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서지혁과 하시윤이 경찰서에 도착했을 때 구정환은 이미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필요한 절차는 대부분 끝난 상태였고 두 사람은 인수 확인서에 서명만 한 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갔다.서경민과 하병우의 시신은 이미 밖으로 옮겨져 있었다. 시신 수습용 가방에 담긴 채 철제 침대 위에 놓여 있었고 직원이 지퍼를 열어 확인을 요청했다. 부검을 마친 시신이라 봉합은 되어 있었지만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서지혁은 원래 하시윤을 가까이서 보게 하고 싶지 않았다. 괜히 놀랄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시윤은 별로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다가가서 가방 안을 한 번 들여다본 뒤 담담하게 말했다.“괜찮네.”하시윤의 눈에 들어온 건 하병우의 얼굴뿐이었다. 창백한 얼굴에 멍 자국이 조금 남아 있었지만 생각보다 흉하지는 않았다.장례식장 차량은 이미 밖에서 대기 중이었다. 확인 절차가 끝나자 시신은 즉시 화장장으로 옮겨졌다.도착했을 때는 마침 점심시간이라서 직원들이 쉬고 있었다. 돈으로 해결 못 할 일은 없는 듯했다. 서지혁이 추가 비용을 지불하자 화장로 두 개가 급하게 준비됐고 하병우와 서경민의 시신은 각각 화장로 안으로 들어갔다.대기실 의자에 앉아 있던 하시윤이 장난치며 말했다.“둘을 같은 화장로에 넣어 버리고 싶었는데.”서지혁도 웃었다.“그래서 어디에 묻게?”그러고는 고개를 저었다.“보통은 부부가 같이 묻히는데 저 둘은 같이 묻어 놓으면 저세상에서까지 시끄럽게 굴걸.”하시윤은 피식 웃을 뿐이었다.창밖으로 시선을 돌리자 점심시간이었는데도 장례식장 안은 여전히 사람들로 붐볐다. 한쪽에서는 대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도사를 데려와 뭔가 상의하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누군가 바닥을 붙잡고 고개를 숙인 채 울고 있었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하시윤이 말했다.“살아 있을 때 잘 사는 게 중요한 것 같아. 죽고 나면 사실 다 의미 없는 것 아니겠어?”그러다가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났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찾아가 제사를 지내 준 사람은 하시윤
밤늦게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서정우가 잠든 뒤였다.인순 아주머니는 거실에서 서시은을 안고 있었다. 아이는 한숨 자고 일어난 뒤 배가 고파 깨서 분유까지 먹은 모양이었다. 덕분에 아까와는 달리 눈빛이 초롱초롱했다.서지혁과 하시윤이 들어오자 서시은은 금세 신이 나서 하시윤을 향해 두 팔을 뻗었다.“엄마, 엄마...”서지혁은 일부러 서시은을 먼저 받아 안았다.“아빠. 아빠라고 해 봐.”하지만 서시은은 서지혁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시윤만 따라다녔다.하시윤이 웃으며 말했다.“아빠라고 해 봐.”그러자 서시은은 눈을 반달처럼 휘며 또박또박 대답했다.“엄마.”하시윤은 아이를 받아 안았다.“계속 이러면 아빠 삐지겠다.”“안 삐져.”서지혁은 조금도 서운한 기색 없이 말했다.“애가 엄마를 더 찾는 건 당연한 거잖아. 시은이가 엄마를 저렇게 좋아하는 걸 보면 내가 사람을 잘 만난 거지.”하시윤은 어이없다는 듯 숨을 내쉬었다.“적당히 좀 해.”인순 아주머니는 아직 옆에 있었지만 못 들은 척 슬쩍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지혁은 플러팅 멘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던졌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민망할 정도로 자연스러워서 하시윤도 가끔은 손발이 오그라들 지경이었다.잠시 뒤 두 사람은 아이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침실로 가기 전에 먼저 들른 곳은 서정우의 방이었다.서정우는 침대 위에서 대자로 뻗어 자고 있었다. 이불은 또 걷어차 버렸고 몸까지 비틀어진 채였다.서지혁은 조심스럽게 서정우의 몸을 바로 눕히고 이불을 덮어 줬다. 그러고는 침대 옆에 앉아 한동안 아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윽고 몸을 숙여 서정우의 이마에 입을 맞추자 서정우가 몸을 뒤척이며 눈을 떴다.졸린 눈으로 서지혁을 바라보던 서정우는 작은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만졌다.“아빠...”“응.”서지혁은 부드럽게 대답했다.“우리 아들. 얼른 자.”말을 하면서도 손은 계속 서정우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다. 눈빛에는 쉽게
하시윤과 서지혁은 저녁 식사를 위해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찾았다.서지혁은 제법 로맨틱하게 바이올린 연주곡까지 신청했다. 곡이 뭔지는 알아듣지 못했지만 하시윤은 충분히 낭만적이라고 느꼈다.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길가에 꽃바구니를 든 여자아이가 장미를 팔고 있었다. 서지혁은 그중 한 송이를 골라 하시윤에게 건네며 말했다.“아쉽네. 원래는 장미가 만발한 곳이 있었는데 지금은 이런 식으로밖에 못 해 주겠어.”하시윤은 한 손으로 서지혁의 팔을 끼고 다른 손에는 장미를 들었다. 작은 장미 한 송이였지만 하시윤은 전혀 아쉽지 않았다.“안 아쉬운데?”하시윤이 웃으며 말했다.“내가 신경 쓰는 건 장미가 아니잖아. 지혁 씨가 준 거면 무슨 꽃이든 좋아.”서지혁이 웃음을 터뜨렸다.“우리 시윤이도 이제 이런 달콤한 말을 다 하네. 한 번 듣기 얼마나 어려운데.”두 사람은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야시장 좀 둘러볼까? 오늘 거기서 공연한대.”서지혁의 말에 하시윤은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야시장 공연은 외부 공연단이 와서 진행하는 행사였다. 강아지나 앵무새 같은 훈련된 동물들도 함께 데려왔다고 하는데, 규모는 크지 않아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원래도 야시장은 사람으로 붐비는 곳이었지만 오늘은 유독 더 심했다.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인파가 빽빽했다.서지혁은 내내 하시윤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사람들 사이를 걸었다.“조심해. 사람들한테 치이겠다.”하시윤은 서지혁의 품에 기대며 투덜거렸다.“이렇게 사람 많을 줄 알았으면 안 오는 건데.”하시윤은 원래 이런 북적거리는 분위기를 썩 좋아하지 않았다. 공연이 궁금하긴 했지만 막상 와 보니 흥이 조금 식은 상태였다.야시장 한가운데에는 제법 큰 무대가 설치돼 있었고 공연은 이미 시작된 뒤였다. 스피커에서는 음악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왔고 소리도 커서 꽤 시끄러웠다.서지혁은 하시윤을 데리고 무대 가까이까지 갔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공연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잠깐 주위를 둘러보던
하시윤은 식당 안쪽을 돌아봤다. 최예원은 끝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내가 찾은 건 아니야.”“최예원이 찾은 거야?”서지혁은 바로 상황을 파악했다.“오지랖이 참 넓네. 네 메모를 왜 찾아봐.”말은 그렇게 했지만 입꼬리는 천천히 올라가고 있었다.“그래도 잘 찾았네. 안 그랬으면 나도 못 봤을 텐데.”서지혁은 무릎 위에 메모지를 올려놓고 구겨진 부분을 손바닥으로 천천히 펴냈다. 한참 들여다보던 그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그런데 안에서는 무슨 얘기 했어? 금방 나온다더니 꽤 오래 걸렸잖아.”하시윤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최예원의 이야기는 굳이 꺼내지 않았다. 저 정도까지 속마음을 털어놓은 이상 언젠간 최예원 스스로 서지혁을 찾아가 이야기를 마무리할 것 같았다. 오랫동안 품어 온 마음이라 마지막 정리 정도는 본인이 직접 하는 편이 나을지도 몰랐다.하시윤은 서지혁의 팔을 가볍게 두드렸다.“됐어. 이제 밥 먹으러 가.”...최예원은 원래 술이 약한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기분이 한없이 가라앉은 날에는 주량도 별 의미가 없었다.한동안 넋을 놓고 있던 최예원은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술기운에 용기를 빌어 서지혁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벨 소리만 허무하게 울리다 끊겼다.최예원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다시 통화 버튼을 눌렀다.이번에는 연결되기는커녕 곧바로 끊겼다.최예원은 피식 웃었다.“진짜 서지혁답네.”서지혁을 부르던 최예원의 목소리는 점점 흐려졌다. 목구멍에 무언가 걸린 것처럼 답답했고 가슴속에 맺혀 있던 감정은 내려가지도 올라가지도 못한 채 목까지 차올라 있었다.한참 그렇게 앉아 있던 최예원은 결국 다른 번호를 눌렀다.지윤정은 금방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최예원은 코를 훌쩍이며 말했다.“안 바쁘시면 나와서 밥이나 같이 드실래요?”지윤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식당 이름과 위치를 먼저 말했다.“음식도 시켜놨어요. 그냥 오시면 돼요.”평소 같았으면 지윤정은 별말 없이 알겠다
중간에 직원이 음식을 가져오며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최예원의 말이 끊겼다.최예원은 고개를 돌려 가방을 뒤적이더니 담배 한 갑을 꺼냈다. 그래도 예의는 지키려는지 먼저 물었다.“괜찮아?”하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최예원은 담배에 불을 붙인 뒤 깊게 한 모금 빨아들였다.하시윤도 배가 고팠기에 젓가락을 집어 들며 물었다.“먹어도 되죠?”최예원이 웃었다.“편하게 먹어.”직원이 나가자 하시윤은 음식을 집기 시작했고 최예원은 다시 이야기를 꺼냈다.“그런데 아까 말한 건 조금 틀렸어. 내가 오빠를 이용해서 시윤 씨를 붙잡아 두고 내 목적을 이루려 했다는 거.”최예원은 옆에 놓여 있던 메모지 몇 장을 뒤적이다 한 장을 꺼냈다. 메모지를 그대로 테이블 위에 올려둔 뒤 하시윤 앞으로 밀었다.하시윤은 굳이 손을 뻗지 않았다. 시선만 내려도 적힌 내용은 충분히 보였다.[소원하던 일이 이루어지길. 그리고 마음이 평안해지길.]하시윤이 고개를 들자 최예원은 담배를 문 채 턱짓으로 메모지를 가리켰다.“우리 오빠가 쓴 거야. 옆에 지워진 두 글자 보이지?”메모지 한쪽에는 검게 덧칠된 흔적이 있었다. 뭔가를 적었다가 다시 지운 게 분명했다.하시윤은 잘 보이지 않아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그러자 최예원이 말했다.“시윤 씨 이름이었어.”그리고 잠시 뜸을 들인 뒤 덧붙였다.“난 오빠를 이용해서 시윤 씨를 붙잡아 두려던 게 아니야. 그냥 오빠가 원하는 걸 이뤘으면 했을 뿐이야.”하시윤은 메모지 위 검게 칠해진 부분을 바라봤다. 하지만 이 각도에서는 도무지 무슨 글자인지 알아볼 수 없었다.“승우 씨랑 저는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닌데요.”“맞아. 친하지는 않았지. 둘 사이에 접점도 거의 없었고.”최예원은 거기까지 말하고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야 할지 고민하는 듯 담배를 문 채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하시윤은 재촉하지 않았다. 대신 메모지를 집어 들어 가까이 들여다보자 조금은 보이기 시작했다.검게 지워진 세 글자 중 첫 글자는 분명 ‘하’였
저녁을 다 먹은 서정우는 인순 아주머니와 함께 거북이들을 정리해 넣고 마당에 세워 둔 오토바이도 제자리에 갖다 놓았다. 그러고는 식탁으로 들어와 눈을 비비며 하시윤을 찾았다.“엄마, 저 졸려요.”하시윤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럼 우리 올라가서 자자.”계단으로 향하면서도 서지혁을 돌아본 하시윤은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술 적당히 마셔.”“응.”위층으로 올라간 하시윤은 서정우를 씻기고 양치까지 시킨 뒤 침대에 눕혔다.그림책을 펼쳐 읽어 주기 시작했지만 이야기 하나를 끝내기도 전에 서정우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하시윤은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이불을 잘 덮어 준 뒤 조용히 방을 나왔다.침실로 돌아와 보니 서시은도 곤히 자고 있었다. 기저귀 상태를 확인해 주고 돌아서는데 마침 서지혁이 방으로 들어왔다.하시윤은 의외라는 듯 물었다.“벌써 끝났어? 다들 갔어?”그러고는 직접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 창가로 가 아래를 내려다봤는데 정말로 마당에는 연재윤과 서인준의 차가 보이지 않았다.“둘 다 대리 불러 놨더라. 대리 오니까 바로 갔어.”서지혁은 그렇게 말하며 창가로 다가왔다.하시윤은 커튼을 치기 편하게 비켜 주려 했지만 서지혁은 오히려 뒤로 바짝 붙어 섰다. 한 손으로 창틀을 짚고 다른 손으로 커튼을 당기면서 자연스럽게 하시윤을 두 팔 사이에 가둬 버렸다.하시윤은 웃으며 그의 손 위에 자기 손을 얹었다. 그러고는 손가락 사이로 손을 끼워 넣어 꼭 맞잡았다.“신혼 첫날 밤이야, 지혁 씨.”등 뒤에서 웃음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나도 알고 있어.”그때 아기 침대에서 자고 있던 서시은이 몸을 뒤척이며 칭얼거렸다. 작은 소리 하나에도 두 사람은 동시에 움직임을 멈췄다.숨을 고르던 하시윤이 속삭이듯 말했다.“가서 한 번 봐야 하는 거 아니야? 곧 깰 것 같은데.”서지혁은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눈을 크게 떴다.“이 상황에서 지금 멈추라고?”정말 사람 잡는 소리였다.잠시 생각하던 하시윤도 피식 웃었다.“그러게. 아까 인순 아주머니
저녁을 먹고 나서 하시윤은 서정우를 데리고 일찌감치 위층으로 올라갔다.낮에 신나게 놀아서인지 아이는 밤이 되자 재우기도 전에 스스로 침대에 눕더니 천천히 눈을 감았다.아이가 깊이 잠든 걸 확인한 하시윤은 조심스레 방을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그리고 씻고 침대에 누웠다.평소라면 이 시간엔 쉽게 잠들지 못했는데 임신하고 난 뒤로는 졸음이 정신없이 쏟아졌다. 베개에 닿기만 해도 스르륵 눈이 감겼다.하시윤은 누운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잠에 스르르 빠져들었다.비몽사몽간에 문득 낮에 한효진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오늘 밤,
하시윤은 먼저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 쪽으로 이동했다.문가에 놓인 흔들의자에 앉으니 금세 잠이 쏟아졌다.밥을 든든하게 먹고 나서 그런지 눈이 반쯤 감겨 의자에 몸을 기대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식탁에서는 서지혁과 한효진이 아직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한효진은 그에게 많이 바쁜지 물어보더니 쉬어가면서 하라고 당부했다.일을 계속하려면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는, 늘 하던 잔소리였다.잠시 뒤 식사가 끝나자 서지혁은 회사로 다시 돌아가야 했다.거실로 향한 그는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하시윤을 보고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하민지는 잠시 하시윤을 뚫어져라 쳐다봤다.무슨 생각이었는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설마 오늘 서지혁이 그렇게 한 게 널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그녀는 말을 이었다.“이미 심연정이라는 그 여자에게 연락했어. 네가 그 사람들 눈에 어떤 존재일지 한번 맞춰볼래?”하시윤이 되물었다.“그럼 너도 맞춰봐. 내 눈에 너랑 그 여자가 어떤 존재일지. 난 전혀 타격이 없어. 너희들이 나를 깔본다고 해서 내가 슬퍼할 것 같아? 아니. 나도 똑같이 너희들을 깔보거든. 그러니까 허튼짓하지 마. 웃음만 나오니까.”하민지는 콧방귀를
심태진의 차는 유난히 느렸고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카페 앞에서 멈춰 커피를 사더니 이번에는 디저트 가게에 들러 봉지 하나를 들고 나왔다.그리고 작은 공원의 노천 주차장에 들어가 다시 차를 세웠다.하시윤은 처음에 자기가 너무 예민하게 굴고 있는 건가 싶었다.회사를 나설 때 좌우를 살피던 모습이 수상하긴 했지만 그걸로 의심하기에는 근거가 빈약했다.중간에 집에 돌아갈까도 고민했다. 굳이 심태진을 따라붙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심태진은 차를 세운 뒤 공원 벤치에 앉았다.그 순간, 하시윤은 확신했다. 이 사람에게 뭔가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