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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Author: 고요
북진연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래도 경계할 줄은 아네.’

“걱정 마세요. 그대를 팔아먹지는 않을 테니.”

그는 드디어 잡고 있던 나무통을 놓아주었다.

온사는 나무통을 받고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서 있었다.

북진연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의학 서적은 다 알아보고 수집한 것입니다. 내일 가져다드리지요.”

“그럼 감사….”

온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마주 선 북진연이 눈썹을 꿈틀거렸다.

“섭정왕 전하께서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소인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물론 그녀는 지금 상황에서 존귀하신 섭정왕을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녀의 확답을 듣고 상대의 표정이 조금은 나아진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오늘은 딱히 부탁할 게 없으니 내일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예.”

온사의 대답을 들은 북진연은 다소 상쾌해진 기분으로 사찰로 돌아갔다.

밖에서 한참 땀을 뻘뻘 흘리며 그를 찾아 헤매던 부하들은 느긋하게 돌아온 북진연을 보고 놀라서 달려왔다.

“왕야!”

부장 고요는 자지러진 비명을 지르며 그의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대체 어디로 가셨던 겁니까? 저희들 하마터면 흑기군을 불러다가 남산을 포위할 뻔했습니다!”

최근 들어 섭정왕의 두통은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매번 발작할 때면 그는 이성을 잃고 폭주하다가 자해 시도까지 한 적도 있었다.

누군가는 섭정왕이 살육을 너무 많이 한 업보가 쌓여서 이런 저주가 걸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은발을 불길한 징조라고 말하며 섭정왕은 태생이 살성으로 태어났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하늘의 미움을 사서 이런 요상한 병을 앓는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물론 고요를 비롯한 그의 부하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들은 섭정왕과 함께 전장에서 생사를 함께한 전우였다. 모시는 분이 살성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섭정왕이 그들을 이끌고 외적을 쓰러뜨리고 적국을 소멸하여 대명조를 위해 이렇게 넓은 영토와 태평성세를 가져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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