘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저는 이 환자 시어머니예요. 저희 며느리 어떻게 된 거죠?”

강지아는 평소 아내에게 무심한 남편을 제일 싫어했기에 시어머니라는 말을 듣고도 말투가 퉁명스러웠다.

“어떻게 된 거냐고요? 환자분 거의 죽다 살아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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