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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Author: 류한나
“곽 대표님은 제가 그렇게 싫으세요? 병뚜껑 열어주는 것조차 꺼릴 만큼?”

여시은의 말투에는 약간의 유감과 억지로 짜낸 서운함이 섞여 있었다.

곽승재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시은 씨가 원하는 건 물을 마시는 결과가 아닌가요? 물을 마실 수 있으면 되지, 누가 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잖아요.”

“왜 중요하지 않아요?”

여시은은 눈을 깜박이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농담을 던졌다.

“저는 곽 대표님이 열어준 병의 물만 마시고 싶은데요.”

노골적인 애정 공세에 곽승재는 표정 변화 없이 가만히 서 있었다.

여시은은 전혀 민망한 기색이 없이 여전히 공세를 이어갔다.

“솔직히 말할게요.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우리가 천생연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두 집안 어른의 뜻대로 조금씩 알아가면 안 될까요?”

곽승재는 냉정하게 선을 그었다.

“우리 집안에서 할머니와 어머니는 정략결혼을 반대하세요. 아버지의 일방적인 희망 사항일 뿐이죠.”

“그리고 이미 말씀드렸듯이 저는 재혼 계획이 없습니다.”

여시은은 여전히 달콤한 미소를 유지했다.

“당장 결혼하자는 뜻은 아니에요. 어쩌면 만나다가 전혀 안 맞는다는 걸 깨달을 수도 있잖아요?”

“그럴 필요 없어요. 저는 시은 씨와 맞지 않아요.”

곽승재는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고은서는 원래 활발하고 웃음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저와 결혼한 후 시들어버렸고,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온갖 방법을 다해 저한테서 도망쳤어요. 이혼한 후 그 여자는 다시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됐죠. 그러니 저는 남편으로 자격 미달이에요.”

“시은 씨는 여 회장님께서 애지중지하는 따님이고 조건이 우월하니 더 나은 남자를 만나셔야죠.”

여시은은 여전히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저는 고은서와 달라요. 고은서는 완전한 사랑을 원했지만 저는 조건이 맞는 파트너면 돼요.”

“사랑이 있으면 금상첨화이고 없어도 상관없어요.”

그녀는 돌직구를 날렸다.

“제가 고은서보다 승재 씨에게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고은서 만큼 똑똑하거나 유능하지는 않지만, 이게 남자들에게는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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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재훈이 고은서 아빠고 송민준아빠는 고은서엄마랑 연인사이여서 여시은이랑 송민준이 고은서에게 원한가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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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43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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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4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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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43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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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43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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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게인, 비긴   제1434화

    “형,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분명 형이 찾아낸 일인데 왜 자꾸 민시후가 조사한 것처럼 말해?”육현석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그리고 은서가 병실에 몇 번이나 왔는데 매번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자는 척하는 건 또 왜? 도대체 뭐가 무서운 거야?”그는 일부러 곽승재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설마 후두부에 머리카락이 없다고 은서가 형을 싫어할까 봐 그런 건 아니지?”육현석은 짐짓 안심시키듯 웃었다.“걱정 마. 형은 빡빡머리여도 제일 멋있어! 게다가 형이 은서를 구하려다 다친 거니 은서 오히려 마음 아파하지 싫어할 리가 없잖아.”하지만 그의 농담에도 곽승재의 표정은 조금도 풀리지 않은 채 깊고 복잡한 눈빛으로 그는 낮게 말했다.“요즘 처리할 일이 많아서 은서까지 괜히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아.”곽승재의 이토록 진지한 대답에 육현석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형,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요즘 형 좀 이상해 보여.”육현석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보통이라면 곽승재와 고은서가 이번 일을 함께 겪고 나서 둘의 관계가 한층 깊어졌어야 했다.하지만 곽승재는 깨어난 뒤에도 고은서를 찾으러 가지 않았고 그녀의 상태를 직접 묻지도 않았다.그저 의사나 간병인에게 그녀의 소식을 계속해서 물어볼 뿐이었다.분명 고은서를 그리워하면서도 그녀가 병실에 찾아왔을 때는 마치 큰 죄라도 지은 듯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잠든 척하기만 했다.“설마 민시후랑 화해한 김에 은서를 그 사람한테 양보하려는 거야?”육현석이 조심스럽게 물었다.“형, 민시후가 은서한테 잘해준 건 맞고, 구해주기도 했지만... 형도 은서한테 잘했잖아! 진짜 이대로 포기하려는 거야?”곽승재는 관자놀이를 누르며 중얼거렸다.“너 말 너무 많아. 머리 아파.”육현석은 그가 일부러 답을 피하는 걸 알고 일부러 곽승재를 자극하려는 듯 말했다.“형, 말 돌리지 말고 확실하게 대답해! 만약 형이 정말 그렇게 고결한 척하면서 양보하겠다면 나도 이제 형 설득 안 할 거야. 지연이도 민시후

  • 어게인, 비긴   제1433화

    고은서의 추측에 대해 육현석은 부정하지 않았다.“민시후는 기억상실이라는 명분으로 은소영 씨와 해성을 여기저기 다니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몰래 교통사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어.”육현석의 말에 따르면 민시후는 줄곧 백승엽을 단순한 꼭두각시로 보고 있었고 그 뒤에 누군가가 배후에서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그리고 민시후가 가장 크게 의심하는 인물은 바로 송민준이었다.왜냐하면 송민준은 여시은이 여러 차례 고은서를 함정에 빠뜨리려다 실패한 뒤 의도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고은서에게 호의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또한 예전에 고은서가 유일 투자은행 개업식 때 기습적으로 페인트를 맞았을 때 송민준이 그녀를 대신해 맞아준 일도 민시후는 계속 의심하고 있었다.송민준은 원래 이익 없는 일에 나서거나 남을 돕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때 페인트 사건은 경찰 조사 결과 성동욱의 사주로 밝혀졌고, 성동욱도 그 대가를 치렀다.하지만 민시후가 더 깊이 파고들자 성동욱이 그때 고은서에게 과격한 행동을 한 이유는 몇몇 사업 파트너들에 의해 궁지에 몰린 탓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그들은 성동욱에게 그가 고씨 가문을 배신했으니 곽씨 가문까지 적으로 돌린 거라 이제 성동욱도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암시했다.성동욱은 정신적, 사업적 타격을 동시에 받은 끝에 결국 분노의 화살을 고은서에게 돌린 것이다.최근 민시후는 그 몇몇 사람을 조사했고 그들이 ST 그룹의 해성 지사와 은밀히 거래하고 있으며 심지어 송민준의 비서가 그들과 만나기까지 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또한 얼마 전 송민준은 곽승재에게 몰리며 해성에서 더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는데 그때 한 무명 회사가 송민준을 도왔다.민시후의 조사 결과, 그 회사의 진짜 주인은 손문호였고 손문호가 바로 백승엽을 시켜 교통사고를 일으켜 민시후와 고은서를 함정에 빠뜨리려 한 장본인이었다.이 모든 정황이 하나로 이어지자 결국 송민준은 해성에서 조사를 받게 되었다.고은서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그녀는 송민준이 해성에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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