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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이틀이라는 시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갔고 강씨 집안과 약속했던 날이 밝았다.

오늘의 S 시는 먹구름이 잔뜩 낀 회색 도시였다.

거리의 사람들 기분도 덩달아 울적해지게 만들 정도의 흐림이었다.

그때 강호명의 별장 앞에는 P 시 곳곳에서 모아온 경찰 쪽 사람들과 조폭들이 쫙 깔려 있었다.

강호명은 뒷짐을 진 채 천 명은 족히 넘어 보이는 인력들을 훑어보며 이 정도면 됐다 생각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강호명 뒤에 선 강씨 집안 사람들도 하나 같이 득의양양한 표정들이었다.

강씨 집안 강호명의 말 한마디에 P 시 안팎에서 이틀 만에 이 많은 인력들이 강호명 별장 앞으로 모여드는 것이 바로 강씨 집안이 다른 가문들과 비할 수 없는 이유였다.

“한성아, 지금 몇 시야?”

“아홉 시입니다 아버지.”

“그놈이 올 때가 됐구나.”

강호명은 천천히 눈을 감고 임유환이 사냥감이 스스로 잡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임영그룹의 버려진 아들이 오늘에야말로 죽게 되었다.

...

청운별장 제1동.

시계가 정확히 아홉 시를 가리킬 때 소파에 앉아있던 임유환이 별안간 눈을 떴다.

강씨 집안과 약속한 시각이 되자 임유환은 몸을 일으켜 별장을 나섰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줄 늘어진 차량과 함께 내리는 보슬비를 맞으며 별장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흑제는 검은 망토를 걸친 채 손엔 또 검은 우산을 들고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그러다 임유환이 나오는 걸 본 흑제가 금세 공손해지며 얼른 뛰어가 임유환에게 우산을 씌워주었다.

“주인님!”

“사람은 다 왔어?”

“예, 흑기군 전원 1856명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집합했습니다!”

“가자.”

“예, 주인님!”

임유환이 차에 타자 그 뒤에 줄 늘어섰던 차들도 뒤를 따라 천천히 청운별장을 떠났다.

가면서 흑제는 이틀 동안 수집했던 정보들을 임유환에게 보고했다.

“주인님, 지금 강호명 별장 앞에 모여있는 경찰, 조폭을 포함한 인력은 천 명 조금 넘습니다.”

“천 명?”

임유환은 천 명을 입속에서 되뇌이다 입꼬리를 올려 차가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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